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기요’ 딜리버리히어로, “인공지능 챗봇에 음식 주문하세요”

가 +
가 -

며칠 전이었다. 유명 포털 웹사이트에서 챗봇을 통해 피자를 주문할 수 있다는 보도자료를 보냈다. 한 배달음식 주문 업체는 인공지능 프로젝트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런 소식에 만나는 사람마다 ‘챗봇이 배달주문 업계를 어떻게 바꿀지 궁금하다’라며 신나게 수다를 떨 때였다. 크리스찬 하덴버그 딜리버리히어로 최고기술책임자(CTO)를 만날 기회가 생겼다.

딜리버리히어로는 배달음식 앱 서비스 그룹이다. 한국을 비롯해 전세계 43개국에서 서비스하고 있다. 현지 문화를 살려 경영하는 것을 중요시한다. 현지에서 스스로 경영하는 걸 지원하되, 동일한 소프트웨어와 정책으로 모든 서비스 국가에 같은 수준의 주문 경험을 제공하는 걸 목표로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요기요’와 ‘배달통’이라는 이름으로 서비스 중이다.

크리스찬 CTO로부터 딜리버리히어로가 어떻게 인공지능 기술 기반으로 챗봇 서비스를 만들었으며, 운영하고 있는지 얘기를 들었다. 딜리버리히어로는 독일에서 이미 머신러닝, 자연어처리, 인공신경망 알고리즘을 이용해 사람의 뜻을 이해하는 챗봇 주문 플랫폼을 개발해 시범 운영 중이다.

크리스찬 하덴버그 딜리버리 히어로 최고기술경영자(CTO)

크리스찬 하덴버그 딜리버리 히어로 최고기술경영자(CTO)

페이스북이 가장 큰 협력자, 아마존 에코도 빼놓을 수 없어

지난해 페이스북은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개발자 행사 ‘F8 2016’에서 챗봇과 함께 메시징 API를 공개했다. 최근에 여기에 결제 기능까지 더했다. 페이스북 메신저 안에서 주문하고, 결제하는 환경을 만들어 협력업체들에 공개했다.

딜리버리히어로도 페이스북의 행보를 눈여겨봤다. 페이스북 메신저 안에서 바로 주문하거나, 페이스북 페이지 안에서 주문할 방법이 없을지 고민했다. 이미 독일에서는 피자de란 회사와 손을 잡고 메신저 안에서 대화로 주문할 수 있는 기능을 시범 운영하고 있다.

hugrybot1

“페이스북과 연동하는 주문 서비스는 딜리버리히어로에서 자체 개발한 미들웨어를 이용합니다. 이 미들웨어가 페이스북과 음식점 사이 다리 역할을 해서, 음식점 정보를 페이스북에서 사용자가 확인하고 주문할 수 있게 돕습니다.”

예를 들어, 한 음식점이 페이스북 페이지를 만들었다 치자. 여기에 주문하기 버튼을 추가한다. 페이스북 안에 들어가서 고객이 음식을 주문한다. 그 주문이 딜리버리히어로 API와 연결해서 통신을 주고받는다. 주문 정보가 음식점 결제정보기(POS)에 도착한다.

챗봇은 조금 다른 방식으로 움직인다. 딜리버리히어로는 신경망 분석을 통해서 사용자 의도를 파악한다. 매우 많은 주문 데이터를 이용해 컴퓨터를 학습했다. 물론 이때 사용한 학습 데이터는 독일어다.

“우선 사용자가 주문할 때 어떤 단어를 많이 쓰는지, 주문하는 과정이 어떻게 이뤄지는지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했습니다. 이때 데이터는 모두 비식별화 과정을 거쳤지요. 학습이 이뤄지면, 사용자가 무엇을 주문하고 싶어하는지를 파악합니다.”

딜리버리히어로 채팅봇 ‘헝그리봇’ 안에서 주문은 모두 대화 방식으로 이뤄진다. 무엇을 먹을지, 어떤 메뉴를 먹을지, 어떤 메뉴가 가장 저렴한지, 얼마나 시킬지, 언제까지 배달할지 등을 모두 문장으로 입력해서 이해한다. 해당 대화창에서 과거 주문 내역 데이터를 참고해 사용자에게 음식점이나 메뉴를 추천하기도 한다. 특정 피자 업체, 특정 메뉴를 반복해서 페이스북 메신저 창을 통해 주문하면, 해당 주문 내용을 기억해 다음번 피자 주문 때 반영한다.

“단순히 채팅창에 ‘피자 먹고 싶어’라고 입력해도, 사용자가 자주 먹었던, 선호를 기억해 해당 피자집을 바로 추천해서 주문까지 합니다. 사용자 DB를 모으는 게 아니라, 해당 채팅창에 남아 있는 과거 데이터를 바탕으로 연결해서 생각하는 방식입니다. 물론, 가끔은 소비자 의도가 자동으로 처리할 수 없을 때도 있습니다. 주문에서 문제가 생기면 고객 상담센터, 즉 실제 사람에게 전달해서 정보를 처리할 수 있게 안내합니다.”

크리스찬 CTO 설명에 따르면, 딜리버리히어로는 최근 결제 기능까지 더해 아예 메신저 안에서 배달 주문을 끝낼 수 있도록 만들고 있다. 메신저 안에서 음식 메뉴를 그림이 아닌 글로도 보여주고, 페이팔 결제를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사용자 주소 정보를 바탕으로 인근 배달 주문 가능한 음식점도 나열해서 보여주는 방식도 고민 중이다. 이런 방식이 독일에서 성공을 거두면 한국어도 지원할 계획이다.

hugrybot2

예를 들면, 헝그리봇에 사용자가 ‘난 샐러드를 먹고 싶어’라고 입력하면 시저 샐러드, 연어 샐러드 같은 다양한 샐러드 메뉴를 그림으로 보여준다. 사용자가 먹고 싶은 샐러드 메뉴를 선택하면, 해당 메뉴를 판매하는 음식점을 추천한다. 과거 헝그리봇 상에서 참깨 알레르기 때문에 해당 메뉴를 못 먹는다고 답한 적이 있다면, 대화 문맥을 파악해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메뉴를 제외하고 추천할 수 있다.

“굉장히 다양한 채팅 플랫폼에 연결할 수 있게 API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언어 학습이 매우 중요합니다. 지금 현재는 독일어로 시범 서비스 중이지만, 한국에도 강력한 개발팀이 있는 만큼 한국에 적용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겁니다. 딜리버리히어로 네트워크에서 함께 연구하기 때문에, 한국어 하나만 준비하는 과정보다는 빠르게 개발이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딜리버리히어로에는 현재 엔지니어 600여명이 활동 중이다. 개발센터는 총 5곳으로 그 중 국내 요기요·배달통 개발 센터가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개발 조직인원이 최소 50여명 이상이다. 이들이 현재 한국어 서비스를 위한 학습 작업을 검토하고 있다.

딜리버리히어로가 페이스북하고만 작업하는 것은 아니다. 최근에는 아마존 ‘알렉사’와 같은 인공지능 스피커를 이용해 음성으로 주문하는 방법도 고민하고 있다. 언어 학습이 이뤄지면, 음성인식 기능을 이용해 인공지능 스피커와 연동해 주문하는 환경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딜리버리히어로가 이런 서비스에 집중하는 이유는 하나다. 고객이 있는 곳에 다가가, 고객이 좀 더 쉽게 주문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서다.

“우리는 사업을 하면서 3가지 영역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음식점에 더 많은 가치를 제공할 것, 음식점이 그 가치를 바탕으로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 그 수익을 소비자와 공유해 가치 있는 음식으로 보답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게 목적이지요. 머신러닝과 같은 다양한 데이터 기법을 도입하는 것도 이런 연장선입니다.”

delivery-hero-overview

크리스찬 CTO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놀라운 배달 경험을 제공하려고 챗봇 서비스 등을 개발한다고 밝혔다. 단순히 음식점 소개에서 그치지 않고, 소비자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을 찾을 수 있도록 배달 주문 서비스를 개선하기 위해서다.

“배달음식 주문 경험을 좋게 하는 것(amazing experience)이 우리의 목표입니다.”

네티즌의견(총 0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