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써보니] 생활에 스며든다, ‘LG 워치 스타일’

2017.04.16

시계는 습관이다. 습관처럼 길들지 않으면 손목 위에서 겉돌 뿐이다. 시계를 차고도 스마트폰으로 시간을 확인하는 일이 자주 벌어진다. 시계는 이제 보조적 수단에 지나지 않는다. 시계가 스마트폰의 기능성을 앞서지 않는 이상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스마트워치는 이점을 간과했다. 스마트폰을 내버려 두고 1인치대의 좁은 화면으로 어설프게 스마트폰 기능을 좇는 스마트워치를 굳이 쓸 필요가 있을까.

이점에서 ‘LG 워치 스타일’의 방향성은 확고하다. 손목 위 스마트폰이 되려 하지 않고, 철저히 ‘보조 수단’에 머문다. NFC, GPS, LTE, 심박센서가 빠진 대신 가격을 낮추고 가볍게 쓸 수 있는 웨어러블 기기를 지향한다. 스마트폰과 연동을 통해 캘린더 일정과 각종 앱들의 알림을 알려주고 피트니스 앱을 통해 걷기, 달리기, 푸시업 등 각종 운동을 돕는다. 간단히 날씨를 확인하고 스마트폰을 통해 재생되는 음악을 제어할 수도 있다.

보조적 기능에 충실한 'LG 워치 스타일'

보조적 기능에 충실한 ‘LG 워치 스타일’

남녀 모두에게 무난한 ‘스타일’

LG 워치 스타일은 눈에 튀지 않는다. LG전자 측은 워치 스타일에 대해 “스마트한 패션 아이템으로서의 활용도를 높였다”라고 설명하며 얇고 세련된 디자인을 강조한다. 하지만 실물은 스타일이라고 이름 붙인 것과 달리 꽤 얌전하고 무난한 모습이다. LG 워치 스타일은 티타늄, 로즈골드 2가지 색상으로 출시됐는데 이 중 티타늄 색상은 무난함의 끝판왕이다.

동시에 출시된 ‘LG 워치 스포츠’와 비교해 여성 사용자를 타깃층으로 삼은 것처럼 홍보됐지만, 실제로 착용해 본 결과 남녀 모두에게 무난하게 어울렸다. 전체적으로 얇고 가벼운 디자인은 크고 묵직한 느낌의 시계를 좋아하는 남성에게는 다소 아쉬움으로 남을 수 있다. 밴드는 천연가죽 소재로 돼 있어 편안한 착용감을 준다. 다만 가죽 소재인 만큼 구겨짐을 피할 수 없어 보인다. 밴드는 탈부착 방식으로 돼 있어 쉽고 간편하게 갈아 끼울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이다.

여자가 찼을 때의 모습

남녀 모두 무난하게 어울리는 모습이다.

남녀 모두 무난하게 어울리는 모습이다. (위 사진: 여자, 아래 사진: 남자)

과거 스마트워치와 비교하면 LG 워치 스타일은 제법 시계다워진 모습이다. 최근 스마트워치의 트렌드로 자리 잡은 원형 디스플레이를 채택한 덕에 시계와 거리가 멀었던 네모나고 투박한 느낌은 많이 줄었다. 화면을 좌우로 밀면 시계판(워치페이스)의 색상과 숫자판 등을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다. 기본으로 제공되는 시계판 외에도 앱 다운로드를 통해 다양한 모습을 설정할 수 있다. 시계판을 잘 고르면 제법 그럴싸한 느낌이 난다. 적어도 ‘나 스마트워치 쓴다’라고 동네방네 외치고 다니던 과거의 조악한 모습은 이제 없다.

삼성전자 기어2 네오(2014년 발매)와 비교한 모습

삼성전자 기어2 네오(2014년 발매)와 비교한 모습

남녀 패션 시계와 비교했을 때도 크게 뒤지지 않는다.

남녀 패션 시계와 비교했을 때도 크게 뒤지지 않는다.

편리해진 안드로이드웨어2.0

LG 워치 스타일은 ‘안드로이드웨어2.0’을 탑재하고 있다. UI는 별도 커스터마이징 없이 안드로이드웨어2.0의 기본 인터페이스를 따른다. 데이비드 싱글턴 구글 안드로이드 엔지니어링 담당 부사장은 “안드로이드웨어2.0은 더욱 편리해진 시계 화면과 문자 입력 방식 등 빠르고 혁신적인 웨어러블 경험을 제공하는 데 중점을 뒀다”라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시계 화면에 자주 사용하는 기능을 위젯으로 배치하는 ‘컴플리케이션’ 기능은 제법 편리하다. 스케줄, 날씨, 배터리 시간, 피트니스 등의 위젯을 최대 8개까지 배치해 한눈에 여러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워치 페이스' 변경과 컴플리케이션 기능(사진: LG전자 홈페이지)

‘워치 페이스’ 변경과 컴플리케이션 기능(사진: LG전자 홈페이지)

용두 모양의 회전식 측면 버튼은 시계의 느낌을 살려주면서 간편한 조작을 돕는다. 버튼을 한 번 누르면 바로 앱 화면으로 넘어가는데 스크롤·휠 방식으로 앱을 쉽게 찾을 수 있다. 탭, 슬라이드 등 터치 조작을 최소화한 셈이다. 또 버튼을 길게 누르면 인공지능 비서 ‘구글 어시스턴트’가 실행된다. 음성으로 날씨 확인, 음악 재생 등 명령을 내릴 수 있지만 구글 어시스턴트가 한국어 지원을 하지 않는 만큼 완벽히 활용하기는 힘들다.

안드로이드웨어2.0은 건강, 피트니스 기능이 강화됐다. 기본으로 탑재된 구글 피트니스 앱을 통해 걷기, 달리기, 자전거 활동을 기록할 수 있고 푸시업, 윗몸 일으키기, 스쿼트 등도 카운팅할 수 있다. 자이로센서와 가속도 센서를 통해 움직임을 감지하고 운동 내용을 기록하는 방식이다. 일일 단위 운동 목표를 설정할 수도 있다. LG 워치 스타일은 GPS가 빠졌기 때문에 트래킹 기능을 사용할 수 없는 점이 아쉽다. GPS가 탑재된 안드로이드웨어2.0과 달리 자전거 활동 경로 등을 기록할 수 없다.

구글 피트니스 앱의 일일 단위 목표 설정 기능

구글 피트니스 앱의 일일 단위 목표 설정 기능

구글 피트니스 앱의 다양한 기능

구글 피트니스 앱의 다양한 기능

조금은 아쉬운 아이폰 연동

안드로이드웨어2.0은 적과 동침을 택했다. 아이폰, 아이패드 등 iOS 기기도 지원한다. 블루투스 연결을 통해 아이폰에 설치된 모든 앱의 알림 기능이 LG 워치 스타일로 연동된다. 카톡이 오면 거의 동시에 LG 워치 스타일에도 알림이 뜨며 메시지 내용도 보여준다. 즐겨보는 웹툰도 알림을 설정해 바로바로 볼 수 있다. 스크롤을 아래로 내려 이전의 알림도 확인할 수 있다. 안드로이드웨어용 앱을 따로 내려받아 독자적으로 사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다만 아쉬운 부분은 연동의 수준이 안드로이드 OS와 연결했을 때에 비해 다소 떨어진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카톡을 받았을 때 안드로이드 기기의 경우 카톡 알림을 누르면 이전의 대화 내용까지 어느 정도 볼 수 있다. 답장을 보내는 것도 가능하다. 하지만 아이폰과 연동했을 때는 그때그때 메시지만 확인할 수 있다. 또 안드로이드 기기에서는 스마트폰을 통해서 스마트워치에 앱을 설치할 수 있지만, iOS 기기에서는 워치에서만 다운받을 수 있다.

안드로이드 기기와 연동했을 때 카톡 화면

안드로이드 기기와 연동했을 때 카톡 화면

iOS 기기와 연동했을 때 카톡 화면, 이전 대화를 볼 수 없다.

iOS 기기와 연동했을 때 카톡 화면, 이전 대화를 볼 수 없다.

네이버 웹툰 '덴마'(작가 양영순)은 알림 설정이 필수적이다.

네이버 웹툰 ‘덴마'(작가 양영순)은 알림 설정이 필수적이다.

습관이 될 수 있을까?

LG 워치 스타일은 독자적인 기능보다 스마트폰과 연결됐을 때 빛을 발한다. 스마트폰을 대체하려 하기보단 스마트폰을 보조하는 역할에 충실하다. 대부분 기능을 스마트폰에서도 쓸 수 있기 때문에 필수품은 아니지만 특정한 상황에서는 편리한 사용성을 보여준다. 출퇴근길 만원 지하철에서 인파를 비집고 좀비처럼 휴대폰을 꺼내들지 않아도 카톡이나 메일을 확인하고 음악을 조작할 수 있다. LG 워치 스타일은 있는 듯 없는 듯 조용히 존재감을 드러낸다.

스마트워치의 관건은 기존 시계가 가진 사용성을 따라잡는 것이다. 손목에서 시계를 빼고 스마트워치를 채우려면 패션 기능과 항시적 시간 확인 기능을 따라잡아야 한다. 전자의 경우 앞서 언급했듯이 눈에 튀지 않는 깔끔함을 보인다. 후자는 배터리가 중요하다. LG 워치 스타일의 배터리 용량은 240mAh로 사양만 보면 연속사용시간 40시간(AOD On)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표기됐다. 실제 사용 시간은 사용 환경에 따라 다르겠지만 실제로 써보니 하루 정도는 무난히 사용할 수 있었다.

'LG 워치 스타일'은 무선 충전 기능을 지원한다.

‘LG 워치 스타일’은 무선 충전 기능을 지원한다.

깔끔하고 무난한 스타일을 자랑하는 'LG 워치 스타일', 햇빛 바로 아래에서의 시인성도 나쁘지 않은 수준이다.

깔끔하고 무난한 스타일을 자랑하는 ‘LG 워치 스타일’, 햇빛 바로 아래에서의 시인성도 나쁘지 않은 수준이다.

웨어러블 기기가 생활 습관이 되려면 무엇보다 효용성을 느끼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새롭고 낯선 서비스와 기기 환경에 적응하기란 쉽지 않다. 웨어러블 기기가 높은 잠재력과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아직 대중화되지 못한 이유는 만족스러운 경험을 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스마트워치가 생활 속에 스며들려면 기존 환경보다 만족스러운 경험을 사용자에게 줘야 한다. 그런 점에서 ‘보조’ 기능에 충실한 LG 워치 스타일은 방향성을 잘 잡았다고 볼 수 있다.

spirittiger@bloter.net

사랑과 정의의 이름으로 기술을 바라봅니다. 디바이스와 게임, 인공지능, 가상현실 등을 다룹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