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포켓몬 고’ 나이언틱랩스, “현실 경험 증폭하는 플랫폼으로”

2016.11.16

denis hwang (1)

데니스 황 나이언틱 랩스 인터렉션 비주얼 디자인 디렉터

11월15일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관하는 ‘2016 넥스트 콘텐츠 콘퍼런스’가 코엑스에서 열렸다. 기조연설자로 나선 데니스 황 나이언틱랩스 인터렉션 비주얼 디자인 디렉터는 기조연설에 앞선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나이언틱랩스를 게임회사로만 단정하진 않는다”라며 “나이언틱랩스 특유의 위치기반 기술을 활용해 다양한 회사와 함께 재미있는 경험을 만드는 플랫폼 개발에 주력하겠다”라고 밝혔다.

증강현실 앱의 디자인 요소들

증강현실(AR)은 가상현실(VR)과 자주 엮이지만, 사용자 경험은 조금 다르다. 가상현실은 실내에서 헤드 마운트 디스플레이(HMD)를 장착하고 경우에 따라 조작기기를 다루거나 시뮬레이터에 앉는다. 증강현실은 현실에 가상을 덧입혀 본다. 기본적으로는 현실 세계에서의 사용을 고려한다.

이처럼 증강현실 앱은 실외의 상황을 고려해야 할 때가 있다. 바깥을 돌아다니며 포켓몬을 잡아야 하는 ‘포켓몬 고’도 마찬가지다. 태양이 쨍하게 비치는 상태에서도 화면에 나타나는 아이템이나 인터페이스가 선명하게 보여야 한다. 명암이나 색상을 고를 때도 다양한 점을 고려해야 한다.

▲‘포켓몬 고’ 플레이 화면. 몬스터볼을 던져 포켓몬을 잡는다. (출처: Flickr, brar j, CC BY)

▲‘포켓몬 고’ 플레이 화면. 몬스터볼을 던져 포켓몬을 잡는다. (출처: Flickr, brar j, CC BY)

움직이는 상황에서도 잘 사용할 수 있게 인터페이스를 구성해야 한다. 걸어다니다 보면 화면이 흔들린다. 인터페이스가 불편하게 구성되면 실제 사용할 때는 그 불편함이 증폭된다. 다른 게임에서는 흔하게 찾아볼 수 있는 0.5초-1초 가량의 애니메이션이 ‘포켓몬 고’에 없는 것도 마찬가지 맥락이다. 데니스 황은 “’인그레스’도 마찬가지지만, ‘포켓몬 고’도 단순한 게임이 아니라 일상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앱”이라며 “불필요한 디테일은 빼고, 깔끔하면서도 사용하기 편하게 만든다”라고 말했다. ‘포켓몬 고’는 사용자들이 좀 더 바깥을 돌아다니고, 걸어다닐 수 있게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데니스 황은 “단순 게임이라기 보다는 일상 생활의 패턴을 좀 더 개선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포켓몬 고’를 플레이하려면 실제 세계를 돌아다녀야 한다. (출처: Flickr, Roger Lew, CC BY)

▲‘포켓몬 고’를 플레이하려면 실제 세계를 돌아다녀야 한다. (출처: Flickr, Roger Lew, CC BY)

조금 더 현실로

“나이언틱은 특이한 회사입니다. 수익모델만 바라본다면 개임 개발사 입장에서는 도박의 방향으로 가게끔 돼 있습니다. 베팅해서 어떤 아이템을 얻는 경험 등 중독성을 부추기는 요소가 많습니다. 저희는 ‘인그레스’나 ‘포켓몬 고’를 디자인할 때 의논을 많이 했습니다. 사행성을 조장해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가 항상 나옵니다.”

빠져드는 게임이 있다. 어두운 방에서 혼자 밤새 게임을 했다. 몇 판 이겨서 기분이 좋을지는 모르지만, 컴퓨터나 휴대폰을 끄고 자리에 누웠을 때가 문제다. 목도 뻐근하겠지만, 어떤 허탈감이 들 수도 있다. 나이언틱이 바깥을 돌아다니게 하는 게임을 만든 이유다. 조금 더 돌아다니면서 사는 곳의 풍경을 보고, 그 과정에서 실제 사람을 만나게 한다.

데니스 황은 “VR는 장점도 많지만, 단점도 많다”라며 나이언틱이 AR에 집중하는 이유를 밝혔다. VR는 장비를 착용해야 한다. 화면을 봐야 하고, 목소리도 스피커를 통해서 들어야 한다. 데니스 황은 “사람과 사람이 같은 공간에서 서로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서로를 바라보면서 의사소통을 하는 게 인간적”이라고 말했다. AR는 VR가 개선해야 할 위와 같은 문제를 자연스럽게 해결해준다는 장점이 있다. 나이언틱은 가상현실을 진짜처럼 만드는 것보다, 진짜 현실에 좀 더 풍성한 경험을 얹어주는 것을 목표로 한다.

수익모델도 좀 더 현실에 엮여 있다. 대부분의 모바일게임은 유료 아이템 판매나 광고로 돈을 번다. 미국의 편의점 체인인 서클K는 나이언틱과 파트너십을 맺고 편의점 점포를 ‘인그레스’ 맵의 게임 위치로 변환을 시킨다. 사용자들을 편의점 근처에서 아이템도 찾을 수 있고, 플레이를 즐길 수 있다. 열심히 게임을 하며 한참 걸었던 이용자들은 목이 타면 그 편의점에 들어가서 콜라라도 한 잔 마시게 된다. 계산하고 받는 영수증에는 ‘인그레스’ 게임에서 아이템 등으로 변환할 수 있는 코드가 찍혀있다. 데니스 황은 “웹 광고와는 완전히 다르게 광고수익이 생긴다”라고 말했다.

pokemon

현실 경험을 증폭하는 플랫폼

데니스 황은 “나이언틱을 게임회사로 단정하진 않는다”라며 “창의적인 다른 팀과 함께 나이언틱의 위치기반 플랫폼을 활용해서 더 나은 서비스를 생각하는 회사”라고 말했다. 나이언틱은 다양한 파트너와 함께 협력하는 플랫폼을 지향하며, 지금도 플랫폼 개발에 노력하고 있다. 글로벌한 IP일 수도 있고, 다른 게임회사일 수도 있지만, 아예 다른 분야의 사업일 수도 있다.

“게임은 사람을 돌아다니게 하기 위해서 선택한 것일 뿐이다. 다른 사업이 뭐라고 지금 시점에서 특정할 수는 없겠지만, 현실의 경험을 증폭시킬 수 있다면 어떤 형태든 좋을 것 같다.”

chaibs@bloter.net

뉴스, 콘텐츠, 미디어, 플랫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