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한 결제 과정, 버튼 하나로 해결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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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제 과정에서 이탈률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모바일 간편결제를 취재할 때 자주 들은 얘기다. 생각외로 많은 소비자가 물건을 장바구니에 담아두기만 하고 결제하지 않거나, 결제 과정에서 상품 구매를 취소한다. 국내 유통회사와 서비스 회사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모바일 간편결제 시장에 뛰어들었다. 소비자가 물건을 사는 비율이 높아져야 회사 매출이 함께 오를 테니 말이다.

인터넷과 모바일로 물건을 살 수 있게 되면서, 전세계는 비슷한 고민에 빠졌다. 클라우드 기반 분석 솔루션 업체 포르미시모 조사에 따르면, 온라인 쇼핑에서 장바구니에 물건을 담아두는 사람 중 결제하지 않은 사용자는 약 68%에 이른다. 절반 이상이 온라인에서 눈으로만 쇼핑하는 셈이다. 비용이 너무 많이 나와서, 결제 정보를 입력하기 귀찮아서, 카드 보안이 걱정돼서 등 이들이 결제하지 않는 이유는 다양하다.

국제 웹 표준화 기구인 W3C에선 여러 가지 이유 중 ‘결제 정보를 입력하기 귀찮아서’란 부분에 주목했다. 결제하기까지 입력해야 하는 수많은 정보, 모바일 화면의 반을 가리는 입력 장치 등 복잡한 결제 과정을 사용자가 이용하기 쉽고 간편하게 표준으로 만들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았다. 그 결과 지난해 10월 W3C에서는 ‘웹 페이먼트 워킹 그룹(Web Payments Working Group)’을 신설했다. 웹에서 안전하고 손쉬운 방법으로 결제할 수 있는 ‘웹 결제 표준’ 논의가 이뤄졌다.

임동우 W3C Web Payment WG 멤버 겸 삼성전자 삼성 인터넷 브라우저 개발자

임동우 W3C Web Payment WG 멤버 겸 삼성전자 삼성 인터넷 브라우저 개발자

결제 표준 API 이용하면 결제 과정 뚝딱

“많은 사용자가 결제 정보를 입력하기 귀찮아서, 불편해서 결제를 그만둡니다. 온라인에서 결제하는 과정으로 표준으로 만들면, 온라인 쇼핑몰이 이를 간편하게 도입해서 사용자가 좀 더 쉽게 결제할 수 있지 않을까요. 이런 생각에서 출발해 국제 표준화 기구인 W3C와 웹브라우저 회사들이 표준을 논의하기 시작했습니다.”

임동우 W3C 웹 페이먼트 WG 멤버 겸 삼성전자 삼성 인터넷 브라우저 개발자는 10월24일 열린 ‘데뷰2016’ 행사에서 웹 결제 표준 논의가 이뤄진 배경과 지금까지 어떤 얘기가 오갔는지 설명했다.

“결제 표준을 사용하게 되면 결제할 때마다 입력하는 신용카드 이름, 카드번호, 유효기간 입력 등과 같은 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됩니다. 체크아웃 버튼 하나가 이 모든 과정을 처리합니다. 복잡한 입력 서식을 버튼 하나로 바꿀 수 있지요.”

임동우 개발자 설명에 따르면, 미국 온라인 쇼핑몰 웹페이지에는 장바구니 버튼을 클릭하면 결제가 진행된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공인인증서 없이 결제할 수 있는 나라지만, 로그인하고, 신용카드 선택하고, 번호 입력하고, 동의하고 등등 결제 과정이 복잡하다. 각 기능을 구현해야 하는 개발자는 어떠하랴. 각 정보 입력 단계를 신경 쓰며, 웹브라우저 환경을 고려하며 개발하기란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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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3C에서 논의 중인 체크아웃 버튼은 이런 불편을 줄여준다. 개발자가 각 입력, 주문, 배송 등 각 결제 과정을 구축할 필요 없이 웹 브라우저에서 자동으로 해당 화면을 구현한다. 정해진 API를 통해 결제 정보를 브라우저에 전달하면, 웹브라우저에서 주문, 배달 UI를 구현한다. 사용자 주소, 신용카드 정보 등은 웹브라우저 내 저장된 정보를 활용한다.

“사용자 주소, 신용카드 정보는 모든 브라우저가 웹브라우저 내에 저장을 이미 하고 있습니다. 이 정보를 저장해서 자동입력하는 데 쓰고 있지요. 이 정보를 온라인 쇼핑몰이 사용할 수 있게 돕겠다는 게 이 표준의 의미입니다.”

판매점이 ‘얼마를 받아야 한다’, ‘지원하는 결제 수단’ 등과 같은 정보를 페이먼트 리퀘스트 API에 담아 브라우저에 전달하면, 브라우저는 저장된 정보를 바탕으로 사용자에게 사용할 수 있는 결제 수단을 보여준다. 사용자는 브라우저가 보여주는 결제 수단을 선택한 다음 CVC 값을 입력하고 확인하면 된다. 매번 카드 번호를 입력할 필요 없이, 브라우저에 저장된 신용카드 정보 중 하나를 선택하면 결제 완료다. 결제 완료 정보는 페이먼트 네트워크를 통해 판매점에 전달되고, 판매자는 PG사에 해당 정보를 전달한다. 사용자가 CVC 값 외에 추가로 어떤 정보도 입력하지 않고 결제를 완료하는 게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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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환경이 만들어지면, 사용자는 모든 온라인 몰에서 익숙한 UX를 통해 결제할 수 있습니다. 처음 이용하는 온라인 몰에서 쇼핑을 하더라도 저장된 신용카드 정보를 통해 결제할 수 있지요. 판매자 역시 결제 시스템을 위한 UX 개발 노력을 아낄 수 있고, 신용카드 저장을 위해 유지한 높은 보안 수준의 서버 운용 비용을 절감할 수 있습니다.”

방진호 크로미움 오픈소스 커미터 겸 삼성전자 삼성 인터넷 개발자가 설명한 온라인에서 Payment Request API를 활용해 구축한 결제 과정 코드. 이 코드에 따르면, 각 브라우저는 결제 시스템이나 앱이 아니기에 직접 결제를 수행하지 않는다. 결제 정보를 담은 정보를 판매자에게 전달하고, 판매자가 직접 PG사에 그 정보를 전달해 결제가 이뤄진다.

결제 표준 API, 모바일 결제 앱도 지원

“결제 앱이 많아지면 결제 환경도 복잡해집니다. 사용자에겐 자신이 사용하던 결제 수단이 안 보일 수 있고요, 불편하지요. 결제 앱 리스트 역시 체크아웃 버튼 하나로 바꾸는 게 목표입니다.”

온라인 결제 환경에서 체크아웃 버튼을 누르면, 사용할 수 있는 신용카드 목록을 보여주듯이 이번엔 사용할 수 있는 결제 앱 목록을 보여준다. 예를 들어 샘과 밥이 만든 결제 앱이 있고 이 중 사용자가 샘 앱을 이용 중이라면, 샘 앱을 결제 UI에서 보여주는 식이다. 사용자는 샘 앱을 통해 결제한다. 이 과정에서 브라우저는 결제 앱으로 판매자가 보낸 요청 사항을 전달하는 통로로 사용된다.

“결제 앱은 크게 웹 기반과 네이티브 결제 앱으로 나뉩니다. 네이티브 앱 활용 방안에 대해선 어떻게 표준으로 만들지 논의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웹 기반에서는 결제 앱이 ‘서비스 워커’를 통해 브라우저에서 정보를 받아 보여줍니다.”

방진호 크로미움 오픈소스 커미터 겸 삼성전자 삼성 인터넷 개발자

방진호 크로미움 오픈소스 커미터 겸 삼성전자 삼성 인터넷 개발자

예를 들어, 사용자가 특정 결제 앱을 결제 화면에서 선택하면, 이 결제 요청은 ‘서비스 워크’를 통해 결제 앱에 전달된다. 결제 앱은 결제 요청을 받아 처리하고, 그 정보를 암호화한다. 그리고 이 모든 기능은 ‘결제 표준’으로 구현할 수 있다. 새로운 결제가 등장하고 사라질 때마다 웹페이지를 바꾸고 다시 디자인할 필요가 없다.

“웹페이지를 변경하지 않고도 지원하는 결제 앱을 추가하거나 제거할 수 있어 페이지 유지보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습니다. 결제 앱은 동시에 웹페이지 안에서 따로 공간을 확보하지 않아도 사용자에게 노출할 수 있지요.”

방진호 개발자가 ‘서비스 워커’를 이용해 결제 앱으로 결제 과정을 만드는 방법을 설명했다. 서비스 워커는 구글과 삼성이 주도하는 API로 초기엔 이벤트 워커로 불렸다. 이 API를 이용하면, 결제 정보를 판매자가 아닌 결제 앱에 넘겨주고 그 정보를 결제 앱에서 처리하는 과정으로 결제 구조를 짤 수 있다.

브라우저, 결제 표준 도입하거나 검토 중

지금까지 진행된 웹 페이먼트 표준은 크게 3가지 기능을 제공한다. 브라우저와 사용자, 판매자를 연결하는 API들을 정의하는 ‘Payment Request API(결제 요청 API)’, 결제 시 사용될 결제 방법을 정의하는 ‘Payment Method Identifier(결제 방법 확인)’, 결제 이용하는 신용카드 정보를 담은 ‘Basic Card Payment(결제 카드 정보)’ 등이다. 이 3가지 기능을 이용하면 브라우저에서 간편하게 결제 환경을 만들 수 있다.

결제 표준 API가 온라인 결제만 지원하는 건 아니다. 삼성페이, 알리페이 등 다양한 결제 앱을 이용한 방식도 지원한다. 결제 앱을 활용할 땐, 결제 앱과 정보를 주고받는 ‘Payment App(결제 앱 API)’, 삼성페이를 지원하는 ‘SamsungPay Payment Method(삼성페이 결제 메소드), 알리페이를 지원하는 ‘Alipay Payment Method(알리페이 결제 메소드)’ API를 추가로 이용한다.

이런 기능을 크롬 웹 브라우저는 53 버전부터 지원하며, 엣지, 오페라, 파이어폭스, 사파리 브라우저는 추후 해당 표준을 구현하고 지원할 계획이다. 삼성 인터넷 역시 다음 버전부터 각 기능을 지원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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