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람객 몰린 전시회 출입구, 데이터 분석하면 원인이 보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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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대체 왜 다들 입구에만 몰려 있는 거지?’

지난 5년간 부모님 손에 이끌려 ‘서울리빙디자인페어’를 찾을 때마다 습관처럼 내뱉은 하소연이다. 들어가는 순간과 나가는 순간, 늘 숨 막힘을 겪었다. 주말은 더 했다. 전시를 보러온 것인지, 출퇴근 시간 지하철 9호선을 탄 것인지 헷갈릴 정도로 내 의지와 상관없이 인파에 밀려 전시장을 입구를 지났다. 인파를 뚫고 전시장 내부로 들어가는 건 일종의 미션이었다. 신기하게도 전시장 안쪽으로 깊이 들어갈수록 체증이 풀렸다. 왜 입구에만 늘 사람이 몰려있는지 항상 의문이었다.

이런 생각을 나만 한 것은 아닌가보다. 디자인하우스가 조이코퍼레이션과 함께 지난해부터 코엑스에서 개최한 ‘서울리빙디자인페어’ 전시 데이터를 분석해보니, 관람객 대부분이 전시장 출입구 초반에서 혼잡함을 경험했다.

조이코퍼레이션은 와이파이 센서를 이용해 관람객의 입장과 퇴장 패턴을 추정했다. 그 결과 전시장 홀A 일반 출입구를 통한 입장 비율이 절반 이상인 56.4%를 차지했으며, 홀B에 위치한 출구보다 홀A를 이용한 퇴장 패턴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홀A로 입장한 비율은 56.4%, 퇴장은 33.8%로 나타났다. 홀B 입장은 14.3%, 퇴장은 17.9%로 나타났다. 홀A VIP 출입구는 입장이 12.9%, 퇴장이 16.1%로 나타났다.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 대부분이 홀A 일반 출입구를 이용했다. 홀A 앞은 늘 사람이 몰려 혼잡할 수밖에 없었다. 홀B와 홀A VIP 출입구로 사람들이 나눠 출입한다면, 충분히 혼잡함을 해결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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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객 데이터 수집·분석·적용하기까지

“홀A 일반 입출구와 VIP 출입구 위치를 바꿈으로써 왼쪽 구역 관람객을 높이고 오른쪽 구역 혼잡도를 개선 효과를 기대해봅니다.”

지난해부터 ‘서울리빙디자인페어’ 전시장을 분석한 조이코퍼레이션 이철민 애널리스트와 권단비 애널리스트는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 편의를 위해선 관람객을 분산할 수 있는 가이드 동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조이코퍼레이션은 크게 이동정보, 매출정보, 프로필 정보를 수집해 빅데이터 기반 리테일 전략을 수립하는 것을 도와주는 곳이다. 이동정보로는 방문 이력, 재방문 여부, 체류 시간을, 매출정보로는 매출데이터, 객단가, 구매주기 등을 활용한다. 프로필 정보로는 사용자 등록 데이터와 인적 정보, 고객군 분류를 바탕으로 데이터를 분석한다.

(왼쪽부터) 조이코퍼레이션 이철민 애널리스트와 권단비 애널리스트

조이코퍼레이션 이철민 애널리스트(왼쪽)와 권단비 애널리스트

이번 서울리빙디자인페어에서는 와이파이 신호를 기반으로 유동인구, 방문객 수, 체류객 수, 체류 시간, 체류 공간 데이터를 분석했다. 와이파이 신호를 이용하면 앱 다운로드, 인터넷 접속 없이 휴대폰 무선 신호를 통해 체류 시간과 재방문을 측정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조이스퀘어’란 센서를 이용한다. 사용자 스마트폰 와이파이가 활성화됐다는 가정 아래 와이파이 신호를 잡고, 분석한다. 만약 지난해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이 올해 또 전시장을 찾는다면 같은 기기별 고유값 정보를 통해 재관람객으로 분류한다.

“KT의 와이파이 사용범위 조사 결과, 항상 와이파이를 켜두는 비율이 48.2%로, 수집한 표본으로 전체를 추정해 통계를 낼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휴대폰 무선신호만으로는 개인을 식별할 수 없으므로 개인정보 수집 위반에 해당하지 않고, 휴대전화 무선신호는 수집단계에서부터 256비트 비식별화 조치를 합니다.”

조이코퍼레이션은 전시회 안에 체류 시간이 5시간 이하인 관람객만 분석 대상으로 설정했다. 분석 대상에서 온종일 체류하는 직원을 제외하기 위해 시간을 설정했다. 데이터를 수집하는 위치에서 5초 이상 체류한 관람객을 분석 대상으로 했다. 물론 모든 관람객이 와이파이를 켜놓는 것은 아니다. 조이코퍼레이션은 이 점도 고려해서 추정치를 계산한다. 와이파이를 끈 고객도, 와이파이를 켜놓은 고객과 비슷한 행동을 보일 것이라 가정하고 분석한다.

그 결과 지난 3월8일부터 12일까지 열림 서울리빙디자인페어 기간 동안 안드로이드 휴대폰을 사용하는 관람객 24만명을 기준으로 분석했다. 2016년 행사와 비교하기 위해 유사한 위치에 총 12개 센서를 설치해서 체류 시간과 동선 등을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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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분석한 데이터는 크게 성과 측정 마케팅에 활용된다. 보통 전시장은 전시표가 얼마나 팔렸느냐 외에 지표로 수집할 수 있는 객관적 데이터가 부족하다. 사용자 데이터를 분석하면 혼잡도는 어느 정도인지, 특정 부스별 관람객 체류 시간은 얼마큼인지 등 부스별 영향력도 평가할 수 있다. 이런 정보는 전시장 전시 위치를 기업에 판매할 때 제시할 수 있는 주요 객관적 지표로도 활용할 수 있다.

이번에 시도한 건 재관람 데이터다. 2년 연속 분석 작업을 진행하면서 재관람객이 신규 관람객과 비교해서 어떤 전시 부스에 관심을 보이는지 추정할 수 있는 데이터를 쌓았다. 이 데이터를 만약 구매 데이터와 엮을 수 있다면,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 대상으로 어떻게 구매 마케팅을 펼쳐야 할지 파악할 수 있다.

그 뿐 아니다. 각 관람시간 그룹 별 이동 동선 차이를 바탕으로 체류시간을 높일 수 있는 동선 유도를 계획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관람객 전시 관람 경험을 높일 수 있다.

“기존에는 매출을 기반으로 전략을 세웠습니다. 매출데이터, 객단가, 구매주기, 고객관계관리(CRM) 데이터, 인적정보, 고객군 분류를 활용했지요. 여기에 사용자 이동정보라는 빅데이터를 더하면 좀 더 정밀한 리테일 전략을 세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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