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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전자책 시장 진출…불명확한 타깃은 ‘약점’

2010.04.20

KT가 본격적으로 전자책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통사가 직접 나서서 전자책 콘텐트를 유통하는 것은 국내 처음으로, 서비스 방식도 기존 전자책 업계의 방식과 큰 차이가 있어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KT Home Seo KT 홈고객부문장 서유열 사장(사진)은 20일 서울 리츠칼튼호텔에서 열린 쿡 북카페 오픈 컨퍼런스에서 “쿡 북카페는 KT의 브로드밴드를 통해 고객들에게 어떠한 서비스를 제공할 것인가를 고민한 결과물”이라며 “KT의 유무선망을 통해 언제 어디서든 다양한 단말기에서 전자책을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KT가 20일 선보인 ‘쿡 북카페’는 특정 대형서점이나 출판사를 통해 콘텐트를 제공받기도 하지만 일반 사용자들도 자신의 콘텐츠를 사고 팔 수 있는 온라인 장터다.

이는 콘텐트 제작과 단말기 판매가 아닌 콘텐트 유통에만 집중하겠다는 뜻으로, 애플의 앱스토어와 같이 사람들이 몰리는 장터를 만들어 콘텐트 공급업체와 사용자 모두를 끌어들이겠다는 전략이다. KT는 저작권자와 7:3의 비율로 수익을 나누게 될 것이라고 설명하며, 6월 중 오픈 마켓에 대한 정책과 매뉴얼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다양한 단말기를 지원하는 멀티스크린 전략을 채택한 것도 차별점이다. KT는 다양한 전자책 단말기는 물론 PC, PMP, IPTV, 인터넷전화, 스마트폰, 태블릿 PC에서도 쿡 북카페 콘텐트를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아이리버 스토리 W와 PC에서 쿡 북카페의 콘텐트를 이용할 수 있으며, 4월 말에는 펌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삼성전자 SNE-60을 지원한다. 아이폰 애플리케이션이 개발 완료 단계에 있고, 아이패드가 출시되는 대로 아이패드용 애플리케이션도 선보일 예정이다. 상반기 중에 서전과 네오럭스의 전자책 단말기도 추가된다.

이통사가 직접 전자책 유통에 나선 만큼, KT의 다양한 유무선망을 십분 활용할 수 있는 것도 큰 장점이다. KT는 유선 인터넷과 WiFi 망을 시작으로 서비스를 시작해, 3G나 와이브로가 지원되는 전자책 단말이 출시되는 대로 적극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쿡 북카페의 서비스 방식은 교보문고, 인터파크나 대형 서점이나 한국 이퍼브 등 서점 연합체가 특정 단말기 업체와 손잡고 전자책 콘텐트를 유통하던 기존의 전자책 사업 형태와 큰 차이가 있다. 관련 업계에서는 쿡 북카페가 전자책 유통에 어떠한 변화를 가져올 지 예의 주시하는 모습이다.

출판업계는 쿡 북카페 출시와 함께 여러 업체가 직접 콘텐트를 제공하며 관심을 드러냈다. 이날 컨퍼런스 자리에 참석하기도 했던 연준혁 위즈덤하우스 대표는 “쿡 북카페 서비스가 출판업계의 새로운 비즈니스 플랫폼으로 자리매김 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밝혔다.

관심이 있기는 전자책 콘텐트 제공업체도 마찬가지. 최근 자체 전자책 단말기 ‘북큐브’를 출시하기도 했던 북큐브 네트웍스는, KT 쿡 북카페를 통해 콘텐트를 유통하기로 방향을 돌렸다. 북큐브 네트웍스 컨텐츠사업본부의 이상수 과장은 “통신망과 유통파워를 갖춘 KT가 다양한 단말기를 지원하겠다고 밝힌 만큼, 전자책 업체로서도 유리한 조건”이라며, KT의 쿡 북카페 플랫폼을 중심으로 콘텐트를 유통하겠다는 뜻을 밝혔다.QOOK Book Cafe

관련 사업의 성패는 누가 뭐라고 해도 양질의 콘텐츠 수급 유무다. KT는 현재 웅진북센, 북큐브, 리브로를 비롯해 위즈덤하우스 등과 제휴했다. 현재까지 위즈덤하우스를 제외한 콘텐츠만 10만건. 하지만 이 중 2만 5천 건이 만화다. KT의 이번 사업 방향에 대해 고개가 갸웃뚱해지는 대목이다.이와 관련해 KT측은 “이동중 20분~30분 정도 간단히 콘텐츠를 소비하려는 소비자들의 요구에 적합한 것이 일단 만화로 봤다. 물론 신간들도 더욱 확대해 나갈 것이다. 고객들의 사용 빈도등을 분석해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자책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고 하지만 아마존의 모델이나 국내 인터넷 서점들의 모델과는 묘한 차이가 있다.

KT는 고객들이 한글파일이나 워드파일 등으로 이 사이트에 콘텐츠를 올리면 전자책으로 포맷이 자동으로 변환되는 기능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현재 올라온 콘텐츠들은 5번의 다운로드 제한이 있다. 무제한 복제를 막겠다는 듯이다.

한편, 일찌감치 전자책 사업에 뛰어들었던 교보문고와는 미묘한 기류가 흐르고 있다. 지난해 KT와 전자책 사업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기도 했던 교보문고는, 최근 KT와 3G망 대여료에 관한 의견 조율에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보문고는 삼성전자와 함께 출시한 전용 단말기 SNE-60K에 이어 스마트폰과 아이패드용 애플리케이션도 출시한다는 계획이어서, 쿡 북카페와 묘한 경쟁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KT의 한 관계자는 “교보문고와는 계속해서 협의를 하고 있다”고 두 회사의 관계가 끊어진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KT가 본격적으로 전자책 콘텐트 유통 사업에 뛰어들면서 다른 이통사들의 행보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특히 2009년에 전자책 단말기 제조업체인 네오럭스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2007년 자체 단말기 출시를 저울질하기도 하는 등 전자책 시장에 꾸준히 관심을 가져왔던 SK텔레콤의 행보가 관심거리다.

SK텔레콤 측은 “전자책 사업을 검토하고 있지만 어떠한 형태로 사업에 진출할 지는 결정된 것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최근 청담어학원과 손잡고 교육사업에 진출한 만큼, 학생들이 언제 어디서나 공부할 수 있도록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를 통해 교육 콘텐트를 공급할 계획”이라고 덧붙여, 교육 콘텐트 시장에 관심이 있음을 밝혔다.

LG텔레콤은 최근 전자책 단말기 비스킷을 출시한 인터파크INT에 가상이동통신망사업자(MVNO) 형태로 통신망을 대여하며 간접적으로 전자책 시장에 뛰어든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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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터닷넷 기자. 모바일의 시대에 모두 다 함께 행복해지는 세상을 꿈꿉니다. / 모바일, 스마트폰, 통신, 소통 / 따뜻한 시선으로 IT 세상의 곳곳을 '줌~인'하겠습니다. ezoomin@bloter.net / 트위터 @ezoom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