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혁신의 산실, ‘구글 차고’를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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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에는 다양한 테크기업이 있지만, 구글은 여전히 손꼽히는 혁신기업 중 하나다. 구글에서 다루는 기술과 만들어지는 서비스는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친다. 실제로 현재 우리 삶에 밀접하게 이어져 있는 ‘안드로이드OS’나 ‘구글’ 같은 제품이 대표적이다. 지금 당장 쓰이는 제품만 만드는 게 아니라, 앞으로 근미래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자율주행 등의 기술에서도 앞서 있다.

이런 혁신적인 제품을 만들어내는 배경에는 실패를 용인하고, 개인의 창의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혁신적인 기업문화가 있다. 구글의 기업문화를 보다 혁신적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프레드릭 페르트 구글 최고 혁신 에반젤리스트(Chief Innovation Evangelist)를 ‘차고(garage)’에서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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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험하는 공간, 차고

“차고는 직원들이 그들의 아이디어를 현실화하는 첫 번째 공간이다. 모든 구글러(구글 직원)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실험해보고, 모험하는 곳이다.”

차고는 너저분했다. 잡동사니들이 이리저리 널브러져 있었다. 모니터와 키보드는 어지럽게 온갖 꼬인 선들과 함께 모여있었다. 톱, 망치, 드릴 같은 공구부터 3D 프린터로 출력된 배트맨 가면 등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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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박상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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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고는 구글러들이 다양한 아이디어를 꺼내고, 실제로 프로토타입 제품까지 제작할 수 있도록 마련된 공간이다. 다양한 재료가 준비돼 있다. 인터넷 기업에 어울리지 않아 보이는 재봉틀도 있다. 옷감도 ‘스마트’해 질 수 있는 시대에 어떻게 스마트한 옷감을 활용할 수 있을지 실험해보기 위해서다. 인터뷰 도중에도 한 구글러가 들어와 구석에서 새로운 제품을 테스트했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실험해보고,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 차고라는 환경에서 실험하는 데 두려워하지 않도록 친숙한 공간을 마련하는 데 힘쓰고 있다. 구글은 여기 차고뿐만 아니라 (회사에서) 구글러들이 꿈을 실현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구글러는 경계를 두려워하지 않고 더 앞서나갈 수 있다. 구글러들이 새로운 기술을 맘껏 활용하는 사람의 삶을 긍정적으로 형상화시킬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프레드릭은 마치 전도사처럼 구글 안에서 사람들이 서로 배우고, 지식을 공유하고, 아이디어를 실현할 수 있도록 혁신 문화를 전달하는 데 힘쓴다. 프레드릭은 구글 내 다양한 직원을 대상으로 워크숍을 진행한다. 팀이 가진 문제점을 살피고 해결한다. 전사적으로 긍정적인 혁신의 문화를 확산하는 게 일이다. ‘뉴글러’라고 불리는 신입 구글 직원 대상 교육에도 참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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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로이드가 쓰고 있는 프로펠러 달린 모자는 ‘뉴글러’의 상징이다.(사진=박상현)

‘그러나’보다 ‘그리고’

구글은 혁신을 강조한다. 혁신을 강조하는 상징적인 공간이 차고라는 점은 무척 의미가 있다. 차고는 실험과 실패가 반복되는 공간이다. 실험이 강조되려면 실패를 허용할 수 있어야 한다. 결과에 천착하고 실패에 냉정한 팀에서는 실험이 없다. 혁신적인 팀은 실패를 용인하는 팀이다. 혁신가는 실패를 용인하는 문화에서 나타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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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드릭 페르트 구글 최고 혁신 에반젤리스트

– 혁신가는 어떤 자질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가?

= 질문을 많이 해야 한다. 현상을 유지하는 게 아니다. 테슬라를 생각해보라. 깨끗한 에너지로의 전환을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지 일론 머스크가 물었던 질문들이 있다. 질문을 서슴지 않고 해야 한다. 계속 학습하고, 더 많은 질문을 자유롭게 하는 게 중요하다.

그다음은 창의적인 능력이다. 이 창의성을 바탕으로 입장과 견해를 전환할 수 있어야 한다. 여기서는 상대방의 견해를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다.

문제를 재설정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다양한 솔루션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예컨대 생일파티를 준비한다고 하자. 어떻게 생일파티를 할 수 있을지 고민하다 보면 몇 개의 아이디어가 나온다. 그런데 이 문제를 ‘생일을 기념하자’는 문제로 다시 설정해본다. 이렇게 바꾸면 꼭 생일파티만 솔루션이 되는 건 아니다. 생일파티로 국한했을 때 몇 개의 아이디어가 나왔다면, ‘생일을 기념한다’로 바꿨을 때 더 많은 기회나 아이디어가 있을 수 있다.

긍정적인 마음가짐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가속할 수 있는 좋은 특성이다. ‘그리고(and)’를 붙여 더 나은 아이디어를 만들 수 있다. 반면 ‘그러나(but)’는 아이디어를 파괴할 수 있다. 부정적인 반응은 아이디어의 가속화에 도움이 안 된다. 중요한 건 실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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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니어가 새로운 아이디어를 낼 수 있는 환경이 중요하다. (사진=박상현)

조직을 바꾸고 싶은 주니어는 어떻게?

세대갈등은 어디에나 있다. 회사도 마찬가지다. 완전히 수직적인 문화를 갖추고 있어 연차가 낮은 직원이 ‘찍소리’도 못하는 공간이 아니라면, 회사문화 등에 있어 주니어와 시니어의 의견차이는 거의 상수다.

주니어는 바꾸고 싶은 게 많지만, 실질적인 결정권은 시니어에 있다. 변화가 드문 이유다. 프레드릭은 ‘조직을 바꾸고 싶은 주니어는 어떻게 행동해야 하나?’란 질문에 “훌륭한 것은 사람들의 용기에서 시작한다. 맞는 것을 수행하면서 두려워하지 않아야 한다”라며 “용기가 있으면 좋은 아이디어를 탐험해볼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리더에게 ‘지금 내가 하고자 하는 게 좋은 의도를 가지고 있고, 좀 더 나은 방식이 될 수 있고, 지금의 문제를 개선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는 걸 끊임없이 강조해야 한다는 말이다. 물론 ‘말이 쉽지’라고 생각할 수 있다. 프레드릭은 “혁신은 어렵다”라며 더딘 변화라도 꾸준히 이뤄낼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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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박상현

– 끊임없이 반복해서 문제제기를 하는 건 무척 어려운 일이 아닌가?

= 혁신은 그만큼 어렵다. 혁신이 쉽다면 누구나 다 할 수 있었을 거다. 혁신을 위해서는 포기해야 할 때도 있고, 이전에 했던 방식을 과감하게 버릴 수도 있어야 한다. 그래야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쉽지 않다. 결과를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여전히 많은 기업이 변화하지 않고 수백년 된 방법을 유지하고 있다. 변화를 포용할 수 있는 조직, 새로운 실험을 두려워하지 않는 조직이 성공할 수 있는 조직이다. (조직을 바꾸고 싶은 주니어라면) 동료와 함께 새로운 걸 실험하고 조금 늦더라도 점진적으로 나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목표를 두어야 한다. 늦게 찾아오는 변화도 변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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