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플래닛은 ‘시럽월렛’으로 무엇을 하고 싶은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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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SK플래닛이 22일부터 한 달간 블리자드 인기 디지털 카드 게임인 ‘하스스톤-비열한 거리의 가젯잔’ 출시 이벤트로 증강현실(AR)을 활용한 프로모션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사용자가 시럽월렛을 켜고 롯데리아나 엔젤리너스 매장에서 하스스톤 아이템을 수집하는 방식이다. 지난 여름 속초행을 끌어냈던 포켓몬고와 유사하다.

#2. 올해 초 SK플래닛은 달리는 지하철에서 시럽월렛 비콘 서비스를 선보였다. 서울 지하철 2,3호선에서 운행 중인 코카콜라 이벤트 열차에 시럽월렛 사용자가 탑승하면, 열차 내 설치된 BLE 비콘을 이용해 보바일 모션 게임 참여 기회를 제공했다.

지갑을 넘어 플랫폼 노리다

시럽월렛은 지난 2010년 6월 출시한 서비스로, 국내 최초 모바일 전자결제 지원 앱이다. 당시 주머니, 올레마이월렛, 유플러스 스마트월렛 등 이동통신사와 금융권이 앞다퉈 ‘전자지갑’ 앱을 출시할 때였다. 근거리무선통신(NFC), QR코드, 선불충전방식 등 다양한 결제 방식을 지원했다. 그러나 사용할 수 있는 곳이 적다는 단점과 불편한 거래 방식 때문에 전자지갑 앱은 사용자에게 외면받았다.

SK플래닛은 ‘스마트월렛’이란 이름에서 2014년 시럽월렛으로 이름을 바꾸면서 변신을 꾀했다. 지난해엔 OK캐시벡, 시럽 서비스 등 O2O 사업과 국내외 11번가를 결합해 글로벌 커머스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SKP_smart wallet

올해 초엔 증강현실을 비롯해 비콘, 지오펜싱 등 다양한 IT 기술을 접목한 서비스를 선보였다. 그런데 자세히 살펴보니 ‘월렛(지갑)’이 아닌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다. 결제 수단으로서의 시럽월렛이 아닌 마케팅 플랫폼으로서의 시럽월렛으로 자리 잡겠다는 계획이다.

이교택 SK플래닛 매니저는 “월렛 서비스 중에서 시럽월렛만큼 사용자 파워를 가진 서비스가 없다”라며 “앞으로 월렛은 철저하게 멤버십, 쿠폰, 이벤트 중심으로 영향력을 키워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시럽월렛은 실제 사용자 수가 700만명에 이르는 국내 최대 모바일 지갑 서비스다. SK플래닛은 자사 서비스의 강점이 바로 이 ‘실제 사용자 수’에 있다고 설명한다.

시중에 다양한 결제 앱이 있지만, 모바일 결제 시장은 이제 막 열렸다. 한국은행 조사에 따르면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는 지난해 2분기 기준 시장 규모가 약 5조7천억원으로 2013년 1분기 1초1천억원보다 5배 이상 성장했다. 동시에 간편결제를 지원하는 다양한 앱 서비스가 우후죽순 쏟아져 나왔다.

SK플래닛은 경쟁이 치열하기 이뤄지고 있는 결제 중심 시장에 주목하기보다 오랫동안 축적한 사용자 수를 바탕으로 힘을 발휘할 수 있는 마케팅 플랫폼으로서의 성장 가능성에 더 주목했다.

“시럽월렛이 추구하는 방항은 마케팅 플랫폼입니다. 최대한 많은 가입자와 사용자를 확보해서, 이들을 바탕으로 모바일 마케팅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채널이 되려고 합니다. 올해 초 코카콜라와 함께 지하철 O2O 프로모션을 하듯이 비콘과, 지오펜스 등 모바일에서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기술을 이용해 마케팅 프로모션을 제공하는 플랫폼이 되려고 합니다.”

이교택 매니저 설명에 따르면, 국내외 많은 제휴사가 좀 더 색다른 방식의 프로모션을 찾고 있다고 한다. 특히 게임이나 콘텐츠 등 이야기가 있는 기업은 다양한 모바일 기술을 이용해 사용자를 유혹하길 원한다. SK플래닛은 기업의 이런 욕구를 읽었다. 기업은 충성도 높은 고객을 자사 브랜드로 끌어들이길 원한다. 이 시장이 결제보다 더 성장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실제로 올해 초에 SK플래닛이 가장 먼저 강화한 영역은 멤버십 부문이다. 경쟁 업체들이 다양한 결제 방식과 수단을 쏟아낼 때, SK플래닛은 멤버십 사용자 모으기에 나섰다. SK플래닛 자체 조사에 따르면, 한 회사 멤버십 서비스 가입자가 약 1천만명 정도라고 하면, 그중 시럽월렛을 이용해 모바일 멤버십 카드를 내려받는 사람 비율이 50%를 넘어선다고 한다. 기업이 자체 앱을 통해 모집하는 고객보다 시럽월렛을 사용하는 사람이 더 많은 셈이다.

이런 힘을 바탕으로 시럽월렛은 지난 1월 음료 브랜드 코카콜라 모바일 멤버십을 단독으로 선보였다. 이달 22일엔 블리자드와 손잡고 서울, 부산, 대구, 대전, 광주 등 전국 500개 롯데리아/엔제리너스 매장에서 AR 을 통해 숨겨진 하스스톤 아이템을 획득하고 푸짐한 경품 제공하는 마케팅 프로모션을 시작했다.

SK플래닛이 블리자드와 함께 선본인 증강현실(AR)을 이용한 마케팅 프로모션. AR을 이용해 롯데리아나 엔젤리너스 매장에서 하스스톤 아이템을 시럽월렛 앱에서 수집할 수 있다.

SK플래닛이 블리자드와 함께 선본인 증강현실(AR)을 이용한 마케팅 프로모션. AR을 이용해 롯데리아나 엔젤리너스 매장에서 하스스톤 아이템을 시럽월렛 앱에서 수집할 수 있다.

김문웅 SK플래닛 커머스사업2본부장은 “시럽 월렛은 고객에게 지금까지 경험해 보지 못한 특별한 위치기반 혜택들을 제공하기 위해 오프라인에서의 다양한 체험 기회들을 만들어 가고 있다”라며 “올해 뜨거운 관심을 받았던 증강현실을 활용함으로써 실제 공간에서 하스스톤의 게임 아이템을 획득하는 재미를 느끼는 것처럼 고객의 일상생활 속에서 시간, 장소, 상황에 맞는 각 분야별 특화된 혜택들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