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aS, 개발 패러다임도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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맷 탐슨 썬마이크로시스템즈 총괄 이사는 지난달 말 열렸던 자바 컨퍼런스 기조연설에서 "웹 2.0 시대에 소프트웨어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수개월 단위로 개발 사이클이 단축돼야 한다. 웹 2.0과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의 확산으로 속도가 무엇보다 중요해졌다"고 밝힌 바 있다.

국내 뚜렷한 패키지 소프트웨어가 없는 상황에서 이런 글로벌 동향을 바로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하지만 여전히 패키지 소프트웨어에 도전하는 기업들이 있고, 이들이 어떤 태도를 보여야 할지 많은 시사점을 던져주는 메시지임에는 틀림없다.

SaaS(서비스로서의 소프트웨어)와 패키지 소프트웨어의 차이는 개발 주기를 꼽을 수 있다. 

잠시 패키지소프트웨어 업체들의 행보를 살펴보자. 데이터베이스 부문 1위 업체인 오라클은 2년마다 데이터베이스 신제품을 출시한다. 올해 오라클 데이터베이스 11g를 출시하는 오라클은 자사 제품을 사용하는 고객들이 새로운 버전으로 업그레이드 안해도 지속적으로 제품을 출시한다. 국내 오라클 고객들은 여전히 버전 8 제품을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고, 버전 9으로 업그레이드 하고 있다.

4년 전에 개발된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MS SQL 2000에서 무려 5년이 걸려 MS SQL 2005를 출시했다. 그런데 이번엔 출시 2년만에 MS SQL 2007을 개발해 내년에 선보일 계획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년 단위로 소프트웨어를 업그레이드 시킬 계획이다.

새로운 버전을 출시하고 나서도 끊임없이 패치 버전이 계속 쏟아진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패치에다가 서비스 팩까지 제공한다. 고객들은 신제품 출시 후 서비스 팩이나 패치들이 많이 나오고 나서 제대로 안정화됐다고 느낄 때 제품을 업그레이드 한다.

데이터베이스를 예를 들었지만 많은 패키지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특정 주기를 정해서 제품을 업그레이드 시키고 있다. 이런 행보는 패키지 소프트웨어의 특수성 때문이다. 고객들은 패키지 소프트웨어를 도입하면서 자연스럽게 유지보수 계약을 체결한다. 이 유지보수 계약안에는 앞으로 출시될 신제품에 대한 무상 업그레이드가 보장된다.

만일 고객 A가 1.0버전의 패키지 제품을 도입한 후 유지보수 계약을 체결하지 않고 4년정도 지난 후에 3.0 버전으로 업그레이드 하려면 1.0버전에서 3.0버전으로 그냥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4년동안 유지보수료를 모두 낸 후에 업그레이드가 가능하다.

그렇다면 SaaS는 어떨까.

국산 DBMS 업체인 큐브리드는 소프트웨어 소스를 공개하고 서비스 회사로 탈바꿈하고 있다. 큐브리드 CTO를 맡고 있고 김평철 전무의 말을 들어보자. 김평철 전무는 "패키지 소프트웨어의 경우 고객들에게 로드맵을 제시하고 특정 시기를 주기로 모든 역량을 집중해 왔다"고 전한다. 고객에게 약속한 제품을 제 때 공급하지 못하면 치명적인 타격을 입는 것은 자명한다.

서비스 회사로 탈바꿈하고 나서 바뀐 것은 무엇일까. 김 전무는 "핵심 엔진을 개발하더라도 고객들이 직접 사용하고 나서의 반응을 적시에 적용할 수 있다. 고객들과 밀접하게 호흡하면서 지원할 수 있다"고 전한다.

그는 또 "대규모 연구 개발진을 확보한 외국계 기업과 패키지소프트웨어로 맞대응하기란 쉽지 않지만 시시각각 변하는 고객들의 요구를 서비스 형태로 제공할 때는 승산이 있다"면서 SaaS 형태에서의 승리를 자신한다. 

웹오피스인 씽크프리의 CTO를 맞고 있는 박재현 이사도 "패키지 SW 개발과 큰 차이는 기본적으로 웹 기술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라는 사실"이라고 전하고 "그 때 그 때 개선된 사항들은 품질 관리팀의 점검을 거쳐 수시로 업데이트된다. 끊임없이 변해서 살아 숨쉬는 것 같다"고 패키지 SW 개발 방법과 차이를 설명한다. 

국내 대표적인 서비스 회사인 두 회사는 공교롭게도 NHN과 협력을 단행하고 있다. 큐브리드는 NHN이 사용할 수 있는 최적화된 데이터베이스를 공동 개발하고 있고, 씽크프리는 네이버오피스 제공을 위해 막바지 작업을 벌이고 있다. 

포털 업체들은 끊임없이 새로운 서비스를 출시하고 있다. 고객들의 사전 조사는 물론 철저한 기획과 비즈니스 모델까지. 그리고 새로운 서비스 출시도 다양하다. 이미 국내엔 패키지 SW 전문가 못지않게 SaaS 전문가들이 상당히 포진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충분히 검증된 SaaS 운영 인력들과 패키지 SW 개발자들의 결합. 지금이 바로 그 빅뱅의 시기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