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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아이튠즈 스토어 100억 다운로드…음악 산업 미래는 ‘암울?’

2010.02.26

itunes 10bilion download애플의 디지털 음원 장터 아이튠즈 스토어가 100억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이는 디지털 음원 시장의 짧은 역사에서 획기적인 사건으로 기록될 만 하지만, 아이튠즈의 선전에도 불구하고 전체 음악 산업의 미래는 결코 장미빛이라 할 수 없다.

애플은 25일(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아이튠즈 스토어의 음악 다운로드 횟수가 100억 건을 돌파했다고 발표했다. 100억 번째 다운로드의 영광은 미국 조지아주의 Louie Sulcer씨가 차지했다. 미국 컨트리 음악의 영웅인 조니 캐쉬의 “Guess Things Happen That Way”를 구입한 그는 0.99달러를 내고 1만 달러의 아이튠즈 기프트 카드를 손에 쥐게 됐다.

애플의 에디 큐 인터넷 서비스 담당 부사장은 “100억 건의 음악을 판매한 것은 실로 놀라운 결과”라며 “아이튠즈가 세계 최대의 음악 유통채널이 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놀라운 이정표를 세울 수 있도록 도와준 고객들에게 감사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애플은 지난 2003년 아이튠즈 뮤직 스토어라는 이름으로 디지털 음원 시장에 진출한 7년 만에 100억 다운로드를 돌파했다. 이는 하루 평균 400만 건에 가까운 다운로드를 기록해야 달성할 수 있는 놀라운 수치다. 아이튠즈 스토어는 이번 100억 다운로드 돌파로 세계 최대의 음악 유통 채널이라는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하게 됐다. 현재 아이튠즈 스토어에 등록된 음원은 1200만 개에 달한다.

그러나 아이튠즈 스토어의 대성공이 디지털 음원 시장의 성공적인 롤모델을 제시하거나, 전체 음악 산업의 밝은 미래를 예고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전세계 디지털 음원 판매의 70%를 장악한 아이튠즈의 성공은 아이팟과 아이폰 등 전용 단말기의 성공에 힙 입은 바가 크다. 물론 아이튠즈와 아이팟은 어느 한 쪽이 일방적으로 도움을 받은 형태가 아니고 상호간에 시너지 효과를 일으켰다고 보는 것이 맞겠지만, 애플과 같이 하드웨어와 서비스를 모두 보유한 업체가 아닌 대부분의 음악 유통업체들이 애플과 같은 성공을 구가할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실제로 디지털 음원 시장은 빠르게 감소하는 음반 판매 수익을 상쇄할 만큼 빠르게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 국제음반산업연맹(IFPI)에 따르면 2007년 세계 음반시장은 디지털 음원 판매의 호조에도 불고하고 2006년보다 6% 감소한 299억 2천 200만 달러를 기록했다.

국내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2004년부터 2007년까지 음반시장이 연평균 -13.8%의 마이너스 성장을 보이는 동안 디지털 음원 시장은 평균 12.5% 성장에 그쳐, 전체 음악 산업 규모는 지속적인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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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디지털음악시장의 성장세가 음반시장의 하락세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출처 : 2007 음악산업백서)

한창일 때 전국적으로 1만여 개에 달했던 레코드점이 300여 개 수준으로 급감할 정도로 음반 판매 시장은 급격한 하락세를 겪고 있다. (고정민, <음악산업의 현황 및 발전역사>, 삼성경제연구소, 2007). 사실상 국내 음악산업을 지탱하고 있는 것은 디지털 음원 시장이 아니라 노래방이었다. 2007년 정부가 발표한 음악 산업 규모 1조 8천 912억원 가운데 66%에 해당하는 1조 2천 321억원이 노래방 연습장 매출에서 나왔다.(2008 음악산업백서, 한국콘텐츠진흥원)

디지털 음원 시장이 음악 소매시장의 주요 유통 채널로 자리잡으면서 인기곡 위주의 음원 단위 판매만 이루어지는 것도 전체 음악 산업에 있어서는 큰 타격이다. 일부 음반 산업 관계자들은 “디지털 음원 판매방식이 앨범 전체에서 인기 있는 한 두 곡만 팔고 나머지는 양만 채우는 쓸데없는 곳으로 전락시킴으로써 음악산업을 사지로 내몬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실제로 2007년의 경우 아이튠즈의 음원 다운로드 9억 여 건 가운데 앨범 전체를 구매한 건수는 5천만 건에 불과했다.

이처럼 아이튠즈 스토어의 성공은 한 기업이 하드웨어와 서비스를 결합시켜 얼마나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었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이지만, 전세계적으로 지속적인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는 음악 산업의 고민을 해결해 줄 수 있는 롤모델은 아니다.

아이튠즈의 100억 다운로드 돌파 소식은 지난 24일 55번째 생일을 맞았던 스티브 잡스와 1만 달러의 기프트카드를 손에 쥔 Sulcer씨에게 큰 기쁨이 되었겠지만, Sulcer씨가 1만 달러로 대체 어떤 곡을 더 사야할 지 고민하는 이 순간에도 음악업계의 그늘은 더욱 짙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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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터닷넷 기자. 모바일의 시대에 모두 다 함께 행복해지는 세상을 꿈꿉니다. / 모바일, 스마트폰, 통신, 소통 / 따뜻한 시선으로 IT 세상의 곳곳을 '줌~인'하겠습니다. ezoomin@bloter.net / 트위터 @ezoom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