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위한 공방, 브런치”

가 +
가 -

브런치, 우리말로 다듬으면 ‘어울참’이라고 하며, 조금 더 흔하게 쓰이는 말은 ‘아점’이다. 브런치라고 하면 굉장히 럭셔리한 이미지가 떠오른다. 예쁜 카페에서 예쁜 접시에 가볍게 먹을 수 있는 예쁜 서양음식 몇 가지를 담아주면 완성되는 단어, 인스타그램에 검색하면 무수한 빵과 샐러드가 나올 것 같은 단어다.

브런치는 카카오에서 만들고 있는 블로그 서비스다. 브런치라는 단어가 가지고 있는 어감과 비슷한 서비스를 만들고 있다. 2015년 6월에 오픈했으니 2년 반쯤 지났다. 미디엄을 벤치마킹한 한국판 미디엄이다. 그냥 블로그 서비스라고 묶어버리기는 좀 애매하다. ‘글이 작품이 되는 공간’을 지향하는 브런치는 간결하고 깔끔한 사용자 경험에 바탕해 선정된 작가 중심 콘텐츠로 운영하고 있다. 2년 반이 지난 브런치는 미디엄 등 타 블로깅 서비스와 비교했을 때 나름 성공적으로 차별점들을 만들어냈다.

이호영 브런치 셀장

브런치에서는 현재 2만여명의 작가가 활동하고 있고, 발행 글 수도 점점 증가하고 있다. 카카오 쪽은 정확한 데이터를 공개하고 있진 않다. 이호영 브런치 셀장은 “기준을 무엇으로 하냐에 따라 조금 달라질 수는 있지만, 전체적으로 해마다 2배 정도로 성장하고 있다”라고 답했다.

초기에는 여행 쪽 콘텐츠에 편중됐다. 최근에는 전문 지식 쪽이 주다. 특정 ‘카테고리’라는 느낌보다는 본인의 직업적 전문성을 발휘하는 전문적 지식 콘텐츠 쪽에서 활발한 창작이 이뤄지고 있다. 그 외에 직업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 퇴사, 벤처 등등 직업 곁가지의 이야기도 많다.

브런치에서 최근 밀고 있는 ‘위클리 매거진’에는 아래 주제의 연재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지금의 브런치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목록이기도 하다. 위클리 매거진은 특정 요일에 연재하는 서비스로, 브런치 구독자 1천명, 브런치북 프로젝트 수상 작가, 출판사를 통한 출간 경험이 있는 작가 등이 참여할 수 있어서 더 엄선된 글이 연재되고 있다.

  • 실무자를 위한 현실브랜딩 안내서
  • 엄마 아빠를 위한 응급실 이야기
  • 부자의 돈 공부, 빈자의 돈 공부
  • 절망의 오피스 레이디
  • 한국 교사, 스웨덴 교육을 마주하다
  • 내가 엄마가 되어도 될까
  • IT 트렌드 속성 가이드북
  • 글라글라 제주
  • 콘텐츠 황금시대, 당신의 저작권을 지키는 법
  • 직장인을 위한 51프로 정답
  • 디자이너 미국 취업 공략법
  • 당신이 몰랐던 취업의 기준
  • 어느 잡지 에디터의 생활
  • 요즘여자 건강백서, 달과궁 프로젝트
  • 사진으로 건축 읽기
  • ‘공방’과 ‘서재’ 같은 브런치

카카오에서 처음에 브런치를 만들 때는 ‘트렌드에 영향을 받지 않고 생명 주기가 긴 글’을 모을 플랫폼을 만드는 게 목표였다. 기존 블로그나 소셜미디어의 글은 스쳐지나간다. 브런치 팀은 브런치에 언제 봐도 가치가 있는 글이 올라오게 만들고 싶었다. 이호영 셀장은 “‘이 방향이 맞을까’ 생각했는데, 그래도 이런 글을 작성할 수 있는 작가가 분명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달려왔다”라며 “어느 정도는 적중하지 않았나 한다. 더 키워나가겠다”라고 말했다. 브런치의 글은 브런치보다는 다음, 채널 등 카카오가 보유하고 있는 다양한 플랫폼에서 유통되고 있다. 카카오 플랫폼에서 ‘고급’을 맡고 있는 콘텐츠 플랫폼이다.

“기존 블로그 서비스는 글도 쓰지만 스킨이나 대문 같은 걸 꾸미잖아요. 브런치는 서재나 공방 같은 느낌이죠. 아무도 없는 곳에서 쓰고 싶은 글을 쓰고, 보고 싶은 글을 놀고 본다고 하면 나머지는 신경 안 써도 되니까요. 디테일 하게 꾸미지 않아도 글만 쓰면 최적으로 아름답게 보이는 콘셉트를 잡았죠. 글에 집중해야 하니까.”

한국에서 접할 수 있는 그 어떤 에디터보다 깔끔하고 편리함을 자랑하는 에디터도 한몫 한다. 모바일웹, 앱, PC 같은 느낌을 주고, 언제 어디서나 수정할 수 있게, 언제 아이디어가 나와도 창작할 수 있게 했다.

브런치 에디터

온라인 플랫폼에서 ‘책’은?

온라인 플랫폼인 브런치는 오프라인의 상징 같은 물건인 ‘책’을 앞세운다. 꾸준히 브런치 작가들이 출판할 기회를 열어주고 있다.

– 왜 책을 강조하나?

= 작가분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요소가 뭐가 있을까 고민했다.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지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게 책이었다. 프로 작가일 수도 있고, 아마추어 작가일 수도 있다. 책을 많이 파는 게 목표일수도 있고, 한 번 내보는게 목표일 수도 있다. 우리 생각에는 ‘자신만의 책을 출판한다’를 혜택으로 생각하지 않을까 해서 기획했다.

브런치에서 진행되는 출판 프로젝트가 아니더라도 기회가 있다. 외부 출판사에서도 브런치를 많이 보고 있는데, 출판할만한 글이 올라오면 알아서 연락해 출간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그 외에 브런치 팀에서는 제휴 문의나 강연 문의 등을 받으면 작가를 섭외해서 연결해 주고 있다.

니즈를 충족하는 혜택을 찾겠다

브런치는 출판에 중점을 두고 있긴 하지만 그 외에 작가의 니즈를 충족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내고 있다. 브런치에서는 ‘브런치 무비 패스’라는 브런치에서 영화 관련 글을 쓰는 작가분들을 위해 6개월간 최소 10편의 시사회에 초대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마련한 적이 있었다. 시사회 참석 후 일주일 이내에 글을 쓰는 게 조건이다. 이렇게 작성된 글은 다음 영화 매거진에 칼럼 형식으로 실리고, 영화 홍보에도 활용된다. 여행을 보내주고 글을 쓰게 하는 ‘트래블 패스’도 있었다. 브런치 팀은 이렇게 특정 분야의 혜택을 제공하고 글을 확보하는 방식을 더 찾아보려고 한다. 어라운드 매거진과의 협업 등 그 외의 미디어나 서비스와 협업하는 방안도 생각하고 있다.

“브런치를 통해 작가분들이 전문 작가로 성장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런 분들이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서비스나 플랫폼이 굉장히 적다. 사양산업이라고 이야기하지만, 글이라는 콘텐츠가 계속 성장할 거라고 생각한다. 다양한 작가들의 니즈에 맞는 혜택을 찾아주는 게 목표다.”

브런치 작가가 되고 싶다면

– 브런치 작가가 되는 팁이 있나?

= 자기의 생각, 쓰려고 하는 특정 주제에 대해서 나름의 해석이나 이런 걸 잘 표현할 수 있으면 된다. 외부에 쓴 글이 없다고 해도 브런치에서는 (작가가 아니더라도) 글을 저장할 수 있다. 몇 편 쓰고 저장해두면 우리가 보고 판단할 수 있다.

– 상대적으로 브런치에 부족한 영역은?

= 트렌드를 살펴보는 글, 요리 레시피, 연예인 관련 글이 아무래도 블로그보단 적은데, 이런 주제도 전문적으로 쓸 수 있을 거로 생각한다. 약간 ‘오타쿠’라고 해야 하나, 자동차 등 취미 영역에서 굉장히 잘 쓰는 분이 있을 것 같은데 아직 브런치에는 ‘긱’한 게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