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 이코노미 : 소프트웨어 산업질서 재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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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 예측치를 보면서 이야기를 시작해 보자. 시장조사기관인 Research2Guidance에서 내놓은 세계 스마트폰 성장 예상치(!)다 (출처보기). 가히 놀라운 성장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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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할 점: 시장조사기관의 ‘예상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 곤란하다. 정확한 수치로 이해하기 보다는 ‘경향’으로 이해하면 된다. 그런데 다수의 조사기관에서 발표하는 예상치들이 매우 유사하다는 점에서, 스마트폰 시장 그리고 이와 연동된 앱(App) 시장이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점은 부정하기 힘들어 보인다(Gartner 시장전망에 대한 기사보기). 위의 스마트폰 시장전망에 기초한다면, 전 세계 앱 시장은 2009년 약 19억4천만 달러에서 2013년 약 156억5천만 달러로 약 80배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무료 앱’의 규모까지 합산한다면, 가히 ‘앱 이코노미(App Economy)’가 단숨에 모든 소프트웨어 시장을 점령할 것으로 보인다. 참고로 Gartner는 2013년 앱 시장 규모를 300억 달러로 예측하고 있다.

과연 파죽시제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앱 시장은 모든 소프트웨어 생산기업에게 장미빛 미래를 말하는 것일까? 어떤 시장의 변화들이 예상될까?

1. 가치사슬(Value Chain) 변화 (1): 소프트웨어 공급단계의 간소화

우선 기존 대형 소프트웨어 공급자 중심의 질서에 금이 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기업형 소프트웨어를 주도하고 있는 미국의 IBM, 오라클, 엑센추어 그리고 독일의 SAP은 잘개쪼개져 원자화된 앱 형식의 소프트웨어 생산에 짧지 않은 적응기를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적응기 동안, 구글은 기업형 소프트웨어 시장에 대한 공세를 본격화할 것이며 (출처기사보기),앱 시장의 진입장벽이 크게 낮아진 덕에 중소형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물밀듯이 새로운 앱들을 선보일 것이다. 이러한 조정기를 겪게 되면, 소프트웨어 가치사슬에서 대형 공급자들에게 일반화되었던, 오랜 기간의 기획, 개발, 검증, 기업 컨설팅 단계들이 사라지거나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위의 대형기업들은 소프트웨어 판매에서도 돈을 벌었지만, 예의 ‘컨설팅’으로 적지않은 돈을 벌어 왔다. ‘아주 작은 문제’ 또는 ‘아주 작은 과제’를 위한 ‘아주 작은 프로그램’이 바로 ‘앱’이다. 이러한 앱을 사용하기 위한 사전 교육은 불필요하다. 따라서 복잡한 대형 소프트웨어 운영에서와 같은 ‘전문가 상담/컨설팅’에 대한 수요는 급감할 것이다. 이는 대형 소프트웨어 기업들에게 커다란 영업손실을 의미한다. 그리고 그 만큼 대형 소프트웨어 기업에서 일자리는 줄어들 것이다. 그렇다면 엡 시장이 앞으로 급팽창한다면 어딘가에선 일자리가 생겨야한다. 그곳이 어딜까?

2. 가치사슬의 변화 (2): 앱 홍보 및 중계업자가 개발자의 개발이익을 가져간다

분명 중소 소프트웨어 기업에서는 앱 개발자들의 새로운 일자리들이 생겨날 것이다. 또한 매우 작은 규모의 밴처기업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날 수도 있다. 그러나 애플 앱스토어나 구글 안드로이드 앱 마켓에서 각각 순위 100위 밖에 있는 앱이 소비자들에게 팔릴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현재 약 20만 또는 2만에 이르는 앱의 숫자는 스마트폰 시장의 팽창과 함께 더욱 크게 늘어날 것이다. 그러한 ‘앱의 홍수’ 속에서 앱  개발자 또는 소규모 개발회사가 자신의 앱을 효과적으로 홍보하기란 쉽지 않다. 아니, 불가능에 가깝다.

이 때 앱을 다양한 소셜 미디어 속에서 ‘홍보’하거나, 별도의 앱 검색 서비스를 제공하는 다양한 형태의 ‘앱 중계서비스’ 기업들이 탄생할 것이다. 그리고 이 기업들이 앱 개발자들의 개발이익 중 많은 부분을 가져갈 것이다. 특히 무료 앱을 제공하는 개발자들에게 이들 중계자의 역할은 더욱 절실하다. 영어 무료앱을 사용해보면 쉽게 확인할 수 있겠지만, 무료 앱의 수익원은 ‘광고’다. 소비자가 없는 무료 앱?  아예 무료 앱에 광고를 중계하고, 무료 앱을 다시 소비자에게 홍보하는 일 모두를 맡는 ‘앱 중계업자’가 생겨날 것이다. 그리고 이들 중계업자는 이에 상응하는 수수료를 요구할 것이다.

3. 가치사슬의 변화 (3): 이동통신사업자의 역할은 축소되고

현재 휴대전화 가치사슬에서 이동통신사업자의 역할은, 언론의 역할과 유사한 이른바 ‘게이트키핑(Gatekeeping)’이다. 모바일 게임 개발기업에게 쉽지 않은 시장관문은  바로 SK와 KT다. 일단 이 관문을 통과하면 시장에서 ‘최소한의 성공’을 보장받을 수 있다. 이렇게 KT와 SK는 이른바 ‘가두리 양식장 Walled Garden’의 주인 노릇을 하면서 재미를 보고 있다.

그런데 KT와 SK의 ‘양식장’이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일시에 사라진다. 소비자들이 다른 양식장으로 이동해 버린다. 그들이 새로 찾은 양식장이 ‘애플 앱스토어’이고 ‘안드로이드 앱 마켓’이다. 특히 애플(Apple)은 이동통신사업자가 했던 주인장 역할도 떠맡으려 한다 (관련기사보기). 새로운 공룡 ‘게이트키퍼(Gatekeeper)’의 탄생이다.

짧게 정리하면, 스마트폰의 대중화는 관련 시장의 재편을 수반하고 있다. 그리고 시장 관련자 모두가 ‘이득’을 보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이러한 사실을 깨닫는 시장 참여자들의 ‘저항’ 또한 예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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