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터포럼] 언론 생태계와 네이버, 상생 방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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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는 지난 7월5일 있었던 ‘미디어 커넥트데이 2017’에서 언론사 제휴 담당자를 초정해 ‘사용자’를 전면에 세운 네이버뉴스의 개선방안을 공개했다. 편집에서 사용자와 언론사의 의견이 반영되고, 금액 면에선 기존에 제공하던 300억원 수준의 전재료에 광고수익 약 100억원, 따로 조성한 구독펀드 100억원 정도를 더 얹어주겠다고 제안했다.

로이터 저널리즘 연구소가 해마다 발행하는 ‘디지털 뉴스 리포트 2016 : 한국’에 따르면, ‘뉴스를 소비할 때 어디에서 시작하는지’ 물었을 때, 포털 및 검색 서비스가 뉴스 소비의 출발점이라는 응답의 비율은 60%다. 조사 대상인 26개국 중 3번째로 높다. 한국 포털 서비스에서 네이버의 점유율이 70%에 육박함을 생각하면, 네이버 뉴스가 한국의 뉴스 소비 환경에서 얼마나 큰 위치를 점하는지 알 수 있다. 네이버의 행보를 짚는 게 한국 저널리즘의 현재와 미래를 바라보는 데 중요한 이유다.

(왼쪽부터) 김선호 선임연구원, 이정환 대표, 최진순 기자

  • 일시 : 2017년 7월25일 오후 4시~
  • 장소 : 블로터 아카데미
  • 참석자 : 김선호 한국언론진흥재단 선임연구원, 이정환 <미디어오늘> 대표이사, 최진순 <한국경제신문> 기자(건국대 언론홍보대학원 겸임교수), 채반석 <블로터> 기자(진행)

– 구독펀드, 어떻게 생각하나? 언론과 네이버 간 관계의 역사를 바탕으로 이야기 해 달라.

최진순 : 이번 발표는 네이버라는 사업자 관점에서 보면 언론이라고 하는 사회적 영향력을 갖고 있는 기업을 상대로 하는 것이 임계점에 온 게 아닌가 싶다. 여러 이유가 있을 거다. 옐로저널리즘 이슈도 있고, 영향력 집중되는 문제도 있고, 정치적 측면의 압박도 있었고… 전체적으로 플랫폼이 무거워진 거다.

뉴스캐스트 – 뉴스스탠드 – 제휴평가위원회를 거쳐 구독펀드를 들고 나온 건 무거운 계약관계를 경량화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해석한다. 과거에 네이버가 뉴스캐스트를 거치면서 얻은 교훈이 있다. 시장과 이용자에게 키를 줘야겠다’는 거다. 네이버는 늘 이런 방향을 지향해왔다. 자기들이 쥐고 있는 게 아니라, 시장과 이용자에게 넘겨서 주변에서 생기는 압박을 덜려고 한다. ‘이용자가 키를 쥔다’는 메시지, ‘이용자의 선호가 네이버에 반영되고 언론사에 기여한다’는 메시지를 줘서 모바일 생태계에서 네이버와 이용자 간 관계를 좀 더 긴밀하게 가져가려는 목표도 있다고 본다.

‘구독’이라는 개념은 언론사의 숙원이다. 네이버가 ‘구독’을 들고나옴으로써 산업적인 지향점을 언론사와 같이 짊어지고 있다는 메시지를 줘 갈등을 완화하려는 메시지적인 측면도 있다고 본다. 또한 그럴 수 있을 정도로 자사 이용자 뉴스 이용소비 패턴에 대한 확신도 있었던 것 같다.

플랫폼 사업자의 실질적인 경쟁력은 이용자 영향력을 서비스 안에 수렴하는 것에 있다. 이용자가 참여해서 플랫폼 내의 긴장과 역동성을 보여주고, 이것이 비즈니스 모델로 연결되게 해서 이용자 영향력을 서비스에 내재화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구독펀드는 이용자와 참여자에게 주는 강력한 메시지가 있다. 네이버가 지금 구독펀드라는 카드를 들고나온 것은, 언론사에 실질적 도움을 주는 방편으로써 ‘구독’이라는 개념을 제시하는 최적의 시기라고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이정환 : 뉴욕 INMA 총회 다녀와서 충격받았던 것 중 하나가, 글로벌하게 언론사들이 콘텐츠 유료화에 성공을 하고 있다는 거다. <뉴욕타임스>는 디지털 수익 많이 내고 있고 독자의 지불의사도 늘어나고 있다. 마크 톰슨 <뉴욕타임스> 회장이 스포티파이와 넷플릭스 익숙한 10·20대는 뉴스구독도 자연스럽게 적응할 수 있다고 하더라. 완전히 다른 세상 열린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런데 한국은 뉴스 유료화 시도조차 할 수 없는 환경이다. 물론 네이버가 한국형 포털의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생각하고, 여기에는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이 둘 다 있다고 본다. 다만 취재를 하고 와서 보니까, 한국은 네이버의 독점 내버려 두면 저널리즘 생태계 구축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든다. 어떤 식으로든 네이버 독점에 대한 사회적 공론화가 필요하다.

한국 언론사는 세계 최저 수준의 브랜드 인지도를 갖고 있다. 어느 언론사의 기사인지 모르고 보는 독자의 비율도 높고, 끝까지 읽는 독자도 적고, 신뢰도도 최저수준이다. 이 문제 해결하지 않는 이상 언론사가 디지털에서 독자적으로 수익을 내는 건 불가능한 상황이다. 그럴수록 언론사는 어뷰징을 하고, 선정적인 낚시 기사를 만들고, 비뇨기과나 성형외과 광고를 덕지덕지 붙인다. 정작 네이버는 뉴스에서 광고가 전혀 없지 않나.

또 네이버가 이슈를 독점하면서 이슈와 아젠다가 실종되는 문제도 있다. 언론이 건강하게 사회에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통로 자체가 막혀있는것도 문제다. 독점을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이 뭔지는 모르겠지만, 꺼내놓고 이야기를 해야 한다.

이번 제안은 네이버가 구독펀드 100억원, 광고 100억원 해서 200억원 가까이 내놓겠다는 거다. 네이버가 네이버의 독점 때문에 언론사가 자생적인 수익기반을 만들지 못한 상황에서, ‘네이버를 이용해서 돈을 벌게 해주겠다’라고 제안한 걸로 이해했다. 네이버는 독점을 해체할 생각은 없고, 이 독점 유지하면서 언론사들이 네이버 이용하는 방향으로 가자는 제안인 셈이다.

김선호 : 네이버나 다음 같은 포털 모델이 존재하는 나라가 우리만 있는 건 아니다. 그리스도 있고 체코도 있다. 다만 한국이 독특한 게, 뉴스 인링크 서비스가 기본이다. 유럽이나 미국에서도 ‘플랫폼이 뉴스를 독점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지만, 인링크는 아주 부분적이고 대부분 아웃링크로 넘어가는 구조다.

미국이나 유럽의 사용자는 ‘뉴스를 봐야겠다’는 의도가 있을 때는 그래도 언론사 사이트를 먼저 가는 경향을 보인다. 구글이나 페이스북을 들어가진 않는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뉴스 봐야겠다’ 하면 네이버를 먼저 들어간다.

언론재단이 로이터 연구소와 함께 조사해서 ‘각 나라 시장이 어떤 식으로 구성됐나’를 봤다. 한국에서 온라인은 포털이 제일 많다. 이념적으로도 좌우 중도를 다 아우른다. 상대적으로 <KBS>, <MBC> 같은 경우가 오른쪽이고 왼쪽에 <JTBC>나 <오마이뉴스>가 있다. 이걸 영국과 비교해보면 차이가 보인다. 영국은 중간에 위치하면서 온라인 이용자 제일 많은 게 공영방송인 <BBC>다. 이런 측면을 살펴보면 네이버 문제가 심각하다는 걸 알 수 있다.

포털에서는 퀄리티 있고, 독자를 유입할 수 있는 콘텐츠를 원하기 때문에 뉴스가 필요하다. 다만, 지금보다는 좀 적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다. 들어오는 기사는 엄청 많지만, 네이버 뉴스 노출돼서 나가는 건 소수다. 네이버는 서비스하기에 충분한 정도의 뉴스만 필요한거지, 수만 건의 비슷비슷한 뉴스가 필요한 건 아니다. 운영도 부담스러울 거다.

제휴평가위도 그런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거라는 생각이 든다. 퀄리티를 갖추는 언론사만 존립시키고, 못 갖추는 언론사는 진입장벽 세우고, 퀄리티 떨어지는 입점 매체는 내보내고. 이런 정책 측면에서 만들어졌다고 본다. 구독펀드 같은 경우는 독자가 기사에 가지고 있는 인게이지먼트 스코어에 따라 배분을 해준다는 거 아닌가. 이번에 네이버가 새로 제시한 것도 그 연장선에 있지 않을까 추측한다.

– 네이버 때문에 한국 저널리즘이 이 정도 퀄리티를 유지한다고도 볼 수 있는 거 아닐까? 사용 경험만 봐도 네이버에서 보는 게 깔끔하고, 편향된 느낌이 드는 언론사 논조와 비교하면 중립적이라는 느낌도 든다.

김선호 : 사용편의 측면에서는 그렇게 볼 수 있지만, 규범적인 판단은 아니라고 본다.

이정환 : 네이버가 편리한 부분이 많다. 뉴스 편집에도 공을 많이 들이는 것 같다. 계속 발전하고 있고, 어떤 사안이 있으면 균형 잡으려고 노력한다. 이용자 입장에서는 효용이 큰 서비스다.

그렇지만 네이버의 독점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저널리즘 생태계를 망가뜨리고 있다는 거다. 일단 언론사가 자체적으로 독자 확보할 수 없다는 게 굉장히 심각한 문제다. 존립에 위험이 되는 요인이다. 지금처럼 네이버가 100억원씩 줘서 먹고 살게 해주겠다는 게 단기적으로는 도움이 되겠지만, 장기적으로 매체가 브랜드를 가지고 논조를 펼쳐나가거나, 자기의 아젠다를 가지고 독자들이 지불하게 만들거나, 그 브랜드로 광고를 받을 수도 있다. 자기 독자가 없으면 생존 기반을 다 잃는 거다.

이런 상황이 회복되기는커녕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지금은 그나마 종이 신문이 남아 있고, 기업이 회장님께 보고하는 아침 스크랩 기사에 끼면 원턴광고 나눠 먹고 살 수 있다. 하지만 종이신문 기반은 결국 무너질 거고, 온라인에서는 아무런 수익모델 확보 못 하는 상황이 오면 경제적으로 존립이 위태롭게 된다.

네이버 가면 네이버가 골라주는 뉴스를 봐야 한다. 지금 상황이 과거처럼 심하진 않지만, 1천만명이 넘는 사람이 똑같은 뉴스를 본다는 건 끔찍한 일인 거다. 뉴스 다양성도 보장 안 된다. 크고 작은 언론사가 각각 경쟁력 있고 차별화된 뉴스를 만들면서 성장하는 게 아니라 네이버 독자 충성 문제가 생기고 고착되면 언론사가 자신들만의 차별화된 콘텐츠를 생산할 동기부여도 안 된다. 결국, 갈수록 저널리즘 황폐해지지 않을까?

최진순 : 김 박사님이 말씀하신 대로 이용자 경험을 네이버 플랫폼에서 증진할 수 있다고는 본다. 그 점에서는 네이버가 저널리즘의 수준을 높인 점이 분명히 있다. 하지만 결과론적으로는 저널리즘을 하향평준화시켜 왔다고 본다.

네이버가 갖는 상업적인 속성은 변하지 않았다. 네이버나 카카오는 ‘이용자가 원하는 콘텐츠 중심으로 노출하고 있다’라고 강변할 수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사회적으로 꼭 필요한 뉴스, 우리 공동체 미래에 중요한 뉴스의 노출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뉴스 서비스에서도 이해관계자 요구 때문에 굴복되거나, 축소되거나 하는 경향이 객관적으로 확인되지는 않지만, 논란은 계속 있다.

플랫폼 사업자는 상업적이다. 저널리즘 가치를 수호한다기보다는, 그 부분을 굉장히 전략적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본다. 물론 플랫폼 사업자와 언론사와는 다른 책임의 지평이 있다. 플랫폼에 저널리즘 가치를 요구하는 건 위험한 요구다.

‘네이버가 구독펀드를 통해 언론사의 저널리즘 수준을 높여서 구독모델을 실현하고 건강함을 지켜줄 수 있나?’라고 묻는다면 그건 아니다. 구독펀드는 현재 네이버가 해줄 수 있는 이익의 재분배 구조에 불과하다. 언론사는 스스로 구독모델 만들어야 하고 신뢰 관계를 구축해 좋은 저널리즘을 만들어야 한다.

– 얼마 전 신문협회에서 전재료 수준을 지금의 10배인 3500억원 정도로 올려야 한다고도 주장하기도 했다. 갈등의 근본에는 뉴스 콘텐츠의 가치 인식에서 차이가 있다고 보는데, 왜 그럴까? 해결은 어려울까?

이정환 : 체류시간 40%가 뉴스 덕분이라는 측정도 과도하고, 광고수익 40%도 부적절하다. 네이버 광고수입 상당수가 검색광고다. 뉴스가 내는 광고수익은 실제로 크지 않다고 한다. 다만, 그렇게 뉴스만 딱 두고 보는 것도 적절하지는 않다. 네이버가 이야기하기로는 뉴스 체류시간이 모바일에서 한자릿수라고 한다. 그건 맞을 것 같다. 그렇지만, 뉴스 콘텐츠는 모든 콘텐츠의 근간이 된다. 뉴스 때문에 다른 콘텐츠도 생기고 하는 거다. 뉴스 콘텐츠의 가치를 단순히 체류시간을 가지고 평가절하할 수는 없다.

‘전재료를 올려달라’가 신문협회 등의 주장이다. 전재료 올린다고 해결이 될까 싶다. 300억원에 만족 못 한다면 전재료를 얼마까지 올려야 하나? 한 3천억원 정도로 올려서 네이버 덕분에 모든 언론사가 먹고 살 수 있게 되면, 그럼 언론사들 다 행복할까? 그것도 대안은 아닌 것 같다.

문제는 네이버에 집중된 아젠다 설정의 힘이다. 네이버는 여론에 미치는 영향력을 가지고 있고 부담스러워는 한다. 하지만 놓을 생각도 없고, 놓을 방법도 없는 상황이다. 이번에 밝힌 네이버 선의를 충분히 이해는 하는데, 선의로 안 되는 상황에 왔다. 네이버도 고민하고 있고 중립적이고 공정한 플랫폼을 위해 노력 많이 하려고 한다.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전재료도 올려주면서 상생하는 그런 태도도 보이고, 200억원도 큰 결단이라고 생각은 한다. 하지만 이게 답은 아니다. 네이버 독점 해소를 논의해야 한다.

최진순 : 언론산업에 종사하는 입장에서 볼 때 전재료를 둘러싼 모든 논의의 요소가 대단히 비과학적이다. 이런 모델 하에서 언론사가 가진 상대적 피해의식이 크다. 사실 지난 10여년 간 언론사의 콘텐츠 양이나 질이 획기적으로 개선되지 않았다. 그런데도 네이버는 전재료를 계속 상향시켜줬다. 계약 내용은 물론 비공개지만 아는 사람은 안다. 상향의 폭이 주먹구구다.

지금 구조에서 전재료 모델을 어느 한쪽에서 놓을 수 없다. 그렇다면 합리적인 논의의 테이블이 열려야 한다. 동의하지 않는 언론사는 나가고 참여할 언론사는 열심히 해서 좋은 콘텐츠 만들면 보상받아야 한다. 신문협회에서 제시한 문제제기가 비합리적이면 네이버가 성의 있게 관련 데이터를 가지고 논의할 틀을 짜야 한다. (구독펀드 등은) 엉거주춤하게 투트랙으로 가겠다는 거다.

언론사 수가 많은 것, 동의한다. 하지만 그 수가 많아지도록 네이버가 구조를 짠 측면이 있다. 자기들의 필요 때문에 많은 뉴스생산자를 만들고, 뉴스 다양성과 이용자 호응을 늘려왔다. 그렇다면 이 부담은 네이버가 져야 한다. 좋은 언론사라면 전재료도 그 언론사가 요구하는 수준에 상응하는 게 오늘의 네이버가 할 일이 아닌가? 구독펀드로 언론사가 만족한다는 생각은 다소 안이한 것 같다.

김선호 : 뉴스라는 게 기본적으로 공공재의 속성을 가지고 있다. 특히 한국에서 포털이 뉴스를 무료로 배포하다 보니 완전한 공공재가 됐다. 그래서 기본적으로 유료화도 추진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광고도 문제가 있다. 전재료가 어떻게 계산해야 정당한지, 그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 같다. 이게 단순히 네이버-언론사 간의 문제는 아니다. 정책적인 공식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본다. 언론사가 포털에 뉴스를 제공한다고 했을 때 생산비용 등을 추산해서 적정수준을 정해야 한다.

지금 네이버에서 더 중요한 비즈니스 모델은 검색광고인데, 검색에도 뉴스가 기여하는 부분이 없지 않다. 이용자가 검색한다고 했을 때는 광고 보려는 건 아니지 않나. 뉴스, 블로그 등등 다양한 정보 보려고 하는 거다. 정보가 없으면 누가 검색하겠나? 그래서 검색광고 부분도 사실은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 네이버는 그래도 뉴스에 돈을 치르지만, 구글이나 페이스북은 그렇지도 않다. 구독펀드를 꼭 나쁘게만 볼 건 아닐 수도 있지 않나?

최진순 : 소셜 플랫폼과 디지털 뉴스 매개자를 대하는 언론사의 전략은 다르다. 소셜에서 기대하는 효과는 호응하는 이용자를 그룹으로 묶고 잘 관리해서 충성도 있는 독자로 만드는 독자 전략의 측면에서 활용한다.

포털 같은 디지털 뉴스 매개자는 우리가 콘텐츠를 전달하고, 거기에 상응하는 대가를 받고, 부수적으로 찾아낼 수 있는 이익이 뭔지 찾아내야 하는 비즈니스 파트너다. 구독펀드는 이런 측면에서 부합하지 않는 거다. 언론사가 요구하는 것은 저작권료 재산정 등 실질적으로 필요한 것이다. 그런데 ‘구독’이라는 사회적 논의로 확장해버린 거다. 언론사가 네이버에 구독을 할 수 있게 요구한 건 아니다. 구독과 유료화가 필요하다고 해도, 네이버를 경유해서 들어오는 형식을 원할까? 소셜과 포털은 성격이 다르다.

이정환 : 네이버와 언론사가 함께 공존해야 하고 네이버 무료 뉴스를 인정한다면, 이게 공존하는 최선의 방안이라고 생각한다. 달리 대안이 없다. 수용할 수밖에 없는 대안이라고 생각한다면 네이버를 어떻게 이용할 것인지 생각해야 한다.

네이버에서 기자 구독을 중요한 지표로 삼고 노출시키면 기자들은 우리 신문 독자가 아니라 네이버 독자에게 잘 보여야 하는 딜레마에 빠진다. 네이버에서 기자 브랜드를 강화한다고 해도 자사 브랜드로 선순환될까는 의문이다. 언론사 구독은 예전에도 잘 안 됐었다. 그때도 잘 안 됐던 게 지금은 될 것인지도 의문이다.

다시 기자 구독으로 돌아가자. 기자 구독을 늘리려면 칼럼이나 내공이 드러나는 기사, 특종 기사 같은 종류가 필요할 것 같다. 하지만 실제로 언론사를 굴러가게 하는 건 그런 기사 아니다. 일상적인 수백건의 기사다. 비슷한 뉴스로 보이겠지만, 언론사마다 커버리지 등등이 조금씩 다르다. 그런 것들이 있어서 최순실 사태 때 수많은 매체가 크고 작은 특종 냈다. 다 비슷해 보여도 크고 작은 기여가 있고, 그런 게 사회를 건강하게 만든다.

기자 구독으로 가면 일부 스타 기자만 덕을 볼 수 있고, 일부 튀는 기사를 쓰는 기자에 구독이 몰릴 수 있다. <뉴스타파>가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하는 건 사실이지만, 모든 언론이 <뉴스타파>가 될 수는 없다.

김선호 : 구독을 한다는 건 어떻게 보면 ‘댓글 쓰기’, ‘좋아요’ 같은 것과 다르지 않다. 한국은 뉴스에 관여하는 사람이 한정돼 있다. 전반적인 인게이지먼트 스코어도 낮고, 관여하는 사람 보면 남성들이 압도적으로 많고, 연령대도 한정적이다. 이념적으로도 그런 게 좀 있다. 이런 특정 집단 중심으로 구독이 이뤄질 텐데, 그 사람들이 좋아하는 언론사 또는 기자만 계속 부각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되지 않을까 한다. 광고도 그렇고 구독펀드도 그렇지만, 기존에 제휴 맺고 있는 언론사엔 좋을 수 있지만, 아닌 언론사는 또 차별일 수 있다.

최진순 : 오기 전에 몇몇 메이저 신문사 담당에게 구독펀드에 관해 물었다. 이구동성으로 ‘결국 콘텐츠 경쟁력이 중요한 거 아니겠나’ 하면서 덧붙이는 말이 ‘네이버 이용자가 보고 싶어하는 걸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하더라. 무척 딜레마인 것 같다. 네이버 이용자가 보고 싶어하는 게 구독펀드의 키가 되면 안 된다. 언론사는 지금 이 시대의 이용자에게 필요한 것을 제공해야 한다. 검색어 기사 양산하듯 네이버 이용자 좋아하는 거 보내는 식이 될 수 있다. ‘구독’이라는 개념에 대응하는 언론사의 준비가 공허하다.

이정환 : 독자들의 선택을 받기 위한 좋은 콘텐츠가 꼭 좋은 뉴스는 아닐 수 있다.

최진순 : 저널리즘 가치 원칙을 보면 언론사는 이 시대 시민에게 필요한 걸 공급해야 할 의무와 책임이 있다. 그게 진정한 혁신이다. 마치 네이버 구독을 위해 움직이는 것처럼 함몰되는 구조가 정말 네이버가 원하는 것일까? 이런 측면들이 논의를 공허하게 만들고 있다.

– 방금 논의한 것도 이런 측면인데, 기술 플랫폼이 뉴스 유통을 주도하는 시대다. 기술 플랫폼이 생각하는 틀에 맞게 뉴스가 나오게 된다. 언론사는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최진순 : 전체적인 흐름 자체는 디지털 뉴스 중개자인 포털 책무가 강화되는 흐름으로 갈 수밖에 없다. 디지털 뉴스 중개자를 둘러싼 제도적 정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언론사에만 유리하게 가자는 건 아니고, 책임 있게 논의하는 구조가 만들어져야 한다. 언론사만 노력한다고 해서 포털 중심 플랫폼을 극복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사회적·제도적 변화가 수반될 때 언론사의 전략도 실효성 있는 성과 거둘 수 있다.

자사 플랫폼에 안주하는 시대는 끝났다. 플랫폼이 원하는 콘텐츠에 대응하는 건 필요하다. 소셜도 마찬가지다. 스내커블한 콘텐츠도 필요하다. 다만, 현재 상황은 그게 전체인 양 다뤄진다. 문제다. 중요한 것은, 우리 공동체 시민에게 뭔가 불쏘시개가 될 만한 이슈를 계속 제기하고 권력을 비판하고 감시하는 등등 저널리즘의 공적 책임을 다할 수 있는 부분을 보여줘야 한다는 거다. 언론이 그런 방식으로 신뢰 관계 구축했나? 정작 해야 할 것을 못하고 있고, 포털이나 소셜에 대응을 잘하는 게 혁신인 양 포장되는 건 피해야 한다.

신뢰 기반의 미디어를 만들어야 한다. 신뢰 관계는 업의 본질을 추구할 때 형성된다. 좋은 저널리즘 보여줄 때 가능하다. 저널리즘 원칙을 다 할 때, 독자는 매체에 대한 애착과 응원, 후원의 정서를 형성할 수 있다. 그런 과정에서는 커뮤니케이션 활성화하고 독자 커뮤니티를 구성해야 한다.

김선호 : 플랫폼은 콘텐츠를 안 만든다. 남들이 만들어주는 것, 이용자가 만들어준 걸 쓴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사실상 대부분의 플랫폼은 공공재를 사용해서 사업하고, 광고 수익 당기는 거다. 콘텐츠에 공공재적 개념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

말씀하신 것처럼 민주사회 공동체에는 필요한 뉴스가 있다. 지금 같은 구조는 좋아하는 뉴스만 남게 할 수 있다. 언론사도 유통될 것 같은 뉴스만 만들다 보면 필요한 뉴스를 만드는 자원이 부족해진다.

기본적으로 플랫폼이 공공재를 사용해서 수익을 창출한다는 명제가 있어야 할 것 같고, 그렇기 때문에 플랫폼의 수익을 사회에 일부 환원하는 제도적인 장치가 필요할 것 같다. 그것이 우리 사회에 필요한 뉴스를 지속적으로 생산할 수 있게 지원하는 선순환적인 새로운 생태계가 만들어져야 한다.

플랫폼이 되려는 노력도 시도해야 한다. 노르웨이에 <쉽스테드>라는 미디어가 있다. 언론사가 만드는 독립 플랫폼 전략을 추진한다. 인공지능 기술을 통해서 개인 추천 서비스도 한다고 하더라. 지금 얼마나 잘 되고 있고, 가능성이 있는지는 모르겠다. 우리나라 언론사는 플랫폼을 만들려는 고민을 심각하게 하지 않는 것 같다. 지금 많이 늦긴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두 곳이라도 플랫폼화하려는 노력을 시도하는 곳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지금 언론사들이 디지털 혁신 이야기하면서 ‘디지털 뉴스룸’을 말한다. 플랫폼을 만들고자 하면 뉴스만 가지고는 안 된다. 다른 서비스가 필요하다. 새로운 기술개발도 필요하다. 언론사에서는 뭘 해야 할지 아는 사람이 별로 없다. 새로운 기술을 가진 젊은 인력과 언론사가 더 늦기 전에 뭔가 시도를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이정환 : 플랫폼 의존도가 늘어나는 상황은 받아들여야 한다. 독자가 언론사 주소 쳐서 들어가는 시대는 끝났다. 뉴스가 어디에나 있는 시대다. 굳이 우리 사이트 프레임 안에서 뉴스를 봐야 하는 건 아니다. 플랫폼 의존이 문제가 아니라, 다양한 플랫폼을 적극적으로 이용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

정말 좋은 기사는 어떻게든 읽힌다. 소셜의 강점이기도 하다. 빈틈은 있다. 하나의 신문을 읽으면 흐름과 맥락이 있고 읽으면서 이 신문이 말하고 있는 가치관 같은 걸 공유하게 된다. 그러나 기사가 파편화되고 개별 기사 단위로 유통이 될 때는 맥락을 잃게 된다. 맥락을 복원하는 기사가 필요하다.

플랫폼 차원에서는 네이버 탓만 할 수는 없다. 네이버의 뉴스 집중도도 줄어들고, 영향력도 예전 같지 않다. 그런데도 네이버가 전재료도 주고, 구독펀드도 마련했다. 합작회사 같은 부수적인 것도 있다. 네이버 나름대로는 노력하고 있는 것 같다. 독점에 대한 비판이나 공정성 논란을 불식시키고, 플랫폼의 공정성을 외형적으로 구축하는 시도를 하는 거다.

근본적으로 이 구조를 바꾸진 못해도 언론사 브랜드를 강화하려는 노력은 필요하다. 직접 독자를 찾아 나서지 않으면 뉴스를 전달하기 어려운 시대로 가고 있다. 쉽진 않겠지만, 언론사들의 대안 포털 같은 형태도 있다. 네이버도 페이스북이 제공하는 정도의 이용자 데이터 정도는 공개해야 한다. 우리 뉴스가 네이버에서 어느 정도 소비되는지 접근할 수 있게 해줘야 독자들을 이해할 수 있다. 네이버 독자를 적극적으로 공략하는 방법도 찾아야 할 것 같다.

네이버가 주는 떡고물에 안주하면 안 된다. 네이버의 영향력은 줄겠지만 여전히 강력할 거다. 여러 플랫폼 활용해서 다양하게 독자를 만나야 하고, 끊임없이 브랜드도 강화하고, 유통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 독자는 달라지고 있는데 달라진 독자에 대한 공략 방식 없었고, 스토리텔링 방식에 대한 고민도 없었다는 생각이 든다. 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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