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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인인증서

연말정산, 올해는 맥에서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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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이맘때가 되면 윈도우OS와 인터넷 익스플로러(IE)가 설치된 PC를 찾아 헤매는 하이에나가 된다. 공인인증서가 담긴 USB 메모리를 동반자 삼아 윈도우PC 주인을 찾아 애걸한다.

“저… 연말정산 좀 하려고 하는데, PC 좀 잠깐 빌려 쓸 수 있을까요?”

‘맥북에어’를 구입한 게 2011년. 살 때만 해도 좋았다. 충전기 포함 1kg이 조금 넘는 가벼움, 서류봉투에 들어가고도 남을 날렵한 디자인, 취재하면서 돌아다니기에 이만한 노트북이 없다 싶었다.

근데, 딱 거기였다. 인터넷 쇼핑을 할 때, 공공기관 사이트를 방문할 때마다 내 맥북에어는 애물단지가 됐다. 별다른 안내도 없이 퇴짜맞기 일쑤였다. 국세청 사이트 또한 그중 하나였다. 우분투 OS를 설치한 친구와 서로 위로하며, 다음에는 이 짝사랑이 끝나길 빌었다.

올해도 어김없이 연말정산 시즌이 찾아왔다. 옛말에 10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고 했다. 이번엔 맥에서 연말정산을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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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된다

홈택스는 단호했다. 올해도 맥이나 리눅스 운영체제, 사파리, 크롬, 파이어폭스 등 웹 브라우저에서 연말정산은 물 건너갔다. 오는 1월15일부터 시작될 홈택스를 이용한 연말정산 서비스는 윈도우 운영체제와 인터넷 익스플로러(IE) 웹브라우저 환경만 지원한다.

현재 연말정산은 윈도우XP 서비스팩 버전3 이상 운영체제, IE 7 이상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 엣지도 지원하지 않는다. 엣지 웹브라우저에서 연말정산 사이트에 연결하려고 하면 IE11로 이동하라는 안내창이 뜬다.

국세청 전산정보관리관 측은 “예산문제 때문에 그렇다”라며 “올해 예산을 받아 2018년 하반기부터 맥 운영체제와 크롬 웹브라우저 등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한때는 됐다

믿기지 않지만, 한때 맥에서 연말정산을 할 수 있던 때가 있었다. 국세청은 2010년, 다양한 웹브라우저와 운영체제에서 연말정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과거 행정안전부는 2009년 공공기관 온라인 서비스 호환성 조사를 통해 국세청을 비롯한 47개 기관 홈페이지에 웹표준 준수를 권고했다.

웹 표준 기반 공인인증서비스 모델 예시

웹표준 기반 공인인증서비스 모델 예시

그러면서 국세청은 액티브X를 사용하던 공인인증서 로그인 등의 프로그램을 자바 플랫폼으로 바꿨다. 연말정산 간소화 서비스를 윈도우-IE가 아닌 환경, 맥과 리눅스 운영체제는 물론 사파리와 파이어폭스 등 다양한 웹브라우저에서도 접근할 수 있었다.

그 덕분에 2015년까지만 해도 맥OS에 공인인증서 폴더를 만들어 웹사이트에 접속하는 식의 비공식적인 방법으로 연말정산을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지난 2016년 연말정산 간소화 페이지가 위즈베라에서 개발한 ‘베라포트’ 통합 솔루션 기반으로 접속하게 변경되면서 이 방법은 불가능해졌다.

된다

현재 맥에서 연말정산을 하려고 하면 ‘베라포트 통합 솔루션’을 설치하라는 알림창이 뜬다. 알림창 지시에 따라 프로그램을 설치하는 것까진 순조롭다. 그러나 그다음 단계인 로그인으로까지 이어지지 않는다. 웹브라우저에 따라 설치창 자체가 보이지 않는 경우도 있다. 마치 ‘넌 여기까지야’하고 약 올리는 것 같다.

여기서 포기할 수 없다. 베라포트를 개발한 위즈베라 측에 문의했다. 베라포트를 개발한 위즈베라는 URI 스키마방식, 비 플러그인 방식을 지원하는 솔루션도 함께 제공하고 있다. 국세청에 제공한 솔루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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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즈베라 설명에 따르면, 베라포트 통합 솔루션은 오픈웹 환경을 제공하기 때문에 윈도우98 이상, 맥 OS X 10.5 이상, 페도라 리눅스 14 이상, 우분투 리눅스 10 이상, IE 5.X 이상, 파이어폭스 3.5 이상, 사파리 4.0.X 이상, 크롬 3.0.X 이상 웹브라우저를 지원한다. 심지어 오페라 10.0 이상 버전 웹브라우저에서도 이용할 수 있다.

위즈베라 측은 “같은 솔루션을 도입한 국민은행 사이트에서는 정상적으로 작동한다”라며 “국세청 사이트가 공인인증서 모듈을 불러오는 기능을 지원하지 않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베라포트 솔루션 문제가 아니라는 설명이다.

안 된다

국세청은 2016년 베라포트 플러그인을 사용하면서 윈도우와 IE만 지원한다. 그런데 위즈베라 베라포트 플러그인 자체는 비플러그인 방식으로 멀티 브라우저와 운영체제 환경을 지원한다.

전자정부 호환성 지침에 따르면, 다양한 운영체제를 지원하게 돼 있다. 왜 연말정산 사이트는 후퇴했을까. 왜 공인인증서 모듈을 IE와 윈도우 환경에만 지원할까.

국세청 관계자는 좀 더 자세한 사정을 털어놓았다. 국세청은 지난 2015년, 국세행정시스템을 전면 개편하고 새로운 통합시스템 홈택스를 구축했다. 20년 만에 이뤄진 개편으로 예전 전산 시스템을 전면 개편했다.

“우리가 시스템 개편을 고민할 때가 2010년으로, 이때만 해도 멀티 OS에 대한 수요가 높지 않을 때였습니다. 그 당시 많이 사용하는 윈도우와 IE 환경만 고민해서 개발하고 보니 상황이 달라졌죠. 이 부분에 대해서는 예산을 확보해 단계적으로 지원해서 2018년 하반기에 멀티 OS와 멀티 웹브라우저 환경 지원을 완료할 계획입니다. SW 예산을 한꺼번에 확보하지 못해 생긴 일이기도 합니다. 중간에 도입한 자바 플랫폼 방식은 병목현상이 발생해, 시스템 처리 속도가 느려지는 문제가 생겨 계속 이용할 수 없더군요.”

개발 시점과 적용 시점 간 차이가 생기면서 발생한 일이었다. 결론은, 2018년 하반기께야 맥이나 비IE 웹브라우저에서도 연말정산 서비스가 된단다.

국세청 관계자는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다면서, 다음과 같은 얘기를 덧붙였다.

“대안이 될지 모르겠지만, 모바일에서 ‘모바일 홈택스’라는 앱을 따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안에 연말정산 간소화 항목이 있는데, 이는 정상적으로 지원합니다. iOS와 안드로이드에서 쓸 수 있습니다.”


[새소식]

기사 내용에 대해 위즈베라 쪽에서 다음과 같은 해명을 보내왔습니다.

위즈베라 쪽은 국세청이 신규 통합 시스템을 구축했던 2015년 1월 시점에는 비플러그인 방식은 개발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위즈베라는 2015년 9월 URL 스키마 방식, 비플러그인 방식을 지원하는 솔루션을 개발해 상용화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2015년 1월 당시엔 국세청이 플러그인 방식인 NPAPI 방식을 도입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습니다. 위즈베라가 국세청에 납품한 2세대 베라포트 솔루션은 멀티 OS·웹브라우저를 지원했지만, 당시 국세청이 쓰던 일부 보안 프로그램이 멀티 OS를 지원하지 않는 탓에 다른 OS에서 사용할 수 없었다고 해명했습니다.

마찬가지로, 현재 국세청 연말정산 간소화 서비스가 멀티 OS를 지원하지 않는 이유도 다른 필수 설치 프로그램이 비플러그인 방식을 지원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2017년 1월6일 오후 10시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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