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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해” 문자메시지 보내면 과실치사?

2017.06.20

말로 사람을 죽인다는 말이 현실이 됐다. 연인에게 자살을 권하는 문자 메시지를 보낸 행위에 과실치사죄 판결이 내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미국 매사추세츠 법원이 6월16일(현지시간) 2014년 남자친구 콘라드 로이에게 문자와 전화통화로 자살을 권한 미셸 카터에게 유죄 판결을 내렸다고 <와이어드>가 보도했다. 8월3일 선고에서 카터는 최고 20년형을 받을 수 있다.

콘라드 로이는 2014년 K마트 주차장에 주차된 트럭 안에서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사망한 채 발견됐다. 자살이었다.

그러나 그가 죽기 전, 연인인 미셸 카터가 자살을 방조하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수십통 보낸 것이 밝혀졌다. 이후 미셸 카터는 과실치사죄로 기소됐고 현재까지 재판을 받아왔다.

카터는 로이에게 “겁내지 마라. 넌 이미 결정했고, 오늘 밤 그렇게(죽지) 하지 않으면 항상 그것에 대해 생각하고 남은 인생 동안 비참할 것이다”, “천국에서 행복할 거다. 더 이상 고통스럽지 않을 것이다” 등의 문자를 보냈다. 또한 로이가 자살기도를 하기 위해 차에 일산화탄소를 누출시켰다가 두려워서 차에서 뛰쳐나오자, 카터는 그에게 트럭으로 다시 돌아가라고 지시했다.

이는 전화통화로 이루어졌다. 때문에 증거가 남지 않았으나, 카터는 콘라드가 자살한 후 친구에게 “그의 죽음은 내 잘못이다. 솔직히 나는 그를 막을 수 있었다. 그와 통화했고, 그는 차에서 나왔다”면서, “콘라드에게 다시 차에 들어가라고 지시했다”는 문자를 보냈다.

이번 판결은 문자에 살인죄를 적용한 것으로 법학자들 사이 논란을 빚고 있다.

법원은 “로이에게 트럭으로 돌아가라고 지시하는 것은 무자비하고 무모한 행위로 간주된다”고 말하면서 유죄 판결을 내렸다.

그러나 이 판결은 카터가 과실치사로 기소됐다는 점에서 논란을 낳고 있다. <와이어드>는 과거 미 법원이 비슷한 사건에 사이버 범죄 관련 법률을 적용해왔다고 짚었다.

<BBC>는 이번 판결이 본질적으로 말 그 자체가 살인을 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일부 법학자들을 당황스럽게 하고 있다고 짚었다. 특히 데이비드 시겔 보스턴 로스쿨 교수는 “이 사건의 진정한 의미는 원격 소통을 통해 발생하는 위험에까지 (법적인) 책임을 확대한 것에 있다”고 말했다.

비판의 목소리는 또 있다. 매튜 시걸 미국시민자유연맹 매사추세츠 지부장은 이번 판결이 매사추세츠 형법 범위를 확대하고 언론 및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닐 리차드 워싱턴 D.C 로스쿨 헌법 전문교수는 <와이어드>에 “이야기는 기술이 관련돼 있기 때문에 뉴스라고 할 수 있겠지만, 사람들은 범죄를 저지르는 데에 항상 말을 이용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사람들은 말을 이용해서 범죄를 저지르고, 지금은 커뮤니케이션을 할 때 기술을 사용하기 때문에 범죄에 기술이 사용되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shippo@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