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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쩍 떠난 주말 바다여행(2)
by 김상범 | 2007. 09.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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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산해수욕장에서 거친 파도와 맞서(?) 싸우며 신나게 놀아준 소람이 덕분에 잠깐 동안이었지만, 그날 하루의 스트레스는 모두 날아갔다.


 asadal이 대포항 생선회와 소주 한잔 얘기를 댓글로 달았던데, 물론 속초에 왔으니 당연히 회를 먹어야지. 그런데 대포가 아니라 물치로 갔다. 토요일 저녁이어서 그런지 대포항은 정신이 없을 정도로 사람과 차가 많았다. 그래서 물치로 발길을 돌렸다.


대포, 물치. 항구 이름도 너무 맘에 든다. 이름 얘기를 하니 생각나는데, 난 예전 고구려나 백제 시대의 이름들이 맘에든다. 한자로 네글자짜리 이름말이다. 연개소문, 흑치상지 이런 이름들이 왠지 좋다. 신라가 삼국을 통일하는 바람에 중국식 이름을 쓰게 됐다는데, 좀 아쉽다. 일본 사람들이 네글자 이름을 쓰는데, 이거 백제식이겠지. 하여튼, 네글자 이름이 언제부턴가 정겹다. 창씨개명하자는 얘기 아니다. ^^ 요즘 유행하는 아버지와 어머니 성을 모두 딴 네글자 이름, 그런 식도 아니고. 아무튼…

물치에서 회를 먹었다. 물치는 시장터 같은 대포와 달리 회센터 같은 2층 건물이 달랑 하나 있다. 그 안에 들어가면, 전부 횟집들이다. 고기 종류와 가격 등 흥정이 끝나면 바로 잡아서 내준다. 우럭 한마리, 광어 한마리, 오징어 한마리, 도다리 작은 거 두마리. 이렇게 해서 3만5천원. 싼건가 비싼건가. 그냥 우와 싸네 하면서 먹었다. 아쉽게도 사진이 없다. 그런데 더 아쉬운 건, 아이들이 먹을 게 없다는 것. 횟집에서는 회와 상추, 그게 다다. 매운탕과 밥을 주긴 하는데, 어른들이야 훌륭한 식사겠지만, 아이들에게는 적당한 먹거리가 아니었다. 다행히 건물앞에서 새우튀김과 고등어를 구워서 파는 작은 트럭이 있어서 소람이에겐 그걸 사줬다. 바로 우리 같은 가족 나들이 손님들을 겨냥한 것이었다.


바다구경하고 회먹고, 다시 낙산으로 내려가 해변가 모텔에 짐을 풀었다. 그렇게 토요일 하루를 보냈다.


다음날, 애초에 목적지 대관령으로 향했다. 낙산에서 출발해 영동고속도로를 타고 횡계IC에서 빠져 8Km쯤 더 달려 삼양목장에 도착했다. 라면회사 삼양이 목장을 하고 있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아는 게 너무 없다.


비포장도로를 한참 달려 도착해 주차장에 차를 대고 다시 셔틀로 갈아타고 정상에 오른다. 매표소에서 조금 더 올라가면 널찍한 광장이 나온다. 여기서 셔틀버스를 타고 20분쯤 올라가면 정상이다. 여의도 면적에 7배쯤 된다는 엄청 큰 목장이다. 이제부터 사진여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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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표소 지나 바로 이 광장에서 셔틀버스를 타고 올라간다. 삼양이 운영하는 곳이어서인지 매점에서 라면을 판다. 컵라면도 끓여주고. 화장실이 열악한게 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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셔틀버스 승강장. 버스는 많아서, 그리 오래 기다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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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양목장 정상에 가면 이런 초원이 나온다. 탁 트인게 그만이다. 풍력발전을 위한 커다란 바람개비가 곳곳에 박혀있다. 직경이 80m나 된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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녀석이 하도 좋아해서 엄마, 아빠도 덩달아 좋았다. 정상에는 긴팔옷을 입고 가야할 정도로 바람이 셌다. 셔틀버스 운전사 아저씨 왈 “여기서 모자 벗겨지면 경포대가서 주워와야 하니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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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르고 구르고 또 구르고. 마냥 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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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목장에 소와 양이 별로없다는 것. 동양최대의 목장이라는데 소가 700마리뿐이란다. 예전에는 많았는데, 많이 줄었단다. 초원을 누비는 거대한 소떼나 양떼는 기대하지 않는 게 좋다. 삼양목장은 그래서 목장이라기보다 전망좋은 초원이라고 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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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도 있고, 토끼도 있고, 타조도 있긴 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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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곡의 가을. 물이 눈부시게 빛난다. 삼양목장 광장옆이다. 쉬리도 있고 산천어도 있단다.


돌아가는 길에 매표소에서 라면을 나눠준다. 삼양목장아닌가. 일반 라면의 반쯤 되는 크기의 ‘미니라면이다. 서울로 돌아가는 길에 봉평 메밀축제에 들러 늦은 점심을 먹으려 했는데, 말 그대로 인산인해, 엄청난 인파와 차들 때문에 멀리서 구경만 하고 서울로 향했다.


추석이 가까워서인지 미리 성묘가는 사람들이 많았던 모양이다. 날씨도 너무 좋았고. 서울을 빠져나가는 차들이 그렇게 많았으니, 돌아가는 길도 뻔했다. 어차피 막힐 것, 국도로 노선을 잡았는데, 잘한 선택이었다. 라디오에선 연신 고속도로 정체가 심각하다는 방송만 들린다. 6번국도는 그래도 원활한 편이었다. 양평부터 밀리긴 했지만.


뜻하지 않은 가을 가족소풍이었지만 오랜만에 맑고 풋풋한 여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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