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수학 교사, 프로그래밍 강좌로 48억원을 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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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고등학교 수학교사가 2년 만에 430만달러, 우리돈 약 48억원을 벌었다고 하면 믿겠는가? 로또에 당첨된게 아니다. 수학이 아니라 프로그래밍을 가르치면서 얻은 결과다. 영국 프로그래밍 ‘인강’ 강사 롭 퍼시벌 이야기다. 사실 영국에서 프로그래밍 강의, 그것도 온라인 강의로 이렇게 많은 수익을 만드는 일은 흔하지 않다. 유명 개발자가 아닌 그는 어떻게 해서 전세계 프로그래머 입문자들을 사로잡았을까.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프로그래밍을 가르치고 있다는 영국 개발자 롭 퍼시벌에게 그 답을 직접 들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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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롭 퍼시벌 웹 개발자 & 유데미 프로그래밍 강사(사진 : 롭 퍼시벌 제공)

코드스쿨 만든 수학교사

롭 퍼시벌은 유데미에서 프로그래밍 강의를 가르치고 있는 웹 개발자다. 그는 캠브리지대학에서 수학을 전공했고, 이후 바로 수학교사가 됐다. 2002년부터 중·고등학생들에게 수학을 가르쳤던 그는 교육용 프로그래밍 도구를 접하고 어린이 코딩 교육에 관심이 생겼다고 한다. 2005년부터는 스스로 웹 개발을 보다 깊이 배우고 웹사이트를 직접 만들기 시작했다. 에코호스팅이란 기업을 설립해 호스팅 사업도 시작했다. 여기에 ‘코드스쿨‘이라는 프로그래밍 교육 서비스도 만들었다. 코드스쿨은 ‘코드카데미‘와 비슷한 서비스로, 이론을 배우지 않고 예제를 따라하며 프로그래밍 원리를 배우도록 돕는다. 코드스쿨은 현재는 플라럴사이트에 인수된 상태다.

“코드스쿨을 운영하던 중에 친구가 유데미에 대해서 알려줬어요. 프로그래밍 온라인 강의가 많은 교육 서비스라고 하더군요. 마침 웹 기술에 대한 공부도 많이 했고, 살펴보니 저도 강의를 할 수 있겠더라고요. 유데미 말고 다른 플랫폼은 고민하지 않았어요. 유데미에 공부에 관심이 많은 좋은 수강생들이 존재했고, 강의를 제공하기 좋은 플랫폼이라고 생각했거든요.”

유데미는 린다닷컴, 플라럴사이트 등에 비해 강사 등록 절차가 간편한 게 특징이다. 마치 블로그를 만들듯 가입만 하면 누구나 강사 페이지가 공개되기에 롭 퍼시벌은 바로 강의를 준비했다. 마침 10년간 이어왔던 수학교사 일을 그만두고 프리랜서 웹 개발자로 직업을 바꿨을 때라 새로운 프로젝트를 하기에도 좋을 때였다. 그렇게 해서 공개된 수업이 ‘웹 개발 완전정복(The Complete Web Developer Course – Build 14 Websites)’. 30시간 정도 수업 분량에, 수강료는 200달러였다.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점도 좋지만, 그렇다고 돈 때문에 시작한 건 아니었어요. 저는 오랫동안 학교에서 소수의 학생들을 대상으로만 수업을 했습니다. 그 자체도 매우 의미있는 경험이지만, 수십명이 아닌 수만명에게 내 강의를 전달한다면 어떨지 궁금했어요. 온라인 강의는 강의실도 필요 없고 수강 인원에 제한이 없잖아요. 무제한으로 확장될 수 있는 그 규모가 좋아 유데미 강의를 만들었죠.”

2014년 5월, 롭 퍼시벌의 강의는 그의 예상보다 훨씬 많은 숫자의 수강생이 찾았다. 현재까지 ‘웹 개발 완전정복’을 등록한 수강생은 약 23만명. 이후 그는 새로운 강의를 계속 만들었다. 주제도 ‘스위프트 기초 강의‘, ‘스케치 UX 배우기‘, ‘애플와치 앱 만들기‘, ‘안드로이드 앱 만들기‘, ‘노드JS‘, ‘루비온레일즈‘ 등 다양했다. 그의 강의는 일본어나 아랍어로 번역됐고, 다른 강사와 함께 공동 강의를 제작해 분야를 점점 확장했다. 2016년 10월 현재 그의 강의를 들은 수강생은 40만명이 넘었다. 이로 인해 롭 퍼시벌은 순수익 430만달러를 벌었다. 실제 유데미에 가져다준 매출은 이보다 더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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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롭 퍼시벌이 만든 강의들. 일부 강의는 다른 언어로 번역되기도 하고, 다른 개발자와 협업해 강의를 공동제작하기도 했다. (사진 : 유데미)

좋은 프로그래밍 강의란?

롭 퍼시벌 강의의 인기 요소는 무엇일까? 롭 퍼시벌은 스스로 과거 수학교사의 경험으로 얻은 강의 노하우, 웹 개발자로서의 실질적인 경험이 녹은 점을 꼽았다. 웹 개발 자체가 다양한 사람들에게 관심있는 주제라는 점도 이유라고 설명했다. 롭 퍼시벌의 강의 철학은 철저히 학생 중심적이다. 그는 1시간 분량의 강의를 기획하고 제작하기 위해 5~10시간을 투자해 준비한다. 이론은 꼭 필요한 내용만 넣고 웬만하면 실습과 실용적인 내용을 중심으로 강의를 구성한다. 강의는 얼굴을 보여주는 방식보다는 실제 코딩 장면을 녹화해 따라하기 쉽도록 진행한다.

“좋은 강의란 학생들에게 성취감을 주는 강의라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내가 ‘이 주제가 좋고 흥미로우니 강의나 만들어볼까’로 시작하는 게 아니라, 학생들이 현재 무엇을 많이 배우고 싶은지, 그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많이 고민하고 강의를 만들어야 하는 것이죠. 특히 ‘학생들은 어떤 질문을 할까’에 대해 많이 생각해요. 온라인 강의는 조금 일방적일 수 있는데요. 강의 기획 단계에서 ‘이렇게 설명하면 학생들은 이런 점을 궁금해하지 않을까’라는 부분을 계속 염두하면 상호작용할 수 있는 강의를 만들수 있다고 보거든요. 수강생들이 즐거워(Entertaining)할 수 있는 요소도 넣을려고 해요. 원래 오프라인 현장에서도 학생들과 농담도 하고 즐겁게 강의를 하는 걸 좋아하는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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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롭 퍼시벌이 진행하는 강의 예제. 얼굴이 나오는 방식이 아니라 코딩하는 화면을 주로 녹화해서 보여준다(사진 : 유데미)

강의를 준비하면서 그는 수익 외에 몇 가지 다른 혜택도 얻었다. 먼저 그가 운영하는 호스팅 사업이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었다. 유데미 수강생들에게 무료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해, 상당수 고객이 유데미에서 오기도 했다. 가장 큰 이득은 프로그래머로서의 성장이었다. 그는 “가르치는 행위로 새로운 관점을 배울 수 있다”라며 “온라인 강의든 친구에게 기술을 알려주든, 개발자는 강의로 한층 성장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새로운 지식을 공유하고 알리는 것은 자기계발을 위해 좋을 수 있다. 하지만 누군가는 그러한 행동이 경쟁자를 만들어 개발자로서의 입지를 좁히는 행동이라고 주장한다. 예를 들어 롭 퍼시벌의 강의로 그보다 더 실력있는 개발자나 강사가 나오면 어떻게 될까. 누군가 그의 일자리를 뺏을 수 있다는 두려움은 없을까.

udemy_survey_banner“세상은 큰 곳이에요.(웃음) 제가 아니어도 언제 어디서나 새로운 사람들은 나오길 마련이에요. 누군가가 제 강의로 좋은 개발자가 되고 심지어 유데미 강사가 돼도 전혀 상관없어요. 오히려 수강생들이 제 강의를 듣고 좋은 기술 혹은 좋은 강의를 만든다면 세상이 더 좋아지는 거 아닌가요? 더 좋은 세상을 만들 수 있다는 의미에서 저는 지식과 정보를 공유하는 일이 매우 즐겁습니다.”

현재 영국에선 프로그래밍을 배울 수 있는 오프라인 학원이나 기관이 별로 없다고 한다. 프로그래밍 온라인 교육 시장은 조금씩 성장하고 있는 중이다. 그렇다고 영국의 많은 사람이 유데미를 알고 있는 것은 아니다. 롭 퍼시벌의 수익 중 10% 정도만 영국에서 나오고, 나머지 수익은 전세계에서 나오고 있다.

독특한 점은 프로그래밍 온라인 강의에 관심이 있는 상당수가 프로그래밍 입문자라고 그는 전한다. 롭 퍼시벌은 “실제로 어느 정도 실력이 되는 사람은 문서나 웹에 공개된 정보로 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지식을 얻는다”라며 “하지만 입문자에게는 설치부터 실행까지 각 단계를 넘어가는 게 힘들어 온라인 강의에 관심을 보이는 것 같다”라고 밝혔다.

“수학교사로 다시 돌아갈지 말지는 모르겠어요. 미래 일은 모르는 거잖아요. (웃음) 10년 동안 수학교사로 지내는 삶도 정말 즐거웠고, 어쩌면 돌아갈 수도 있겠죠. 하지만 지금은 유데미 강의에 집중하고 싶어요. 제 재능을 가장 잘 활용할 수 있는 분야라고 생각하거든요. 최근에는 웹 마케팅이나 챗봇 기술에도 관심이 많고 이를 강의로 만들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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