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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드포크'(Hard Fork)는 블록체인 프로토콜이 어느 한 시점에서 급격하게 변경되는 것을 뜻한다.

하드포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블록체인(Blockchain)에 대한 개념 정리가 필요하다. 블록체인은 일종의 ‘신뢰 프로토콜’이다. 블록체인에서 이뤄지는 모든 거래 데이터는 공공 거래장부에 기록된다. 그리고 이것은 모든 참여자의 컴퓨터(노드)에 분산 저장된다. 거래가 이뤄질 때마다 블록(Block)이 생성되고, 거래 내역이 담긴 블록들은 잇따라 연결(Chain)된다. 어느 한 노드의 데이터가 위·변조돼도 다른 노드에 해당 데이터가 남아있어 신뢰성을 보장할 수 있다.

하드포크는 블록체인이 어느 한 시점에서 두 갈래로 쪼개지는 것이다. (출처=인베스토피디아)

하드포크는 블록체인이 어느 한 시점에서 두 갈래로 쪼개지는 것이다. (출처=인베스토피디아)

하드포크는 잇따라 연결된 체인이 어느 한 시점에서 두 갈래로 쪼개지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 개발자들이 기존 소프트웨어 소스코드를 통째로 복사해 독립적인 새로운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면 하드포크가 발생한다. 이제 두 갈래의 체인이 있다. 기존 체인과 하드포크로 생긴 새로운 체인이다. 새로운 체인의 경로를 따를 참여자는 소프트웨어를 최신으로 업그레이드해야 한다. 하드포크를 일종의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라고 설명할 수도 있다.

하드포크의 배경

개발자들은 이전 버전의 소프트웨어에서 심각한 보안상 취약점을 발견했을 때, 혹은 소프트웨어에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거나 개선하려 할 때 하드포크를 한다.

보안상 취약점이 발견돼 하드포크가 일어난 대표적인 예가 이더리움 하드포크다. 2016년 6월 17일 해커들이 이더리움 보안의 취약점을 찾아내, 이더리움 코인인 이더(ETH) 약 360만 개를 해킹해 자신들의 전자지갑으로 옮겨버렸다. 당시 이더 가격으로 600억 원어치가 도난당한 사건이다. 해킹이 발생하자 이더의 가격은 급락했다.

이더리움재단은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2016년 7월 20일 프로토콜을 업그레이드했다. 즉, 하드포크를 진행해 성공했다. 하드포크의 성공 여부는 참여자들의 과반수 지지 여부에 따라 결정된다. 당시 이더리움 블록체인 참여자의 85% 이상이 소프트웨어를 업그레이드해 하드포크로 생긴 새로운 갈래가 공식 이더리움 블록체인이 된 것이다. 이 사건은 이더리움클래식(ETC)의 등장 배경이기도 하다. 당시 하드포크에 동의하지 않은 개발자 그룹이 있었는데 이들은 따로 기존 갈래에 잔류했다. 그리고 하드포크에 성공한 지 3일 뒤인 7월 24일 해외 암호화폐 거래소인 폴로닉스에 이더리움클래식(ETC)을 기습 상장했다.

소프트웨어에 새로운 기능을 추가, 개선하기 위한 하드포크의 예도 살펴보자. 앞서 이더리움 블록체인을 예로 들었기에 이번 역시 이더리움의 사례를 들겠다. 2017년 10월 16일 이더리움재단이 ‘비잔티움 하드포크’를 진행해성공했다. 이 성공으로 이더리움은 4단계 개발 로드맵 중 3단계에 해당하는 ‘메트로폴리스'(Metropolis) 단계에 진입했다.

이더리움 창시자인 비탈릭 부테린이 2017년 10월 15일(현지시간) 하드포크에 성공한 후, 성공을 자축하는 사진을 올렸다. (출처: 비탈릭 부테린 트위터 계정)

투자 관점에서 본 하드포크

암호화폐 투자자들에게 하드포크는 그 내용에 따라 ‘호재’로 작용할 수도, ‘악재’로 작용할 수도 있다.

실제 하드포크가 일어나기 전까지 그 영향을 짐작하기 어렵기에 불확실성으로 인한 암호화폐 가격 하락이 발생할 수 있다. 불확실성으로 인한 가격 하락은 대개 하드포크로 체인이 쪼개지고 난 후 불확실성이 사라지면 회복된다.

하드포크로 인해 새로운 암호화폐가 만들어지면 기존 체인 참여자들에게 ‘코인 배당’이 돌아간다는 점에서 보면, 하드포크는 ‘호재’로 작용한다. 예를 들어, 2017년 8월 1일 비트코인 하드포크로 비트코인캐시(BCH)라는 새로운 암호화폐가 생겼다. 이때 하드포크 이전 비트코인 소유자들은 보유 코인 수와 동일한 수의 비트코인캐시를 갖게 됐다.

2017년 8월1일 비트코인 하드포크로 비트코인캐시이 만들어졌다. (출처=비트코인캐시 공식 홈페이지)

2017년 8월1일 비트코인 하드포크로 비트코인캐시가 만들어졌다. (출처=비트코인캐시 공식 홈페이지)

비트코인플래티넘 사태

하드포크가 코인 가격의 등락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을 악용한 하드포크 사기극 논란이 발생하기도 했다. 바로 2017년 12월 초 불거진 비트코인플래티넘(BTP) 사태다.

비트코인플래티넘 (출처=비트코인플래티넘 공식 홈페이지)

비트코인플래티넘 (출처=비트코인플래티넘 공식 홈페이지)

이 사태는 2017년 12월 10일 예정이던 비트코인플래티넘 하드포크를 앞두고 벌어졌다. 당시 하드포크를 앞두고 새로운 암호화폐 배당을 노린 투자자들이 비트코인을 대거 매수하며 비트코인 가격이 급상승했다. 그런데 하드포크 당일 비트코인플래티넘 공식 트위터에 하드포크 작업을 연기한다는 공지가 올라왔다. 곧이어 공식 트위터에 한국어로 ‘그러게 누가 비트코인 사랬냐 숏 개꿀띠’, ‘앙 숏 개꿀띠’ 등 게시물이 올라왔다. 충격에 빠진 투자자들은 IP를 추적해 공식 트위터 계정과 홈페이지를 만든 사람을 추적했다. 그 결과 한국의 고등학교 3학년 재학생의 소행으로 밝혀졌다.

2017년 12월10일 비트코인플래티넘 공식 트위터 계정에 '그러게 누가 비트코인 사랬냐 숏 개꿀띠' 등 한국어 게시물이 올라왔다. (출처=비트코인플래티넘 공식 트위터 계정)

2017년 12월10일 비트코인플래티넘 공식 트위터 계정에 ‘그러게 누가 비트코인 사랬냐 숏 개꿀띠’ 등 한국어 게시물이 올라왔다. (출처=비트코인플래티넘 공식 트위터 계정)

비트코인 가격은 폭락했고 분노한 투자자들은 ㄱ군의 신상정보를 캐고 신변을 위협했다. 그러자 12월 11일 ㄱ군의 아버지는 경찰서를 찾아 ㄱ군에 대한 신변 보호를 요청해 ㄱ군은 경찰의 보호를 받게 됐다.

비트코인플래티넘 개발팀 공식 입장 (출처=비트코인플래티넘 공식 홈페이지)

비트코인플래티넘 개발팀 공식 입장 (출처=현재는 삭제된 비트코인플래티넘의 깃허브 페이지)

한편, 비트코인플래티넘 개발팀은 사태가 불거지자 비트코인플래티넘 자체가 사기극인 것은 아니라는 주장을 내놓았다. 개발팀은 비트코인플래티넘의 깃허브 페이지에 “트위터에 잠깐 올라왔다 삭제된 비정상적인 한글 트윗 2개는 개발자 중 한 명(WJ Cloud)이 일정이 촉박한 것에 대한 스트레스로 우발적으로 남긴 것으로, 이에 대해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마진 거래가 실제로 이루어졌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물의를 일으킨 개발자는 저희 팀에서 제외되었습니다”라는 내용의 공지을 올린 바 있다. 하지만 현재 이 페이지는 삭제된 상태다.

※ 참고자료
– Imran Bashir, 『Mastering Blockchain』 (Packt)
– 권영전, 『경찰, ‘비트코인 사기극’ 논란 고교생 신변보호』 (연합뉴스, 2017.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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