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웨이 ‘P10’. 후면에서 라이카 로고를 찾아볼 수 있다. <출처: 화웨이>

중국이 각종 기술 분야에서 눈부신 발전을 이루고 있는 가운데 스마트폰 시장 역시 급속도로 성장 중이다. 올해 1분기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점유율 1위는 삼성(22.8%), 2위는 애플(14.9%)이다. 그 뒤를 중국 화웨이(9.8%)가 쫓고 있다.

화웨이는 미국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지만, 유럽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 중이다. 한국, 일본, 태국, 말레이시아, 러시아 등을 포함한 아시아 태평양 시장에서도 점차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사실 점유율 면에서 삼성이나 애플과는 그 격차가 큰 편이지만, ‘저가폰’으로 승부를 보고 있는 다른 중국 스마트폰 제조기업들과는 달리 화웨이는 프리미엄폰으로도 꽤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화웨이는 플래그십 라인으로 ‘P’와 ‘메이트’ 시리즈, 산하 브랜드로 ‘아너’를 선보이고 있다. 올해 2월26일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7’에서는 플래그십 프리미엄 스마트폰 ‘P10’과 ‘P10+’를 선보였다.

스마트폰으로 만나는 ‘라이카 감성’

| 라이카의 빨간 로고만으로도 카메라 애호가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기에 충분하다. <출처: 라이카 카메라 코리아 홈페이지 갈무리>

카메라를 잘 모르는 사람이라도 ‘라이카’라는 이름만큼은 귀에 익을 것이다. 라이카는 제2차 세계대전 때부터 필름카메라를 만들어온 100년 전통의 독일 카메라 기업이다. 화웨이는 2016년 2월26일 스마트폰 카메라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라이카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라이카가 카메라 애호가 사이에 높은 인지도를 확보하고 있는 만큼, 이 제휴는 스마트폰 카메라에서 화웨이의 개성을 구축하는 데 가산점이 된다. 화웨이는 단순히 라이카의 브랜드 이미지만 빌려오는 것이 아니라 연구개발(R&D), 디자인, 엔지니어링, 사용자 경험, 마케팅 및 유통 채널 등 다양한 부문에서 협력할 예정이다.

듀얼카메라는 20MP(메가픽셀, 100만 화소) 모노크롬 카메라와 12MP RGB 카메라로 구성돼 있으며 F/2.2까지 지원된다. P9에는 없었던 OIS(영상 흔들림 방지)기능도 추가됐다. 여기에 듀얼 톤 플래시 PDAFPhase Detection Auto Focus. 위상차 검출방식 오토 포커스.close+CAFAuto Focus Continuous. 연속 자동 초점.close+레이저+자동 초점 기능에 2배 하이브리드 줌, 4K 비디오 녹화가 가능하다. 또 P9에는 후면에만 라이카 카메라가 탑재됐으나, P10은 전면 카메라에서도 라이카 감성을 느낄 수 있다. 전면 카메라 사양은 8MP AF에 F/1.9다.

| P10은 특히 카메라 기능에 집중했다. <출처: 화웨이 웹사이트 갈무리>

인물 사진 촬영시 190개의 인식 노드를 사용하는 세밀한 3D 얼굴 탐지 기능이 적용되는데, 화웨이가 연구한 이미지 알고리즘을 통해 다양한 얼굴 모양과 피부 유형 등에 맞춘 자연스러운 보정이 가능하다. 주변 빛의 변화를 감지해 자동으로 조절하는 알고리즘도 있다. 특정 모드를 설정하면 이미지를 촬영한 뒤에도 초점을 재설정해 저장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다른 재밌는 기능도 있다. 사용자가 셀카를 찍고 있는지, 여러 사람과 단체로 촬영하는지를 자동으로 감지해 광각 모드로 알아서 전환하기도 한다. 또 고프로와 공동개발한 모바일 이미지 및 동영상 편집 도구 ‘하이라이트’도 내장돼 있다.

P10+에는 F/1.8에 더 우수한 광학 성능을 갖춘 새로운 라이카 ‘SUMMILUX-H’ 렌즈가 탑재됐다.

| 인상적인 사진을 찍을 수 있는 P10 <출처: 화웨이 웹사이트 갈무리>

화웨이는 이처럼 카메라에 크게 공을 들였지만 이전 모델 P9 출시 무렵 ‘라이카는 이름만 빌려준 것이다’라는 루머에 휘말리기도 했다. 화웨이에 탑재되는 라이카 듀얼카메라 생산을 라이카가 직접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었다. 이에 화웨이와 라이카는 공동 선언문을 발표해 루머 진화에 나섰다. 개발과 제조를 따로 할 뿐, 아래와 같은 이유로 라이카 기술로 카메라를 개발한 것이 맞다는 설명이었다.

  1. 라이카 표준에 따른 광학 설계의 공동 개발, 평가 및 최적화
  2. ‘고스트와 플레어’ 효과를 줄이기 위한 카메라 모듈의 기계적 구성
  3. 컬러 렌더링, 색상 정확도, 화이트 밸런스, 미광 감소, 노출 정밀도, 다이나믹 레인지, 선명도 및 노이즈 특성 등을 포함한 이미지 품질 정의
  4. 오랫동안 축적된 라이카의 광학 및 신호 처리 기술을 이용한 이미지 데이터 처리 기술
  5. 화웨이에서 제조할 때 높은 품질을 유지할 수 있도록 엄격한 공통 품질 표준 및 생산 요구사항의 정의

화웨이와 라이카는 독일에 공동 연구개발 센터를 세우는 등 파트너 관계를 공고히 하고 있다.

스펙은 ‘합격’이지만 ‘혁신 없었다’ 평가도

| P10은 다양한 색상을 제공해 소비자의 선택지를 넓혔다. <출처: 화웨이 유튜브 화면 갈무리>

디자인은 깔끔하다. 하이퍼 다이아몬드 커팅으로 고급스러운 마감 처리가 특징이다. 물론, 전작의 개성을 살리지 못해 아쉬웠다는 의견과 아이폰과 다소 유사해 보인다는 지적도 있었다.

카메라에는 라이카를 집어넣었다면, 본체 컬러는 색상의 표준을 선도하는 ‘팬톤’이 뽑아냈다. 다양한 색상으로 소비자의 선택지를 넓혔다. 화웨이는 라이카나 팬톤 외에도 돌비, 마이크로소프트, 인텔 및 구글 등 다른 기업과의 협력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P10은 5.1인치 FHD 1920✕1080(432ppi) 디스플레이에 화웨이 자체 프로세서인 ‘기린(Kirin)960’이 탑재됐으며 화웨이의 사용자 인터페이스 ‘EMUI 5.1’ 버전이 적용됐다. 운영체제는 안드로이드 7.0이며 4GB 메모리, 64GB 롬과 3200mAh 배터리를 지원한다. 화면은 코닝 고릴라5 글래스로 강도를 높였다. 무게는 145g이고 두께는 6.98mm이다. 좋은 사양이지만 다른 플래그십 라인인 ‘메이트’와의 차별성이 두드러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혁신이 없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 EMUI 5.1은 화웨이의 사용자 인터페이스다. <출처: 화웨이 웹사이트 갈무리>

P9 후면에 있던 지문 센서는 전면 홈버튼으로 옮겨왔다. 홈버튼은 스마트 터치 기능으로 더욱 큰 편의성을 제공한다. 손가락을 대면 지문인식으로 스마트폰이 열리며, 한 번 클릭하면 이전 화면으로 돌아가고 길게 누르면 홈 화면이 뜬다. 작업을 전환할 땐 왼쪽 또는 오른쪽으로 넘겨 사용하는 방식이다. 조작법이 간단하고 EMUI 활용성도 높아 편리하다.

또 기계학습 알고리즘 기반 ‘울트라 메모리’ 기술을 통해 메모리 공간을 효율적으로 정리해준다. 사용 패턴을 분석해 더 중요한 앱의 공간을 절약하기 위해서 메모리를 압축하고, 사용하지 않는 앱의 메모리를 재활용할 수도 있다. 화웨이가 사용자 편의에 최적화된 스마트폰을 만들고자 한다는 점을 잘 나타내는 기능이다.

| P10은 이전 모델인 P9보다 모서리가 조금 더 둥글어졌다. <출처 : 화웨이 웹사이트 갈무리>

사양과 다른 스토리지, 논란도

그러나 P10에는 화웨이의 치명적인 실책이 있었다. 화웨이는 출시 당시 P10에 eMMC 스토리지보다 빠른 UFS 2.1 스토리지를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중국에서 판매된 제품 중 일부에 eMMC 5.1이 탑재됐다고 중국 소비자들이 주장하고 나섰다. P10 기기 내부에 eMMC와 UFS 메모리를 혼합했다는 것이었다. 화웨이는 실제로 UFS 2.0, UFS 2.1, eMMC 5.1을 사용했는데 문제는 eMMC와 UFS가 많게는 몇 배의 사양 차이를 보인다는 점이었다. 이 때문에 ‘원가 절감을 위해 소비자를 기만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불거졌다.

이에 리차드 유 화웨이 비즈니스 그룹 CEO는 자신의 웨이보를 통해 플래시 메모리 수급 문제로 eMMC와 UFS 메모리칩을 혼용했다고 밝히면서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최적화를 통해 훌륭한 실제 성능과 경험을 유지할 것이라고 약속했으나 신뢰도에는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었다.

<중앙일보>는 화웨이의 플래시 논란에 대해 “이 배경에는 메모리 반도체 수요 폭증으로 인한 공급난이 있다.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고사양 메모리 반도체를 쓰기 시작하면서 스마트폰용 메모리 반도체는 특히 공급이 달리는 상황이다”고 보도했다.

참고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