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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종 펌킨 사장 “네트워크 장비도 성공 신화 만들겠다”
by 도안구 | 2010. 03. 12

국산 네트워크 장비 업체인 펌킨네트웍스는 지난해부터 ‘오픈 이노베이션(Open Innovation)’ 시도를 하고 있다.

김영종 펌킨네트웍스 사장은 “대형 외산 네트워크 업체들을 따라잡기 위해서는 기업과 전문 연구소, 대학간 협력이 필수적입니다. 연구 인력을 수급하기 쉽지 않은 국산 네트워크 업체들과 이론 연구에 능한 대학 연구소가 각자 협력해 장기적으로 꾸준히 기술을 확보해 가고 고객들의 지속적인 요구에도 대응하기 위해서는 이 방식이 최선이라고 봅니다”라고 말했다.

오픈 이노베이션은 혁신 전략의 대가인 헨리 체스브로 교수가 제시한 개념으로 기술 혁신을 사내 뿐아니라 대학이나 외부전문가들과 협력을 통해 이뤄내는 것을 말한다.

michaelkimpumpkin펌킨네트웍스가 이런 방식을 선택한 이유가 있다.

국내 네트워크 장비 시장은 외산 업체들이 주도하고 있다. 소프트웨어나 서버, 스토리지도 유사하긴 하지만 특히 네트워크 장비 분야에서는 국산 업체를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 막대한 트래픽을 처리하기 위해서는 그만큼 많은 연구개발과 다년간의 경험을 쌓아야 한다. 초고속 인터넷 강국이지만 이런 인프라를 외산 장비에 의존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펌킨네트웍스는 이런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서는 오픈 이노베이션 방식밖에 방법이 없다고 결론 내렸다.

지난해 펌킨네트웍스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그동안 회사를 창업, 이끌어 왔던 정규식 숭실대 교수는 말 그대로 연구개발에 전면하고 이렇게 연구된 내용들은 펌킨네트웍스의 내부 개발자들에 의해 시장의 입맛에 맞게 상업화되는 방식을 택했다.

김영종 사장은 이런 혁신을 단행하기 위해 펌킨네트웍스에 합류했다. 하지만 국산 소프트웨어나 네트워크 장비 분야에서 주목할 만한 모델을 찾아보기는 힘들다.

이와 관련해서 김영종 사장은 “서로가 서로를 무시해 왔기 때문입니다”라고 운을 떼고 “업체는 학문적 연구만 하는 대학들을 무시했고, 대학들은 축적된 원천 기술에 대한 깊이 없이 오픈소스만 가져다 사용하는 업계를 무시한 거죠. 펌킨은 서로 다른 역할을 인정하고 협력하겠다는 겁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연구 개발을 통해 얻은 원천 기술들은 시장의 입맛에 맞게 재 포장돼야 합니다. 연구소의 것을 바로 시장에 판매할 수 없는 상황이죠. 또 업체들도 장기적인 기술 연구 없이 시장의 변화에 대응하기도 어렵습니다. 믿을만한 연구 인력들의 역할이 필요한 것이죠. 국내 기술 인력들의 실력은 결코 해외 인력들에 떨어지지 않다고 봅니다. 이렇게 흩어져 있는 기술들을 제대로 잘 조합해 낼 수 있는 회사로 키워나가고 싶습니다”라고 밝혔다.

이런 협력으로 최근 주목받고 있는 클라우드 컴퓨팅 분야에도 도전할 계획이다.

김영종 사장은 “우리나라에 그리드 연구를 해 온 인력들이 많고, 병렬처리 분야도 마찬가집니다. 멀티코어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논문들도 우리 연구소에서 내놨습니다. 초기 너무 빨리 그리드 기술을 들고 시장에 나왔다가 쓴맛을 본 후 기술을 응용해 L4/7 스위치를 만들었지만 이제는 오히려 과거의 축적된 기술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시대가 오고 있는 것이죠”라고 설명했다.

네트워크 장비를 고객들에게 제공하고 있지만 엄밀히 보면 펌킨네트웍스는 하드웨어 업체라기보다는 소프트웨어 업체라고 볼 수 있다. 최근 인텔과 AMD가 고성능의 저전력 멀티코어를 출시하면서 네트워크 장비 분야에서도 이런 칩을 탑재한 스위치들이 쏟아지고 있다. 펌킨은 이러한 범용 스위치 기반에서 가동될 수 있는 다양한 소프트웨어들을 기능별로 모듈화해 시장의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그는 “저희 운영체제도 이제 제대로된 상용 OS로 바꿔 나갈 겁니다. 이런 상용 OS 위에 기능별로 모듈화된 소프트웨어를 만들어 내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봅니다. 해외 장비 업체들이 제공하는 제품에도 기능이 떨어지는 것들이 있는데 이 때 협력도 가능할 것으로 봅니다. 모듈을 판매하면 되는 것이죠”라고 말했다.

클라우드 시장은 네트워크 장비 업체들의 존재감을 더욱 높일 수 있는 기회라는 것이 김 사장의 진단이다. 대형 트래픽을 처리하면서 동시에 가상화된 CPU와 메모리, 디스크들의 관리와 처리 분야에 집중해 온 만큼 실제 고객들의 고민을 덜어주는데 펌킨네트웍스도 일익을 담당할 수 있다는 것.

펌킨네트웍스는 지난해 23억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올해는 40억원~50억원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김영종 사장은 “시장이 없는 것이 아닙니다. 제대로 된 준비가 없어서 왔던 기회들을 못 잡은 것이죠. 국산 네트워크 장비 업체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습니다”라고 신년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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