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열쇳말] 언리얼 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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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품이나 창작물을 만들기 위해서는 이를 위한 재료가 필요하기 마련이다. 이때 미리 필요한 재료와 사용법을 미리 알려준다면 더 쉽게 창작물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게임엔진도 비슷한 역할을 한다. 게임을 개발하기 위해선 수많은 기능을 만들어야 하는데, 게임에서 자주 쓰이는 소프트웨어와 도구, 기능 등을 모아 놓은 게 게임엔진이다. 게임엔진을 통해 이제 누구나 높은 수준의 게임을 빠르고 쉽게 개발할 수 있다. 최근 게임업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게임엔진 중심에는 ‘언리얼 엔진’이 있다.

게임엔진 만든 개발사 에픽게임스

▲에픽게임즈 로고(왼쪽)와 언리얼 엔진 로고 (출처: 위키피디아(왼쪽), 언리얼 엔진 홈페이지)

▲에픽게임즈 로고(왼쪽)와 언리얼 엔진 로고 (출처: 위키피디아(왼쪽), 언리얼 엔진 홈페이지)

언리얼 엔진은 에픽게임스라는 게임 개발사가 만든 기술이다. 에픽게임스는 1991년 포토맥 컴퓨터 시스템스(Potomac Computer Systems)라는 사명으로 시작했으며, 당시 ‘ZZT’라는 비디오게임을 개발했다. 1년 뒤 포토맥 컴퓨터 시스템스는 에픽 메가게임스(Epic MegaGames )라는 이름으로 변경됐으며, 다양한 게임을 출시하게 된다. 이때 나온 게임이 바로 ‘언리얼’이었으며, ‘언리얼’에 사용한 핵심 기술이 바로 ‘언리얼 엔진’이었다. ‘언리얼’은 3D 기반 1인칭 슈팅(First Person Shooter, FPS) 이었으며, 당시에 이미 높은 기술력으로 유명했다. 그때부터 에픽 메가게임스는 아예 라이선스비를 받아 언리얼 엔진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에픽 메가게임스는 1999년 다시 에픽게임스로 사명을 바꿨다. 2000년대에는 콘솔 게임에 집중해 ‘기어즈 오브 워(Gears of War)’라는 인기 게임을 탄생시켜 더욱 유명세를 탔다. 이후 본격적으로 대형 게임 개발사들이 언리얼 엔진을 활용했다. ‘리니지2’, ‘테라’, ‘인피니티 블레이드’, ‘서든어택2’, ‘히트’ 등이 모두 언리얼 엔진으로 만든 게임이다.

언리얼 엔진은 이미 많은 게임사가 대규모 프로젝트에 이용할 만큼 검증된 성능을 자랑한다. 특히 PC, 콘솔, 모바일, 가상현실(VR) 분야까지 다양한 게임을 만들 수 있으며 이를 위한 렌더링, 그래픽 등의 성능도 탄탄하다. 최근 추가된 ‘블루프린트’라는 기능도 장점으로 꼽힌다. 블루프린트는 프로토타입 도구로 코딩에 대한 높은 지식 없이도 게임을 설계할 수 있게 도와준다. 또한 언리얼 엔진 에서는 C++ 엔진 및 소스코드에 접근할 수 있어서, 게임을 원하는 대로 수정하기 쉽고 디버깅 및 배포도 개발자 입맛에 맞게 조정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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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리얼 엔진 UI(위)와 블루프린트 예시 (출처: 언리얼 엔진 홈페이지)

 

언리얼 엔진은 현재 유니티와 경쟁하며 게임엔진 업계를 지배하고 있다. 과거 언리얼 엔진은 대형 기업이, 유니티는 인디개발사나 소규모 개발사가 많이 선택했다. 또한 언리얼 엔진은 PC나 콘솔게임 흥행작이 상대적으로 많고, 유니티는 모바일게임에서 많이 활용됐다. 하지만 최근에는 각 엔진이 서로 부족한 기술을 보완하면서 이러한 경계가 옅어지고 있는 추세다.

에픽게임스과 언리얼을 이끈 인물들

▲팀 스위니 에픽게임스 공동설립자

▲팀 스위니 에픽게임스 공동설립자 (출처: 위키피디아, CC BY 2.0)

▲마크 레인 에픽게임스 공동설립자 (출처: 위키피디아, CC BY-SA 2.0)

▲마크 레인 에픽게임스 공동설립자 (출처: 위키피디아, CC BY-SA 2.0)

에픽게임스를 설립한 인물은 팀 스위니(Tim Sweene)와 마크 레인(Mark Rein)이다. 팀 스위니는 미국의 게임 개발자이며, 현재도 CEO로서 에픽게임스를 이끌고 있다. 그는 10살때부터 게임 개발과 프로그래밍에 관심이 많아, 아버지의 지하 창고에서 게임을 개발하곤 했다.

마크 레인은 현재 에픽게임스 부사장으로 재직하고 있으며 언리얼 엔진을 공동 개발한 인물이다. 캐나다 출신 그는 ‘카멘더 킨(Commander Keen)’이라는 게임을 좋아해 테스트를 도와주다가 게임업계에 발을 들였다고 한다. 이력도 독특하다. 그는 현재 캐롤라이나 허리케인이라는 미국 아이스하키팀 공동 구단주이기도 한다.

클리프 블레스진스키(Clifford Michael Bleszinski)도 대표적인 에픽게임스 게임 개발자다. 그는 ‘언리얼’ 게임과 ‘기어스오브워’ 개발을 이끌었으며, 2012년 20년간 근무했던 에픽게임스를 떠났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게임 개발에 남다른 재능을 가지고 있었다. 11살 때 게임을 처음 개발했고, 고등학생때는 아에 자신만의 게임 개발사를 만들어, 유료 게임을 판매했다. 그는 당시 만든 게임을 에픽게임스 공동창업자 팀 스위니에게 보냈는데, 팀 스위니는 이에 깊은 인상을 받아 바로 클리프 블레스진스키를 스카우트했다고 한다. 이후 그는 에픽게임스가 출시하는 대다수의 게임 개발에 기여한다. 그의 아내와 형제도 업계에선 유명하다. 클리프 블레스진스키의 아내 로렌 블레스진스키는 결혼 전 여성 프로게이머였다. 인터뷰를 보면 로렌 블레스진스키가 한 비디오게임에서 우승을 하자 클리프 블레스진스키가 그녀에게 이메일을 보내 장거리 연애를 지속하다 결혼까지 이어졌다고 한다. 그의 형제인 타일러 블레스진스키는 현재 <더버지>, <복스> 등을 소유한 미국의 떠오르는 신생 미디어 복스미디어의 공동창업자다.

▲클리프 블레스진스키 (출처: 위키피디아, CC BY 2.0)

▲클리프 블레스진스키 (출처: 위키피디아, CC BY 2.0)

마이크 캡스(Mike Capps)라는 인물도 10년 넘게 에픽게임스에서 게임 개발을 이끈 인물이다. 그는 컴퓨터그래픽, 가상현실 등의 과목을 가르치는 대학교수로 활동하다가 에픽게임스에 영입됐다. 현재 그는 2012년도 육아휴직 및 가족에 전념하기 위해 에픽게임스를 떠났으며, 현재는 게임 개발과 관련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다. 2015년에는 에픽게임스의 경쟁사인 유니티의 자문위원으로 발탁되기도 했다.

▲마이크 캡스 에픽게임스 전 부사장 (출처: 위키피디아, CC BY 2.0)

▲마이크 캡스 에픽게임스 전 부사장 (출처: 위키피디아, CC BY 2.0)

모바일·VR 시대의 에픽게임스

▲모바일과 가상현실이 게임업계의 새 트렌드가 됐다. (출처: 언리얼 엔진 홈페이지)

▲모바일과 가상현실이 게임업계의 새 트렌드가 됐다. (출처: 언리얼 엔진 홈페이지)

언리얼은 최근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먼저 2015년 3월에는 ‘언리얼 엔진4’를 오픈소스 기술로 변경하고 무료로 배포했다. 이러한 정책으로 개발자들은 ‘언리얼 엔진4’의 최신 기능과 툴셋, 소스코드까지 모두 무료로 이용할 수 있으며, 업데이트 역시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마켓플레이스를 통해서 필요한 콘텐츠를 구매하거나 자신만의 콘텐츠를 판매할 수도 있다.

에픽게임스는 당시 보도자료를 통해 “이러한 혜택은 게임 개발자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건축과 교육, VR, 영화 그리고 애니메이션에 이르기까지 모든 부분의 개발자들에게 제공된다”라며 “대신 언리얼 엔진4를 이용해 개발한 프로젝트의 분기별 매출액이 3천달러를 넘을 경우 5%의 로열티만 에픽게임스에 지불하면 된다”라고 설명했다. 모바일 시대에서 경쟁력을 높이고, 경쟁자 유니티를 고려한 전략적인 선택이라고 판단된다.

최근에는 특히 모바일과 VR 관련 기술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iOS와 안드로이드 기기에 기술을 최적화하기도 하고, 2016년 10월에는 가상현실 헤드셋 ‘오큘러스 리프트’용 ‘언리얼 엔진 VR’를 따로 개발하기도 했다. 오큘러스 스토어를 통해 출시된 언리얼 엔진 VR 게임은 매출이 500만 달러가 넘기 전에는 로열티를 받지 않는 정책도 시행했다.

에픽게임스는 전세계에 몇 안 되는 지사를 갖고 있다. 현재 미국 외에 한국, 일본, 독일, 영국지사가 있다. 특히 한국에는 비교적 빠른 시기인 2009년에 에픽게임스 코리아가 설립됐다. 에픽게임스 코리아엔 언리얼 엔진 게임을 개발하는 인력이 존재한다. 에픽게임스 전세계 직원은 전세계 250여명으로 알려져 있다. 더 늦게 설립된 유니티 테크놀로지가 1천명이 넘는 직원을 가진 것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적은 규모다.

2012년에는 텐센트가 에픽게임스의 지분 40%를 인수한다는 소식을 발표하기도 했다. 텐센트가 지불한 금액은 3억3천만 달러, 우리돈 약 3800억원 규모였다. 이 때문에 중국 시장에 에픽게임스가 아예 넘어가는 게 아니냐는 소문이 돌기도 했지만, 현재 지분의 51%는 팀 스위니와 마크 레인이 보유하면서 경영권을 설립자들이 계속 유지하고 있는 상태다. 텐센트 투자를 통해 에픽게임스는 중국 시장 진출을 가속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참고 링크

이 글은 ‘네이버캐스트→테크놀로지월드→용어로 보는 IT’에도 게재됐습니다. ☞‘네이버캐스트’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