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DRX 기술을 적용했을 때와 적용하지 않았을 때 차이. C-DRX를 적용했을 때 배터리 소모를 아낄 수 있다. <출처: KT>

스마트폰으로 할 수 있는 일이 늘어났다. 처음엔 전화를 걸고,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모바일 웹 서핑을 하는 게 대부분이었다. 이젠 게임도 즐기고, 동영상도 시청하고, 결제도 스마트폰이 맡는다.

스마트폰으로 할 수 있는 일이 늘어난만큼, 배터리가 부족하다고 느끼는 사용자도 늘어났다. 특히 일체형 배터리를 탑재한 스마트폰이 늘어나면서, 보조배터리나 충전기를 들고 다니는 모습을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이런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국내 이동통신사가 나섰다. 제조업체가 고민하고 있는 문제를 이동통신 서비스로 해결하겠다고 한다. ‘C-DRX(Connected Mode Discontinuous Reception)’ 기술 얘기다.

| KT고객이라면, 갤럭시S8으로 C-DRX 환경에서 이용시간이 최대 45%, 갤럭시S7엣지로는 최대 43%까지 늘어난다. <출처: KT>

노트북 잠자기 모드, 스마트폰 속으로

노트북을 떠올려보자. 노트북을 켜고 한창 작업을 할 땐, 사용자가 일부러 전원 버튼을 누르지 않는 이상 노트북은 저절로 꺼지지 않는다. 그러나 잠시 노트북을 켠 채 사용하지 않고 있으면, 일부 노트북은 사용자 설정에 따라 절전 모드로 진입하거나 잠자기 모드에 들어간다. 이 경우 사용자가 다시 노트북을 조작하기전까지, 전원이 완전히 꺼지지는 않은 채 잠시 작동을 멈춘다.

자동차도 마찬가지다. 주행 중일 때와 달리, 신호대기로 인해 정차돼 있을 때를 떠올려보자. 자동차는 정차시 엔진 구동을 멈추고 불필요한 연료 소모를 줄인다.

C-DRX 기술은 일종의 노트북 절전 모드나 잠자기 모드, 자동차 정차 모드와 비슷하다. 데이터에 연결된 스마트폰의 통신 기능을 주기적으로 저전력 모드로 전환시켜 배터리 사용량을 줄여준다. 배터리를 가장 많이 잡아먹는 데이터 사용 시간에 자동으로 전력 사용을 최소화해 배터리 사용량을 줄인다.

| 배터리 절감기술인 C-DRX 모드에서 동영상을 재생했을 때 남은 스마트폰 배터리(왼쪽)와 미적용 했을 때 상태. C-DRX 환경에서 더 오래 배터리를 아끼며 동영상을 재생할 수 있다. <출처: 블로터>

기존에는 스마트폰에서 데이터를 이용할 때 스마트폰 모뎀과 기지국간 통신이 끊김 없이 지속됐다. 그러다보니 전력 사용량도 많았고, 배터리도 금방 닳았다.

C-DRX는 이동통신사 기지국과 사용자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에서 패킷 송·수신이 없으면 이 송·수신 기능을 일시적으로 꺼서 배터리 소모를 줄인다. 이 과정에서 이동통신사는 RRC(Radio Resource Controller, 무선자원관리) 프로토콜로 모바일 기기 단말기 식별을 위한 PDCCH(Physical Downlink Control Channel, 다운링크 제어 채널)를 모니터링하고 제어하는 식으로 배터리 소모 방지를 돕는다.

2008년 기술, 왜 2017년에야 도입 가능해졌나

C-DRX는 글로벌 LTE 표준 기관인 3GPP에서 제정한 표준기술로, 2008년부터 도입됐다.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LTE 논의가 이뤄진 2009년보다 1년 더 빠른 시점이다. 그러나 당시 국내 이동통신사는 통신 품질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유로 쉽사리 도입하지 못했다.

C-DRX 기술을 도입하려면 기지국 장비마다 최적화하는 작업을 거쳐야 한다. 국내 이동통신사는 노키아, 삼성전자, 에릭슨, 화웨이 등 다양한 제조사업체의 기지국 장비를 이용한다. 이 장비 제조사별로 C-DRX를 고도화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기지국과 기지국 간 소통하는 ‘핸드오버’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모바일 기기 제조업체와 협의하는 과정도 필요하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채 C-DRX 기술을 도입하면, 전화 통화가 수시로 끊기거나 데이터 통신이 중단돼 메세지 송·수신이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

지난 4월 국내에서는 KT가 2년간 연구와 테스트를 거쳐 전국 LTE 상용망에 배터리 절감 기술을 적용했다.

| 2017년 4월, KT는 LTE 통신망에 C-DRX 기술을 적용했다. <출처: KT>

최대 45%까지 배터리 사용량 절약

C-DRX를 이용하면, 통신망에서 데이터를 주고받다가 불필요한 상황에서 망 접속을 최적화해 배터리 사용량을 늘릴 수 있다. 같은 배터리 환경에서도 더 오랫동안 스마트폰을 이용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 배터리 절감 기술 실험 영상<출처: KT>

이 기술이 적용되면 최대 45%까지 배터리를 줄일 수 있다. ‘갤럭시S8’을 기준으로 따지면 배터리 이용시간이 4시간30분 정도 늘어난다. KT가 ‘갤럭시S7 엣지’로 C-DRX 기술을 사용했을 때와 그렇지 않을 때를 비교한 결과 발표에 따르면, C-DRX 모드에서 최대 16시간24분, 최소 15시간54분을 사용할 수 있다. C-DRX를 적용하지 않은 상태에선 최대 12시간36분, 최소 11시간26분 동안 사용할 수 있었다.

| C-DRX 기술을 적용했을 때 스마트폰 이용 시간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실험해봤다. <출처: KT>

즉, C-DRX는 배터리 소모를 줄여 더 오래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 있게 도와준다. 유튜브와 같은 스트리밍 영상을 같은 배터리 환경에서 최대 4시간 더 오래 볼 수 있다. 사용하지 않을 때 엔진이 구동되지 않는 자동차처럼, 데이터가 오가지 않을 때는 절전 모드로 활동을 최소화해 배터리 사용량을 줄인다. 그만큼 배터리 소모로 인한 발열도 자연스럽게 줄어든다.

| C-DRX는 일종의 배터리 최적화 기술이다. 이 기술을 적용하면 배터리 소모를 줄일 수 있다. <출처: SK텔레콤 블로그>

국내 이통사도 2017년 들어 앞다퉈 도입

KT는 지난 4월1일 국내 최초로 전국 LTE 상용망에 배터리 절감 기술을 적용했다. KT LTE 서비스 이용자라면 별도의 스마트폰 업그레이드 과정 없이 C-DRX 혜택을 볼 수 있다.

| 지난 4월, KT는 국내 최초로 C-DRX 기술을 전국으로 상용화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출처: KT>

SK텔레콤은 지난 2016년 5월 수도권과 충청권을 시작으로, 올해 4월 전국에 C-DRX를 상용화했다. ‘갤럭시S8’, LG ‘G6’, ‘아이폰7’ 등 2011년 10월 이후 SK텔레콤에서 출시한 대부분의 LTE폰이 별도 설정 없이 즉시 C-DRX 기술을 사용할 수 있다.

LG유플러스 역시 자사 LTE망에 C-DRX 기술을 적용해 서비스 중이다. 2013년 기술을 개발해 올해 4월 LTE망에 적용했다. 유플러스 사용자 중 LTE를 지원하는 스마트폰 사용자라면 누구나 배터리 절감 효과를 누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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