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원 신원희 매니저 “블록체인, 어디에 쓰냐고 물으시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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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물교환부터 신용거래까지 인류 역사 속엔 금융 시스템이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구석기 시절 원하는 물건을 얻기 위해 서로 가진 물건을 주고받는 일부터 시작해 화폐를 만들어 물건을 사기까지, 산업혁명 시대 은행을 통해 신용거래를 하는 등 금융 시스템은 인류의 발전과 밀접하게 맞닿아 있다. 발전을 거듭한 금융 시스템은 이젠 마우스 클릭 한 번으로 지구 반대편에 돈도 보낸다. 간편하기 그지없다.

“우리 금융 시스템, 정말 간편한가요?”

코인원 신원희 매니저는 잘 사용하고 있는 금융시스템에 다음과 같은 의문을 제기했다. 정말 편리하고 사용하기 간편한지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면서 말이다.

가맹점에서 물건을 신용카드로 살 때를 가정해보자. 소비자는 가게에 가서 카드를 긁는다. 그러면 물건을 살 수 있다. 물건 가치만큼 조개껍데기를 들고 다닐 필요도, 그에 상응하는 금덩어리를 마련할 필요도 없다. 플라스틱 카드 한 장이면 끝난다. 이보다 더 간편할 수 있을까.

신원희 코인원 매니저

신원희 코인원 매니저

“결제가 이뤄지는 과정 이면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신원희 매니저는 카드를 긁는 과정 뒤에서 일어나는 일을 주목했다. 소비자가 가맹점에서 신용카드로 물건을 사면, 가맹점 카드 단말기는 해당 카드 결제 정보를 부가가치 통신망(VAN) 사업자에게 전송한다. VAN은 카드사에 ‘이 카드가 결제 가능한가’라고 승인 요청을 보내고, 카드사는 소비자 은행 계좌에 결제요청을 한다. 해당 요청을 받은 은행은 은행 간 중앙결제시스템에 또 ‘소비자 은행 당좌계좌에서 카드사 당좌계좌로 옮겨주세요’라고 요청한다. 카드사는 이렇게 받은 돈을 VAN 은행 계좌에 보내고, VAN은 이 돈을 받아 실제 판매자에게 전달한다.

편리해 보이는 결제 과정 이면엔 복잡한 금융 시스템이 존재한다. 이 금융 시스템을 유지하기 위해 일정 비용이 들어간다. 그 결과 해당 금융 시스템을 이용하는 모든 참가자에게 수수료가 부가된다.

“우리가 간편하게 사용하는 결제 뒷면에는 실제로 다양한 금융기관이 참여합니다. 결제 과정이 복잡하다보니 처리도 느리지만, 이를 사용하기 위한 비싼 수수료를 지급해야 하지요. 이 문제를 블록체인이 해결할 수 있습니다.”

금융 시장 변화 가운데 ‘블록체인’이 있다

만약, 모든 금융 거래가 소비자가 판매자에게 직접 대가를 지급하는 단 한 번의 과정으로 끝난다면 어떨까.

“기존 은행 시스템에서 제3자가 필요한 이유는, 서로 주고받는 정보가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서였습니다. 한정된 정보를 가지고 제3자에게 확인받는 과정을 거치다보니 복잡한 시스템이 만들어졌죠. 이런 불편함을 블록체인이 해결할 수 있습니다. 불필요한 거래 참여자를 제거할 수 있지요.”

신원희 매니저 설명에 따르면, 블록체인은 이념적으로 소비자가 판매자에게 직접 정산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 수 있게 도와준다. 거래 과정에서 VAN과 전자지불 서비스(PG)업체와 같은 제3자를 제외하고 직접 거래할 수 있다. 자연스레 수수료가 낮아진다. 은행과 증권거래소 등 금융업 중심으로 블록체인 관련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이유다.

블록체인 알고리즘을 활용한 다양한 서비스

블록체인 알고리즘을 활용한 다양한 서비스

블록체인을 이용하면 거래 내용을 네트워크에서 공개적으로 관리하기 때문에 신뢰, 검증, 증명 절차를 위한 제3자가 필요하지 않다. 해외 송금을 할 때 은행에서 다른 해외 은행으로 요청 정보를 블록체인에 담아 전달하면 끝난다. 지금은 스위프트(SWIFT, 국제은행간통신협회)망을 이용해 요청서를 보내고, 그 요청서를 중간 제3자에게 확인하는 구조다. 국내 은행에서 미국에 있는 은행 계좌에 돈을 보내면, 국제 중개은행에서 확인해 이를 미국 은행에 넘겨주는 식이다. 겉보기엔 실시간으로 이뤄지는 것 같지만, 이 뒤에선 무수히 많은 일이 일어나고 있다.

JP모건,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씨티은행, 모건스탠리 등 세계 주요 금융기관은 이미 R3CEV라는 프로젝트를 통해 블록체인을 금융 시스템에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 중이다. 블록체인 기반으로 전세계 금융망을 하나로 통합하는 ‘코르다(CORDA)’라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코르다 프로젝트가 활성화되면 중개 은행이 없어도 블록체인 안에서 실시간으로 결제 작업이 이뤄지며, 이 과정에서 일어나는 모든 결제가 업무가 공개된 실행코드인 ‘OPCODE’로 자동화할 수 있다. 이 모든 게 동일한 블록체인 안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따로 신뢰 프로세스를 만들 이유가 없다. 기존 금융 시스템 유지에 필요한 비용을 아낄 수 있다.

“R3CEV에선 고객에게 상품을 팔기 위해 금융회사 간 이뤄지는 파생상품 거래인 ISDA 계약에서 블록체인을 실험 중입니다. 해상보험 프로세스에도 도입하는 방법을 검토 중이지요. 블록체인은 이론이 아니라 실제로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기술입니다.”

가상화폐 거래부터 배당까지…활용 범위 무궁무진

금융 분야에서 블록체인 도입을 가장 활발하게 검토 중이긴 하지만, 금융 분야에서만 블록체인을 활용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누구나 블록체인을 만들어서 활용할 수 있다. 비트코인 같은 가상화폐 거래나 전자계약을 맺을 때, 심지어 도박 사이트에서 배당률을 지급할 때나 로또 당첨 가능성을 점칠 때도 블록체인을 활용할 수 있다.

“블록체인은 기술을 지칭한다기보다 서로 신뢰를 확보하는 하나의 새로운 개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보니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이 무궁무진하죠. 지금은 블록체인 이론을 증명하거나 현실화시키는 과정에 있습니다. 1~2년이 지나면 훨씬 다양한 서비스가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코인원 서비스 대부분은 블록체인 기반 오프라인 결제, 온라인 결제, 해외 결제에 집중돼 있다. 신원희 매니저는 개인적으로 이 외에도 ‘스마트 컨트랙트(스마트 계약)’에도 관심이 높다고 밝혔다.

이더리움 블록체인을 활용한 로또 서비스 개발 방법 소개

이더리움 블록체인을 활용한 로또 서비스 개발 방법 소개

“비트코인 블록체인은 온전히 가상화폐 거래만을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프로그래밍 전문 언어로 ‘튜링 완전성’이 떨어지지요. 한정된 기능만을 구현할 수 있습니다. 블록체인 비트코인으로는 다양한 서비스를 할 수 없지요.”

기존 블록체인 비트코인 알고리즘으로는 스마트 컨트랙트를 할 수 없다. 이 부분을 보완해서 등장한 게 이더리움 블록체인이다. 이더리움 블록체인 신뢰 부분을 좀 더 보강했다.

“스마트 컨트랙트를 이용하면 보험 자동화가 가능합니다. 계약 내용 자체를 블록체인에 기록하는 식으로 활용할 수 있지요.”

예를 들어, 한 사람이 ‘길에 가다 차에 부딪히면 회사는 보험금을 지급한다’라는 보험 계약을 들었다. 이 조건을 이더리움 블록체인 기반으로 계약서를 만들어 작성하면, 보험사는 ‘교통사고가 발생했다’라는 조건이 충족되면 자동으로 가입자에게 보험금을 지급한다. 조건에 따라 자동으로 계약이 이행되는 식이다.

이런 원리는 도박에도 활용할 수 있다. 영국엔 축구 국가 대항전 승자, 월드컵 경기 승자를 맞히는 유명한 도박 사이트가 있다. 이들 도박 사이트엔 승률에 따라 배당금이 정해진다. 만약 이 서비스에 블록체인을 도입하면, 베팅한 사람 조건에 따라 사람 개입 없이 시스템에서 자동으로 배당금을 지급할 수 있다. 공개된 장부에 계약 내용이 들어가 있기 때문에 도박 사이트가 돈을 들고 사라질 가능성이 없다. 신뢰 기반의 프로세스가 만들어진다.

코인원이 현재 블록체인을 활용해 선보이는 서비스

코인원이 현재 블록체인을 활용해 선보이는 서비스

현재 코인원은 가상화폐 거래소를 기반으로 블록체인 해외송금 서비스와 결제 솔루션을 운영하고 있다. 가상화폐 거래소는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화폐를 사고팔 수 있는 ‘시장’을 만들고 중개하는 서비스다. 이용자는 거래를 통해 거래소에서 현금과 가상화폐를 교환하거나 환전한다.

이 외에도 코인원은 ‘코인원페이’를 통해 가상화폐로 물품대금을 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블록체인과 가상화폐를 이용한 핀테크 해외 송금 서비스인 ‘크로스’도 운영하고 있다. 수수료가 송금액의 1% 정도다.

신원희 매니저는 앞으로 블록체인 기반으로 더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이고 싶다는 욕심을 드러냈다. 결제 분야 외에 스마트 컨트랙트 같은 다양한 분야에서도 블록체인 가능성을 입증해 보인다는 계획이다.

“이런 기술을 바탕으로 시장을 이끌어나가고 싶습니다. 충분히 가능성이 있거든요. 이제 이론을 넘어서 실용적인 서비스가 나오는 단계, 비트코인과 블록체인 실용적인 서비스로 시장 선구자가 되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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