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기다렸다 아이폰 산다?…아이폰 사용자가 본 ‘갤럭시S8’

2017.04.03

“충분히 매력적인 구매 요인이 부족하다.” 소문난 애플 예측가 밍치궈 홍콩 KGI증권 연구원은 ‘갤럭시S8’에 대해 어두운 전망을 한 바 있다. 갤럭시S8이 공개된 후 밍치궈가 점친 미래는 현재와 멀어져가고 있다.

삼성전자가 지난 3월29일(현지시간) ‘갤럭시S8’과 ‘갤럭시S8 플러스’를 공개한 후 국내외 언론은 찬사를 보냈다. <더버지>는 “쥐어본 것 중 가장 훌륭하다”라며 갤럭시S8을 치켜세웠다. 하지만 여전히 ‘기다렸다가 아이폰 산다’라는 말은 유령처럼 댓글창을 떠돈다. 아이폰 사용자 시선에서 지극히 주관적으로 갤럭시S8의 매력포인트를 살펴봤다. 우리는 여전히 아이폰을 기다려야 하는가.

크고 아름다운 ‘인피니티 디스플레이’

크고 아름다웠다. 갤럭시S8을 본 첫인상이다. 나는 지금 ‘아이폰6S’를 쓰고 있다. 이전엔 ‘갤럭시S3’를 3년 넘게 마르고 닳도록 썼다. 두 기기의 화면 크기는 각각 4.7인치와 4.8인치로 비슷하다. ‘아이폰7’ 역시 4.7인치 화면이다. 안드로이드 진영에서 아이폰으로 갈아탄 이유는 화면 크기에 있었다. 한 손 조작이 쉬운 최대치의 화면 크기라고 생각했다. 다른 무엇보다 대형 화면의 스마트폰은 무식하게 커 보였다. 한마디로, 못생겼다. 시력을 포기하면서까지 4.7인치대의 화면을 고집한 이유다.

달랐다. ‘인피니티 디스플레이’라 불리는 베젤을 최소화한 화면은 크지만 아름다웠다. 마찬가지로 베젤 최소화를 이룬 LG ‘G6’와도 느낌이 달랐다. G6가 심플하고 단단한 느낌이라면, 갤럭시S8은 우아했다. 5.8인치의 대형 화면을 탑재했지만 기기 전면을 화면으로 감싸면서 본체 크기를 줄였다. 갤럭시S8 플러스 화면은 6.2인치이다. 곡선으로 측면까지 이어진 화면은 기기와 화면의 경계를 허물고 몰입감을 높였다. 본체의 크기는 억제하면서도 화면에 대한 몰입을 최대화한 모습이다.

s8_4

'인피니티 디스플레이'는 몰입감을 증대한다.

‘인피니티 디스플레이’는 몰입감을 증대한다.

인피니티 디스플레이는 2960×1440 해상도, 570ppi(플러스 모델은 529ppi)의 화소밀도와 만나 몰입감을 배가한다. 16대9에서 18.5대9로 바뀐 화면 비율은 둔탁한 대형 화면에 날렵함을 찾아주었다. 더 넓게 화면을 활용할 수 있다. G6의 경우로 미뤄 짐작했을 때 앱 호환성 문제가 걸리지만, ‘진짜는 모두가 알아보는 법’이다. 갤럭시S8이 흥할 경우 이 화면 비율을 지원하는 앱은 자연스레 늘 것이다.

사라진 ‘홈버튼’과 밀려난 ‘지문인식’

크고 아름다운 화면에는 희생양이 필요했다. ‘홈버튼’은 우아함을 위한 첫 번째 제물이었다. 갤럭시 시리즈의 정체성을 구축해 온 둥근 직사각형 모양의 물리 버튼이 사라졌다. 홈버튼은 ‘소프트 키’로 바뀌었다. 대신 압력 감지 센서와 햅틱엔진이 마치 버튼을 누르는 듯한 착각을 준다. 아이폰7 시리즈의 ‘포스터치’와 유사한 작동방식이다. 하지만 아이폰7은 홈버튼을 시각적으로 남겨뒀다는 데서 차이가 있다. 아이폰 시리즈에서 홈버튼이 갖는 의미는 그만큼 크다. 차기작에서 홈버튼이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예측이 있다. ‘베젤리스’ 화면 추세를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일 수 있지만, ‘밀어서 잠금’이 사라지는 것 이상의 쓸쓸함이 찾아올 듯하다.

홈버튼의 단짝, 지문인식 센서는 뒤켠으로 밀려났다. 본체 뒷면의 카메라 렌즈 오른쪽에 자리 잡았다. 위치가 애매해졌다. LG의 G시리즈 역시 기기 뒤에 지문인식 센서가 있지만, 오랫동안 후면 버튼의 사용성을 개선해왔고 검지가 닿기 쉬운 지점에 있다. 갤럭시S8 플러스의 경우 지문 센서를 누르기 더 애매하다. 카메라 렌즈 바로 옆에 있으므로 렌즈가 오염될 가능성도 있다. 지문인식 센서의 위치에 대한 판단은 오랫동안 사용해봐야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

사라진 '홈버튼'

사라진 ‘홈버튼’

지문인식 센서는 카메라 렌즈 오른쪽으로 옮겼다.

지문인식 센서는 카메라 렌즈 오른쪽으로 옮겼다.

살아남은 3.5파이 이어폰 단자

반면 3.5파이 이어폰 단자는 살아남았다. 애플이 아이폰7에서 3.5파이 이어폰 단자를 제거한 이후 이러한 추세가 업계 전체로 확산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그렇지 않았다. 작고 깜찍한 구멍은 갤럭시S8에서도 생존을 신고했다. <더버지>는 “이어폰 구멍을 살려놓는 삼성 같은 회사에 감사하다”라고 전했다. 이어폰 단자 문제는 아이폰6S 사용자로서 아이폰7이 부럽지 않은 이유 중 하나다. 아이폰 차기작에서 3.5파이 이어폰 단자가 기적적으로 부활하지 않는다면 갤럭시S8을 구매할 요인으로 충분하다.

삼성전자는 무선 지원에도 충실하다. 갤럭시S8에는 ‘블루투스 5.0’이 최초로 적용됐다. 기존의 ‘블루투스 4.2’보다 데이터 전송 범위가 4배, 전송 속도도 2배 향상됐다고 한다. 연결성이 강화돼 통화와 음악 품질도 좋아졌다. 배터리 소모도 줄어들었다. 2개의 블루투스 이어폰을 동시에 재생하는 것도 기술적으로 가능하다. 아이폰7은 과감하게 3.5파이 이어폰 단자를 제거했지만, 블루투스 끊김 문제가 발생해 논란이 됐다.

3.5파이 이어폰 단자는 살아남았다.

3.5파이 이어폰 단자는 살아남았다.

‘시리’ VS ‘빅스비’

갤럭시S8에는 인공지능(AI) 비서 ‘빅스비‘가 처음으로 적용됐다. 빅스비 개발을 총괄한 이인종 삼성전자 부사장은 자연스럽고 직관적인 사용자 인터페이스(UI)를 위해 AI, 딥러닝을 도입한 결과가 빅스비라고 설명했다. 사람들이 기기의 복잡한 기능과 사용 방식을 배우는 게 아니라, 기기가 사람들의 소통 방식을 이해하도록 만들어 사용성을 개선하겠다는 얘기다. 빅스비는 음성·터치·텍스트·이미지 등 다양한 입력 방식을 통해 정보를 받아들이고, 이를 바탕으로 스마트폰을 직관적이고 원활하게 사용하도록 해준다. 예를 들어 음성 명령으로 스마트폰 속 갤러리에서 원하는 사진을 찾아→터치 동작으로 선택한 후→다시 음성 명령으로 연락처에 저장된 특정인에게 그 사진을 보내도록 할 수 있다.

빅스비는 음성·터치 등 다양한 입력 방식으로 사용자가 보낸 정보를 받아들인다.

빅스비는 음성·터치 등 다양한 입력 방식으로 사용자가 보낸 정보를 받아들인다.

빅스비가 애플의 ‘시리’나 ‘구글 어시스턴트’, 아마존 ‘알렉사’ 같은 기존 AI 음성인식 비서와 차별되는 지점도 이 부분이다. 삼성전자는 빅스비를 검색이나 대화에 초점이 맞춰진 기존 ‘음성 기반 비서’ 서비스가 아니라 스마트폰과 사용자 간 소통을 가능케 하는 ‘새로운 인터페이스’로 발전시켜갈 계획이다. 하지만 아직 빅스비는 활용 범위가 제한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더버지>는 “지금 당장은 빅스비가 삼성이 목표로 한 것보다 작은 서비스를 제공한다”라며 “10개 남짓의 앱 혹은 삼성 자체 앱에 한해 작동한다”라고 전했다. 아직은 업데이트를 더 기다려봐야 한다는 말이다.

무엇보다 사용자가 빅스비에 대한 효용성을 느끼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음성인식 서비스가 확대되는 추세지만 아직은 잠자고 있는 비서들이 많다. 시리를 날씨 검색 용도 외에 크게 사용하지 않는 이유는 만족스러운 경험을 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에서 반쪽짜리인 시리는 제대로 활용하기도 힘들다. 새롭고 낯선 서비스 환경에 적응하기란 쉽지 않다. 음성인식에 기반을 둔 인터페이스가 성공하려면 기존 인터페이스 환경보다 만족스러운 경험을 사용자에게 줘야 한다.

폭발하지 않는 배터리

갤럭시S8에 대한 최대 관심사는 단연 배터리다. ‘갤럭시노트7’ 발화 사건 이후 삼성전자는 브랜드 이미지에 큰 타격을 받았다. ‘기다렸다가 아이폰 사는’ 이유 중 하나다. 소비자의 신뢰를 어떻게 회복하느냐에 따라 삼성의 미래는 걷잡을 수 없이 달라질 수 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8단계의 배터리 안전성 점검’을 도입했다고 밝혔다. 갤럭시S8의 배터리 용량은 3000mAh로 ‘갤럭시S7’과 같다. 3600mAh였던 ‘갤럭시S7 엣지’와 비교하면 되레 줄었다. 갤럭시S8 플러스는 3500mAh다. 무리하게 배터리 용량을 늘리기보다 안정성을 추구한 것으로 보인다. 배터리 문제는 제품 출시 이후 본격적으로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터지지 않는 배터리는 갤럭시S8의 ‘킬링 포인트’다.

spirittiger@bloter.net

사랑과 정의의 이름으로 기술을 바라봅니다. 디바이스와 게임, 인공지능, 가상현실 등을 다룹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