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물류 둘 다 잡는 P2P 플랫폼 만들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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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들어올 때 노 저어라’란 말이 있다. 기회가 생겼을 때 확실히 잡고, 결정을 내려서 움직이라는 뜻이다. 하루에도 수많은 전자상거래 업체가 물이 들어오는 순간이나, 물이 들어올 순간을 기다린다. 노 저을 준비만 하면서.

그런데, 막상 물이 들어왔을 때 노 젓지 못해 속만 타는 일이 생긴다. 팔 물건이 있고, 팔릴 물건이 있고, 팔면 돈으로 바꿀 수 있지만, 순간적으로 자금 흐름이 원활하지 못해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한다.

물건이 너무 잘 팔려서 물건을 더 사고 싶지만 판매 대금이 들어오지 않아 더는 물건을 사지 못할 때. 물건이 잘 팔려 높은 매출을 올렸지만, 아직 결제 대금은 받지 못했을 때다. 인건비와 마케팅 자금 등 사업 확장을 위해 자금이 필요하지만, 이미 은행 대출이 있어 추가 대출은 엄두도 못 내는 상황 등도 있다. 이처럼 수많은 전자상거래 업체가 물때를 잘 올라타지 못해 안타까워한다.

“전자상거래 업체가 가진 물건, 동산을 담보로 사업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도와주는 서비스를 제공하면 어떨까 생각했습니다. 은행이나 저축은행 등에서 신용을 이용해 돈을 빌리는 건 한계가 있거든요. 물건의 가치를 인정하고 돈을 빌려주는 과정을 P2P 플랫폼으로 만들어서 은행 등에서 소외된 사람을 대상으로 물류와 금융을 동시에 일으키려고 합니다.”

장보영 위킵 대표는 전자상거래 업체가 물 들어올 때 노 저을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이를 돕는 서비스를 만들었다. P2P 중계 플랫폼과 물류 유통 서비스를 통해 ‘스마트 물류 핀테크’라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했다.

장보영 위킵 대표

장보영 위킵 대표

동산 기반 P2P 금융·물류 서비스

위킵은 동산으로 기반으로 P2P 금융 서비스를 제공한다. 대출자는 자신이 판매할 물건을 담보로 잡아 자금을 조달한다. 투자자는 대출자가 맡긴 담보물을 바탕으로 투자한다. 일종의 P2P 전당포인 셈이다.

“전당포 시장 규모가 2014년 기준 1300곳에 이를 정도로 급성장하고 있습니다. 활성화되는 시장으로, 물건 가치를 인정해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전당포’란 단어 그 자체가 가진 이미지가 상당히 부정적이지요. 전당포는 27.9%로 이자율도 높습니다. 감정 수수료도 받고요. 과정 자체는 상당히 편리한 서비스인데, 불편하고 어렵지요. 이를 P2P로 연결해서 합리적인 플랫폼으로 운영해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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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킵은 단순히 물건을 담보 잡아 대출 자금을 빌려주는 데서 그치지 않고, 한발 더 나아갔다. 담보 잡은 물건을 보관하고 포장, 배송 등 물류 부문까지 맡아 서비스한다. 시중 다른 동산 담보 P2P가 담보물로 설정한 물건을 무조건 창고에 보관하고, 대출금 상황이 이뤄지기 전까지 물건을 처분하지 않았던 것과 비교되는 부문이다.

“자금을 융통하기 위해 담보물을 맡기고 돈을 빌리는데, 정작 돈이 되는 담보물을 판매하지 못하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당장 안 팔릴 만한 물건을 담보로 잡고 물건을 파는 구조도 불합리하다고 생각했고요. 자신이 판매하는 물건에 자신이 있으면, 그 판매할 물품을 담보물로 잡아, 판매하면서 대출금을 상환하는 구조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즉, 사업자가 위킵을 통해 돈을 빌리려면 우선 자신이 판매하는 물건, 동산이 무엇인지 설명해야 한다. 위킵은 이런 동산을 감정해 대출 가능한 금액과 이자를 정한다. 그리고 위킵 플랫폼을 통해 투자자를 모집한다. 대출자는 동시에 담보로 설정한 물품을 위킵이 운영하는 물류센터에 보관한다.

위킵은 대출자가 맡긴 담보물을 별도의 물류관리 프로그램을 통해 보관한다. 투자가 완료돼 필요한 자금이 모이면, 동산을 보관한 고객(대출자)은 투자금을 필요자금으로 활용한다. 그리고 대출금 상환을 위해 위킵에 맡긴 동산을 온라인 마켓을 통해 판매한다. 거래가 이뤄지고, 주문 등이 들어오면 위킵 물류센터에서 구매자에게 직접 배송한다. 물품 판매가 이뤄진 후 들어오는 판매 대금은 위킵이 받아 투자자에게 직접 상환한다.

이런 구조 덕분에 위킵은 단순히 투자자와 대출자를 연결짓는 상품 중계 수수료 수익뿐 아니라, 담보물을 관리하기 위해 운영하는 물류관리 프로그램을 통해 이익을 얻는다.

“투자자는 보관한 물건에 투자하기 때문에 비교적 안전하게 수익을 올릴 수 있고, 판매대금 상황을 통해 부도 발생률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저희는 중간에서 플랫폼 사업자 역할을 하는 셈이지요. 기존에 신용대출과 부동산 대출에 집중된 P2P 수익구조 다변화를 통해 사업 안정화를 꾀하고, 다량의 물건을 처분할 때 발생하는 부담을 줄일 수 있습니다.”

장보영 대표는 대출자가 맡긴 동산, 물건에 대한 가치를 측정하기 위해 빅데이터를 이용해 시세 정보를 조회한다고 설명했다. 세종대학교 빅데이터 산업진흥센터와 공동으로 개발한 프로그램을 바탕으로 자체적으로 물건 시세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바탕으로 동산 담보 대출금액을 설정한다.

위킵은 웹문서 수집 등 다양한 크롤링을 통해 물건 시세 가격에 필요한 데이터를 추출하고, 이를 필터링 처리한 다음 시세 정보를 추측한다. 제품 판매 가격, 시장이 바라보는 가격, 제품 자체 평가, 사람이 직접 보고 느낀 평가 등 다양한 요소를 통해 담보물 가치를 파악한다. 위킵은 현재 베타서비스 기간으로, 오는 4월 정식으로 서비스를 운영할 계획이다.

“전자상거래 기업이 온라인으로 물건을 판매할 때 필요로 하는 금융 서비스, 물류 서비스를 통합 지원하는 업체가 되려고 합니다. 지금은 일부 기능만 지원하지만, 향후 서비스 고도화를 통해 종합 전자상거래 서비스 제공업체가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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