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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히 후앙

세상을 바꾸는 엔지니어, ‘버니 후앙’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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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17일부터 사흘 동안 싱가포르에서 열린 오픈소스 컨퍼런스 ‘포스아시아 2017‘에서 유독 여러 참석자에게 사인 요청을 받은 사람을 만났다. 앤드류 후앙이란 인물이다. ‘버니 후앙’이라는 별명으로도 널리 알려진 그는 실제로 IT 업계에서는 꽤 유명인사다. 다양한 오픈소스 하드웨어를 개발할 뿐 아니라 기술을 통해 사회 참여 활동을 하는 데도 적극적이기 때문이다. 최근 그는 어린이 코딩 교육에도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더 많은 사람들이 기술을 알고 기술 업계에 참여하기 바라는 마음에서다. 엔지니어로서 그가 어떻게 사회활동에 적극 참여하게 됐는지 자세히 들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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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드류 후앙 하드웨어 해커

하드웨어 해커부터 어린이 코딩 교육까지

앤드류 후앙이 처음 언론에서 주목받았던 때는 2000년대 초반이다. 당시 MIT에서 박사과정을 마쳤던 그는 ‘X박스 해킹하기’라는 책을 출판했다. 이 책에선 이미 완제품으로 판매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의 X박스를 재분해하고 분석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부제 역시 ‘리버스 엔지니어링’인데, 이 과정에서 사실상 MS 기술 일부가 외부에 공개됐기 때문에 당시 큰 관심을 모았다. 이 책을 시작으로 앤드류 후앙은 해커의 권리와 책임에 대해 공론화하고 있다. ‘X박스 해킹하기’ 책은 원래 출판사를 통해 별도로 판매하고 있었는데, 2013년 인터넷 운동가이자 RSS의 창시자 아론 슈워츠가 자살하자 그를 추모하기 위해 무료 e북으로 다시 배포했다.

그 이후 그는 NeTV라는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NeTV는 스마트폰과 같은 기기와 TV를 연결하고 다양한 콘텐츠를 TV에서 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기술이다. 기존 기술로는 고대역 디지털 콘텐츠 보호(HDCP)이란 저작권 보호 장치 때문에 일부 허락된 콘텐츠만 TV에서 볼 수 있다. 하지만 NeTV를 이용하면 보다 자유롭게 데이터를 TV안에서 볼 수 있다.

2013년에는 오픈소스 노트북 ‘노베나’를 개발하기도 했다. 노베나는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72만달러를 모으는 데 성공하기도 했다.

“어렸을 때 애플 컴퓨터를 처음 접하고 내 마음대로 이것저것 고치고, 정보를 공유하고 배우는 과정이 좋았어요. 최근 오픈소스 하드웨어 시장이 성숙하면서 더 관심을 두게 됐죠.”

2016년에는 에드워드 스노든과 아이폰용 보안장비를 만들며 개인정보 보호에 앞장서고 있다. ‘인트로스펙션 엔진‘이라고 불리는 이 하드웨어는 마치 휴대폰 케이스처럼 생겼는데, 아이폰에 장착하면 외부 휴대폰으로 송신되는 무선 신호를 감지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메타데이터가 함부로 유출되지 않도록 도와주고 불법 감청 등을 피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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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트로스펙션 엔진 예시. (출처: 앤드류 후앙 블로그)

앤드류 후앙의 프로젝트는 서로 달라보이지만 실제로는 하나의 이유에서 시작했다고 한다. 사람들을 돕기 위해서다.

“어렸을 때 꿈은 항상 나만의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이었어요. 기술을 배우고 나니 실제로 내 프로젝트를 진행할 있는 실력을 갖추게 되더군요. 그 다음에는 ‘왜 내가 이 일을 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이 생겼어요. 고민해서 나온 답은 결국 누군가를 돕고 싶어서였어요. 해킹할 권리, 데이터에 접근할 권리, 감시로부터 저항할 권리 등에 관심을 가지게 됐습니다.”

그가 최근 시작한 ‘치비트로닉스‘도 같은 맥락에서다. 치비트로닉스는 어린이 코딩 교육을 위해 만든 일종의 전자 회로 부품이다. 회로는 종이 스티커로 만들어, 쉽고 값싸게 이용할 수 있다.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제품 생산에 들어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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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비트로닉스 예시.(사진 : 공식 홈페이지)

치비트로닉스 데모 영상

“기술은 사람이 만드는 것이지, 신이나 마법의 결과가 아니에요. 하지만 요즘처럼 기술이 폐쇄적인 세상에서는 기술을 만든 사람은 신, 그것을 생산하는 기업은 마치 교회처럼 돼 버릴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만약 일상 생활에서 스마트폰과 인터넷을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프로그래밍 혹은 기술 구조를 알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런 의미에서 치비트로닉스는 다양한 여성, 어린이들이 기술을 함께 배울 수 있도록 도와주죠.”

“자신이 믿는 가치를 찾아보자”

앤드류 후앙처럼 기술을 다루는 사람이 사회운동을 하는건 흔치 않은 일이다. 프로그래머, 엔지니어가 보다 다양한 사회운동을 하려면 무엇부터 먼저 해야 할까? 앤드류 후앙은 “자신이 믿는 가치가 무엇인지부터 먼저 찾아야 한다”라고 “실제 기술을 만드는 것 말고도 단순히 문제를 지적하고 말하는 것만으로도 세상은 변화할 수 있다”라고 조언했다.

“기술 자체를 구현하는 것은 오히려 간단한 문제예요. 고객이 원하는 대로만 기술을 구축하면 되니 많은 질문이 필요없죠. 엔지니어로서 사회운동을 하기 위해서는 진짜 자신이 믿는 무엇인가에 대해 명료하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해요. 시간이 지나면 제 생각에 반대하는 사람이나 적이 생길 수 있어요. 하지만 나만의 방식으로 믿고 조금씩 주변 사람들에게 이야기하면 기회가 올 것입니다. 실력이 좋은 사람을 직접 섭외할 수도 있고요. 제 경우엔 전자프런티어재단(EFF)이나 에드워드 스노든에게서 직접 연락이 왔어요. 함께 일해보자고요. 내가 믿는 가치가 다시 나를 부르게 되는 셈이죠. 이런 일은 누구나 가능해요. 평범한 사람이거나 단 1명의 개인일지라도 누구나 세상을 바꿀 수 있는 힘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앤드류 후앙은 앞으로 치비트로닉스를 비롯한 NeTV, 인트로스펙션 엔진 개발에 계속 힘쓸 예정이다. 그는 인터뷰 마지막에 “기술은 중립적이고 결국에 어떤 사람이 만드느냐에 따라 그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라며 “더 많은 사람들이 기술에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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