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앱 개발사가 알려주는 해외 진출 성공법

2017.11.07

‘우리 팀은 능력 있는 개발자가 있고, 좋은 서비스를 만들었는데 왜 실패하지?’, ‘해외 시장에 진출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한 해에 6번이나 실패한 작은 개발사가 알람 앱 하나로 세계 사용자를 사로잡았다. 한 두 명이 개발한 인디게임은 브라질 및 중동까지 진출했고, 개인화 추천 서비스로 국내를 넘어 미국 시장을 넘보는 개발사도 있다. 이들이 한자리에 모여 전략을 나누는 패널 토크 행사가 열렸다. 개발자에게 도움이 될 만한, 이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구글플레이는 11월7일 구글캠퍼스 서울에서 ‘구글플레이 개발자와의 대화-국내 시장을 넘어서 해외 시장에서의 성공을 넘보는 개발사’ 행사를 진행했다. 이날 행사에는 알람몬 개발사 ‘말랑스튜디오’, 레든 개발사 ‘팀 불로소득’, 왓챠플레이 개발사 ‘프로그램스’, 로그라이프 개발사 ‘하이디어’ 등 4개 개발사가 참석해 게임 및 앱 개발 스토리와 향후 해외시장 진출 계획을 공유했다.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만든다

말랑스튜디오는 전 세계에서 2,700만 다운로드를 기록한 글로벌 알람 앱 ‘알람몬’을 만들었다. ‘아침에 무조건 깨운다’는 콘셉트로 게임을 클리어해야만 알람이 꺼지게 했다. 액션 게임, 리듬 게임 외 알람을 끌 수 있는 방법은 다양하다. 퍼즐, 미니 뮤비, 영상 통화 등 10가지가넘는 알람이 제공된다.

처음부터 잘 풀린 것은 아니다. 2011년 한 해에만 6번이나 앱을 출시하고 실패의 쓴 맛을 봤다. 좋은 앱이었고, 공을 들여 만들었고, 미학적으로도 아름답고 글로벌 출시에도 적합해보였다. ‘왜 우리는 좋은 개발자가 있고, 잘 만드는데 실패하지?’

이들의 고민이 풀린 건 단순했다. 중요한 것은 ‘사용자에 대한 배려’였다. 한 예로 당뇨병 환자를 위한 앱을 만들었는데 실제 사용층인 4050 세대를 배려하지 않고, ‘작고 예쁜’ UI를 만들었던 것이다. 김영호 말랑스튜디오 대표는 “잘 만드는 것보다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게 더 중요하구나 생각했다”면서 “여러 카테고리를 나누고 고민하다가 알람이라는 ‘사람들에게 매일 필요한 앱’을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모든 것의 개인화’를 비전으로 삼고 있는 프로그램스는 영화 추천 서비스 ‘왓챠’를 4년 동안 운영해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데에 이어 작년에는 ‘왓챠플레이’ 서비스를 선보였다. 국내는 300만 명, 일본에서는 10만 명의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다. 프로그램스의 키워드는 개인화, 자동화, 추천. 이 세 가지다. 왓챠와 왓챠플레이 모두 사용자 한 명 한 명을 위해 맞춰진 서비스인 셈이다.

박태훈 프로그램스 대표는 “개인화 추천을 위해서는 크게 두 가지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가 강조한 것은 좋은 데이터를 구축하는 것, 그리고 추천 기술 고도화다.

프로그램스가 자랑하는 왓챠 추천 엔진은 추천 외에도 다양한 기능을 가지고 있다. 어떤 콘텐츠를 ‘이미’ 봤을 확률, 추천 콘텐츠를 ‘실제로’ 볼 확률까지도 계산한다. 가입 과정에서 이미 본 영화 별점 매기기를 하게 되어 있는데, 여기에 뜨는 영화 목록도 정교하게 짜여 있다. 모두가 좋아할 법한 영화보다 취향이 갈리는 영화를 물어봄으로써 노력 대비 최대의 효과를 낼 수 있는 방식이다.

“정확도와 만족도는 다르다. 멜로 영화를 안 좋아하는데 왓챠가 끈질기게 멜로영화를 추천해서 봤는데 재밌다면 만족도가 확 올라간다. 이런 방식으로 추천 엔진을 고도화한다.”

왓챠 플레이는 현재 40곳이 넘는 저작권사와 계약해 많은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 내부 구성원 절반이 개발자이기 때문에 크롬캐스트 등 다양한 플랫폼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고 있다. 박태훈 대표는 “개인화 추천은 누구보다 잘 한다는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프로그램스는 왓챠플레이를 북미에 선보이기 위해 영어 버전 출시를 준비 중이다.

인디게임의 필수요소는 ‘차별화’

97만 다운로드를 기록한 게임 ‘레든’을 만든 ‘팀불로소득’은 팀원 두 명이 전부인 인디게임 개발팀이다. 김준영 대표가 썼던 단편소설에서 착안해 ‘버려진 도구들의 이야기’라는 독특한 게임 스토리를 만들게 됐다.

김준영 대표는 “인디게임은 마케팅에서 대기업과 차이가 난다”면서 “다른 접근방법이 필요하다. 차별성을 전략으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너무 독창적이면 마이너하게 느껴질 수 있다”고 조언했다.

‘로그라이프’를 개발한 김동규 하이디어 대표는 원래 1인 개발자였다. 그는 2012년 12월, 삼국지의 장수들이 ‘좀비’라는 독특한 설정으로 게임 ‘언데드 슬레이어’를 글로벌 런칭했다.

인디게임을 만들게 된 건 순전히 ‘쉬고 싶은 마음’ 때문이었다. 7년 동안 다닌 회사가 문을 닫은 후, 그는 ‘업계에 정이 떨어졌다’고 털어놓았다. 이직보다 ‘하고 싶은 것을 해보자’는 마음이 더 컸다. 그래서 김동규 대표는 6개월만 백수로 있겠다고 집에 선언하곤 취미 삼아 게임을 만들었다.

중국에서는 싫어할 콘셉트라 생각했던 ‘삼국지 좀비’ 콘셉트가 의외로 중국에서 흥행하면서 하이디어의 규모도 커졌다. 지금은 7명의 멤버들과 함께하고 있다. 작년에는 모바일 슈팅 게임 ‘로그라이프’를 출시했다. 언데드 슬레이어가 김동규 대표의 개인적인 취향에서 만들어진 게임이라면, 로그라이프는 새로운 도전 요소를 가미한 게임이다.

처음에는 20명 남짓이 내려받았다. 자본이나 마케팅 역량이 부족해 따로 마케팅을 펼치지도 않았기 때문이었다. 구글 플레이에 피처드 된 것이 로그라이프에는 큰 도움이 됐다. 지금은 동남아, 중국, 미국 등 다수 국가에서 서비스될 정도로 성장했다.

해외 시장을 공략하는 다양한 방법

말랑스튜디오는 현지화, 맞춤화에 공을 들였다. 미국 진출에 실패했던 경험 때문이다. 김영호 대표는 “알람은 누가 생각해도 똑같은 기능을 가질 거라고 생각하는데 미국 사용자는 한국과 너무 다르더라”라며 “라이프 스타일이 다르기 때문에 같은 기능도 다르게 받아들였다”고 설명했다.

이후 말랑스튜디오는 아시아권부터 차근차근 공략하는 길을 택했다. 중국 진출의 교두보로 꼽히는 대만에는 현지 법인까지 세워가며 전략적으로 접근했고, 덕분에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했다.

현재 말랑스튜디오는 K팝 스타의 목소리 등을 판매하는 비즈니스를 하고 있다. 동남아권은 K팝 스타에 열광하지만 이들이 구매할 수 있는 아이템은 한정적이라는 데에 착안한 현지화 전략이다. 이를 위해 각고의 노력으로 YG와의 계약을 따내고 연예인의 목소리를 녹음해 앱에 활용하고 있다.

김영호 대표는 “국가별로 원하는 콘텐츠와 니즈를 제공하기 위해 알람을 플랫폼화 시켜서 공급할 수 있도록 발전시켜왔다”고 설명했다.

게임은 어디서 무엇 때문에 ‘터지게’ 될지 예측하기 어려운 분야 중 하나다. 한국 출시와 글로벌 출시를 동시에 진행하고 다양한 언어를 지원하는 것도 해외 진출 전략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팀불로소득은 국내와 글로벌 시장에 레든을 동시 출시했다. 레든의 해외 성공이 흥미로운 지점은 예상치 못한 특성 때문에 예상치 못한 국가에서 인기를 얻은 경우라는 데에 있다.

“사우디, 인도 이런 국가에서 다운로드 수가 많이 나왔다. 처음에는 이유를 짐작도 못 하고 있었는데 피드백과 주변 이야기를 들어보니 레든이 플레이할 때 인터넷 연결이 필요 없어서 그런 것 같다”

레든은 언어 지원이 되지 않는 국가에서도 다운로드 수가 높게 나왔다. 러시아어는 번역 지원을 하지 않았는데도 러시아 플레이어가 발 벗고 나서서 번역을 제의했다. 영어 번역본을 보내주자 플레이어가 스스로 러시아 번역을 붙여서 러시아어를 지원하게 됐다. 다른 국가에서도 ‘번역해주겠다’고 연락온 경우가 많았다. 이후 레든은 일본, 중국 퍼블리싱 등을 통해 현재는 11개 언어를 지원하게 되었다.

로그라이프는 올해 초 본격적으로 해외 진출에 나섰다. 국내에 게임을 출시한 지는 2년 가까이 지났는데, 해외 대 국내 비율이 거의 8:2 수준으로 해외 반응이 월등히 좋다. 동남아 시장에서도 인기를 얻고 있고 의외로 브라질에서도 좋은 성과가 나오고 있다.

김동규 대표는 “한국에서는 아무래도 경쟁도 치열하고 시장 포화돼 있다는 말 많이 하는데 해외 시장은 넓다”면서 “필리핀 같은 국가에서 소프트 런칭했을 때, 유저 수가 한국의 몇 배나 되더라”고 해외 시장의 가능성을 강조했다.

‘업의 재미’를 잊지 말자

덧붙이고 싶은 답변이 있다. 인디게임 개발사 대표 두 명 모두 패널 토크에서 ‘업의 재미’를 강조했다. 치열한 비즈니스를 고민할 시간도 모자란데, ‘재미’라니. 상투적이고 지나치게 낭만적인 이야기로 들릴지도 모른다. 그러나 시간적, 금전적 제약이 많은 환경에서 불철주야 일해야 하는 스타트업 또는 중소 개발사에는 어쩌면 업을 업으로 느끼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한 부분일 수 있다.

김준영 팀불로소득 대표는 “업이 되면 고통스러운 점이 있다.  최대한 일로 하게끔 하는 게 아니라 만들고 싶고 해야 하는 이야기가 있다고 생각하고 작업하고 조사한다”고 말했다.

한 동안 1인 개발자로 활동했던 김동규 하이디어 대표는 당시에 대해 “경제적으로 어려웠다. 하지만 게임 만드는 것은 계속 재밌었다”면서 “게임을 아직도 재미로 만든다”고 말했다.

“내가 관심 있고 잘할 수 있어야 한다. ‘오타쿠’같은 느낌과 일치한다고 본다. 애착을 가지고 있어야 하고 취미여야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조급함이 제일 큰 문제다. 음식물 쓰레기 버리러 나가면서 옆집 아주머니가 ‘저 사람은 왜 백수생활을 하나. 아내 등 처먹고 사는 거 아닌가’라고 생각할까봐 걱정이 든다. 그러면 조급함이 생긴다. 명절 때 가족보기도 그렇다. 뭔가를 할 때 큰 걸림돌이다. 극복할 요소가 필요하다. 난 이게 너무 재밌어, 그게 필요하다.”

shippo@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