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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닌텐도 스위치’, 체험해보니

2017.11.27

‘닌텐도 스위치’가 정식 발매를 앞둔 가운데 대중 앞에 첫선을 보였다. 가정용 콘솔 게임기와 휴대용 게임기의 경계를 허문 닌텐도 스위치는 예상대로 아기자기했고 한글화된 게임과 함께 대중적으로 좋은 반응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소프트웨어만 한국어로 즐길 수 있을 뿐 본체 한국어 미지원, 한국 닌텐도 계정 미연동 등 한국 현지화가 덜 됐다는 점이다. 한마디로 정리하면 마리오는 한국말을 잘 하는데 정작 닌텐도 스위치는 한국어를 전혀 못했다.

닌텐도코리아는 11월25·26일 영등포 타임스퀘어에서 닌텐도 스위치 체험 행사를 열었다. 행사 시작 전부터 많은 사람이 몰려 줄을 늘였다. 행사장에는 게임을 주로 즐기는 10·20대 외에도 다양한 연령층의 사람들이 찾았는데, 특히 아들과 함께 온 30·40대 아버지들이 눈에 띄었다. ‘닌텐도 위’부터 모두가 즐기는 콘솔 게임을 지향한 닌텐도의 가치가 재현된 모습이었다.

실제로 만져본 닌텐도 스위치는 함께 즐기는 게임에 초점이 맞춰진 모양새였다. 닌텐도 스위치는 ▲TV 모드 ▲테이블 모드 ▲휴대 모드 등 3가지 형태로 즐길 수 있는데, ‘조이콘’이라고 불리는 분리형 컨트롤러가 핵심이다. 두 쌍으로 이뤄진 컨트롤러를 디스플레이가 내장된 본체에 결합하느냐 분리하느냐에 따라 게임을 즐기는 형태가 달라진다. 분리된 컨트롤러는 개별적으로 조작할 수 있어 2인용 게임 컨트롤러가 된다. 보통 콘솔 게임기가 컨트롤러 하나만 기본 제공한다는 점에 비춰봤을 때 닌텐도가 추구하는 바가 무엇인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닌텐도 스위치는 모바일 시대에 콘솔 게임기가 나아갈 방향성을 잘 제시하고 있었다. 컨트롤러와 본체의 결합형태에 따라 TV 앞에서도 테이블 위에서도 전철에서도 즐길 수 있다. 휴대성이 보장되기 때문에 장소의 제약에서 벗어나 어디서든 가정용 게임기를 즐길 수 있다. 스마트폰이 게임 시장을 흡수하고 있는 상황에서 닌텐도는 콘솔 게임의 생존 전략을 멋지게 선보였고 시장은 이에 호응했다. 닌텐도는 스위치의 1년 예상 판매량을 1600만대로 예측한다. 체험장에서의 반응을 봤을 때 척박한 한국 콘솔 게임 시장에서도 나쁘지 않은 성과를 나타낼 것으로 기대된다.

문제는 부족한 현지화다. 체험장에 설치된 게임은 ‘슈퍼 마리오 오디세이’와 ‘마리오 카트8 디럭스’ 두 종으로 모두 한글화가 돼 있었다. 마리오는 한국어에 능숙했다. 기존 닌텐도 정식 발매 게임처럼 얄팍한 폰트의 한글이 어색하지 않게 화면을 채웠다. 하지만 정작 본체는 한국어에 대응하지 않고 시스템 언어는 영어나 일본어로 표기된다. 스마트폰을 예로 들면, 앱을 실행시키면 한국어로 나오는데 스마트폰 홈화면은 영어로 나오는 상황이다.

“본체 한국어는 언제 지원되나요?” 행사장에서도 닌텐도 스위치 본체의 한국어 지원 여부를 묻는 문의가 들려왔다. 25일 행사장을 찾은 한 참가자(15세)는 “닌텐도 스위치 자체는 마음에 들지만 게임기 본체가 한국어를 지원하지 않는다는 점이 아쉽다”라고 말했다.

본체 한국어 지원 문제에 대해 후쿠다 히로유키 한국닌텐도 대표이사는 “사정으로 인해 본체 언어는 외국어로 발매하게 됐다. 본체 설정 등에 대해서는 한국어 설명서 등을 준비하여 대응하도록 하겠다”라며 “소프트웨어에 대해서는 하나의 타이틀이라도 더 많이 한국어 대응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답했다.

한국 닌텐도 계정을 이용한 온라인 서비스와 다운로드 판매도 지원하지 않는다. 한국 계정으로는 ‘닌텐도e숍’에서 다운로드 방식의 게임을 구매할 수 없다는 얘기다. 온라인 멀티플레이 역시 마찬가지다. 한국 정식 발매 게임기를 해외 계정으로 즐겨야 하는 상황이다. 후쿠다 히로유키 대표이사는 “e숍 전개와 본체의 한국어 대응에 대해서는 현시점에서는 미정”이라고 전했다.

닌텐도 스위치는 12월1일 정식 발매되며, 가격은 36만원이다.

spirittiger@bloter.net

사랑과 정의의 이름으로 기술을 바라봅니다. 디바이스와 게임, 인공지능, 가상현실 등을 다룹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