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틀린이 궁금하면 하디 하리리를 찾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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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유럽에서 제일 잘나가는 오픈소스 기업은 어디일까? 이 질문에 대답을 할 수 있는 개발자라면 당신은 아마 자바, 안드로이드, 혹은 파이썬을 다루는 개발자일 가능성이 높다. 정답은 젯브레인. 젯브레인은 개발도구인 인텔리J IDEA, 파이썬 IDE인 파이참, 모던 프로그래래밍 언어인 코틀린을 만든 기업이다. 제공하는 기술은 20개가 넘지만 한국에선 이 3개가 유독 인기가 높다. 젯브레인 본사는 체코 프라하에 있고, 설립자들은 러시아 출신 개발자다. 최근 이 기업은 오픈소스 기업으로서 입지를 넓히고 있다. 연 매출 성장률은 2016년 기준 30-40%. 직원은 700명이 넘었고, 2016년 기준 활성 사용자 수는 70만명이 넘었다.

하디 하리리 개발자는 젯브레인에서 디벨로퍼 애드보커시(Developer Advocacy) 팀을 총괄하는 인물이다. 10여명의 디벨로퍼 애드보킷Developer Advocate. 내부 기술을 일반 사용자 및 개발자에게 소개해주고 전파하는 사람. 에반젤리스트와 비슷한 의미다.close을 관리하면서 그는 최근 가장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바로 코틀린 때문이다. 유튜브에 올라온 수많은 기술 컨퍼런스 영상을 보면 하디 하리리 개발자를 쉽게 발견할 수 있다. 그만큼 그는 전세계를 누비며 코틀린을 전파하고 있다. 작년과 올해에는 한국을 방문해 한국 개발자들과 소통하기도 했다. 코틀린은 어떤 매력을 가졌길래 전세계 개발자들이 코틀린에 관심을 보이는 것일까?

안드로이드에서 지원하는 새로운 언어

코틀린은 2011년 처음으로 세상에 공개됐다. 젯브레인 내부에서는 2010년부터 코틀린을 연구했다고 한다. 당시에는 젯브레인 뿐만 아니라 여러 기업과 단체가 새 프로그래밍 언어를 개발하던 시기였다. 코틀린은 그 가운데 안드로이드 및 자바 언어의 대체재로 부각됐다. 특히 스퀘어 소속의 제이크 왓슨같은 안드로이드 업계 거물이 코틀린을 언급하면서 크게 성장했다. 2016년 1.0 버전이 나왔을때 다시 한번 주목받더니 2017년에 구글이라는 든든한 후원군을 얻고 성장할 발판을 얻었다. 이제는 단순히 실험 단계가 아닌, 실제 서비스에 적용된 사례도 찾아볼 수 있다. 다음은 구글이 발표한 코틀린 지원 소식의 일부다.

“안드로이드 팀은 코틀린 프로그래밍 언어 지원을 공식적으로 추가한다는 점을 기쁜 마음으로 알려드립니다. 코틀린은 널리 채택된 멋진 언어로, 이 언어를 이용해 안드로이드 개발 작업을 더욱 빠르고 재미있게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 코틀린은 기존의 안드로이드 에코시스템에도 잘 맞습니다. 자바 프로그래밍 언어와도 완벽히 호환됩니다. 코틀린을 기존 코드베이스에 원하는 만큼 추가하고 동일한 프로젝트 내에서 두 언어를 자유롭게 혼용할 수 있습니다. 자바 프로그래밍 언어로 작성된 코드에서 Kotlin 코드를 쉽사리 호출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자동으로 적용되는 몇 가지 변환을 통해, 개발자가 전혀 손대지 않고도 다른 방향으로 전환할 수 있습니다(예: getter 및 setter 속성 같은 항목이 자동으로 생성됨). 몇 가지 Kotlin 주석을 이용해 변환 수행 방식을 사용자설정할 수도 있습니다.”

– 마이크 클레론 안드로이드 플랫폼 이사 – “코틀린이 안드로이드의 공식 언어로 추가되었습니다.”(구글 블로그 글 발췌)

구글은 안드로이드 개발 핵심에 코틀린과 안드로이드 스튜디오를 강조하고 있다. 안드로이드 스튜디오도 젯브레인이 개발한 오픈소스 IDE 인텔리J를 기반으로 개발했다.(사진=구글 디벨로퍼 유튜브 페이지)

젯브레인 내에서도 코틀린은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젯브레인에서 코틀린 기술을 개발하는 팀 인원은 40여명. 젯브레인에서 두 번째로 큰 팀 규모라고 한다. 이미 젯브레인 제품 및 로그인 시스템은 코틀린으로 작성됐다. 아메리칸익스프레스, BBC 스포츠, 우버, 넷플릭스, 트렐로 등도 코틀린을 도입했다.

구글 I/O 행사 내 코틀린 소개 발표 영상(한글자막)

코틀린의 큰 장점은 산업에서 쓰기 좋게 만든 것이다. 연구나 학술적인 목적으로 태어난 것이 아니다. 이 때문에 최근 프로그래밍 트렌드를 적극 반영했다. 특히 간결한 표현이나 유지보수가 쉬워지도록 고민했다고 한다.  하디 하리리 개발자는 “2000년 젯브레인이 설립된 이후 주로 자바로 내부 기술을 개발했으며, 시간이 지나자 관리가 어려웠다”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스칼라같은 언어를 쓸까 했지만, 마땅히 마음에 드는 것이 없어 새로 언어를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젯브레인은 코틀린과 관련한 다양한 행사도 주최하고 있다. 커뮤니티 운영방식이 주목할 만하다. 오픈소스 기업답게 젯브레인은 다양한 커뮤니티 소통 창구를 열어두었다. 일단 코틀린 도입 사례를 알고 싶다면 하디 하리리가 운영하는 팟캐스트를 들어보면 된다. 교육 영상을 보고 싶다면 유튜브에 있는 무료 발표자료나 유료 교육 영상을 보길 추천한다. 코틀린 관련 커뮤니티 행사는 누구나 개최할 수 있다. 이때 젯브레인은 스티커, 티셔츠, 장소 대여 등 운영에 필요한 도움을 주기도 한다. 한국에선 이미 이러한 지원을 받아 행사가 열리기도 했다. 코틀린 개발팀은 새 버전에 어떤 기능을 추가할지에 대해 커뮤니티 의견을 적극 수렴한다. 2017년 4월 열린 ‘코틀린 나이트 서울’ 행사에서는 새로운 기능을 소개하는 포스터가 붙어 있었고, 참가자들은 이들 중 좋아하는 기능에 투표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2017년 4월에 열린 코틀린 나이트 커뮤니티 행사. 새 버전에 들어갈 수 있는 후보 기능을 소개하고, 이에 대해 투표하는 장이 열렸다. 참가자는 마음에 드는 기능에 스티커를 붙이고, 설문 결과는 본사에 전달된다. (사진=블로터)

“개발자에게 오픈소스는 새로운 기회의 문”

하디 하리리 개발자가 젯브레인에 오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오픈소스 기술 때문이었다. 오랫동안 오픈소스 기술을 다루면서 젯브레인에서 일자리 제안이 왔다고 한다. 젯브레인 내 디벨로퍼 애드보킷은 10여명. 파이썬, 닷넷, 자바스크립트 등 각기 다른 기술을 맡아 이를 외부 개발자에게 소개하고 있다. 이 팀의 평균 연령은 40대. 대부분 업계에서 경력이 많은 베테랑으로 구성됐다.

하디 하리리 개발자는 열렬한 오픈소스 지지자지만 그렇다고 모든 개발자가 반드시 오픈소스 기술에 기여해야 한다고 생각하진 않았다. 대신 새로운 기술을 공부할 때 오픈소스를 활용하면 훨씬 더 흥미롭다고 그는 설명했다. 실제로 하디 하리리도 새로운 기술을 공부할 때 오픈소스 기술을 먼저 시도하는 편이다. 그는 “오픈소스 기술은 새로운 문을 만든다”라며 “오픈소스 개발로 사람들을 만나고, 뭔가를 배울 수 있고, 직업을 구할때도 도움이 됐다”라고 설명했다.

“누군가 오픈소스 기술 공부를 처음 시작한다고 하면, 저는 일부러 ‘편하지 않은 기술’을 선택하라고 추천합니다. 웹 개발을 평생 했다면 모바일 쪽을 선택하는 식이죠. 그러면 사고의 범위를 확 넓힐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개발자는 많은 기술, 언어를 다뤄야 한다고 생각하기도 하고요.”

하디 하리리 젯브레인 디벨로퍼 애드보커시(Developer Advocacy) 팀 총괄 리더

최근 그의 관심사는 두 가지다. 첫 번째는 머신러닝이다. 단순히 유행하는 기술이거나 뜨고 있는 기술이기 때문에 관심을 두는 것이 아니다. 그는 “머신러닝은 미래 기술”이라며 “나쁘게 사용될 가능성도 높기 때문에 미리 제대로 이해하고 싶다”라고 관심을 두는 이유를 밝혔다. 두 번째는 프라이버시 보호다. 이미 그는 자신의 블로그나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소프트웨어 개발자 및 IT 산업 구성원들이 좀 더 이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그는 “개발자는 프라이버시 문제에 좀 더 중요한 역할을 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라며 “무엇을 만들고, 무엇을 만들 수 없을지에 대해 책임감을 갖고 생각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우리는 지금 프라이버시를 희생하고 있습니다. 편리하기 때문이겠죠. 저는 우리가 지금보단 더 잘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프라이버시를 희생하지 않고 기술을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식으로요. 그래서 머신러닝같은 미래 기술에 대해 더 관심이 있습니다. 10년 뒤에 어떤 일이 일어날 지 모르니 더 배우고 이해해보려고 하는 거죠.”

안드로이드 공식 언어 : 코틀린(Kotlin) 시작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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