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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웨어가 썬을 이끌 것"

2007.03.11

한국IBM과 한국HP가 소프트웨어 사업에 부쩍 힘을 싣고 있다. 이런 행보는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도 마찬가지다. 세 회사의 공통점은 하드웨어로 출발해 점차 서비스와 소프트웨어 시장에서도 강력한 경쟁자로 부상하고 있다는 점이다.

세 회사는 닮은 듯 하지만 몇가지 차이가 있다. 한국IBM은 미들웨어 분야부터 시스템 인프라 소프트웨어, 플랫폼 분야인 데이터베이스까지 모두 보유하고 있다. 기업용 응용 소프트웨어만 빼고 다 갖췄다.

이에 비해 한국HP는 운영 인프라 분야에 집중한다. 미들웨어 분야나 플랫폼 소프트웨어 제품은 아직 없다. 한 때 미들웨어 시장에 도전한다고 했다가 요즘은 잠잠하다. 간간히 미들웨어 전문 업체인 BEA를 인수한다는 풍문이 떠돌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행동으로 옮기지는 않고 있다. 

한국썬은 뭐라고 이야기해야 할까? 한국썬은 IBM과 거의 유사하다. 데이터베이스가 없다는 것 빼고는.

조나단 슈왈츠 CEO가 부임하면서 소프트웨어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또 하나 차이가 있다면 운영체제인 ‘솔라리스10’의 소스를 오픈하고, 자바 개발 플랫폼을 결합해 리눅스 진영과 한판 승부를 해보겠다는 것. 물론 다양한 소프트웨어 사업은 그것과는 별개로 진행하면서 말이다.

안성모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 소프트웨어 총괄 이사는 "썬은 200여가지의 소프트웨어를 보유한 전형적인 소프트웨어 기업"이라며 "국내 실정에 맞는 제품들을 공급하면서 점차 소프트웨어 기업으로서 입지를 굳혀갈 것"이라고 말했다.

썬은 크게 시스템, 스토리지, 소프트웨어, 서비스 조직으로 나뉘어져 있다. 소프트웨어 분야에는 미들웨어, 자바 OEM, 데스크톱, 개발 툴 영역으로 세분화된다. IBM과 HP의 경우 시스템과 네트워크 관리 솔루션들이 소프트웨어 사업부에 소속돼 있다면 썬은 시스템 분야에서 이를 담당한다. 이런 이유로 한국썬의 소프트웨어 부서에서 운영 관리 이야기를 듣기는 힘들다. 안성모 이사는 "경쟁 업체와 좀 다른 조직 구조이기에 기자들이 잘 이해못하는 경우도 있다"고 자사 조직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보탰다.

한국썬의 소프트웨어 사업을 이해하기 위해 약간의 설명이 필요하다. 각 분야별로 잠시 살펴보자.

미들웨어 분야는 웹애플리케이션서버(WAS)를 비롯해, 디렉토리 서버, 최근 한껏 주가를 높이고 있는 ID관리, SOA를 지원하기 위한 자바캡스(EAI, 비즈니스 프로세스 관리, 모니터링 등도 모두 포함) 영역으로 구성돼 있다.

자바 OEM은 가장 ‘짭잘한’ 소프트웨어 영역이다. 국내 유무선 단말기 제조 기업들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발휘하면서 한국썬의 매출도 덩달아 치솟고 있다. 안성모 이사는 "아시아 시장에서도 제조업이 강한 우리나라와 일본에서 자바 OEM이 가장 활발하다"고 밝혔다.

데스크톱 영역은 서비스 기반 컴퓨팅(SBC)으로 대변되는 제품군으로 ‘썬레이’와 ‘타란텔라’ 솔루션이 여기에 속해 있다. 네트워크 컴퓨팅이라는 말을 만들어낸 썬이 가장 아쉬워하는 분야가 바로 데스크톱 영역이다. 모든 데이터들을 중앙 컴퓨터에 저장하고 사용자들은 자신에게 부여된 ID카드를 통해서 언제 어디서나 유무선에 상관없이 접속을 하면 자신의 업무를 손쉽게 볼 수 있다는 개념이었고, 이런 개념을 현실화 한 것이 데스크톱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였다.

최근 ETRI에서도 ‘워프’라는 유사 기술을 국산화했다고 발표했는데, 썬은 이런 기술을 이미 확보하고 있다. 다만 썬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가 기업 사용자들의 데스크톱을 장악한 상황에서 이를 지원하지 않았다가 시장에서 참패를 당했다. 이제는 윈도 운영체제도 적극 지원하겠다고 나서고 있지만 기술적인 오만함이나 당시 ‘마이크로소프트와의 전쟁’을 불사했던 경영진의 생각 때문에 멋진 개념을 현실화하고도 시장을 주도하는 데는 실패했다. 이제 다시 새롭게 시작하고 있다.

‘넷빈즈’나 ‘자바 시스템 스튜디오 크리에이터’가 개발진영에 다가서기 위한 썬의 작품이다. 넷빈즈는 이클립스와 함께 자바 IDE 분야를 이끌고 있는데 최근 한국썬은 이런 IDE와 자사 개발 툴의 국내 확산을 위해 자바 진영을 대상으로 많은 교육 프로그램과 제품 설명 기회를 만들고 있다. 3월 16일 관련 세미나도 개최되는데 이와 관련한 내용은 세미나 행사에 참석해 다음에 다룰 예정이다.

조금은 돌아서 온 느낌이다. 썬의 소프트웨어 전략이나 제품명들도 너무나 자주 바뀌는 통에 주위를 기울이지 않으면 따라잡을 수 없었던 이유도 기자가 돌고 돈 이유다. 그만큼 한국썬이 보유한 소프트웨어가 많았는데 기자의 게으름으로 이해도가 떨어져서 각 분야를 다시 한번 더듬어 살펴봤다.

아래 일문일답은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에서 소프트웨어를 총괄하고 있는 안성모 이사와 나눈 내용이다. 실적 발표를 코 앞에 두고 있던 안성모 이사가 "좀 여유 있을 때 찾아왔으면 좀 좋아"라며 기자를 맞았지만 장시간 기자에게 올해 한국썬의 소프트웨어 사업에 대해 소상히 알려줬다.

올해 어떤 전략으로 소프트웨어 산업을 키울 계획인가?

썬은 2004년 11월 서버 운영체제(OS) 솔라리스의 소스코드를 개방하고 무료 제공하기로 했다. 이어 2005년 12월 통합 소프트웨어 플랫폼인 자바 엔터프라이즈 시스템(JES), N1 관리 SW, 개발 툴까지도 무료 배포하는 새로운 소프트웨어 비즈니스 모델을 발표했다. 아울러 썬은 JES 등을 솔라리스와 마찬가지로 오픈 소스형태로 무료 제공하는 대신 기술 지원 서비스를 통해 수익을 창출한다는 전략을 계속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서비스로서의 소프트웨어(SaaS)’가 대세인데 이미 이런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고 본다. 솔라리스는 썬의 핵심기술 중의 하나로서 고객의 지속적인 솔라리스OS 도입을 통해 서버매출의 향상에도 기여하고 있다.

또한 썬은 지난 11월 14일 GNU GPL v2라이선스 기준으로 Java 스탠다드 에디션과 Java ME, Java엔터프라이즈에디션 등 소스를 오픈했으며, 넷빈즈와 오픈솔라리스와 같은 커뮤니티 모델의 성공을 바탕으로 자바 기술 또한 오픈소스 개발을 위한 커뮤니티 확산에 앞장설 예정이다.
 
썬은 보유한 소프트웨어들은 많은데, 많이 알려져 있지 않다. 대략적인 제품군과 각 제품별 시장 개척 계획은?

주력과 주요제품은 썬 자바 엔터프라이즈 시스템, 썬 자바 시스템 아이디매니저, 자바캡(Composite Application Platform Suite), 썬 자바 스튜디오 크리에이터, 솔라리스10 등이다.

썬은 얼마 전 자바SE와 Java ME, JavaEE 등의 소스를 오픈했는데 이는 썬 소프트웨어 제품을 확산시키고 이용범위를 확대하려는 전략이다. 특히 개발자를 위한 마케팅 프로그램을 강화함으로써 썬의 핵심분야인 자바와 솔라리스의 개발자와 사용자를 지원하고, 고객을 위한 선택의 폭을 확대하겠다.

엔터프라이즈 분야에서는 기존의 핵심 타깃인 ‘통합사용자계정관리(Identity Management)’ 분야에서 썬의 기술우위와 구축 레퍼런스를 바탕으로 주로 국내 대기업대상으로 영업과 마케팅 활동을 강화할 예정이다. 또한 액센추어와 공동협력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SOA분야의 CAPS (Composite Application Platform Suite) 제품 또한 기존의 씨비욘드 고객을 대상으로 중점적인 업그레이드와 제품교육, 마케팅 활동 등으로 IDM과 함께 주요핵심 소프트웨어 제품군으로 자리매김할 예정이다.(편집자 주 : 씨비욘드는 엔터프라이즈애플리케이션통합플랫폼으로 국내 금융권에 많은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안성모 이사는 해외는 전 산업군에 걸쳐 많은 고객군을 확보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IBM이나 한국HP에 비해서 한국썬의 국내 소프트웨어 사업이 활발하지 않은 것 같다. 이런 평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한국썬은 타깃 시장이 달라서 영업 정책이 근본적으로 틀리다. HP와 IBM은 그룹핑할 수 있는 제품들로 묶어서 판매를 한다. 이에 비해 썬은 부품형태로 공급을 하고 있다. 즉 전체적으로 결집형태의 그림이 나오지 않는다. 이것과 사업이 활발하지 않다는 것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 사업은 아주 활발히 전개되고 있고, 성과들도 많이 나타나고 있다.

‘넷빈즈’의 국내 안착을 위한 복안은 무엇인가?

‘썬 테크놀러지 데이’ 등 개발자를 위한 좀 더 다양한 행사를 마련하는 것이다. 한국썬이 진행하는 다양한 행사는 개발자 네트워크인 ‘SDN Korea’ 사이트에서 자세하게 확인 할 수 있다. 최근 개발자 블로그를 포함해 자바 개발자들에 대한 기술 업데이트와 개발자로서 배워야 될 내용들도 제공할 계획이다. 국내 자바 전문가들에 대한 다양한 소식도 보게될 것이다.

최근 개발자 커뮤니티도 오픈하면서 개발자간 소통에도 주력하고 있다. 올해 자바 개발자들을 위한 프로그램들은 어떤 것들이 준비돼 있나?

한국썬은 매년 최대의 자바 개발자 컨퍼런스인 ‘썬 테크데이’를 개최하고 있으며 연2회 정기적으로  ‘자바 유저 그룹 세미나’를 개최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솔라리스 컨퍼런스 넷빈즈 세미나 등을 통해 자바와 솔라리스 등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고 관련 제품 및 업데이트, 프로그래밍 조언 등을 모두 제공하고 있다.

관련 자료
http://kr.sun.com/korea/press/2006/0523.html
http://kr.sun.com/korea/press/2007/0226.html
 
시스템 업체들이 소프트웨어 회사로 변하고 있다. 본사 차원에서도 엄청난 변화가 일고 있는데 한국에서는 어떤 변화가 일어나고 있나?

한국썬은 소프트웨어 분야에 예전보다 많이 집중하고 있다. 특히 한국썬은 자바나 썬의 소프트웨어 제품 저변 확대를 위해 국내 개발자들을 지원하고 썬 소프트웨어 기술을 널리 알릴 계획이다. 한국썬은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개발자 커뮤니티를 지원하는 것을 소프트웨어 비즈니스 전략으로 정하고 썬 테크데이, 자바 유저 및 넷빈즈 유저 세미나 등 보다 다양한 행사를 개최해 개발자를 위함 만남의 장을 만들고, 전문가들이 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아울러 대학생 대상의 행사도 진행해 미래에 국내 소프트웨어 업계를 이끌어갈 인재들도 지원하고 있다. 일단, 썬 소프트웨어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지고 기술 저변이 확대된다면 장기적인 관점에서 비즈니스 이익으로도 연결 될 것으로 기대한다.

썬은 개발툴과 솔라리스 10을 엮어 리눅스와 경쟁하겠다는 전략인 것으로 알고 있다. 솔라리스 10 공개 후 국내 성과나 이런 전략이 어떻게 현지화되고, 어느 정도 탄력을 받고 있나?

솔라리스는 국내에서 다운을 받더라도 본사의 사이트를 통해서 다운로드 받기때문에 국내에서만 얼마나 다운로드 되었는지 알기가 어렵다. 전 세계 시장에서 오픈솔라리스는 2005년부터 1년동안 40개 커뮤티티, 29개의 사용자 그룹, 1만 5천명이 증가됐으며 27개의 활동 프로젝트를 증가시켰다. 또한 현재까지 솔라리스를 다운로드 받은 수는 6백만 건이며, 현재 100개 포춘기업중 97개 기업이 그리고 500대 포춘기업의 85%가 솔라리스 10을 사용하고 있다.

국내 고객들은 운영체제를 쉽게 바꾸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다. 다행히 리눅스라는 사례가 있어서 솔라리스10의 공개 이유를 자세히 설명하지 않아도 고객들이 이해하고 있다. 점차 이런 성과들을 만들어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솔라리스의 소스를 오픈한 것은 기존 솔라리스 고객의 이탈을 막을 수는 있겠지만, 시장을 더 확대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 한 마디 한다면?

솔라리스를 오픈한 이후 솔라리스에 대한 개발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며 오픈솔라리스 프로젝트에도 보다 많은 개발자들이 참여하고 있다. 솔라리스의 도입은 점점 확대되고 있으며, 이는 솔라리스 기능의 우수성이 인정 받은 결과라고 본다. 특히 솔라리스는 오픈을 통해 많은 개발자들이 참여함으로써 더욱 뛰어난 기능들을 추가해 나가고 있다. 썬은 솔라리스가 저변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국제 커뮤니티 활동을 통해 제품을 테스트하고 상품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과정을 거쳐 그러한 기회를 확보할 수 있는가?

개발자들이 이전 버전에 대한 피드백을 오픈소스 커뮤니티내에 제공하고 공유함으로써 최신에 발표한 ‘Java SE 6.0(코드명 ; 머스탱)’이 탄생됐다. Java Community Process'(이하 JCP)는 일반 개발자는 물론 기업이나 오픈소스 단체 등 모두가 자유롭게 참여하여 자바를 열린 공간에서 논의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만들어진 커뮤니티다.

JCP는 썬에 종속되지 않은 독립적인 오픈소스 커뮤니티로 그 안에 자바 관련 표준화를 주도하는 여러 소그룹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 소그룹의 활동을 통해 자바의 표준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를 발의하고 동의하는 프로세스를 진행한다. 지금의 썬은 JCP라는 오픈소스 커뮤니티 틀 안에서 가장 적극적이고 활발하게 활동하는 멤버일 뿐이다. 물론 자바 기술의 혁신과 발전을 위한 주도적 역할은 지속하고 있다.

JCP는 업계 최고의 자바 기술 개발 커뮤니티로서 국제 포럼의 형태로 운영이 되며 세계의 자바 개발자들이 협조하여 혁신적인 자바 플랫폼의 개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JCP의 멤버인 각국의 개발자와 썬을 포함한 BEA, IBM과 같은 벤더들은 호환이 가능하고 신장 가능성이 있는 서비스 플랫폼을 만들기 위해 커뮤니티가 만든 표준을 바탕으로 가장 저렴하면서 혁신적인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서로 협력하고 있다. 또 실제 여기서 개발된 기술을 바탕으로 시장에서 경쟁하기도 한다.

인터뷰를 한 3월 9일 한국썬은 자사가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의 슈퍼컴 4호기 사업 초병렬시스템부문(MPP) 사업자로 선정됐다는 보도자료를 발표했다. 안성모 이사는 "하드웨어 성능은 물론이고 슈퍼컴 운영에 꼭 필요했던 그리드 솔루션이 빛을 발휘한 순간"이라고 활짝 웃었다.

조직 자체는 다르지만 이제 소프트웨어가 썬의 전면을 책임지고 있고, 그런 성과가 시장에서 통하고 있다는 실증사례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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