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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만능 아냐…적합한 금융 영역 따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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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이란 키워드가 등장하면서 마법의 단어 중 하나로 ‘블록체인’이 주목받고 있다. 블록체인이 새로운 신뢰 검증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으며, 금융산업에서는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는 뉴스가 쏟아진다.

“모두가 블록체인으로 가야 하는 건 아닙니다. 지금 현재 잘 작동하고 있는 중앙집중화 인프라를 꼭 블록체인 구조로 바꿀 필요는 없습니다. 기존 구조에서 불편했던 부분, 이를 블록체인 구조로 바꿨을 때 비용을 효율적으로 낮추거나 시간을 줄일 수 있는 식으로 장점이 발휘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이런 분야에 적용해야 합니다.”

이정훈 더루프 전략본부 이사는 블록체인이 만능열쇠로 둔갑하는 분위기에 선을 그었다. 모든 서비스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해서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며, 중앙집중화 구조의 장점은 분명히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최근 블록체인을 금융 산업에 도입하려는 움직임을 두고 상황과 필요에 따라 신중하게 블록체인을 검토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정훈 더루프 전략본부 이사

이정훈 더루프 전략본부 이사

금융권이 엔터프라이즈 블록체인 찾는 이유

블록체인은 한마디로 설명하자면, 서로 잘 믿을 수 없는 당사자끼리 서로 완벽하게 신뢰할 수 있게 도와주는 ‘신뢰를 만드는 프로토콜’이다. 기존에는 이 신뢰 관계를 맺기 위해 위한 중간에 보증할 사람이나 기관을 두었다. 블록체인은 당사자끼리 직접 믿고 관계를 맺을 수 있게 도와준다.

블록체인은 퍼블릭 블록체인, 프라이빗 블록체인, 컨소시엄 블록체인으로 나뉜다. 더 큰 범위에서 살펴보면 모두가 블록체인 생성에 참여할 수 있는 퍼블릭 블록체인과, 참여자가 정해져 있는 프라이빗 블록체인과 컨소시엄 블록체인을 합쳐 ‘엔터프라이즈 블록체인’이라고 부른다.

금융업계는 엔터프라이즈 블록체인을 주목했다. 엔터프라이즈 블록체인을 도입하면 은행 간 거래 과정에서 제3의 중개기관이나 보증기관을 두지 않고 거래할 수 있다. 금융업계는 거래 시 발생하는 수수료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보았다.

엔터프라이즈 블록체인은 퍼블릭 블록체인과 달리 허가된 사용자만 네트워크에 접근해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게 돕는다. 거래 성격에 따라 합의 알고리즘, 블록생성 주기 등을 조절할 수 있으므로 금융기관끼리 거래할 때 유용하다.

“그렇다고 지금 현재 잘 돌아가고 있는 금융 시스템을 모두 블록체인 환경으로 바꿀 필요는 없습니다. 중앙집중형 구조와 블록체인 구조 모두 장·단점이 명확하게 있습니다. 금융권이 블록체인을 도입한다는 얘기는 일반 소비자가 사용하는 금융환경에 블록체인, 분산장부 구조를 적용하겠다는 뜻이 아닙니다.”

사용자가 은행을 이용하는 과정 아래에서 일어나는 의사결정 과정을 살펴보면, 중앙집중형 구조 방식이다. 사용자가 금융 거래를 요청하면, 이에 대해서 은행에서 정보를 관리하고 판단해서 결정하는 식이다. 24시간 실시간으로 금융 거래가 일어난다.

이정훈 이사 설명에 따르면, 금융업계는 현재 일반 소비자가 접하는 영역이 아닌 은행과 은행 사이 거래 부분에서 블록체인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사용자가 국민은행에서 돈을 찾거나 송금과 같은 업무를 보는 영역이 아닌, 한국 금융기관과 미국 금융기관이, 은행과 은행이 서로 거래하는 영역이다.

“금융권이 블록체인을 도입한다고 해서 일반 소비자가 당장 느낄 수 있는 변화는 없습니다. 그러나 수면 아래에서는 많은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지요.”

과거 브라질 채권 상품이 유행한 적이 있다. 당시 이 브라질 채권은 몇몇 증권사에서만 판매했다. 사용자가 증권을 사려면 최소 7일이 넘는 시간이 걸렸다.

“초고속 인터넷 시대에 다소 이해가 안 되는 거래 시간이죠. 해당 브라질 채권을 사기 위해 국내 증권사가 해외 또 다른 중개기관을 거쳐 상품을 사야 했기 때문입니다. 브라질 채권을 10억원어치 사려면 이에 대한 거래 증명을 주요 증권사에 보내고, 이를 받은 증권사는 또 다른 글로벌 증권사에 정보를 보내고, 글로벌 증권사는 이를 또 다른 중개기관에 보내 확인하는 식이었습니다. 이렇게 ‘사라’라는 정보가 브라질 시장에 하면, 이 반대로 ‘결제’하는 과정이 돌아오면 거래 마무리까지 일주일이 걸렸습니다.”

엔터프라이즈 블록체인은 이 과정을 줄여준다. 해당 거래 당사자가 채권을 살 것을 명확하게 알고 있고, 돈을 분명히 준다는 신뢰가 있으면, 실시간으로 직접 거래할 수 있다.

“지금 현재 우리나라 금융결제망은 24시간 잘 돌아가고 있습니다. 이런 부분을 블록체인으로 바꿀 필요가 없지요. 이웃 나라 일본은 상황이 조금 다릅니다. 일본의 금융결제원망은 24시간 작동하지 않습니다. 은행이 밤에도 거래하고 싶은데, 시스템이 이를 지원하지 않지요. 일본은 24시간 거래를 지원하는 새로운 금융결제원망이 필요했고, 이를 도입하는 과정에서 블록체인까지 고려했습니다. 마치 아프리카에서 인터넷을 도입할 때 유선 없이 바로 무선으로 넘어간 것과 비슷한 상황이지요.”

인증·매매 분야에서 블록체인 시장 노린다

이정훈 이사는 금융 데이터를 서로 공동으로 갖고 있어야 하고, 동시에 인증을 받아야 하는 거래 과정에서 엔터프라이즈 블록체인이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고 보았다. 더루프가 블록체인 기반 금융투자업권 공동 인증 시스템과, 금융투자상품 트레이딩 시스템에 블록체인을 도입할 수 있는 솔루션에 집중하고 있는 이유다.

“한 은행에서 내려받은 공인인증서를 다른 은행에서 사용하려면 공인인증서를 등록하는 과정을 거쳐야 했습니다. 금융권이 공동으로 블록체인 기반 사설 인증서를 만들어서 공유하면, 사용자는 각 은행마다 인증서를 등록할 필요없이 로그인해서 이용할 수 있지 않을까요.”

the loop business

금융투자 상품 트레이딩 시스템에 블록체인을 도입하면, 실시간 거래 매칭과 즉시 체결이 가능한 대체거래 시스템 환경을 만들 수 있다.

이런 서비스를 위해 더루프는 자사 블록체인 엔진에 각 기관의 거래 기록은 모두 암호화해 저장하는 기능, 블록체인 참여자별 차등적으로 권한을 받아 정보 확인과 관리할 수 있는 기능, 블록에 저장된 정보를 확인해서 합의하는데 걸리는 시간을 줄이는 FBFT 알고리즘 등을 담았다.

“블록체인 기술은 금융 인프라의 혁신을 일으킬 수 있는 기술입니다. 과거 인터넷이 그랬던 것처럼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전세계적으로 금융인프라가 크게 재편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블록체인 기술이 세계 각국에서 금융인프라로 스며들게 될 앞으로 몇 년간이 우리나라 금융산업이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다시 없을 기회로 보고 있으며, 이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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