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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끈하다, 앤디 루빈표 스마트폰

2017.05.31

앤디 루빈이 만든 스마트폰 ‘PH-1’이 공개됐다. 벌써부터 해외 반응이 뜨겁다. PH-1은 삼성전자와 애플의 경쟁상대가 될 수 있을까? 일단 세련된 디자인에 깔끔한 스펙은 인상적이다. 최근 출시된 하이엔드 스마트폰 중에서도 특히 매력적이다. PH-1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자.

PH-1을 만든 기업은 에센셜이다. 생소한 이름이지만 해외에서는 꽤 주목받고 있다. 안드로이드OS를 만들어, 일명 ‘안드로이드의 아버지’라 불리는 앤디 루빈이 이끌고 있기 때문이다.

안드로이드 OS를 만든 앤디 루빈.

앤디 루빈은 애플 엔지니어 출신으로 데인저 및 안드로이드사의 공동창립자이자 전 CEO다. 안드로이드OS를 만들었다. 구글 모바일 부문 수석 부사장도 맡았지만 2015년 구글을 떠났다. 이후 앤디 루빈은 자신의 철학을 담은 신생 기업 에센셜을 창립했다. ‘필수적인, 본질적인(Essential)’이라는 뜻 그대로 기기의 본질에 충실하겠다는 포부를 담고 있다.

 

고스펙 바디로 하이엔드 시장 잡을 수 있을까

역시 대세는 베젤리스다. 5.7인치 2560×1312 QHD 풀디스플레이 화면으로 전면에 베젤을 거의 없앤 디자인이 세련된 느낌을 준다. 최근 출시된 제품들과 비교하자면 삼성전자의 주력 스마트폰 갤럭시S8의 화면 크기는 5.8인치고, LG전자의 G6는 5.7인치다.

4GB 메모리와 퀄컴 스냅드래곤 835 프로세서가 탑재됐다. 최신 사양이다. 운영체제는 안드로이드 OS다. 무게는 0.4파운드, 두께는 0.3인치다. 매우 얇다.

‘카툭튀’는 없다. 매끈한 디자인, 깔끔하다. 후면 카메라는 f/1.85, 13MP(메가픽셀)이 지원되고 전면 카메라는 f/2.20에 8MP 사진을 찍을 수 있다. 둘다 4K 영상 촬영이 가능하다. 듀얼 카메라 시스템은 전 세계에서 가장 얇은 수준이다. 기존 스마트폰 카메라보다 200%나 많은 빛을 감지할 수 있는 센서를 사용했기 때문에 저조도에서도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있다.  배터리는 3040mAh, 저장용량은 128GB.

주목받는 기능은 모듈 장치다. 기기 뒷면에 커넥터가 있어 에센셜의 360 카메라를 비롯한 악세사리를 자유롭게 연결할 수 있다.

PH-1은 티타늄과 세라믹 소재로 만들어졌다. 휴대폰은 대개 알루미늄 소재로 만들어진다. 티타늄은 알루미늄보다 내구성이 더 높다. 쉽게 긁히지도 않고, 움푹 패이거나 구부러지지도 않는 편이다. 에센셜은 PH-1를 콘크리트 바닥에 떨어뜨리는 낙하테스트 영상도 소개했다. 색상은 4가지. 블랙 문, 스텔라 그레이, 퓨어 화이트, 오션 뎁스다.

에센셜은 스마트 홈 장치 ‘에센셜 홈’도 만든다. ‘구글 홈’, ‘아마존 에코’ 같은 기기다. PH-1은 에센셜 홈과 연동되도록 설계됐다. 음악을 틀고 온라인으로 주문 및 결제를 하는 등 여러 가지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물론, 단점도 있다.

PH-1에서 가장 아쉬운 건 헤드폰 잭이 없다는 것이다. 아이폰7처럼 무선 헤드폰을 사용하거나 USB-C포트 이어폰을 사용해야 한다. 방수 기능도 지원되지 않는다. 신생 기업이기 때문에 수리 및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등사후지원이 언제까지 보장될지 알 수 없다는 것도 구매를 망설이게 하는 요인 중 하나.

사용자를 위한 디바이스 기업

이제 막 스마트폰을 발표했기 때문에 아직 단정짓기는 이르다. 다른 부분은 차치하더라도 에센셜이 내건 사용자 중심 마인드만큼은 사용자 입장에서 꽤 맘에 든다.

“우리는 당신이 갖고 싶지 않은 것을 당신에게 강요하지 않을 것입니다.”

에센셜은 사용자 중심적이다. 사용자의 선택과 상호운용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한다. 사용자가 매년 기기를 사야 하는, ‘노후화가 전제된 제품 출시 일정’을 보유하지 않을 생각이다. 오래 쓸 수 있는 기기를 만들겠다는 게 이들의 마인드다.

스마트폰을 새로 살 때마다 새 충전기 및 악세사리를 구입하는 게 일반적이다. 에센셜은 무선 데이터 전송 기능이 있는 자기 커넥터를 제공한다. 새로운 기기가 출시돼도 이전 기기를 쓸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다. 

로고가 없어 깔끔한 PH-1 뒷면 모습.

로고도 없다. 기업은 스마트폰을 만들고 사용자는 스마트폰을 구매한다. 사용자의 스마트폰은 당연히 사용자 소유다. 사용자가 굳이 ‘내 기기가 이 브랜드의 제품이다’라고 광고해줄 의무는 없다는 게 에센셜의 생각이다.

미리 설치된 각종 앱도 ‘일단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엔가젯>은 “앱 서랍에 숨어있는 ‘블로트웨어’가 없다고 확실하게 말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인공지능 스피커, 에센셜 홈에 대한 생각도 다른 기업들보다 훨씬 열려 있다. <리코드>에 따르면 앤디 루빈은 5월31일 코드 컨퍼런스에서 “자신의 가상 비서 소프트웨어를 자신의 기기에서만 허용하는 사람은 모두 실패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은 자신들만의 생태계를 구축하고자 하지만, 사용자는 다르다. 그때그때 마음에 드는, 좋은 기기를 살 수 있다. 기기마다 구동을 달리 해야 한다면 불편할 수밖에 없다. 때문에 다양성을 인정하는 게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것이다.

PH-1의 판매가는 699달러. 우리돈 78만원 정도다. 소형 360 카메라까지 구매하면 759달러. 에센셜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