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한국 자율주행차, 자급자족으론 신기술 도입 더뎌”

2018.04.19

“한국 대기업은 협력관계를 맺기 보다 ‘수직적 통합’을 선호한다. 수직적 통합은 적은 투자로 고품질 결과물을 낼 수 있지만 첨단 기술 도입은 더딜 수밖에 없다는 단점이 있다.”

자율주행 버스, 자율주행 트럭, 자율주행 비행택시 등 첨단 무인 이동수단의 혁신 사례가 연일 뉴스에 오르내리고 있다. 전 세계에 자율주행의 물결이 몰아치고 있지만 한국은 잠잠하다.

인텔 테크 토크. 마이클 골드 에디터가 자율주행 트렌드를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 산하 분석기관인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의 아태지역 에디터 마이클 골드는 4월19일 서울 코엑스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인텔 테크 토크 : 자율주행의 미래’에 참석해 “한국은 6대 자동차 제조국이지만 자율주행차 기술은 강대국에 비해 뒤처진 상태”라고 지적하며 국내 자율주행 산업의 정체 상황에 대해 꼬집었다.

한국은 왜 자율주행 경쟁에서 뒤처지고 있나

글로벌 기업들은 자율주행차 시장에 앞다퉈 진출하고 있다. 자율주행 산업이 ‘미래 먹거리’로 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인텔은 ‘승객 경제’ 보고서를 통해 자율주행 산업이 2050년 7조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운전자가 탑승객이 되면서, 이동과 관련한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가 열린다는 예상이다. 그러나 한국 기업은 자율주행차 시장에서 잠잠한 모습이다.

마이클 골드는 글로벌 자동차제조업체인 현대와 기아가 자율주행차 기술을 외부업체로부터 수입하지 않고, 내부 개발을 선호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한국 대기업은 협력관계를 맺기 보다 ‘수직적 통합’을 선호한다”라며 “수직적 통합은 적은 투자로 고품질 결과물을 낼 수 있지만 첨단 기술 도입은 더딜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사진=인텔

기업이 자체 기술력을 확보하려는 것은 의미 있는 시도다. 그러나 자율주행차에 탑재되는 무수히 많은 센서와 각종 첨단 기술을 내부에서 개발해 자급자족하려 한다면 혁신을 주도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그는 “한국 기업은 다른 국가에 비해 파트너십에 열려 있지 않다. 좋은 접근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마이클 골드는 정부 차원의 자율주행 로드맵이 없고, “2022년까지 자율주행 분야를 개발할 계획”을 밝혔으나 다른 산업에 비해 자율차 산업에 대한 우리 정부의 지원이 미비하다는 점도 짚었다.

또 자율주행 스타트업, 벤처기업 등이 부재한다는 점도 자율주행 산업을 정체시키는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실리콘밸리에서는 스타트업이 자율주행차 혁신을 이끌고 있는 반면 국내는 변화를 선도할 역군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는 “한국 기업은 빠른 추격자이긴 하지만 개척자는 아니다”라며 “결국 파트너십이 가장 중요하다. 다른 기업, 국가만큼 파트너십에 열린 마음을 가져야 자율주행 시대를 열고, 개척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이날 테크 토크 행사에서 인텔은 ‘승객 경제’를 통해 자율주행이 불러올 경제적 가치를 말하는 한편 지난해 암논 샤슈아 모빌아이 CEO가 발표한 자율주행차 안전을 위한 책임민감성안전 모형(RSS)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