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에 열광하는 개발자, 그들의 미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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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이 국내에도 출시되며 스마트폰 열풍이 불고 있습니다. 소프트웨어(SW) 개발자 특히 1인 개발자의 시대가 열렸다며 정부, 통신사, 사교육기관까지 동참해 스마트폰 개발자 양성을 하겠다고 합니다. 스마트폰 개발자 양성이 이미 비정상적인 과열 양상으로 들어섰고 특히 개발자 교육 과정중에서 스마트폰 교육 과정들의 인기는 가히 대단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학생들은 취업을 위한 스펙을 만들기 위해서, 기존 개발자들은 스마트폰이 주는 새로운 기회와 개발자로서 개인의 가능성을 찾고 있습니다. 전세계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시장은 급성장을 거듭할 것이고 엄청난 기회가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개발자들이 다시 관심을 받고 있고, 톡톡튀는 아이디어에 실력까지 뛰어난 학생 개발자들도 많이 보입니다.

저 역시 강의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으며 보람을 느끼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걱정도 됩니다. 언론에서는 아이디어만 있으면 개인 개발자로서 돈을 벌수 있다고, 커다란 황금이 ‘앱스토어’에 묻혀있는 것처럼 희망적으로 떠들어댑니다. 근데 과연 그럴까요?

개발자 성공담의 허상

1인 개발자의 성공은 애플리케이션 공급이 수요에 못 미칠때 일시적으로 가능한 것 입니다. 그렇게 일시적으로 틈새가 열린 때에도 1인 개발자가 애플리케이션 장터에서 성공, 즉 최소한 생계 유지를 위해 필요한 돈을 벌 가능성은 거의 없으며 그나마 있던 기회도 시장이 성숙해가면서 점점 닫히고 있습니다. 개인 개발자의 성공 가능성은 엄청나게 낮아졌지만 그래도 성공담은 계속 나올겁니다. 왜냐하면 개인 개발자 성공담은 앱스토어 운영자가 쉽게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애플리케이션의 판매량은 대부분 얼마나 잘 홍보되느냐에 따라 결정되는데 특정 앱이 TV광고에 나오고, 앱스토어에 끊임없이 사용자에 노출되면 그만큼 팔릴 수 밖에 없고 하나의 성공담이 만들어집니다. 초기 앱스토어 시장에서 개인 개발자의 성공은 실력에 의한 것이 많았지만 점점 전시효과를 위한 성공담만 남게 될겁니다. 한국의 경우 시작부터 전시효과를 위한 성공담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1인 개발자의 성공담은 다른 개발자들이 보기에 너무나 매력적입니다. 회사를 그만두고 뛰어들었다는 개발자들의 이야기는 수시로 들리고 진로를 상담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제 조언은 항상 같습니다. 학생은 공부 열심히 하고 회사원은 회사 열심히 다니면서 틈틈히 개발해보고 최소한 애플리케이션 장터가 어떤 곳인지 경험한 후에 뛰어들라고 합니다.

무작정 뛰어드는 것은 말리고 있습니다만 그래도 결국 다들 그만두고 뛰어드시더군요. 말씀드린 리스크를 충분히 인지하고 용감하게 뛰어든 것이라면 어쨌든 위험을 감수하고 시작하셨으니 같이 한번 열심히 해보자고 합니다. 하지만 문제는 단순히 분위기에 밀려 뛰어드는 개발자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한국 개발자들은 봉이다

아이디어가 중요한 시대가 되었다고 아이디어만 있으면 뛰어들라고 하지만 실제로 그 아이디어를 잘 보호하고, 실체화하고 사람들에게 어떻게 알리느냐가 더욱 중요합니다.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발굴된 아이디어를 키우고, 그것을 지속가능하게 사업화시키는 것은 개인 개발자들의 힘만으로 가능하지 않습니다.

개인 개발자들이 할수 있는 역할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고 초기단계 구현까지입니다. 그 상태에서 스스로 빛을 발하고 저절로 대박이 터진다는 것은 아주 어려운 일입니다. 아이템을 발굴해내서 잘 클수 있게 도와줄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그 첫번째 단계로 국내에서도 각종 개발자 대회가 열리고 있습니다. 이런 대회들은 입상하면 상금을 받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개인 개발자 성공담을 만들어내려고 하는 자본의 도움을 받게 되기에 더 큰 성공을 보장받습니다. 개인 개발자들에게는 아주 소중한 기회입니다.

문제는 개발자 대회가 개발자의 능력이나 아이디어로 선정되는 것이 아니라, 다른 개발자의 아이템을 유출시켜 도용한 개발자가 수상한 경우가 발생하기도 했고, 주최측과 관계를 가지고 있는 업체들 밀어주기식으로 상을 나눠주기도 했으며, 불공정한 약관으로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먼 옛날의 일이 아닌 최근 1년사이 우리 개발자들에게 일어난 일입니다.

대부분, 아이디어를 키워주고 발명가의 기업가정신을 북돋워 주기 보다는 쉽게 아이디어를 도용하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디어는 쉽게 가져갈수 있지만 개발자들의 열정이 없이는 제대로 빛을 발휘할수 없다는 것을 모르고 말이죠. SW 벤처는 아이디어, 자본, 기업가 정신이 모여 만들어지는 예술입니다.  그런데 시작부터 아이디어를 도둑질당하는 환경에서 도대체 무엇을 할수 있을까요?

개인 개발자의 시대라고?

쏟아지는 정부의 지원 정책들은 주먹구구식입니다. 애플리케이션 개발자의 꿈을 안고, 1인 창업자에게 주는 최저 임금 수준인 1인 한달 70~100만원을 지원금을 받으면, 그 이후 실제 아이템을 상업화해서 제대로된 창업이 가능한 수준인 5천만원 가량의 지원금을 받을 수 있는 예비기술창업자지원 사업의 선정에서 제외된다고 합니다. 실제로 창업자지원 사업에 선정되고 며칠 후에 한달 100만원씩 5개월동안 받은 500만원 때문에 5천만원 가량의 지원사업에서 취소되었다는 개발자의 소식을 들었습니다. 만약 제대로 창업을 하려고 한다면 1인 창업자에게 주는 지원금은 절대 받지 말것을 권하더군요.

개발자의 시대가 왔다며 개발자 지원 정책이 난무하지만 잘 살펴보면 그것은 개발자를 위한 것이 아닙니다. 현재의 정책들은 대부분 단순히 개발자 늘리기에 치중되어있습니다. 일시적으로 공급 부족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스마트폰 개발자의 수를 늘리면 개발자의 임금을 낮추는 효과를 가져옵니다. 기대와 달리 그러한 지원에서 개발자가 이득을 보는 것이 아니라 저렴한 가격에 개발자와 앱을 공급받을 수 있게된 기업들이 이득을 보게 됩니다. 정부 입장에서는 실업율이 낮아져 보이는 효과도 볼수 있겠죠. 앱을 공급받는 입장에선 더 많아진 앱을 볼수 있구요.

개인 개발자들이 내놓은 아이템을 상업화하고 더 큰 사업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 단계적인 정책이나 제도가 필요한데 그것에 대한 대책은 전혀 없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1인 창업자의 시대라고 이야기 하지만 애플의 앱스토어에 15만개 이상의 앱이 올라오고, 안드로이드 마켓에 4만개 가까운 앱이 올라오면서 혼자서 개발만 잘해 성공할 수 있는 시대는 이미 지나갔습니다.

좀더 체계적으로 아이템을 상업화시킬수 있는 지원이 필요한데 여전히 1인 개발자 창업자의 시대라는 허황된 문구만 언론에 도배되고 있습니다. 그 이후의 대책이 없는 것이 지금의 현실입니다. 최고로 선망받던 직업중 하나였던 SW개발자를 최악의 기피 직업으로 만들어낸 10년전 일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인재 육성과 1인 창업 분위기 조성만으로는 절대 개발자의 시대가 올 수 없습니다. 1인 개발자 창업은 그냥 어떻게든 혼자서 몇백만원 입에 풀칠하려고 하는 게 아닙니다. 더 큰 곳으로 나아가기 위한 첫 단계일 뿐입니다.

창의적인 개발자가 살아남는 환경

개발자 교육과 같은 개발자 양성 정책이 개발자 지원 시스템의 시작인 것은 맞습니다. 또한 초기에 수입이 발생할 수 없는 시점에 개발자에게 개발 공간을 지원해주는 것은 아주 소중합니다. 저도 현재 2개월후면 사무실을 옮겨야 하는데 그 공간 확보가 가장 큰 걱정거리니까요.

문제는 시스템과 시장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개인 개발자들이 아무리 열심히 노력해도 성공하기가 힘들다는 것입니다. 주변을 보면 열정과 실력을 갖춘 젊은 개발자들이 참으로 많습니다. 그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에 깜짝 놀라기도 하고 결과물에 대해 찬사를 보내기도 합니다. 그런 개발자들이 성공하고 살아남아야 합니다. 문제는 그런 개발자들이 살아남기 참으로 힘들다는데 있습니다.

스마트폰 앱시장은 이미 피터지는 ‘레드오션’으로 가고 있는데, 그 경쟁에서 살아남을수 있도록 체계적인 지원이 이루어지기는 커녕 규제가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시장은 제한되어있고, 개발자가 마음껏 실력을 발휘할수 있는 인프라는 되어있지 않습니다. 단순히 창업을 부추기는 것이 아니라, 시장을 키우고, 1인 개발자의 아이템을 보호하고, 키워주며, 더 큰 사업화가 가능하도록 지원해야 합니다.

앱의 대상 시장을 국내로 한정하지 않고 글로벌로 보고 내보내 국내 개발자들이 쉽게 세계 시장으로 진출할수 있게 하여 접근가능한 시장을 키울수 있는 시스템도 필요합니다. 개인 개발자들을 보호할 수 있도록 법률적인 가이드라인을 제공하고 계약사항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도와줄수 있어야 합니다. 위로 부터의 요구가 아닌 아래로 부터의 요구를 듣고 정부와 기업들은 개발자 정책을 만들어가고 규제를 개선해야 합니다. 이제 붐조성은 충분히 되었으니 앞으로는 기업과 정부에서 개발자들이 자리잡을 수 있는 시장과 환경을 만드는 것을 고민하시고 투자해주셨으면 합니다.

개발자들에게

시장의 빠른 성장 속에 개발자들에 큰 기회가 왔습니다. 개발자로서 도전할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비판적인 시선으로 현재의 상황을 분석했지만, 한편으로 진짜 개발자들이 뛰어놀수 있는 그런 환경을 만드는데 많은 분들이 노력하고 계십니다.  한국 개발자들에게도 얼마든지 기회는 열려 있습니다. 다만 먼저 현재의 상황을 냉철히 파악하고 난 후, 여전히 피터지는 앱 경쟁에서 한번 승부를 해보고 싶은 패기와 열정이 있다면 그때 과감히 뛰어들 것을 추천 합니다.

현재는 변화하는 시기이고 새로운 개발자 환경을 만들어낼 수 있는 시기입니다. 쉽지 않겠지만 이왕 과감히 뛰어든거 지금 우리에게 그리고 앞으로 들어올 후배 개발자들에게는 더 좋은 환경을 제공할 수 있게 같이 만들어 나갔으면 합니다.

개발자 뿐만 아니라 기업, 정부가 다 같이 고민하고 힘을 함쳐서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