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냅챗 리모델링 중…”소셜 분리하고, 미디어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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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반 스피겔 스냅챗 최고경영자(CEO)

지난 3월 기업공개(IPO) 이후로 계속해서 심각한 위기를 겪고 있는 스냅챗이 새로운 리모델링 전략을 내놓았다. 단순히 디자인 및 애플리케이션 새 버전을 구상하는 것을 넘어서서 전체적인 서비스 재구성에 나선다. 에반 스피겔 스냅챗 CEO는 11월29일(현지시간) 미국 미디어 스타트업 엑시오스에 작성한 기고문을 통해 “그동안 스냅챗은 친구들과 시각적인 메시지를 주고받는 소셜 미디어 서비스로 간주됐지만, 앞으로는 카메라로 자기를 더 표현할 수 있도록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밝혔다. 스냅챗은 올해 4분기 내내 신규 가입자 수와 주가에서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에반 스피겔이 말한 전략은 ‘뉴스피드’보다는 ‘콘텐츠’에 집중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경쟁 서비스 업체들에 비유하자면, 페이스북이 아니라 차라리 유튜브가 되겠다는 말이다. 에반 스피겔은 먼저 그동안 소셜 기반의 서비스들에 있었던 사회적 문제점을 지적했다. 개인화된 뉴스피드에 쏟아지는 콘텐츠들이 전체 미디어 산업에 안 좋은 영향력을 끼쳤다는 것이다. 더 많은 친구 수, ‘좋아요’ 수를 비롯해 무료 콘텐츠를 향한 욕구가 늘어나 장기적 관점에서 결코 긍정적이지 않다는 의견을 밝혔다.

에반 스피겔은 자기표현을 위한 새로운 대안을 제시했다. 친구들의 관심사 위주로 채워지는 뉴스피드 대신, 자신의 관심사로 콘텐츠를 만들고 그에 따른 커뮤니케이션을 발생시키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에반 스피겔은 소셜 미디어의 ‘가짜 뉴스’ 이슈를 근거로 삼았다. 지인들이 공유한 무분별한 콘텐츠가 가짜 뉴스와 같은 사회적 문제를 부추겼다는 것이다. 그는 독자들을 향해 ‘읽어보지도 않은 글을 공유한 경험이 얼마나 많은가’를 반문하며 부정확한 정보가 퍼져나갔던 원인을 지적했다.

소셜 미디어 서비스인 스냅챗이 미디어에서 소셜을 분리하겠다고 한 것은 주목할 만한 선언이다. 스냅챗이 지목한 모델은 ‘넷플릭스’다. 넷플릭스의 기계학습 알고리즘은 전적으로 이용자 계정을 중심으로 작동한다. 이용자 본인이 과거에 시청한 내용을 기반으로 콘텐츠를 추천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무료 미디어 콘텐츠 이상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에반 스피겔은 내가 보고 싶은 것을 기반으로 맞춤 설정된 콘텐츠 피드를 제공해 스냅챗을 재구성하겠다고 밝혔다.

스냅챗 리모델링 이미지

스냅챗의 리모델링은 빠르면 이번주부터 소수 이용자를 대상으로 시작해 단계적으로 넓혀갈 예정이다. 디자인 면에서 가장 주요한 변화 역시 피드 방식이다. 2개의 탭으로 콘텐츠가 분류된다. 지인의 소식을 받는 탭과 불특정 다수의 콘텐츠가 뜨는 탭이다. 일종의 인스타그램 형식으로 보면 된다. 직접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이 이뤄지는 ‘친구’ 탭이 있고, 그와 별도로 ‘발견’ 탭을 통해 알고리즘 등 검증을 통한 다양한 콘텐츠를 접할 수 있게 한다. 발견 탭에서는 콘텐츠 전문 제작자 위주의 피드 구성이 될 가능성도 있다.

flickr.CC BY.Mike MacKenzie.jpg

2017년은 각종 소셜 미디어 서비스의 범람을 지나, 승자와 패자가 확실히 구별된 한 해였다. 인스타그램은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통해 스냅챗을 넘어섰고, 조금 지난 얘기지만 페이스북은 트위터를 넘었다. 커뮤니케이션 방식에 따라 선주주자 대열은 교통정리가 돼 버렸다. 더 이상 완전히 새로운 방식의 소셜 커뮤니케이션이 등장하지 않는 상황이다.

하지만 각 소셜 미디어 서비스 기업들은 다음 세대를 대비하기 위해 서로간의 서비스를 계속해서 모방 및 전환하는 기조를 보이고 있다. 이번 에반 스피겔의 스냅챗 리모델링 전략이 스냅챗에 위기극복의 기회를 줄지는 알 수 없지만, 다른 방식의 커뮤니케이션을 결합해보겠다는 시도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있다.

유튜브가 11월29일(현지시간) 발표한 ‘릴스’ 기능 이미지(사진=유튜브)

한편, 유튜브 역시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꾸준히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유튜브 역시 인스타그램 스토리나 스냅챗과 유사한 기능을 도입한다. 유튜브는 11월29일(현지시간) 공식 블로그를 통해 ‘릴스’라는 기능을 베타판부터 추가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기능은 커뮤니티에 포함된 사람들끼리 최대 30초의 모바일 동영상을 서로 이어붙여서 콘텐츠를 제작하도록 참여할 수 있는 방식이다. 보다 이용자들의 참여를 극대화시키고 커뮤니케이션이 용이하도록 돕는 것이다. 해당 기능은 인스타그램 스토리와 유사하게 화면에 별도의 표시로 업로드될 것으로 알려졌다. 모두가 서비스를 섞고, 섞이는 시대가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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