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 100일, 성과와 숙제는?

곧 카뱅 계좌로 휴대폰 요금, 보험금, 지방세를 납부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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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범과 동시에 ‘카뱅 돌풍’을 일으켰던 카카오뱅크가 100일을 맞았다. 카카오뱅크는 내년 1분기 전월세 보증금대출을 시작으로 사업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그러나 여전히 보안성 문제나 인터넷전문은행 관련 규제로 인한 제약 등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

출처 : 카카오뱅크

카카오뱅크는 11월3일 서울역에 위치한 카카오뱅크 오피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카카오뱅크의 100일을 돌아보는 한편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함흥차사’ 체크카드, 이제 정상화 궤도 올라

카카오뱅크는 오픈 첫날 24만명이 계좌를 개설해 ‘카뱅 돌풍’이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출범 3개월 기준 계좌개설 고객 435만명을 돌파하면서 여전히 순항 중이다. 그만큼 예상보다 많은 고객이 몰려 겪은 어려움도 있었다. 계좌 개설 후 체크카드 배송까지 한 달 가량 소요되고, 고객 상담 인력이 턱없이 부족해 고객센터가 먹통이 되는 등의 문제로 사용자의 원성이 높았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 역시 100일 동안의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배송 문제를 꼽았다. 그는 “너무 많은 고객이 찾아주셔서 체크카드 배송이 원활치 않았고 고객 상담 어려웠다”면서 “앞으로는 일반적인 카드사에서 발행하는 수준으로 배송될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뱅크 이용우, 윤호영 공동대표

지난 10월30일에는 두 번째 고객센터를 오픈, 150여명의 고객 상담 인원을 충원했다. 고객 상담 응대율은 현재 80-90%를 기록하고 있다. 서울오피스(제1고객센터)는 카카오톡, 일대일 상담 등 전화 이외 채널을 바탕으로 소비자보호, 외환업무 상담을 진행하고 강서오피스(제2고객센터)는 전화 상담 기반의 일반상품 및 고객 지원 상담에 주력할 방침이다.

강서오피스 오픈으로 현재 카카오뱅크의 고객 상담 인력은 총 400여명이다. ‘435만 계좌’라는 큰 숫자에 비하면 부족하게 느껴진다. 물론 비활성 계좌도 있겠지만, 이날 카카오뱅크 측이 공개한 바에 의하면 비활성 계좌는 50%까지 떨어진 상태다. 인력 확충이 추가적으로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보안 문제 여전히 불안, “가끔 있는 일이다”

보안은 여전히 불안한 지점이다. 최근 카카오뱅크 계좌로 소액결제가 98차례나 무단인출된 사례가 발생해, 보안 문제가 카카오뱅크의 이슈로 떠올랐다.

이에 대해 이용우 카카오뱅크 대표는 “우려하는 부분을 알고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일반적으로도 가끔은 있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단기간 내에 사업을 하다가 룰을 적용하지 못한 부분 있던 것이 사실이다. 카드 같은 경우는 다른 협력사와 같이 하는 부분이다. 사전에 결제 거절하는 룰을 도입할 예정이다.”

“무단인출은 신용카드일 경우가 좀 더 리스크가 적다. 결제가 한 달 후에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체크카드는 바로 빠져나가기 때문에 문제 있을 때 바로 복구해야 한다. 이 점을 우리가 놓쳤다.”

FDS는 이상 금융거래를 탐지하고 적발하는 보안 시스템이다. 해외 사이트를 통해 카카오뱅크 계좌에서 98차례나 소액결제가 되는 ‘이상 출금’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카카오뱅크에서는 그 어떤 안전장치도 작동하지 않았다. 당시 이에 대해 묻자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FDS가 정상작동을 하고 있었다”는 공식 답변을 내놓은 바 있다. 시스템에 오류가 발생했을 수 있으나 정상 작동했다는 주장이었다.

이를 정정하듯 카카오뱅크는 이번 간담회에서 무단인출 이슈에 대해 ‘놓친 부분이 있다’고 인정했다. 카카오뱅크 측은 “앞으로 정책에 담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소비자가 보다 안심할 수 있는 ‘납득 가능한’ 대책이 요구된다.

카카오뱅크의 ‘다음’ : 전월세 보증금대출, 신용카드 사업, 신용평가 시스템 고도화

“은행을 찾아오지 않게 하는 게 우리의 기본적인 생각이다.”

카카오뱅크는 2018년 1분기 전월세 보증금대출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전월세 보증금대출은 주택금융공사 보증을 기반으로 한다. 카카오뱅크의 가장 큰 장점이 여기서 발휘된다. 바로 은행 방문 없이 카카오뱅크 앱을 통해서 보증금 대출을 신청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신용정보 스크래핑과 사진 촬영 등의 간단한 절차만 거치면 소비자가 원하는 시간에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카카오뱅크 측은 “이사 날짜가 휴일이라도 대출 실행이 가능하게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은행에서 대출받는 프로세스 중 가장 복잡한 게 전월세 대출이다. 주택담보대출보다 복잡하고 시간도 오래 걸린다. 이를 모바일에서 구현해줄 수 있다고 한다면 은행해서 해줄 수 있는 대출을 다 하지 않을까 싶다. 다른 대출보다 시간 오래 걸리고 복잡한 것은 사실이다. 모바일에서 할 수 있으면 작은 혁신이 아닐까 한다.” – 윤호영 대표

현재 시중은행 중에 2곳 정도가 모바일로 전월세대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계약서를 제출하려면 일단 지점에 서류를 내고, 확인하기 위해 은행을 방문하게끔 돼 있다. 카카오뱅크는 오프라인 지점이 없는 인터넷전문은행인 만큼, 고객센터와 업무 지원센터를 통해 이러한 과정을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카카오뱅크의 전월세대출이 시작되면, 기존 대출에 소요되던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뱅크는 2018년 상반기 신용카드 사업 예비인가를 추진하고 2019년 하반기에는 신용카드 사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카카오뱅크가 소비자의 사랑을 받게 된 것은 공인인증서 없는 간편이체, 쉽고 편리한 프로세스, 저렴한 수수료 등으로 기존 시중은행의 단점을 보완하고 소비자의 편의성을 우선적으로 고려했기 때문이다. 전월세 보증금대출을 모바일로 언제든 받을 수 있게 된다는 것 역시 카카오뱅크의 말대로 ‘작은 혁신’이다.

작은 혁신은 또 있다. 향후 카카오뱅크는 외부 데이터와 카카오뱅크 누적 데이터를 결합 및 분석해 신용평가 시스템을 고도화할 예정이다.

기존에는 신용등급이 7등급 수준이면 시중은행이나 제2금융권에서 대출을 받기 어려웠다. 카카오뱅크는 ‘보증’의 형태가 아니라 데이터로 판단해 신용대출을 해주는 방향으로 갈 생각이다. 예를 들어 예스24에서 책을 꼬박꼬박 사고, 멜론에서 꾸준히 결제를 하고 있는 등 크레딧을 관리한 ‘히스토리’가 있으면 신용평가사는 신용등급을 7등급으로 보더라도 카카오뱅크에서는 4등급이라고 판단해 중금리대출을 해줄 수 있는 것이다.

윤호영 대표는 “3-4년간 고객 동의 하에 얻은 데이터가 많이 쌓이면 그때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호영 대표

카카오뱅크에게는 여전히 넘어야 할 크고 작은 산이 있다. 정부 규제 등의 족쇄가 달려 있는 주택담보대출은 물론 은산분리 문제도 있다. 카카오뱅크 측은 “빨리, 꼭 바뀌었으면 좋겠다”라면서도 “은산분리 문제가 바뀌지 않는다고 해서 어려워지지는 않는다”라고 말했다.

카카오뱅크는 2018년 내 자동이체통합관리 서비스를 연계할 예정이다. 카카오뱅크 계좌를 통해 실시간 휴대폰 요금, 보험금 등을 납부할 수 있고 가상계좌서비스로 지방세도 납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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