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언맨 2 홍보에 적극적인 오라클, 왜?

“강해 지지 않았다면 돌아오지 않았다!”

오는 4월 29일 개봉하는 아이언맨 2의 홍보 블로그에 나온 문구입니다.

영화를 보기보다는 영화 전문지를 사서 ‘읽는’ 데 익숙한 제가 ‘아이언맨2′를 이야기하는 이상한 일이 벌어진 이유는 순전히 ‘오라클‘ 때문입니다. 여기서 거론하는 오라클은 영화 매트릭스에 나온 ‘예언자’로 국내 영화팬들에게 알려져 있지만 IT 바닥에서는 ‘데이터베이스’를 만들면서 무지막지한 식욕을 뽐내면서 경쟁 업체들을 가차없이 집어삼키고 있는 세계 3대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더 알려져 있습니다.

최근 우리나라 경제지에서는 이 오라클의 래리 엘리슨 회장이 지난해 연봉 950억원을 받아 가장 많은 돈을 벌었다고 소개되기도 했죠. 실은 이 양반은 세계 두번째 부호에 올라있는 인물이기도 합니다.

이야기가 옆으로 샜군요. 전 항상 그렇습니다. 이해해 주시길!!

우선 아이언 맨 2의 홍보 영상을 보면 사람과 기계가 한몸이 돼 악당을 물리치는 ‘영웅’이 탄생합니다. 할리우드 특유의 상상력들을 적용한 것이지요. 이런 것들이 어제 오늘 다뤄진 주제는 아니었지만 아이언 맨 2가 개봉될 시점과 오라클이 뭔가 고객들에게 이야기하고 싶은 시점이 교묘히 맞아 떨어진 것 같습니다.

oracleironman2100426오라클은 그동안 소프트웨어 한 분야에서만 활동해 왔습니다. 정보화 분야의 핵심 시스템인 데이터베이스 분야에서 1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오라클은 데이터베이스 시장에서 번 돈과 그 영향력을 바탕으로 미들웨어 분야와 ERP(전사적자원관리), CRM(고객관계관리)와 같은 기업용 애플리케이션 분야로 사업을 확장했습니다. 최근에는 리눅스 OS 시장에도 뛰어들면서 IT 분야의 모든 소프트웨어를 품에 안았습니다.

이랬던 오라클이 ‘솔라리스’와 ‘자바’로 유명한 썬마이크로시스템즈를 인수했습니다. 썬은 대표적인 하드웨어 업체로 유명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의 독점 소송을 이끌었던 업체로 국내 누리꾼들에게도 알려진 하드웨어 위주의 사업을 펼쳤던 업체입니다. 썬은 하드웨어 일변도의 정책을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분야로 확대하려고 했지만 타이밍을 놓치고 오라클에 인수됐습니다. 작은 회사로 모든 리소스를 투입해 거함 마이크로소프트와 소송에 매진하다가 시장의 흐름을 놓친 것이죠. 상대를 골라도 잘 골라야 한다는 걸 썬이 잘 보여줬다고나 할까요.

그럼 소프트웨어 회사가 왜 하드웨어 업체를 샀을까요? 래리 엘리슨 오라클 CEO는 썬을 인수하면서 “애플과 시스코 같은 회사의 비즈니스 모델이 부러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요즘 애플 모르면 국내서도 간첩 대접 받을 텐데요. 애플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최대한 결합해 사용자에게 제공합니다. 시스코의 경우 바퀴벌레 잡는 세스코하고 헷갈려 하는 국내 누리꾼들이 많던데요. 시스코는 전세계 통신 네트워크 장비 1위 업체입니다. 자사의 소프트웨어를 네트워크 장비에 최적화시켜서 세계 시장을 석권하고 있습니다.

오라클은 향후 IT 시장이 이렇게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아주 긴밀히 통합된 형태로 변모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오라클은 소프트웨어만 만들었고, 이를 가져다가 HP, 썬, 델, 후지쯔, IBM 같은 하드웨어 업체가 자사 장비에 최적화시켜 왔습니다. 고객들은 데이터베이스를 구매할 때도 오라클과 서버 업체와 분리해서 구매를 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최근 데이터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표준화된 장비와 소프트웨어로 처리하는 데는 한계가 있는 것이죠.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최고의 궁합을 맞춰서 나온 것들이 바로 ‘어플라이언스’라는 것입니다. 네트워크 장비나 보안 분야에서는 이미 이런 어플라이언스가 일반화돼 있습니다. 그런데 점차 데이터베이스를 가동하는 서버도 이렇게 변모할 것이라는 거죠.

현재는 모두가 이런 어플라이언스를 원하는 것은 아닙니다. 데이터웨어하우스(DW)로 불리는 특정 영역에서 수요가 있습니다. 기업 내부에 존재하는 수 많은 데이터를 한 곳에 모아놓고 분석을 할 때 사용하는 것이죠. 오라클은 IBM이라는 회사를 겨냥하고 있습니다. IBM은 모든 것들을 다 가지고 있습니다. 소프트웨어 업체들과 일도 많이 하지만 소프트웨어 사업을 강화하면서 자사의 소프트웨어가 자사의 서버에서 최고의 성능을 내도록 하고 있습니다.

고객들 입장에서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별도로 구매해서 이를 자신의 업무에 최적화 시키느라 많은 시간을 소비할 필요없이 자신의 업무에 맞는 어플라이언스를 사서 필요 부분만 손을 대고 싶어 합니다. 지금은 DW 분야에 한정되고 있지만 향후엔 미들웨어 분야로 확대될 확율도 높습니다. 필요한 어플라이언스를 사서 그냥 쌓기만 하면 작동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죠.

고객 입장에서는 이점도 있지만 특정 업체에 종속되는 상황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IT 시장이 몇몇 업체로 과점화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선택의 폭도 넓지가 않습니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최고로 잘 결합하겠다는 오라클이 아이언맨2를 자사의 홍보에 적극 이용하고 있는 이유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의문이 듭니다. 아이언맨2는 영웅이 됐지만 과연 오라클도 ‘영웅’이 될까요? 예고편을 보다보면 사악한 ‘악당’도 등장하거든요. 스파이더맨에서도 고블린이라는 기기를 이용한 악당이 등장합니다. 오라클은 자신이 ‘영웅’이라고 하지만 고객 입장에서는 ‘영웅’이 아니라 DB 시장을 장악한 후 고객들의 주머니를 털어가는 ‘악당’으로 생각하는 이들도 많습니다. 그런 악당이 하드웨어 분야까지 손을 대니 걱정이 더 많다는 것이죠.

오라클(Oracle)은 악당일까요 영웅일까요?

오라클 덕분에 아이언맨 2를 좀 봐야 할 것 같네요. ^.^

'원피스'의 해적들처럼 새로운 모험을 향해 출항. [트위터] @eyeball, [이메일] : eyeball@infoag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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