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권위 있는 영어사전 출판사 메리엄-웹스터가 2017년 2월7일, 1천 개 이상의 새로운 영어 단어를 사전에 추가했다. 메리엄-웹스터 측은 “새로 등재된 단어들은 다양한 출처에서 빈번하게 사용되고 있으며, 사용 빈도가 증가하고 있는 단어이기 때문에 독자가 만나게 될 가능성이 높다”라고 설명했다. 이번에 정식으로 등재된 영어 단어에는 지난 2015년 5월에 ‘메리엄-웹스터의 정리되지 않은 사전(Merriam-Webster’s unabridged dictionary)’에 추가됐던 ‘클릭베이트(Clickbait)’도 포함돼 있다.

메리엄-웹스터 사전에 정식 등재된 ‘클릭베이트’. (출처: 메리엄-웹스터 사전 ‘클릭베이트’ 항목 갈무리)

메리엄-웹스터 사전에 정식 등재된 ‘클릭베이트’. (출처: 메리엄-웹스터 사전 ‘클릭베이트’ 항목 갈무리)

클릭베이트는 ‘낚시질’이다

클릭베이트라는 단어는 ‘클릭(Click)’과 ‘미끼(Bait)’의 합성어다. 말하자면 ‘클릭을 위한 미끼’다. 사전의 정의에서도 나와 있듯, 주로 제목에서 많이 나타난다. 클릭베이트는 독자의 흥미 또는 관심을 유도해 링크를 클릭하게 하는 ‘미끼’ 역할을 한다. 메리엄-웹스터 사전은 클릭베이트를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clickbait / noun / click·bait / klik-ˌbāt
something (such as a headline) designed to make readers want to click on a hyperlink especially when the link leads to content of dubious value or interest

특히 해당 링크로 연결되는 내용의 가치나 재미가 의심스러운 상황에서 독자가 하이퍼링크를 클릭하고 싶게 만드는 어떤 것(제목과 같은).

단순히 독자의 흥미와 관심을 유도했다고 해서 모두 클릭베이트로 분류되지는 않는다. 클릭한 결과 나타나는 콘텐츠의 가치나 정보의 품질이 애매하거나 낮은 경우, 해당 클릭을 유도한 이미지 혹은 제목이 클릭베이트가 된다. 사전에서 소개하는 예시는 다음과 같다.

“당신은 언제 일어난 일인지 절대 믿을 수 없을 것이다…”
“이것은 가장 귀엽다…”
“이것은 당신이 저지를 수 있는 실수 중 가장 크다…”

클릭베이트는 인터넷 낚시질이다. (출처: 플리커, Jacob Schrader. CC BY)

클릭베이트는 인터넷 낚시질이다. (출처: 플리커, Jacob Schrader. CC BY)

과장된 수사나 자극적 방식으로 사용자 유혹

이처럼 클릭베이트는 의문형이나 과장된 수사, 자극적인 단어를 사용해 제목을 구성한다. 이는 사전상 예문일 뿐이며, 실제 활용에서는 훨씬 더 저렴하거나 자극적인 방식으로 독자의 호기심을 끌어내 클릭을 유도한다. 감정이나 욕망을 자극하기도 하며, 성적인 관심을 끄는 단어나 표현을 포함하기도 한다. 이미지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클릭베이트는 의문형, 과장된 수사, 자극적 단어로 클릭을 유도한다. (출처: 플리커, thomas lapperre. CC BY)

클릭베이트는 의문형, 과장된 수사, 자극적 단어로 클릭을 유도한다. (출처: 플리커, thomas lapperre. CC BY)

사용자 입장에선 클릭베이트가 쓸모없을 뿐 아니라 불쾌한 감정을 유발할 수 있다. 그럼에도 횡행하는 이유는 당연히 돈 때문이다. 인터넷 콘텐츠 시장에서 가장 흔하고 널리 쓰이는 형식의 수익모델은 광고다. 개별 사안마다 조금씩 달라지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인터넷상의 광고도 더 많은 사람에게 노출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웹 콘텐츠로 사람을 끌어모을 때의 정도(正道)는 콘텐츠의 품질을 높이는 방식이다. 하지만 이 방법은 쉽지도 않고, 저렴하지도 않다. 반면, 업자들이 클릭베이트를 활용하면 인터넷상의 수많은 사용자를 비교적 저렴하고 쉽게 끌어모을 수 있다. 이렇게 모인 수많은 사용자에게 광고를 노출하거나 유도하는 방식으로 돈을 번다.

아무래도 웹 콘텐츠의 상당수가 뉴스인 만큼, 클릭베이트도 뉴스 소비에서 많이 찾아볼 수 있다. 미국에서 뉴스 소비의 주요 플랫폼으로 작동하는 구글과 페이스북도 이 같은 클릭베이트 콘텐츠를 걸러내기 위해 많은 노력을 쏟고 있다. 페이스북은 2016년 8월 자사 공식 뉴스룸 블로그를 통해 ① 제목이 본문 콘텐츠의 정보를 제대로 담고 있지 않거나 ② 제목이 기사를 과장해서 독자로 하여금 잘못된 기대를 하게 만드는 경우 걸러내겠다고 밝힌 바 있다.

포털에 기생하는 한국의 클릭베이트

해외에서는 2015년부터 신조어 취급을 받다가 이제서야 사전에 올라갔지만, 국내 인터넷 사용자에게 이 같은 클릭베이트는 무척이나 익숙하다. 국내 클릭베이트는 소위 말하는 ‘낚시 기사’나 ‘쓰레기 기사’의 형태로 널리 알려져 있다. ‘어뷰징 기사’라고도 불린다.

클릭베이트를 사용하는 인터넷 콘텐츠는 다양하지만, 특히 많이 생산되고 사용자가 쉽게 접할 수 있는 뉴스 콘텐츠에서의 클릭베이트 사용 문제는 무척 심각하다. 한국 언론의 뉴스 소비는 네이버와 다음 등 포털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형국이다. 그래서 한국의 클릭베이트 역시 포털집중형 언론 소비 환경에 최적화된 형식을 구축하고 있다.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의 키워드에 맞춰 무차별 양산하는 기사나, ‘관련뉴스’ 란에서 클릭을 유도해 자사 홈페이지로 유입시키고자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제목과 사진의 기사를 배치하는 행위를 쉽게 볼 수 있다. 주로 ‘헉’, ‘충격’, ‘경악’ 등의 지나치게 감정적인 표현이나 ‘숨 막히는 뒷태’같은 선정적인 표현을 동반한다.

2013년 1월10일 ‘충격 고로케’ 화면 갈무리. 현재는 운영하고 있지 않다. (출처: 충격 고로케)

2013년 1월10일 ‘충격 고로케’ 화면 갈무리. 현재는 운영하고 있지 않다. (출처: 충격 고로케)

2013년 1월에는 이런 언론의 행태를 비판하는 ‘충격 고로케’라는 웹사이트가 생겨나기도 했다.‘충격’, ‘경악’ 등의 키워드가 제목에 들어가 있는 기사만 자동으로 모아 보여주는 서비스다. ‘최근 가장 충격받은 언론사 순위’도 보여줬다. 충격 고로케의 개발자 이준행 씨는 웹사이트 개발 배경을 이렇게 밝힌 바 있다. “소향이라는 연예인이 자연임신이 안 된다는 기사가 포털에 떴다. 왜 연예인이 임신이 안 되는 소식을 모든 포털 방문자가 충격받으라고 저렇게 기사 제목에 써놓나 싶어 기분이 나빴다. 이런 기사를 모아서 얼마나 많이 ‘충격’이란 제목을 다는지 궁금해졌다.”

한국언론진흥재단에서 2015년 11월 발간한 ‘인터넷신문의 뉴스 생산 및 유통 구조 연구’에서는 <조선닷컴>의 어뷰징 대응 원칙과 유의사항을 정리한 매뉴얼을 공개한 바 있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 ‘클릭을 유발하는 제목 + 눈길을 끄는 사진 + 간단명료한 내용’의 기사를 제목과 내용을 조금씩 바꿔 자주 많이 낸다.
  • 기사 작성 + 출고까지 1개당 10분을 넘지 않아야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 네이버와 다음의 검색어를 크로스 체크해서 제목과 네티즌 반응에 비슷한 주제의 검색어를 같이 넣는다. 예>김희애 눈물(네이버) + 김희애 폭풍오열(다음) = 김희애 폭풍오열 눈물
  • 경쟁지인 <동아일보>, <스포츠동아>, <MBN>, <매일경제>의 검색기사에 대한 대응이 중요하다. 이들 기사가 상단에 올라와 있으며, 가장 먼저 그 키워드로 기사를 써서 우리가 우위를 점해야 한다.
  • 타사 기사를 참고할 경우, 기사를 반드시 자신의 문장으로 고쳐 쓸 것. 일부 단어와 문구, 문장 순서 등을 손봐 저작권 시비에 걸리지 않아야 한다.
한국에서 클릭베이트는 뉴스와 떼놓고 생각할 수 없다. (출처: 플리커, Eirik Solheim. CC BY)

한국에서 클릭베이트는 뉴스와 떼놓고 생각할 수 없다. (출처: 플리커, Eirik Solheim. CC BY)

수익화 막는 방식으로 예방·제재

클릭베이트는 극단적으로 공급자의 수익만을 고려했을 때 나오는 부작용이다. 단기적인 시야로 사람을 끌어모으기 때문에 콘텐츠를 본 이후 사용자의 불쾌감은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장기적으로 인터넷 사용자 경험에 악영향을 끼친다. 언론매체의 경우 간혹 자정작용이 보이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콘텐츠 유통 플랫폼 차원에서 대안을 마련하는 게 적절하다. 돈 때문에 생긴 부작용이기 때문에, 해결책도 수익화를 막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클릭베이트의 주요 목적은 노출이다. 서비스 업체는 알고리즘을 수정해 클릭베이트를 걸러낼 수 있다. 이는 스팸메일을 걸러내는 작업과 비슷하다. 예컨대 페이스북의 경우 클릭베이트에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구절을 파악해 클릭베이트를 식별하고, 이 포스트를 올린 도메인과 웹페이지를 확인해 뉴스피드에서의 노출을 줄인다.
국내에서는 2016년 1월 네이버-카카오의 뉴스 제휴 심사를 담당하는 뉴스제휴평가위원회가 출범해 2016년 3월부터 활동에 나섰다. 뉴스제휴평가위원회는 부정행위 유형을 10가지로 정리하고, 이를 어긴 언론사를 제재한다. 선정적인 기사 등으로 클릭을 유도하는 기사도 부정행위에 들어간다. 반복적으로 위반할 경우 포털 뉴스 서비스에서 퇴출당한다.

※ 참고자료

이 글은 ‘네이버캐스트→테크놀로지월드→용어로 보는 IT’에도 게재됐습니다. ☞‘네이버캐스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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