[IT열쇳말] 에어비앤비

가 +
가 -

에어비앤비는 2008년 8월에 창립된 공유 숙박 플랫폼 스타트업이다. 본사는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 있으며, 191개 이상의 국가, 3만4천개 이상의 도시에 진출해 있다. 아직 10년이 채 안 된 기업이지만, 현재까지 에어비앤비를 이용한 사람만 6천만명이 넘는다. 에어비앤비의 기업가치는 무려 300억 달러 이상으로, 우버와 더불어 가장 주목받는 스타트업으로 꼽힌다.

▲에어비앤비 본사에 있는 로고 조형물

▲에어비앤비 본사에 있는 로고 조형물

에어베드와 아침밥을 제공한다는 아이디어에서 출발

에어비앤비는 조 게비아와 브라이언 체스키, 네이선 블레차르치크가 머물던 샌프란시스코의 한 아파트에서 시작됐다. 이 아파트는 조 게비아의 집이었는데, 2007년 3명의 공동창업자가 함께 지내던 곳이다. 세 사람은 새 사업을 시작하겠다며 다니던 직장에서 나왔다. 조 게비아는 “세상에 영향을 미치고 싶었다”라고 말했는데, 딱 한 가지 그들에게 없던 게 있었다. 바로 사업 자금이다.

그러다 세 사람은 집 안에 남는 공간이 있다는 걸 깨달았다. 집이 큰 건 아니지만, 잘 쓰지 않는 공간이 있었던 거다. 마침 2007년 10월 샌프란시스코에선 대규모 디자인 컨퍼런스가 열렸다. 호텔마다 손님들로 만원이었다. 조와 브라이언 네이선은 가욋돈을 벌고자 3명의 디자이너에게 집을 빌려줬다. 세 창업자는 손님에게 샌프란시스코의 커피숍과 식당을 소개하고 아파트 근처 동네를 보여줬다. 손님에게 에어베드(air bed)와 아침(breakfast)을 내줬다는 점에 착안해서 만들어진 게 지금의 에어비앤비다.

2008년에 설립된 에어비앤비는 한동안 수많은 숙박 웹사이트 중 하나에 불과했으나 2011년 예약일이 100만일을 넘고, 투자 유치 소식을 전하면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이용자가 급증한 것도 그 무렵이다.

▲에어비앤비는 어디에서나 본인의 집처럼 편안하게 있을 수 있는 여행을 지향한다. 에어비앤비 본사 사무실 벽면에 적혀 있는 문구.

▲에어비앤비는 어디에서나 본인의 집처럼 편안하게 있을 수 있는 여행을 지향한다. 에어비앤비 본사 사무실 벽면에 적혀 있는 문구.

‘거주하는’ 집에서 ‘임대하는’ 상품으로

에어비앤비의 서비스는 자신의 집을 상품으로 내놓는다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한다. 집주인(Host)이 사용하지 않거나, 잠시 집을 비울 때, 혹은 집에 비는 방이 있을 때 ‘원하는 사람은 얼마를 내고 쓰라’고 내놓는다. 여행객이나 머물 곳이 필요한 사람(Guest)이 해당 집이 필요하다고 신청하면 상호 동의 아래 집을 빌려주고 쓸 수 있다. 에어비앤비는 이 과정에서 수수료를 챙긴다.

이처럼 에어비앤비는 친척도 친구도 아닌, 전혀 모르는 사람에게 내 공간을 내어주는 서비스다. 숙박업소가 아니라 일반주택이 이렇게 이용된다. 집을 통으로 빌려줄 수도 있고, 방 한 칸만 빌려줄 수도 있다. 집을 빌려주는 사람은 사용하지 않는 기간 동안 집을 잠시 빌려주는 대가로 금전적인 이익을 볼 수 있고, 사용하는 사람은 일반적으로 지출해야 할 숙박비용보다 더 저렴한 가격이나 좋은 조건으로 머물 곳을 찾을 수 있다.

모르는 사람에게 집을 빌려주는 것은 어느 정도의 신뢰를 담보로 한다. 에어비앤비도 단순히 사람의 선의를 믿는 정도로만 시스템이 짜여 있지는 않다. 제도적인 장치도 마련돼 있다. 게스트는 숙소를 예약할 때 에어비앤비를 통해 숙박 대금을 지불하고, 호스트는 게스트가 체크인하고 24시간 후에 에어비앤비를 통해 숙박 대금을 받는다. 보험도 있다. 호스트는 에어비앤비 호스트 보호 프로그램을 통해 절도와 기물파손으로 인한 피해를 최대 10억원까지 보상받을 수 있다. 에어비앤비 자체 고객 지원 서비스도 존재한다.

에어비앤비는 그간 상품으로 여겨지지 않았던 ‘집’에서 가치를 창출한다는 개념에 바탕을 둬 사업을 확장했다. ‘어차피 남는 방’을 돈을 벌 수 있는 수단으로 바꿔준 것이다. 에어비앤비는 여행은 물론 부동산의 개념까지 흔들며 성장하고 있다.

▲에어비앤비는 내가 사는 집의 남는 방을 공유하는 개념을 도입해 여행은 물론, 부동산의 개념까지 흔들었다. (출처: flickr, lee roberts, CC BY)

▲에어비앤비는 내가 사는 집의 남는 방을 공유하는 개념을 도입해 여행은 물론, 부동산의 개념까지 흔들었다. (출처: flickr, lee roberts, CC BY)

공유경제 둘러싼 논란도 확산 중

에어비앤비를 둘러싼 많은 논란 중 하나가 ‘에어비앤비는 공유경제 플랫폼인가’이다. 에어비앤비는 ‘공유’라는 호혜적이고 협력적인 이미지를 브랜딩에 활용해 더 친근하게 사용자에게 스며들고 있다.

‘공유경제’라는 용어는 미국의 로렌스 레식 하버드대학교 교수의 저서에서 처음 사용됐다고 알려져 있다. 벤클러 교수에 의하면 분산형 컴퓨팅, 카풀 등 공유 행위는 특정 커뮤니티 안에서가 아니라 범사회적으로 실천돼 왔다. 공유경제는 가격체계가 아닌 사회관계와 공유의 윤리를 기반으로 자원을 동원하고 배분한다.

이런 범사회적 공유는 새로운 생산양식으로 부상하는데, 단순히 휴머니즘 기반의 공유가 아닌, 개인이 자기가 가지고 있는 자원을 가지고 효과적인 생산활동에 관여하는 것을 말한다.

벤클러 교수는 사회적 공유라는 새로운 생산양식의 가치는 크게 자율성과 효율성의 측면에서 확인할 수 있다고 본다. 자율성은 개인이 사회관계에 있어서 자율성을 보장하고, 생산활동에의 기여 또는 잉여 자원 투자에서 계약이나 감사에 구속을 받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하나의 가치인 ‘효율성’은 느슨한 사회관계가 자원의 유동성을 높여 경제적 효율성을 달성할 수 있다는 의미다.

자율성과 효율성의 가치에서 확인했을 때, 에어비엔비는 자산 임대에 관한 결정에 대해서 임대인이 재량권을 가진다는 측면에서는 어느 정도 자율성이 인정되지만, 충분하진 않다. 돈이 없어서 어쩔 수 없이 집을 빌려줘야 하는 경우는 자율적이라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공유경제라고 정의하기에는 껄끄러운 지점들이 있다.

▲에어비앤비는 숙박 공유 플랫폼이기 때문에 기존 숙박 업체와 충돌도 보인다. (출처: 에어비앤비 홈페이지)

▲에어비앤비는 숙박 공유 플랫폼이기 때문에 기존 숙박 업체와 충돌도 보인다. (출처: 에어비앤비 홈페이지)

기존 숙박업체와 마찰 확산

새로운 형태의 사업은 필연적으로 기존 규칙과 충돌한다. 에어비앤비도 마찬가지다. 에어비앤비는 미국에서 숙박업체, 정부와 마찰을 빚어 왔다. 에어비앤비 집주인들이 숙박업체가 내는 세금을 내지 않고 숙박업체에 적용되는 안전 규정 등과 같은 규제를 받고 있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뉴욕시는 2013년에 에어비앤비에 숙박을 제공하는 집주인 1만5천명에게 세금을 낼지 안낼지 확실히 보고하라는 소환장을 배포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에어비앤비는 집주인을 대신해 세금을 내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다만 에어비앤비는 “우리 서비스는 호텔과 다르므로 호텔을 위한 법을 에어비앤비에 적용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라며 “다만 지역사회의 공정한 분배를 위해 정부에 협력하기로 했다”라고 덧붙였다. 에어비앤비의 사업이 법의 테두리 바깥에 있었던 만큼, 사회적 논의가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국내 상황도 마찬가지다.

▲에어비앤비 모바일 앱 (출처: 에어비앤비 앱 화면 갈무리)

▲에어비앤비 모바일 앱 (출처: 에어비앤비 앱 화면 갈무리)

국내서도 공유 숙박업 관련 제도 정비 중

에어비앤비는 관광산업 활성화에 기여한다. 많은 여행객에게 에어비앤비가 익숙한 플랫폼이 되고 있기 때문이지만, 기존 집을 활용한다는 아이디어도 장점이다. 여행자가 머물 곳이 부족하다고 모텔이나 호텔 등 새로운 숙박시설을 짓는 대신 에어비앤비가 활성화하면 이미 있는 집을 활용할 수 있다. 덕분에 해당 지역 자치단체는 숙박시설이 모자란다고 추가로 사업을 벌이지 않아도 된다. 방세나 추가 수입을 노리고 빌려주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에어비앤비에도 한계는 있다. 특히 국내 가옥 구조상 독립된 공간을 쉽게 찾을 수 없다. 방 하나 빌려주는 것도 서구식 가옥과는 다르다. 에어비앤비 미국은 일반 가정집이 주를 이루지만, 우리나라는 게스트하우스나 민박 등 전문 숙박시설이 올라올 수밖에 없다.

물론 호텔 등 전문 숙박시설이 올라오는 것은 한국만의 특징이 아니라 에어비앤비가 진출한 나라에서 보편적으로 관찰되는 현상이다. 저렴한 가격을 장점으로 내세우고 수익 극대화를 동력으로 삼는 O2O 서비스로 변화하는 셈이다. 이윤 극대화가 주된 참여 동기가 됐고 소유한 재산을 공유하는 것이 아니라 돈을 벌기 위해 재산을 재임대하는 형태로 바뀌고 있다.

국내에서도 에어비앤비 객실 수가 1만8천여실 이상으로 증가하면서 유사한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 국내 일부 에어비앤비 호스트들은 오피스텔을 대량으로 임대해 빈방으로 제공하고 있다. 서울 홍대입구역 주변의 경우 많게는 6곳, 적게는 2~3곳의 오피스텔을 1명의 슈퍼호스트가 운영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이들 대부분은 오피스텔을 임대해 에어비앤비 숙소로 등록해 수익을 올린다. 자신의 빈방을 나눈다는 취지는 사라지고 소득을 올리고 세금을 탈루하기 위해 공간을 구매하거나 대여하는 주객전도의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에어비앤비로 대표되는 공유 숙박업이 대세가 되는 만큼, 정부 차원에서도 관련 규제 정비에 들어간 모습이다. 올해 초부터 공유 민박업의 합법화가 진행되고 있다. 국내에서 에어비앤비 호스트를 하려면 도시민박업이나 농어촌 숙박업으로 등록하고 소득에 따라 세금을 내야 한다. 물론 법이 마련되고 있다고 해서 당장 에어비앤비의 활성화를 바라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작게는 이웃과의 갈등 등 기존 가정집이 숙박업소가 됐을 때 생기는 소소한 문제부터 기존 숙박업계 종사자와의 갈등까지 고려해야 한다. 에어비앤비가 국내에 매끄럽게 착륙할 수 있을지는 아직 좀 더 두고봐야 한다.

※ 참고자료

– “내 집도 공유”…에어비앤비, 한국 체크인, <블로터>, 정보라, 2013.01.29
– 에어비앤비 “호텔처럼 세금 내겠다”, <블로터>, 이지현, 2014.04.02
– 우버와 에어비앤비는 공유경제 기업이 아니다, <블로터>, 이성규, 2015.11.02
– [현장]호스트들이 일하는 지구촌 축소판, 에어비앤비, <블로터>, 채반석, 2016.05.25

이 글은 ‘네이버캐스트→테크놀로지월드→용어로 보는 IT’에도 게재됐습니다. ☞‘네이버캐스트’ 보기

네티즌의견(총 0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