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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TV가 e스포츠와 공존하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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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크래프트1’이 ‘스타크래프트2’로 대체되면서 수많은 ‘스타크래프트1’ 프로게이머는 직장을 잃었다. 리그가 사라지면서 업계 자체가 사실상 사라졌지만, 최근 아프리카TV가 주최한 ‘KT GIGA 인터넷 아프리카TV 스타리그 시즌2(이하 ‘ASL 시즌2’)’는 최고의 라이벌로 꼽히는 이제동 선수와 이영호 선수의 리쌍록까지 재현하며 화려하게 부활했다. 현장에는 1천명이 넘는 사람이 모였고, 온라인에는 20만명이 넘는 시청자가 모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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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TV 스타리그(ASL) 시즌2 4강 2경기 4set 이영호(T) vs 이제동(Z)

프로리그가 사라졌고, 구성원의 직업이 사라졌음에도 ‘스타크래프트’는 명맥을 유지했고,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이는 순전히 아프리카TV 덕분이다. 전직 프로게이머들이 BJ로 활동한 덕분에 ‘스타크래프트’를 하면서도 생계를 유지할 수 있었다. 게임 방송 콘텐츠도 e스포츠와 상호작용하면서 시너지를 내고 있다. 채정원 아프리카TV 인터랙티브콘텐츠 사업본부장을 만나 아프리카TV와 e스포츠가 공존하는 방법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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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정원 아프리카TV 인터랙티브콘텐츠 사업본부장

게임에서 BJ로 옮겨가는 콘텐츠의 매력

현재 아프리카TV에서 가장 인기가 좋은 게임 콘텐츠는 ‘리그오브레전드’다. ‘스타크래프트’와 ‘오버워치’가 2-3위를 왔다갔다한다. 5-6위권인 ‘스타크래프트’의 PC방 점유율과 비교했을 때 아프리카TV의 ‘스타크래프트’ 콘텐츠 비중이 꽤 높은 편이다. 아프리카TV 전체로 따져도 15%를 웃도는 수준이다. 이는 게임 방송 콘텐츠의 특징에 ‘스타크래프트’의의 특수성이 결합된 결과다.

기본적으로 게임 방송 콘텐츠의 인기는 게임의 인기와 궤적을 함께한다. 처음에 한 게임이 인기를 끌면 해당 게임을 소재로 한 게임 방송들이 늘어나고, 인기도 올라간다. 이때의 게임 방송 콘텐츠는 ‘게임을 잘 하는’ 방송일 때 인기를 끌 수 있다. 보고 배우려는 사람이 많아서다. ‘게임’이라는 소재의 특징이 도드라진다.

게임의 인기가 다소 꺾인 후에는 해당 게임 방송의 인기도 다소 시들해지는데, 여기서부터는 변수가 있다. 방송을 진행했던 BJ의 팬이되면서 게임의 인기와 무관하게 방송의 인기를 유지하는 흐름이다. 소재가 ‘게임’에서 ‘BJ’로 추가 옮겨간다. 채정원 본부장은 “퍼스널리티가 중요해진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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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J 로이조의 아프리카TV 방송 화면 갈무리

예컨대 ‘리그오브레전드’ 방송을 진행하는 BJ로이조는 처음에 ‘게임을 잘해서’ 인기를 얻었지만, 지금은 BJ로이조 본인의 스타성 덕을 보는 측면이 크다. ‘스타크래프트’가 특히 게임의 인기와 스트리밍 시장에서의 순위가 비례하지는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스타크래프트’ 프로게이머 출신 BJ들은 이미 형성된 팬덤이 있었다. 여기에 시간이 지날수록 ‘BJ’에 초점이 맞춰지는 개인 방송의 특징이 결합해 시너지가 났다. 팬덤을 유지하는 콘텐츠가 지속적으로 공급되면서 BJ로의 연착륙이 성공적으로 이뤄졌다. 수많은 전직 프로게이머들이 ‘스타크래프트’를 꾸준히 하면서도 생계를 유지할 수 있었다. ‘스타크래프트’가 특히 시너지가 난 경우이기는 하지만, 게임에 대한 흥미를 BJ에 대한 ‘팬심’으로 전환하는 게임 개인방송의 특징은 다른 게임에서도 게임을 업으로 삼는 BJ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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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방송 중인 이영호 선수

프로게이머 이후의 선택지를 제공한다

“’야구선수 해볼까?’ 이런 생각은 잘 안 하잖아요. 그런데 게임은 누구나 할 수 있을 것 같은 거죠. 류현진처럼 공을 던질 수는 없어도, ‘페이커(리그오브레전드 최고의 선수로 꼽히는 이상혁 선수의 아이디)의 무빙을 한두번은 해본 것 같다’는 사람은 많아요. 게임을 보다 보면 ‘나도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는데, 그러다 보니 도전하는 사람이 많고 실패하는 사람도 상대적으로 많은 거죠. 그런데 페이커는 60억분의 1명이잖아요. 이영호 선수도 마찬가지고.”

게임은 e스포츠다. 여타 스포츠의 영역과 비슷한 특성을 보인다. 다른 프로 세계와 마찬가지로 도전하고 실패하는 사람들이 많다. 프로로 진입하지 못한 선수들의 앞길이 종목과 무관하게 대체로 막막한 것도 비슷하다. 하지만 e스포츠의 규모는 다른 프로스포츠와 비교했을 때 현저히 작다. 열리는 프로리그의 규모도 그렇고, 파생되는 직업 수도 적다. 해당 분야가 산업화되지 못하다 보니 선수는 해당 산업 내에서 다음 커리어를 생각하기가 쉽지 않다. 게다가 e스포츠는 다른 종목과 달리 문턱이 낮아보이면서 생기는 문제가 더해진다.

“저희는 ‘스타크래프트1’이 아니더라도 적극적으로 프로게이머 출신을 영입해서 데려오려고 합니다. 저도 잠깐 ‘스타크래프트’ 프로게이머 생활을 했는데요. 프로게이머 선수는 은퇴하면 경력 단절이거든요. ‘내가 프로생활을 했을 때 ‘개인방송’이 있었으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을 합니다. 비단 아프리카TV가 아니더라도 개인 방송 자체가 프로게이머에게는 굉장히 좋은 기회의 장이죠.”

예전에는 경기에 나가서 실력을 보여주는 것 말고는 선수 본인의 인기를 유지할 방법이 없었다. 하지만 개인방송은 기회를 만들어준다. 리그에 출전 못 하는 2군 선수라 하더라도 게임 방송을 통해서 인지도를 얻고 수익도 낼 수 있다. 채정원 본부장은 “프로게이머로서 지속가능한 커리어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라며 “(게이머 이후 BJ활동이라는) 롤모델을 제시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아프리카TV에서는 프로게이머 출신 외에도 다양한 게임BJ들이 활동하면서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 아프리카TV 측에 따르면 2017년 2월 기준 최근 3개월간 생계유지가 가능한 수준인 월 200만원 이상 수익을 내는 게임BJ는 800~1000명 정도로 추산된다.

아프리카TV라는 플랫폼 측면에서도 e스포츠를 활성화하면 아프리카TV 콘텐츠를 풍성하게 만들 수 있어 이득이다. ASL 같은 이벤트성 경기가 열리는 이유도 이런 맥락이다. 개인방송의 특성상 콘텐츠에 한계가 있을 수 있는데, 아프리카TV 측에서 이런 이벤트를 기획하면 게임 방송 콘텐츠를 더 풍성하게 구성할 수 있다. 채정원 본부장은 “BJ들이 수익을 잘 내고, 팬을 만들어 주는 노력의 일환으로 (e스포츠 이벤트를) 진행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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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TV에서의 ‘포켓몬 고’ 방송(사진=아프리카TV)

모바일 게임은 주목, VR도 ‘힐끗’

모바일 시대인만큼 모바일게임에 쏠리는 주목도도 높다. 특히 최근에는 ‘포켓몬 고’가 열풍을 이끌어가고 있다. 아프리카TV는 야외에서 돌아다니며 진행할 수밖에 없는 ‘포켓몬 고’의 특성이 개인방송과 잘 어울린다고 생각해 쉽게 ‘포켓몬 고’ 방송을 할 수 있는 솔루션도 만들었다. 앞으로도 유행하는 모바일게임이 나오면 자유롭게 방송할 수 있도록 기술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게임 쪽에서 주목하고 있는 가상현실(VR)에 대해 고민도 하고 있다. 아직은 시청자와 소통하는 개인 방송의 특성을 살리면서도 개인에 집중하는 VR의 경험을 함께 제공하는 게 쉽지 않다. BJ는 게임을 하면서 깜짝 놀라는데, 그걸 보고 있는 시청자는 시큰둥한 상황이라면 방송으로서 재미가 대폭 떨어진다. 아프리카TV는 추후에 어떤 VR 게임 콘텐츠가 나오는지에 따라서 대응할 계획이다.

“게임방송은 앞으로도 성장할 수밖에 없습니다. 개인방송의 핵심은 소통입니다. 공통적인 관심사로 게임이라는 소재가 무척 중요합니다. 가장 대중적인 취미이기도 합니다. 게임에 도움이 되는 기술이 많이 발전하고 있으니, 게임도 함께 발전할 거고요. 게임방송은 지금과 비슷하거나 그 이상의 비중을 차지할 걸로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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