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경찰 얼굴인식 시스템, 10명 중 9명 잘못 인식해

"시민의 자유에 대한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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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각국 경찰은 범죄자 추적을 위해 얼굴인식 시스템을 도입하는 추세다. 중국 공안은 얼굴인식이 가능한 스마트 선글라스 테스트에 나섰고, 말레이시아 경찰은 얼굴인식 카메라가 부착된 특수복을 범죄수사에 활용할 예정이다. 국내서는 지난해 3월 경찰청이 용의자 신원확인을 돕는 3D얼굴인식 시스템을 전국 보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영글지 않은 기술을 섣불리 쓰면, 오히려 탈이 날 수 있다. 영국 지역 경찰의 얼굴인식 시스템이 높은 오인 결과를 보이면서 논란에 휩싸였다.

영국 사우스웨일즈 경찰은 지난해 6월 웨일즈에서 열린 UEFA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에 자동얼굴인식 시스템(Automatic Facial Recognition)을 처음 도입했다. 레알 마드리드와 유벤투스가 맞붙은 이날 경기에는 약 17만명의 관중이 운집했다.

영국 <BBC>는 이날 사우스웨일즈 경찰이 관중을 상대로 얼굴인식 테스트를 한 결과, 잘못 인식한 비율(false positive)이 92%에 달했다고 보도했다.

사진=픽사베이

영국 경찰의 얼굴인식 시스템은 특정 위치 또는 차량에 장착된 CCTV카메라를 통해 사람의 얼굴을 50만 개 이미지 데이터베이스와 실시간 대조한다. 개인의 얼굴이 데이터베이스에 등록된 얼굴과 일치한다는 결과가 나오면 경찰관은 해당 인물의 신원을 확인한다.

정보공개청구로 사우스웨일즈 경찰이 공개한 기록에 따르면 이날 자동 얼굴인식시스템은 2470건의 경보를 울렸으며, 그중 2297건이 오탐지였다. 오인률이 92%에 달한 셈이다.

사진=픽사베이

사우스웨일즈 경찰은 테스트를 진행한 9개월 동안 무고한 피해자 없이 총 450건의 용의자를 체포했다고 항변했다. 또 인터폴, UEFA 등이 제공한 데이터베이스의 이미지 품질이 매우 떨어졌으며 얼굴인식시스템이 처음 사용된 시기여서 정확도가 낮았다고 주장했다.

“모든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해, 수만 명의 사람들이 몰려 들었을 때 (얼굴인식)기술을 써야 한다. 우리는 그로부터 훌륭한 결과를 얻고 있다”

<BBC>는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 이후 해당 얼굴인식 시스템의 정확도가 28%로 향상됐다고 전했다.

그러나  <와이어드>는 ‘영국 경찰이 사용하는 얼굴인식 기술은 엄청난 실수를 하고 있다(Facial recognition tech used by UK police is making a ton of mistakes)’는 제목의 기사에서 “전문가들은 사우스웨일즈 및 군대 등에서 사용된 시스템은 규제나 감시가 거의 없고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대한 투명성이 없다고 경고했다”고 전했다.

마틴 에비슨 노섬브리아대학교 법의학 교수는 <와이어드>에 “만약 잘못된 인식을 하면, 자동적으로 완전히 무고한 사람을 의심하게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시민자유운동단체 빅브라더워치 또한 트위터에 “실시간 얼굴인식은 시민의 자유에 대한 위협일 뿐만 아니라 위험하고 부정확한 정책도구”라며 비판하는 글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