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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커] 메이크 정신으로 빚은 심리치료 VR, ‘곶자왈’

청정 제주 곶자왈의 기운을 VR로 느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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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석영 메이커가 작업실 앞을 배경으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장지원)

가상현실(VR, Virtual Reality)이 기술을 등에 업고 자연 그리고 감성과 만난다. 감성놀이터의 대표이기도 한 최석영 메이커가 혼자 “망쳐보겠다”며 준비 중인 심리치료 VR (Psycho Therapy VR) ‘곶자왈’이다.

최석영 메이커는 인터뷰 중 ‘망치다’라는 낱말을 자주 썼다. “망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고 실제로 망쳐왔기에 지금의 내가 있었다”는 것이다. 그는 자신들의 활동을 두고 “말도 안 되는 일들이었지만 되게끔 했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기술을 갖고 있으니까.”

심리치료 VR 제주의 향기가 무엇인가?

곶자왈은 VR로 제주도를 만나는 심리치료 콘텐츠이다. 여기에 수학박사와 선생님, 미디어아티스트가 모인 수리 연구팀과 연계해 만들어가려 한다.

이것을 개인 차원으로 아들과 함께 ‘메이커 페어 서울 2017‘에 들고 나가서 먼저 망쳐보려고 한다. 그 개념이 곧 메이크 정신이자 창의성이 요구되는 시대에 부응하는 디자인 씽킹 그리고 R&D(연구개발)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2015년부터 매년 참여해왔고, 올해에도 참가를 신청했다.

최석영 메이커(좌)가 감성놀이터 스태프들과 심리치료VR에 관해 대화하고 있다 (사진=장지원)

곶자왈에 수학이 어떻게 결합되는 것인지?

이전에는 수학이 그저 계산이나 방정식, 미분 따위라고만 알고 있었다. 그러나 어떤 날 최태영 박사와 신윤철 선생을 만나면서 내가 잘못 생각해왔음을 깨달았다. 수학이 논리적 사고를 갖고 사물을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등 그에게서 정말 많이 배웠다.

이로써 제주도의 자연을 배경삼아 거기서 수학적 코드나 원리 등을 찾을 수 있게끔 결합하는 작업에 착수한 것이다.

심리치료 VR에 기반하는 심리학 이론은?

알프레드 아들러의 심리학을 기반으로 만들고 있다. 쉽게 풀어 얘기하자면 기존에 갖고 있던 트라우마 등을 과거로 돌아가서 끄집어내기보다 지금의 아름다운 현재를 보는 것이 중요하고 그 과정을 통해 얼마든지 치유도 할 수 있다는 개념이다. 이 VR에 수학적 개념을 넣기는 하지만 그것들을 자연 속에서 편안하게 찾고 이해할 수 있게끔 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다.

VR을 통한 심리치료법을 박사논문으로 준비해 학문화하려고도 한다. 독특한 사람들이 여기에 더 뛰어들도록 말이다. 마음에 대한 연구가 앞으로 더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뉴스를 볼 때마다 섬뜩하지 않나. ‘정상인이 과연 있을까?’ 할 정도니까. 이에 관한 토대를 만드는 작업이지만 너무 학문적으로 가지 않고 콘텐츠로써 다가오도록 방향을 잡은 상태이다.

최석영 메이커(우)가 그의 심리치료 VR을 시연해 보이고 있다 (사진=장지원)

영상과 소리는 어떻게 구현하는지?

올 여름부터 한 달여 간 답사차 제주도에 내려갔다 왔다. 곶자왈 VR을 위해 사운드도 녹취하고 풍경도 먼저 느껴 열심히 적용하기 위해서다.

내 바람은 자연에 가까운 리얼리티로 사람의 마음을 감동시키는 일이다. 포토스캔 방식을 적용해 16K 해상도로 리얼타임에서 구현하는 인터랙션 컴퓨터그래픽을 완성하고자 마음먹었다. 여기에 심리치유 VR만의 스토리텔링까지 더해 최상의 비주얼로 표현할 참이다.

나를 돕는 이들 중에는 매우 뛰어난 작곡가도 있다. 현악기가 많이 들어가는 오케스트라 느낌으로 사람을 차분하게 하는 음악을 담을 것이다. 여기에 실제 자연의 풍경 소리를 덧입히고 가상현실에 완전히 구현할 기술(사운드스케이프)로 알고리즘을 만들고 있다.

곶자왈을 비롯한 심리치료 VR이 어떤 장소에서 어떤 방식으로 활용되기를 바라는지?

전시작 개념으로 활용돼 사람들이 그것들에 힘입어 치유됐으면 하는 바람이 가장 크다. 전시 형태를 보다 확장시키며 미디어 파사드로도 여러 차례 전시했다. 메이커 페어 이후 11월에도 전시가 있을 예정이다.

지금은 이외에도 활용 가능한 플랫폼들이 다양하다. 스팀 같은 게임 사이트에 등록해 해외 사람들도 내려받아 함께 감상할 수 있는 방안도 준비하고 있다. 이처럼 가치 있는 일을 계속 하고 싶다.

최석영 메이커(우)와 그를 돕는 스태프들 (사진=장지원)

VR을 주제로 진행하는 또 다른 프로젝트가 있다면?

무한상상스페이스와 협력해 그곳에다 VR을 배울 수 있는 메이커스페이스를 만들었다. 그리고 도전하고 싶은 청소년 및 일반인들을 위해 내가 메인 강사로 나서는 무료 코스를 개설했다. 그것이 잘 된 덕택에 찾아가는 VR메이커스페이스 또한 무한상상스페이스와 같이 진행하게 됐다.

지난해부터는 서울시교육청과 연락이 돼서 찾아가는 미래교육도 진행하고 있다. 현재 총 100개교로 강연을 다니는 것이 목표다. 지금까지 지난해 37개교, 올해에는 51개교를 찾아갔다. 거의 1주일에 1개교씩 해서 내년에 100개교를 채울 계획이다.

굳이 교육활동까지 나서서 펼치는 까닭이 있나?

꿈나무들에게 기회를 주고 싶었다. 초등학생이 벌써부터 삼성, LG, 공무원을 준비하고 있잖나. 충격적이었다. 이 때 다행히 우리가 정규 수업시간에 들어가서 “콘텐츠의 시대가 오면 중요한 것이 무엇이고 그러니 너희들이 이것들을 준비해야 한다” 그리고 “직업도 여러 종류가 있고 도전하면 누구나 할 수 있다”를 강연할 기회를 얻었다.

그래서 내가 망친 얘기를 많이 들려주고 있다. “여태껏 굉장히 망쳐왔지만 그 망친 것들을 토대로 하는 메이크 정신으로 지금까지 왔다”고. 아이들은 충격을 받았고 선생님들은 나를 싫어한다. (웃음)

그렇다면 향후 계획은?

나는 지금까지 계속 망쳐왔고 앞으로도 과감히 그럴 것이다. 배경도 음악도 스토리텔링도 다 다르게 해왔다. 메이커 페어 서울 2017 이후로도 마찬가지다.

예전 메이커 페어에서 만난 이승항 작가와 친구가 돼 같이 작업하는 프로젝트가 있다. 제주에 이어 이번에는 평창이다. 평창올림픽 열기가 도리어 시들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언제 어디에 전시할지 계획도 없지만 “무조건 일단 만들자”는 생각 하나로 무모하게 도전하고 있다.

심리치료VR에 대한 최석영 메이커의 믿음과 자신감은 그 무엇보다 높아 보였다 (사진=장지원)

이런 활동들에 대해 본인의 만족도는 몇 %인지?

아직 멀었다. 회사와 함께 2015년부터 매번 국가에서 지원을 받아 VR·AR에 대한 교육을 받았고 지난해에는 그 덕분에 LA로 기술연수도 다녀왔다. 올해에는 콘텐츠진흥원의 도움으로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GDC까지 초청됐다. 매년 좋은 기회를 얻어 한걸음씩 성장할 수 있었으나 여전히 부족한 점이 많다.

나와 우리의 꿈은 심리치료 VR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우리가 정리해 확립하는 것이다. 현재 VR의 가치를 단순히 돈 버는 코드쯤으로 아는 기업들이 더러 있어서 자극적인 것들이 덩달아 많이 나온다. 그러나 그렇게만 접근하면 이 미디어가 앞으로 위험해질 수도 있다. 이런 면에서 우리의 도전은 매우 가치 있다고 생각하며 이로써 실현된 결과물을 더 보여주고 싶다.

메이커 페어 서울 2017에서 기대하는 바가 있다면?

재작년부터 지금까지 3년 연속으로 메이커 페어 2017에 참가한다. 처음에는 가상현실에 들어가서 시화전을 열었다. 로봇이 시를 써서 전시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었는데 시대를 너무 앞서가는 결과가 되고 말았다. 두 번째로는 우리가 부담 없이 만든 작품들과 함께 그와 별개로 심리치료 VR을 전시했고, 올해는 수학을 접목한 제주의 향기를 중심으로 부스를 찾을 관람객들이 편안히 볼 수 있게 할 참이다. 투자를 좀 해서 공간도 꾸며 보기 좋게.

메이커 페어에서 정말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왔다. 전국의 메이커들이 다 모이는 자리 아닌가. 페어 덕분에 언저리의 여러 메이커들과도 친해졌고 페어가 끝난 뒤에도 종종 연락해 서로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었다. 그것이 내가 메이커 페어에 참가함으로써 얻고자 했던 바였다.

코엑스 등지에서 하는 거창한 여타 전시회들과 달리 메이커 페어는 비록 부족할지라도 개개인이 만들어서 나가고 다 같이 즐길 수 있는 장이라 본다. 온 가족 그리고 청소년, 어린이까지 누구나 즐길 수 있으니 이 점이 참 좋은 문화현상이 아닌가 생각한다. 단 메이크가 문화로 제대로 정착하려면 향유자 중심의 저변 확대가 필수적이다. 이런 저변 확대에 앞장서는 이들이 곧 메이커들이며 나도 그 물결에 동참하고 싶다.

  • 프로젝트명 : 심리치료 VR – ‘곶자왈’
  • 팀명 : 최석영
  • 메이커 페어 참가 횟수 : 3회(2015, 2016, 2017)
  • 프로젝트 한줄 설명 : 제주의 자연을 감성으로 표현, 심리학 기반의 스토리텔링과 사운드스케이프 적용

인터뷰에 소개된 메이커와 프로젝트는 ‘메이커 페어 서울’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올해 ‘메이커 페어 서울 2017’은 10월21·22일 서울혁신파크에서 개최되며 블로터앤미디어, 서울혁신센터, 그라운드웍스가 공동으로 주최합니다.

글: 장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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