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VoIP 도입, 주저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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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이동통신사의 기자 간담회가 열릴 때마다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질문이 있다. “3G 망에서 모바일 VoIP(인터넷 전화)를 도입하실 계획이 있으신가요?”

그 때마다 이통사들의 대답은 한결 같다. 3G 망에서 모바일 VoIP를 도입하면 데이터 트래픽이 과도하게 늘어나고 통화 품질도 보장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좀 더 솔직한 답변을 해주는 곳에서는 모바일 VoIP를 도입할 경우 음성통화 수익 모델에 심각한 타격이 예상되기 때문에 도입하지 않는다고 얘기한다. 이와 함께 모바일 VoIP를 허용한 미국 AT&T의 경우 고가의 정액 요금제 사용자에 한 해 모바일 VoIP를 허용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사용자들에게 돌아가는 혜택은 크지 않다고 폄하한다.

고개를 갸웃거릴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모바일 VoIP가 이통사에게 수익이 안된다면서, 이에 대해 나름의 해결책을 제시한 AT&T의 사례를 평가절하 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이는 이통사들이 모바일 VoIP를 활용한 수익모델을 제대로 만들어내지 못한 채, 도입을 지연시키고 있다는 반증이다.

다국적 시장조사기관 오범(Ovum)이 12일 공개한 ‘이통사는 반드시 VoIP를 껴안아야 한다’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이와 같은 이통사들의 모바일 VoIP 지연 전략을 꼬집었다.

오범은 보고서에서 이통사들의 모바일 VoIP를 저지가 장기화될수록 스카이프(Skype) 등 인터넷 전화 사업자로의 가입자 이탈이 늘어날 것이라며, 인터넷 전화 사업자들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서라도 이통사들이 모바일 VoIP를 채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연 정책을 통해 당장 음성통화 요금을 보전한다고 하더라도,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불고하고 오범은 대부분의 이통사들이 LTE 망등 4G 네트워크를 구축할 때가지 모바일 VoIP 도입을 미룰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4G 기술을 사용하면 기존 회선교환 방식의 네트워크보다 VoIP 서비스를 제공하는 비용이 훨씬 줄어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보고서는 모바일 VoIP 도입 시점을 좌지우지하는 결정적인 요인은 기술적인 부분보다는 사용자들의 요구와 경쟁사들의 움직임, 망 중립성에 대한 각국 정부의 입장에 달려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사례는 미국의 모바일 VoIP 도입 과정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지난해 9월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가 망 중립성 원칙을 천명하자, 10월 6일 At&T가 모바일 VoIP를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같은 날 경쟁사인 버라이즌도 스마트폰 사업에서 구글과의 제휴를 발표하면서, 구글의 VoIP 앱인 구글 보이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규제 당국의 결정과 경쟁 중심의 시장 환경이 맞물리며 모바일 VoIP 도입이 급물살을 탄 것이다.

이번 보고서의 공저자인 스티븐 하틀리 오범 수석 애널리스트는 “대부분의 이통사들이 모바일 VoIP를 도입하기는 커녕, 이를 저지하기 위해 여러 가지 방안을 시도하고 있다”며, “이와 같은 시도는 흘러 들어오는 밀물을 통제하려는 것과 같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성공적인 모바일 VoIP 전략을 수립하면, 인터넷 전화로의 가입자 이탈을 방지하는 것은 물론, 새로운 고객을 끌어들이고 데이터 사용량도 증가시킬 수 있을 것”이라며 적극적인 대응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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