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엔터테인먼트는 단순한 연예기획사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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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H.O.T 앨범 자켓

얼마 전, 조용하던 90년대 감성을 다시 일으켰던 그룹이 있다. H.O.T. 해체한 지 17년 만에 열린 콘서트장에서 팬들은 한결같이 햐안색 풍선을 흔들었다.

이날 콘서트에는 달라진 광경이 있다. 가수와 팬들의 나이뿐이 아니다. MBC 무한도전팀이 팬들에게 선물로 지급한 하얀색 풍선은 그냥 풍선이 아닌 LED 응원봉이었다. 풍선과 연결된 응원봉은 시시각각 색깔이 변했다. 토니안이 노래를 부르면 풍선이 그의 고유색 빨간빛이 되고, 강타가 나오면 초록빛이 됐다. 모두 NFC 맵핑 시스템으로 중앙에서 무선으로 제어를 했기 때문이다. 1996년과 2018년, 세월만큼이나 달라진 응원 문화다.

MBC 무한도전 ‘토토가 편’ 화면 갈무리. 강타가 노래를 시작하자 풍선이 녹색으로 빛난다.

“제가 SM엔터테인먼트에서 깜짝 놀란 것은 연예기획사인데 인공지능(AI) 사업팀이 있었다는 거예요.”

SM 엔터테인먼트가 국내 연예 사업에 끼친 영향력은 대단하다. H.O.T를 시작으로 보아, 소녀시대, 동방신기, EXO(엑소) 등 세대별 원톱이라고 할만한 아이돌 그룹을 족족 배출해냈다. 이런 SM 엔터테인먼트의 사업 방향이 MCN 회사들이 모인 곳에서 이야기됐다. 반응도 좋았다. 어떤 이야기가 나왔을까.

3월7일 엠씨엔협회 창립 2주년 행사 세미나에 나선 임성희 아이리버 그룹장

지난 3월7일 한국엠씨엔협회는 창립 2주년을 맞아 ‘MCN 2.0, 콘텐츠의 융합형 비즈니스 시대를 열다!”를 주제로 총회 및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에 나선 임성희 아이리버 그룹장은 콘텐츠 비즈니스의 산업 확장 전략에 대해 발표했다. SM엔터테인먼트-SK텔레콤이 주요 주주인 아이리버에서 동영상 그룹을 맡고 있는 임성희 그룹장은 10여년 간 모바일 비디오 전략 분야에서 꾸준히 일해왔다. 그동안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SK플래닛에서는 ‘호핀(hoppin)’을, SK텔레콤에서는 ‘핫질(HOTZIL)’을 만들었다. 성공작은 없었다 .

“그때 제가 오로지 빠져있었던 건 어떻게 재밌는 콘텐츠를 만들까였습니다. 하지만 그게 다가 아니더라고요. 그 콘텐츠를 기반으로 다각화할 플랫폼과 전략을 만들고, 콘텐츠를 밀어낼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냈어야 했습니다.”

임성희 아이리버 본부장 발표 자료

 

<SM 엔터테인먼트의 사업 다각화>

  • Online/Mobile Content
  • Retail
  • Fashion/Merchandising
  • Food  & Beverage
  • Karaoke
  • Video Content Production
  • Global Concert
  • Entertainment Space
  • Mobile Application(Everysing, Vyrl)
  • AI(ObEN)
  • Music Platform

임성희 그룹장은 이날 SM엔터테인먼트 동영상 사업본부에서의 경험을 중심으로 풀어놓았다. 임성희 그룹장이 결론내린 SM엔터테인먼트의 핵심 성공 전략은 ‘사업 다각화’다. 사람들에겐 아티스트로만 많이 알려져있는 회사지만 그 누구보다 사업 다각화에 공격적이었고 그것을 기반으로 글로벌 진출에 성공했다. SM엔터테인먼트는 아티스트라는 기본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끊임없이 콘텐츠 레퍼런스로 삼아 그다음을 모색하고자 했다.

사업 다각화가 모두 성공만 한 것은 아니다. 망하기도 했다. 온라인·모바일 콘텐츠를 만들었던 판당고코리아는 SM으로 인수합병됐고, 2000년에 시작한 리테일 사업은 여전히 큰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SM엔터테인먼트는 사업다각화에 뒷걸음은 치지 않는다. 다각화만이 콘텐츠를 밀어낼 수 있는 구조를 만들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SM엔터테인먼트에는 인공지능 사업팀이 있다. 3D 인공지능 아바타 회사인 오벤(ObEN)에도 투자를 한다. 이밖에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뮤직 플랫폼 사업도 꾸리고 있다. 속된말로 쌩뚱맞아 보인다. 하지만 임성희 그룹장은 “이것이 바로 SM엔터테인먼트가 지난 20년 동안 30%씩 성장할 수 있는 배경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버즈피드가 디바이스 기업 ‘GE’와 개발한 블루투스 전기쿠커. 버즈피드의 음식 관련 페이스북 페이지 ‘테이스티’와의 시너지를 전략으로 삼고 있다.(사진=버즈피드)

“버즈피드는 콘텐츠 회사입니다. 그런데 ‘쿡탑’이라는 블루투스 전기쿠커를 팔아요. 페이스북 페이지 ‘테이스티’를 만들고요. MAU(월 활성사용자 수)가 5억명이 나옵니다. 그리고 이걸 2018년 미래 전략으로 발표하죠. 신규사업의 방향으로 디바이스를 놓쳐선 안 되는 이유입니다.”

지난 2년간 MCN 업계에는 해결되지 못한 고민이 있다. 가시적인 수익이다. 산업의 성장 속도와 소비자의 수요, 공급, 그리고 수익이 박자를 맞추지 못했다. 이날 임성희 그룹장은 MCN 사업자들에게 적극적인 다각화 전략을 조언했다. 어떤 전략이 답이 될지는 아무도 특정할 수 없다. 다만 그 특정할 수 없는 것을 위해 시야를 넓히다 보면 ‘좋은 콘텐츠를 만들면 돼’라고 하는 콘텐츠의 함정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임성희 그룹장은 마지막으로 보이스 시장에 주목했다. 최근 주목할 만한 4가지 사건 때문이다. 얼마 전 SKT는 멜론 매각 5년 만에 음악 서비스 시장에 재진출할 것을 발표했다. 네이버는 오디오 콘텐츠를 위해 300억원 펀드를 만들었다. 요즘 아이들은 진지한 과학 이야기를 유튜브에서 보고 듣는다. CES 2018의 부스는 구글의 음성비서 기술인 ‘구글 어시스턴트’와 삼성의 빅스비가 주인공이 돼 있다.

구글 홈

임성희 그룹장은 “2007년 스마트폰이 우리의 삶을 바꿨다면, 이번엔 음성 플랫폼에 가능성이 보이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모두가 음성을 해야 할 때라는 건 아니다. 임성희 그룹장은 “핵심은 내가 잘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를 찾아내는 것”이라며 “이것이 바로 MCN 2.0 시대의 핵심이라고 생각한다”라며 발표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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