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인공지능의 민주화로 공동 진화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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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프트 연구소가 11월3일 연세대학교 신촌캠퍼스에서 인공지능 행사 ‘21세기 컴퓨팅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기조연설을 맡은 마이크로소프트 연구소 총괄인 피터 리 부사장은 “인공지능은 모두를 위한,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기술로 나아가야 한다”라며 인공지능 기술 민주화를 통해 가능해질 차세대 혁신, 성장동력과 이를 준비하기 위해 인공지능 연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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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마이크로소프트

인공지능 연구는 1956년 처음 기술과학 전문가 사이에서 시작됐다. 60년이 지난 지금 돌이켜보면 괄목할만한 발전이 일어났다. 과거에는 전문화된 특정 영역에서만 인공지능이 활용됐지만 지금은 교육, 헬스케어, 농업, 교통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피터 리 부사장은 “인공지능의 목표는 인류의 생활을 개선하는 데 있다”라며 “인간의 창의성, 지혜, 판단력과 인공지능이 공존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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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트프연구소 총괄 피터 리 부사장(사진=마이크로소프트)

인공지능과 인간의 공진화

‘인공지능과 인간지능의 공진화’를 주제로 발표한 샤오우엔 혼 마이크로소프트 연구소 아시아 소장은 “가장 중요한 것은 인공지능을 만드는 것은 사람이라는 점”이라며 “인공지능은 인간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진다”라고 강조했다. 혼 소장은 경제학자 다니엘 카네만의 저서 ‘Thinking fast & slow’ 책에서 나오는 개념을 차용해 인공지능의 단계를 3가지로 나눠 설명했다. 그는 빠른 판단이 가능한 문제, 어느 정도의 시간이 필요한 문제, 숙고가 필요한 문제로 나누고 이에 해당하는 단계에서 인공지능이 인간을 어떻게 도울 수 있는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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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오우엔 혼 마이크로소프트 연구소 아시아 소장(사진=마이크로소프트)

빠른 판단이 가능한 이미지 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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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사진이 고양이인지, 개인지 판단하는 데는 시간이 많이 필요하지 않다. 보자마자 즉각적으로 어떤 동물인지 답할 수 있다. 이미지 인식은 ‘빠른 판단’이 가능한 대표적인 영역이다. 초기에는 커다란 박스로 영역을 구분해 해당 영역의 객체를 인식했다면, 기술의 발달에 따라 박스보다 더 세분된 경계를 픽셀 단위로 찾아가며 이미지를 인식할 수 있다. 사진으로만 할 수 있는게 아니라 동영상에도 이 기술을 적용할 수 있다. 동영상 속에서 어떤 물건이 나왔다가 사라지는지, 어디로 이동하는지 파악할 수 있다. 이 기술은 자율주행차에도 활용될 수 있다. 자동차가 움직이면서 접하는 이미지들은 마치 빠른 동영상처럼 차 주위를 흘러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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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샤오우엔 혼 소장 발표자료 갈무리

마이크로소프트는 이같은 기술을 개발자들이 활용할 수 있게 열어뒀다. 그 외에도 크게 5가지 부문으로 API를 열어두고 있다. 기술을 활용한 사업을 스스로 할 수도 있지만, 다른 이들이 마이크로소프트의 기술을 활용해서 더욱 다양한 서비스를 만들 수 있게 돕는다. 혼 소장은 사진 속 인물의 나이를 맞추는 ‘하우올드닷넷’, 이미지가 어떤 내용을 담는지 분석하는 ‘캡션봇’ 등의 서비스를 소개하며 “누구나 쉽게 마이크로소프트의 기술을 활용해 앱을 만들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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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샤오우엔 혼 소장 발표자료 갈무리

약간 더 복잡한 문제에 적합한 챗봇

이 영화는 희극인가, 비극인가? 그렇게 어려운 문제는 아니지만, 제시된 영화가 어떤 영화인지 곰곰히 생각해보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처럼 약간의 정보가 더 필요한 분야에서 인간을 돕는 인공지능은 주로 ‘챗봇’의 형태로 구현된다.

일본과 중국에서는 이미 챗봇을 사용하는 사람이 4천만명이나 된다. 보통 챗봇과의 대화가 20회 정도 수준인데, 평소에 다른 친구와 채팅으로 대화할 때 몇 번이나 이어지는지 되새겨본다면 생각보다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지금의 챗봇은 텍스트뿐만 아니라 이미지, 비디오도 활용하는 채팅을 할 수 있다. 전자상거래, 항공사, TV 방송사 등에서도 활용한다. 혼 소장은 “지금은 빙산의 일각이다”라며 챗봇의 가능성을 무척 높게 평가했다.

예컨대 미팅 일정을 잡는다고 가정해보자. 사람들의 일정도 조절해야 하고, 미팅 요청 문구에서 필요한 시간, 장소, 내용 등의 정보도 추출할 수 있어야 한다. 이름이 겹칠 때는 관계를 파악해 해당할 것 같은 사람을 올려둬야 한다.

처음에는 사람이 한다. 컴퓨터는 사람이 어떻게 진행하는지 파악하고 데이터를 축적한다. 데이터를 축적할수록 인공지능의 품질은 더 올라갈 수 있다. 인공지능으로 일상적인 업무를 자동화해 두면 단순한 업무를 빠르게 처리할 수 있다. 하지만 인공지능이 발전하더라도 혼란스럽거나 예외적인 상황에서는 제 기능을 못할 수 있다. 인간의 지능이 여전히 중요한 이유다.

분석은 여전히 숙고가 필요한 영역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 6월에 링크드인을 인수했다. 이런 큰 결정은 심사숙고를 거쳐야 한다. 여태까지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향후 성장 가능성, 결합으로 인한 시너지 등을 짚어야 한다. 사실 이런 문제는 아직 인공지능이 어떤 해답을 줄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인공지능은 인간의 분석을 돕는 데 집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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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샤오우엔 혼 소장 발표자료 갈무리

마이크로소프트는 빅데이터 분석도구인 ‘파워 BI‘에 인공지능을 접목해 데이터 분석을 더욱 쉽게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연구진들은 채팅하듯 프로그램에 말을 걸어 데이터 분석을 진행할 수 있다. 예컨대 특이한 값이 있다면 인공지능이 해당 지점을 지적해주는 식이다.

인공지능은 인간이 만든다

올해 초 구글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대국은 ‘인공지능’이라는 단어를 급부상시켰다. 그간 수많은 창작물에서는 인간을 넘어서는 지능을 획득한 인공지능의 이야기가 많이 나오긴 했지만, 알파고는 ‘인공지능의 수준이 이 정도까지 올라왔다’를 실감나게 인식시켰다. 특히나 바둑은 복잡한 경우의 수 때문에 단순한 계산이 아니라 형세에 판단을 할 줄 아는 능력이 필요한 영역으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인공지능 윤리에 대한 논의도 부쩍 많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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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 소장은 결국 인공지능도 도구의 범주를 넘어설 수 없다고 강조했다. 결국 알고리즘도 사람이 짜는 것이며, 인공지능도 사람의 프로그래밍으로 만들어진다. 발전의 속도와 범위는 항상 사람이 정한다. 인공지능이 사람을 위해 사용되는 도구에 그치는 이유다. 혼 소장은 이러한 맥락에서 다양한 영역에서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기술을 더 많은 개인과 기업이 사용할 수 있게 보급하는 ‘인공지능의 민주화’를 강조했다.

“기계가 슈퍼맨이 돼 사람이 없어지는 게 아니다. 사람이 기계의 도움을 받을 때 슈퍼맨이 될 수 있다. 사람과 인공지능이 공진화하는 미래가 마이크로소프트가 생각하는 인공지능의 미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