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소스 개발자들이여! 메인프레임을 주목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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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8일, 한국IBM으로부터 보도자료 하나를 받았다. 동부화재가 차세대 시스템 전 영역을 국내 최초로 순수 시스템 z10 기반의 z/OS와 zLinux 운영체제 플랫폼으로 구축한다는 것이었다. 메일을 받고 나서 “아직도 메인프레임을 사랑하는 양반들이 있네”라는 생각을 했다. 우리나라에서는 메인프레임을 유닉스 기반의 개방형 시스템으로 다운사이징한 사례가 너무나 많아서 메인프레임 하면 철지난 제품이 아닌가 하는 고정 관념을 기자가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한국IBM은 기자의 고정 관념이 철지난 생각이라고 반박했다. IBM이 변화해 왔는데 그 과정을 제대로 못봤다는 것이다. 그래서 한국IBM에서 메인프레임에 리눅스를 얹어 사용할 수 있도록 힘을 싣고 있는 박재화 시스템 테크놀로지 그룹 부장을 만났다. 공교롭게도 올해는 리눅스를 IBM의 메인프레임 z시스템에 포팅한 지 10년을 맞이한 해다. 또 우리나라에서도 대한항공이 메인프레임 z 시리즈에 2000년 5월 파일럿 프로젝트를 진행해 관련 시스템을 사용한 지 10년이 됐다.

IBM이 리눅스를 메인프레임에서 사용하게 된 것을 환영한 이유는 아주 단순하다. 리눅스를 사용하는 전세계 개발자들과 리눅스 위에 얹어지는 수많은 개방형 DBMS와 미들웨어, 자바 기반의 수많은 애플리케이션들과 개발자들이 메인프레임을 살려주는 우군으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메인프레임 개발자를 구하기 힘들었고, 애플리케이션 개발도 많은 비용이 들었는데 개방형 시스템에서 사용되는 모든 것들이 자연스럽게 리눅스가 얹어진 메인프레임에서 가동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리눅스가 죽어가던 메인프레임을 살렸다는 말까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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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화 부장은 알짜리눅스 개발 멤버기도 했고, 리눅스코리아에서 메인프레임에 리눅스를 포팅했던 인물이기도 했다. 지난 6년간 대한항공에서 메인프레임 기반 리눅스 시스템을 관리해 오기도 했다.

박재화 부장을 만나기 전 트위터에 “메인프레임에 리눅스를 얹어 사용하는 분을 만나는데 궁금한 게 있으면 알려주세요”라는 멘트를 남겨 놨는데 @breal96님이 “z리눅스를 z/OS 없이 단독으로 구동이 가능한지, 가능하다면 라이선스 정책은 어떻게 되는지 궁금하다”는 질문을 보내왔다.

하나 건진 질문이지만 박재화 부장은 “저도 그 질문을 봤습니다”라고 웃으면서 “가장 핵심적으로 궁금해 하는 사항입니다”라고 설명을 시작했다.

그는 “많은 분들이 무조건 메인프레임 운영체제인 zOS 위에 리눅스가 얹어지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런 방식도 있지만 zVM이라는 가상머신 위에 리눅스 커널을 얹어 사용하기도 합니다. 동부화재의 경우가 바로 그런 경우죠. zOS로 가동되는 업무가 있고, 별도 업무들은 zVM 위에 리눅스 커널을 얹습니다. 인텔이나 AMD 서버에 리눅스가 올라가는 것과 같죠. 레드햇, 수세, 터보리눅스, 데비안 등 다양한 리눅스 OS가 메인프레임용 커널들을 제공하고 있는데 이걸 사용하는 겁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리눅스가 메인프레임에 포팅되기 전 오히려 zVM은 시장에서 사라질 위기였지만 이제는 리눅스 때문에 zVM이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새롭게 살아났습니다. 라이선스도 CPU 가격대로 받듯이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메인프레임은 현존하는 최고의 제품이죠. 유닉스 진영이 메인프레임급이라고 하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오히려 유닉스 서버 수십대를 메인프레임 CPU 하나에 통합해 나가는 경우가 해외에 많습니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의문이 들었다. 대한항공처럼 선진적인 구현 사례가 있었지만 그 후 이런 고객사들이 많이 등장하지 않았다. 5년 전 대한항공 오픈소스 프로젝트 취재차 대한항공 담당자들을 만난 적이 있었다. 당시 그들은 “메인프레임에 레드햇과 웹스피어를 얹어 일부 업무 시스템을 유닉스에서 이전해 사용하는데 상당한 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5번째 정도 업무를 이관하고 나니 밉스 단위 과금 형태라 갑자기 사용 요금을 더 내야 했다. 일부를 유닉스로 이전시킬 지 고민”이라고 답변한 기억이 떠올라 물었다.

박재화 부장은 “당시엔 초기 단계라 완전히 리눅스가 메인프레임 위에 안정적으로 제공되지는 못한 측면이 있었습니다. 리눅스나 웹스피어 같은 미들웨어가 CPU를 굉장히 많이 차지하는 경우가 있었어요. 하지만 지금은 그런 문제들이 모두 해결됐습니다. 가령 당시 100밉스 정도 차지하던 것이 2밉스 단위로 내려올 정도입니다”라고 상황을 밝혔다.

대한항공의 경우 한국IBM과 아웃소싱 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한국IBM의 전략을 따른 상황이었다는 점도 새로운 시도가 가능했던 측면이 있다.

박 부장은 “대한항공에 모니터링 팀이 있어요. 특정 업무에서 사용이 늘어나면 바로 개발 팀들을 불러 체크를 합니다. 애플리케이션 구현에 문제가 있는 것을 바로 찾아내 수정합니다. 아웃소싱을 하긴 하지만 대한항공 내부 인력들이 철저히 계산을 하고 관리를 하고 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ibmzlinuxpark100402-1한국IBM은 한국HP의 슈퍼돔 유닉스 고객들을 대상으로 리눅스 기반 메인프레임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모처럼 동부화재 사례도 등장해 상당히 고무돼 있다. 새롭게 확보된 동부화재 이외에 경찰청과 대검찰청에서도 메인프레임에 리눅스를 얹어 사용하고 있다는 설명도 곁들였다.

호주은행과 알라인츠생명, 뉴질랜드뱅크 등도 이런 형태로 메인프레임을 사용하는 고객들이다. 유닉스 서버 20대~30대 정도를 메인프레임 CPU 하나로 통합할 수 있다는 것이 한국IBM의 설명이다.

메인프레임엔 CPU를 미리 10개 정도 꽂아 고객에게 제공된다. 개방형 시스템을 수용할 수 있다고 하지만 너무 비싸지 않을까?

박재화 부장은 “CPU가 장착된 개수로 과금하는 것이 아닙니다. 미리 제공을 한 후 특정 업무, 가령 연말 정산시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하면 다른 CPU가 가동될 수 있도록  별도 해제 키를 제공합니다. 그 후 다시 원래대로 하나의 CPU만 사용해도 되는 것이죠. 유연성과 시스템 확장성에서 가장 유리한거죠. 유닉스에 비해 가격도 많이 내렸습니다. 120% 수준이죠. 다만 운영면에서 대폭 간소화시켰고, 확장성까지 지원하고 있으니 경쟁력은 충분합니다”라고 자랑하기에 바쁘다.

그는 “관리자 입장에서도 초기 셋팅을 해 놓고 나서 원격에서 모든 것들을 처리할 수 있습니다. 최고의 고가용성에 리눅스와 오픈소스의 개방성, 기존 개발된 애플리케이션들의 활용 등 메인프레임이 리눅스를 만나서 고객들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고 있습니다”라고 변화된 메인프레임의 전력에 대해 강조했다.

옆에서 거들던 한국IBM 홍용기 홍보팀 실장도 “기자도 고정관념을 버려야 돼!”라고 맞장구를 쳤다.

한국IBM은 최근 2티어 전략을 이야기하고 있다. 웹서버와 애플리케이션, DB로 짜여진 3티어 구조의 IT 인프라 구조를 다시 중앙에 메인프레임이나 대형 유닉스 서버를 안쳐놓고 앞에 x86서버가 붙은 형태로 구성을 단순화시키자는 것이다. 이런 구조의 변화에도 리눅스가 탑재된 메인프레임이 한몫을 톡톡히 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전세계에서 메인프레임을 개방형 시스템으로 다운사이징하는 데 가장 빨리 움직인 나라다. 통신사들 중 메인프레임을 사용하는 고객은 하나도 없다. 금융권도 몇 곳 안남았다. 수백개의 고객들 중 이제 45개 안팎의 고객만이 남아 있다. 기자는 “지는 시장이었다”고 말했고, 한국IBM은 “이제 다시 해가 떠오를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박 부장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기자가 가지고 있던 선입견이나 고정관념은 많이 해소된 것은 사실이다. ‘유닉스 천국’인 상황에서 우리나라 고객들도 이런 한국IBM의 말에 얼마나 귀를 기울이고 행동으로 보여줄까? 열쇠는 고객들이 쥐고 있다.

한편, 박재화 부장은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자신은 뼈 속까지 리눅서”라고 말했다. 현재 포털을 비롯해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리눅서나 오픈소스 개발자들이 메인프레임에 주목하면 엔지니어들의 수명도 더 길어지고, 시장에서의 대우도 달라질 것이라고 조언했다. 핵심 업무을 다루는 분야에 오픈소스 개발자들이 주목을 해줬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그 자신이 이런 길을 걸어온 장본인이라는 걸 말하고 싶었는 지도 모를 일이다.

이런 흐름과 관련해서 레드햇코리아의 한 관계자는 “그렇지 않아도 레드햇 입장에서도 한국IBM과 협력을 단행하고 있습니다. 메인프레임에 레드햇엔터프라이즈리눅스에 제이보스라는 미들웨어를 얹어 사용하는 고객들이 이미 있습니다. 관련 사업도 올해 강화할 예정입니다”라고 밝혔다.

그의 블로그(www.zlinuxtoday.com)에 가면 더 많은 소식을 들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