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에이터 탐구생활] ④개나소나 따라하는 비됴클래스, ‘JWV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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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지금은 방송의 시대입니다. 기기와 플랫폼 발전이 누구나 쉽게 동영상 콘텐츠를 만들 수 있게 했죠. 사람들은 이제 콘텐츠 안에 담길 내용을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우리는 그들을 ‘크리에이터’라고 부릅니다. 그중에서도 사람들에게 인기를 얻고, 든든한 수익까지 얻어가는 크리에이터에겐 일명 ‘영업 전략’이라는 게 있습니다. <블로터>가 분야별 대표 크리에이터들을 만나 콘텐츠 제작의 비법을 전수받고 왔습니다.

흔히들 말하는 크리에이터가 되기 위해 가장 큰 진입 장벽은 무엇일까. 끼? 재능? 맞는 말이긴 하지만 틀렸다. 바로 영상 제작 능력이다. 특히 완성된 포맷의 영상을 주로 올리는 유튜브 플랫폼의 경우 영상 편집 프로그램을 다루지 못하고는 유튜브 크리에이터가 되기는 어렵다.

여기 크리에이터들을 위한 크리에이터가 있다. 좀 더 설명하자면, 크리에이터들의 크리에이팅을 돕는 크리에이터다. 그래도 무슨 말인지 감이 잘 안 올 테다. 그렇다면 유튜브를 켜고 JWVID 채널을 검색해보길 바란다. 유튜버 하지원 씨가 운영하는 JWVID는 크리에이터들에게 꼭 필요한 ‘영상 제작’ 능력을 가르쳐주는 튜토리얼 채널이다. 너무 친절하고 쉽게 가르쳐주다 못해 무려 ‘개나소나 따라하는 비됴클래스’라는 제목으로 코너를 운영하고 있다. JWVID 채널의 하지원 씨를 <블로터>가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안녕하세요, 하줜입니다!”

하지원 씨의 콘텐츠를 본 적이 있다면 이 인사말에 너무나 자연스럽게 음성지원이 될 것이다. 매번 일관된 인사말로 영상에 등장하지만 절대 딱딱한 선생님은 아닌 사람. 정보를 전달하고 수업을 하기는 하지만 굳이 공부하는 자세로 보지 않아도 되는 사람. 하지원 씨는 크리에이터들의 영상 선생님이 되기 이전에 재밌는 유튜버가 되기를 선호한다.

“저도 원래는 영상 제작자였어요. 유튜브는 재미로 시작한 거였죠. 비됴클래스 시작할 때도 엄청 거창한 생각은 없었어요. 단지 유튜브가 배움에 적합한 도구인 것 같아서요. 저도 영상 편집을 전문적으로 배운 적이 없거든요. 다 유튜브를 통해서 배웠죠.”

하지원 씨는 중학교 시절부터 영상 제작에 관심이 많았다. 친구들이랑 뮤직비디오를 만들어서 올리거나 단편영화, 게임 실사판 영상을 만드는 수준으로 콘텐츠를 만들었다. 하지만 하지원 씨는 따로 영상 관련 학원에 다닌 적은 없다. 만드는 과정에서 모르는 게 생길 때면 해외 유튜브 영상 편집 튜토리얼을 보면서 익혔다. 그러다 한국말로도 쉽고 재밌는 설명이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비됴클래스’를 시작하게 됐다.

JWVID 채널에 올라온 ‘리그오브레전드’ 게임 실사판 영상(스쿨오브레전드 – 로켓손). 초창기 영상이지만 아직도 채널 인기 업로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저는 제가 브랜드화되기를 바랐어요. 그리고 유튜브 채널에서 꾸준히 많은 걸 전할 방법을 고민했죠. 그래서 제가 가진 영상 제작 기술력을 바탕으로 누구나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영상 제작 튜토리얼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죠. 쉽고 재밌게요.”

큰 반응을 기대하고 올렸던 콘텐츠가 아니기 때문에 차근차근 쌓아가듯 영상을 올렸는데 생각보다 파급력이 있었다. 팬들이 생겼고, 자신을 스승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구독자 수 8만6천명. 명성에 비해 구독자수가 높은 편은 아니다. 하지만 대부분 실제 유튜브 채널 활동에 참여하는 크리에이터들임을 감안해 보면 유튜브 생태계에서 하지원 씨의 역량을 알 수 있다. 튜토리얼 콘텐츠는 구독자를 폭발적으로 모으기가 어렵지 않냐는 질문에 그는 자신의 콘텐츠는 구독을 해두고 본다기보다 콘텐츠 하나하나마다 오래 볼 수 있는 양질의 콘텐츠라고 판단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수익 면 등 피해를 보는 부분은 없다고 자신 있게 설명했다.

유튜브 튜토리얼은 인강이 아니다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이다. 사람은 어쩔 수 없이 사람한테 끌리기 때문이다. 하지원 씨는 비됴클래스를 기획하면서 튜토리얼이지만 이를 통해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자신이 튜토리얼만 하는 사람이 아니라 하나의 하지원으로 자리 잡고 싶었던 마음이다.

“일부러 캐릭터를 잡아야겠다는 생각보다는 사람다운 모습을 보여주면 충분히 매력이 될 거예요.”

유튜브 튜토리얼 영상은 ‘인강’이 아니다. 선생님이 나와서 무언가를 가르쳐주긴 한다. 학생이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하는 것도 동일하다. 하지만 튜토리얼 영상과 인강은 영업전략이 확연히 달라야 한다. 인강 강사가 내용을 ‘재미있고 친절하게’ 가르쳐 주는 것과 유튜버가 ‘재미있고 친절하게’ 가르쳐주는 것은 달라야 한다. 튜토리얼 영상이라면 좀 더 사람답게 접근하는 편이 좋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유튜버는 다수 대중을 상대하고, 인강에 비해 강의 선택에 대한 자율성이 부여된다는 점이 다르기 때문이다. 막말로 유튜브 튜토리얼을 보기 위해서 돈을 내진 않는다.

“‘나는 영상 편집은 할 줄도 모르는데 그냥 와서 본다. 그냥 하지원님이 좋기도 하고, 만드는 과정이 재밌고 신기해서 본다’라는 피드백을 주시는 분도 많아요.”

JWVID 채널의 하줜(사진=유튜브)

실제로 하지원 씨의 비됴클래스 채널 콘텐츠는 그냥 그 자체만으로도 재밌는 경우가 많다. 영상 안에서 다양한 효과가 등장하고, 최근 유행하는 영상 콘텐츠 문법의 노하우를 구경하는 것. 내가 꼭 배워야 하는 기술이 아니더라도 구경만 하기에도 흥미진진하다. 하지원 씨는 튜토리얼 콘텐츠를 기획하는 과정에서 가장 많이 고려하는 요소가 ‘지루하면 안 된다’는 포인트였다고 말했다. 유용함이 50%만 있어도 괜찮으니 재밌는 결과물을 만들자는 마음으로 접근했다고 강조했다.

콘텐츠 접근성을 높여라

비됴클래스의 가장 대표작은 ‘Don’t blink‘ 튜토리얼 영상이다. 지난해 9월 애플이 아이폰7 신제품 공개행사에서 공개한 키노트 영상의 제작 템플릿을 강의해서 큰 화제를 모았다. 유튜브에서 ‘Don’t blink’를 검색하면 애플의 본영상 바로 다음으로 나올 정도가 됐다. 하지원 씨의 튜토리얼을 보고 각종 애플 패러디 영상이 쏟아져 나왔다. 심지어 MBC 무한도전 홍보 영상에도 쓰였다. 하지원 씨는 ‘이때 트렌드의 맛을 봤다’라고 당시 소감을 밝혔다.

애플의 ‘Don’t blink’ 영상 바로 아래에 JWVID 채널의 튜토리얼이 검색된다.

“결국 가장 중요한 건 화제성이더라고요. 저는 좋은 튜토리얼을 올려야 하는 사람임과 동시에 유튜버니까요. 요즘에는 그런 것들을 우선적으로 캐치하려고 노력하는 편이에요. 예를 들면 여행 철에 휴가 가서 많이 찍을 만한 영상이라든가 하는 식으로요.”

– 그런 콘텐츠 아이디어는 어디서 얻나요?

“아이디어는 거의 무한하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주변에서 많이 알려주시기도 하고, 페이스북 피드에 뜨는 요즘 인기 있는 영상들도 항상 기록해놓죠. 또 시청자분들이 영상 제작에 관한 질문도 많이 하셔서 항상 소재는 쌓여있는 편이에요.”

콘텐츠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수준도 조절한다. 튜토리얼 영상의 가장 큰 문제점 중 하나는 난이도 조절이다. 너무 쉬운 것만 전달하지는 않으면서도 따라했을 때는 막상 어느 정도 효율적인 결과물이 나와야 한다. 초급도 따라할 수 있지만 마치 고급 같아 보이는 기술, 그런 게 다수를 상대로 하는 튜토리얼로서는 좋은 콘텐츠가 된다. 하지원 씨는 대체로 모든 분을 위한 영상을 만들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영상에 굳이 관심 없는 사람들도 한 번 만들고 싶어서 시도해볼 법한 영상을 만들고자 한다.

“예를 들어서 강좌 이름이 ‘세이프 레이어로 익스플루전 만들기’ 이렇게 하면 어렵잖아요. 이 단어를 아는 사람들만 볼 테고. 그런데 같은 튜토리얼을 가르쳐줘도 ‘팡 터지는 애니메이션 만들기’ 이렇게 제목을 붙이면 몰라도 들어올 수 있죠. 일단 들어와서 ‘세이프 레이어로 익스플루전 만들기’를 알려주면 되니까요.”

처음 보는 사람도 따라할 수 있도록

하지원 씨의 난이도 조절 핵심 비법은 ‘처음 보는 사람도 바로 따라할 수 있도록’이다. 영상에 대한 접근성을 높여서 막상 사람들이 콘텐츠를 보러 들어왔다고 해도 어렵고 따라하기가 힘들면 이탈층이 많이 생기기 때문이다. 하지원 씨는 처음 보는 사람도 어느 정도 따라할 수 있도록 모든 과정을 천천히 하고, 매일 누르는 기능이어도 매번 기능을 설명해 준다. 단축키도 항상 화면에 이미지 형태로 띄워서 알려준다. 자신의 콘텐츠를 보고 따라하려는 사람들에 대한 배려다.

“이렇게 해도 많은 분들이 막혔다고 질문하시거든요. 그런데 컴퓨터마다 오류도 너무 다르고 해서 제가 그것까지는 다 알려드리기가 힘들어요. 제 영상 안에서 필요한 정보에 한해 최대한 알려드리려고 하죠.”

그렇다고 콘텐츠가 늘어지도록 하진 않는다. ‘친절하지만 간략하게’ 알려주는 게 하지원 씨의 튜토리얼 철학이다. 정보가 깊어지면 오히려 더 복잡해지고 어려워지는 경향이 있기도 하고, 사람들이 지루해하는 순간 초보자들은 이탈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전반적인 콘텐츠 분위기는 간단명료하게 가려고 노력한다. 하지원 씨는 영상도, 내용도 깔끔한 영상물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어떻게 하면 사람들에게 안 지루한 영상을 만들죠?

“쓸데없는 내용을 버려야 해요. 특히 처음 영상을 만드는 분들은 자신이 녹화하거나 자신을 촬영하는 그런 모든 내용을 모두 담고 싶어해요. 10분을 찍었어도 2분만 남길 수도 있는 거거든요. 마치 좋은 글을 쓰려면 내용에 맞지 않는 것들은 빼라고 배웠잖아요. 그거랑 똑같은 것 같아요.”

하지원 씨는 녹음 상태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깔끔하고 신속한 음성 전달. 보는 것도 보는 거지만, 듣는 요소도 중요한 유튜브 영상에서 녹음이 지직거리면 일단 시청자에게 피로감을 전달한다는 것이다. 안 좋은 녹음 상태를 보완하기 위해 배경음악을 깔아도 본 녹음이 지직거리면 어색함만 더할 뿐이다. 특히 영상 제작에 관한 튜토리얼을 만드는 사람이라면 전문적인 장비를 갖고 녹음 상태를 깔끔하게 만드는 게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하지원 씨에게 그동안 가장 뿌듯했던 순간을 물었다. 본인도 신기하지만 자신의 영상 튜토리얼을 보고 공모전에서 상을 탔다는 학생들이 굉장히 많았다고 했다. 심지어 비됴클래스 영상으로 영상 공부를 해서 관련 회사에 취직하는 사람도 생겼다고 한다. 유튜브 튜토리얼이 정말 누군가의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해주는 수준까지 이른 것이다.

하지원 씨는 이제 그다음을 고민하는 중이다. 좀 더 많은 사람에게 자신의 기술을 알려줄 방법을 찾고 있다. 얼마 전 시작한 오프라인 강좌 ‘오프 더 비됴클래스’는 이런 고민의 일환이다. 앞으로도 다양한 방법으로 튜토리얼의 스펙트럼도 넓히고, 콘텐츠에도 풍부함을 더하고 싶단다. 마지막으로 하지원 씨는 미래 계획을 이야기하며 유튜브 채널 ‘corridor digital‘을 소개했다. 이 채널처럼 영상 기술에도 능하고 인간적인 매력도 있는 좋은 팀원들을 만나 더 열심히 해보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크리에이터들이 팀이 되어 영상 강의도 하고 콘텐츠도 만드는 일. 무적의 영상 어벤저스가 빨리 탄생하길 기대해 본다.

크리에이터 하줜에게 배우는 꿀팁 베스트3

1. 유튜브 튜토리얼은 인강이 아니다 : 사람다움을 보여줘서 흥미를 높이자
2. 콘텐츠 접근성을 높여라 : 화제성 있는 아이템을 잘 캐치해서 관심없던 사람도 만들어보고 싶도록 하자
3. 처음 보는 사람도 따라할 수 있도록 : 천천히 친절하게, 하지만 간단명료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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