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의 저작권, 내일의 저작권

"60년, 30년, 10년 그리고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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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대화다. 저작권 역시 마찬가지다. 올해로 한국 저작권법이 제정된 지 60년, 한국저작권위원회가 설립된 지 30년을 맞았다. 저작권을 둘러싼 쟁점은 시대적 맥락과 궤를 같이한다. ‘초연결’이 화두로 떠오른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저작권 문제의 중심엔 구글과 페이스북 등으로 대표되는 ‘온라인 서비스 제공자(OSP)’가 있다. 현재 저작권 문제의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선 역사를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서울 저작권 포럼 10주년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저작권위원회가 주관하는 ‘2017 서울 저작권 포럼’이 10월17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렸다. 올해 10주년을 맞은 저작권 학술 행사 서울 저작권 포럼은 ‘초연결시대, OSP의 역할과 책임의 재조명’을 주제로 열렸다.

이번 포럼은 최경수 한국저작권법학회 부회장의 기조연설을 시작으로 대프니 켈러 미국 스탠포드인터넷사회센터 정보매개책임자, 엠마 쉐드볼트 호주통신예술부 콘텐츠·저작권국 저작권법·정책담당관, 윌리엄 패트리 구글 선임 고문, 질케 폰 레빈스키 막스플랑크연구소 박사 등 각국 저작권 전문가들이 발표에 나섰다.

환영사에 나선 나종민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본격적인 포럼 시작에 앞서 나종민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은 환영사를 통해 “초연결시대 OSP는 핵심적 역할을 하고 있으며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핵심은 연결에 기반을 둔 창조와 융복합 지식재산이다”라며 “창작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보장하고 이용을 활성화하는 저작권 시스템을 정비하는 것이 필수적이다”라고 이번 서울 저작권 포럼의 취지에 대해 설명했다.

저작권법 제정 60주년

기조연설에 나선 최경수 한국저작권법학회 부회장은 ’60년, 30년, 10년 그리고 미래’를 주제로 한국 저작권법의 역사에 대해 되짚었다. 한국에서 근대적 저작권 개념이 처음 언급된 건 1895년 발행된 유길준의 <서유견문>에서다. 조선후기 정치가인 유길준은 이 책을 통해 서양의 저작권 제도에 대해 언급한다. 서양의 저작권 제도가 국제적으로 자리를 잡은 건 1886년 체결된 베른협약을 통해서다. 당시 유럽 16개국과 미주 8개국이 저작권 관련 국내법을 마련했다.

기조연설에 나선 최경수 한국저작권법학회 부회장

한국에 저작권법이 들어온 건 109년 전이다. 1908년 일본은 자국의 저작권법을 한국에 동일하게 적용한다. 한국의 저작권법이 제정된 건 60년 전인 1957년이다. “본 법은 일제시대의 ‘저작권법’의 체제를 답습하지 않고 주로 베른조약의 체재에 의하였다”라는 법 제정 취지는 담대했다. 하지만 저작권 보호에 미흡하다는 비판을 받았다. 음반, 녹음필름 등을 공연이나 방송에 자유롭게 사용될 수 있다고 명시했기 때문이다. 이런 조항이 명시된 이유는 매체 자체가 국영 라디오 하나밖에 없었던 열악한 저작물 이용 환경과 맞물려 있다. 저작자보다 이용자를 우선한 것이다.

저작권법이 현실에 맞게 개정되기 시작한 건 40년 전부터다. 1977년 문화공보부 저작권법개정안은 “현재의 사회현실에 맞지 않는 사문화된 법이며, 해석과 적용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저작권 보호에도 미흡한 점이 있고 세계의 저작권 사조에도 뒤떨어진 법”이라는 이유를 들어 법 개정의 필요성을 밝혔다.

한국저작권위원회 설립 30주년

지금과 같은 형태의 저작권 체계가 마련된 건 31년 전이다. 1986년 미국과 양자 간 조약 체격을 통해 국제적인 기준에 맞는 저작권 체계가 갖춰졌다. 30년 전인 1987년엔 한국저작권위원회의 전신인 저작권심의조정위원회와 프로그램심의조정위원회가 발족했다. 두 위원회는 2009년 한국저작권위원회로 통합됐다. 초기, 심의와 조정이라는 역할에서 출발한 한국저작권위원회는 저작권과 관련된 제반 사항을 다루는 거대 기구로 몸집을 불렸다.

저작권 제도의 변화 과정에서 저작권 수입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1988년 16억원에 불과하던 한국음악저작권협회 사용료 수입은 2010년 1020억원으로 늘었다. 정치권의 저작권에 대한 관심도 증가했다. 최근 1년 사이 국회에서 저작권 관련 법안이 발의된 건수는 총 14건이다. 이는 저작권 제도가 성숙해가는 과정임을 시사하지만 최경수 부회장은 저작권 제도에 대한 철학의 부재와 정책 방향의 모호성을 꼬집었다.

저작권의 미래

최근 저작권 이슈는 오늘날 미래에 대한 화두와 궤를 같이한다. 인공지능, 빅데이터, 3D프린팅 등이 ‘저작권법 제정 60주년 기념 세미나’의 주제로 다뤄졌다. 최경수 부회장은 “미래는 아무도 모르기 때문에 담론이 풍부할 수밖에 없다”라면서도 “준비되지 않은 자에게 미래는 밝지 않을 것”이라며 미래 저작권 문제와 관련해 준비를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최경수 부회장이 제안한 미래 준비는 ▲정연한 저작권 질서 ▲편안한 저작권 ▲초기 저작권 사상으로 회귀 등이다. 먼저, 시스템 오류를 최소화하고 저작권 제도의 혜택으로부터 소외되는 분야가 있지 않도록 저작권 질서를 확립해야 한다. 또 누구나 쉽게 저작권에 대해 이해하고 접근할 수 있으며 안심할 수 있도록 편안한 저작권이 마련돼야 한다. 마지막으로, 저작권이 기업이나 산업 문제가 아닌 창작자를 보호한다는 본래 저작권 사상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최 부회장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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