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써보니] LG ‘G7 씽큐’, V를 닮은 G시리즈의 후예

2018.05.09

LG전자가 G시리즈 신작, ‘G7 씽큐’를 공개했다. 지난 5월3일 서울 용산역에 마련된 G7 씽큐 체험존에서 G7 씽큐를 짧은 시간 동안 만져볼 수 있었다. 총평을 미리 남기자면, “주특기는 없지만 다 잘하는 모범생 친구” 같았다.

익숙한 첫만남

LG전자는 프리미엄 스마트폰 G시리즈와 V시리즈, 투트랙 전략으로 스마트폰 시장을 공략해왔다. V시리즈는 멀티미디어 세대를 공략하기 위해 출시한 대화면 라인업이다. LG전자는 2015년 V10을 출시하면서 G시리즈를 ‘세단’에, V시리즈를 ‘SUV’에 비유했다.

G7 씽큐의 세로, 가로, 두께는 각각 153.2mm, 71.9mm, 7.9mm로, G7 씽큐는 LG 스마트폰 중 가장 큰 6.1인치 디스플레이를 탑재하고 있다. 외양은 기존 G시리즈보다 V시리즈에 가까웠다.

V30을 처음 보고 장난감 같다는 인상을 받았다. 그 이유를 나중에 곰곰이 생각해보니 디자인, 소재, 광택, 무게 때문인 듯했다. G7 씽큐도 장난감이 연상됐다. 아이폰8은 148g, G7 씽큐는 162g이다. 사용 중인 아이폰8과 비교했을 때 숫자상으로는 분명 더 무거웠는데, 느낌상 묘하게 가벼웠다.

G7 씽큐에서 당장 눈에 띄는 건 디스플레이 상단 베젤의 ‘노치’다. 작년 출시된 애플의 아이폰X이 떠오르지만, LG전자는 “우리가 먼저 기획한 디자인”이라고 항변했다.

“우리는 처음부터 먼저 기획을 했다. A사보다 사실 우리가 먼저 세컨드 디스플레이를 생각했다. […] 여유가 있는 부분을 고객에게 좀더 많이 보여주자는 개념으로 이해해줬으면 한다.”

G7 씽큐만 노치를 채택한 건 아니다. 최근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노치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스마트폰이 올해 3억대 가량 판매될 것이라는 전망치를 내놓았다. 이중 안드로이드 폰이 55%, 애플의 아이폰이 45%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아이폰X 출시 전 ‘M자 탈모’라며 놀림 받던 노치가 대세가 된 셈이다. 누리꾼의 반응과 주변인만으로 통계를 내보면 디자인에 대한 호불호가 크게 갈리는 듯한데, 정작 사업자들은 너도나도 노치를 쓰는 것을 보면 실제로는 인기가 있는 모양이다.

LG전자가 노치에 붙인 이름은 ‘뉴세컨드 스크린’이다. 뉴세컨드 스크린은 회색, 무지개색, 자주색, 무채색 등 색상을 골라 설정할 수 있다. 앱 모서리 모양도 곡선형과 직선형 중 선택 가능하다. ‘무지개색’이라고 하니 초등학교 저학년 시절 운동회에서 입었던 색동저고리가 떠올랐지만, 실물은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다.

그래도 기본 색상이 진리다.

V30에 OLED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던 LG전자는 이번 G7 씽큐에선 LCD 디스플레이를 사용했다. IT전문매체 <아스테크니카>는 “LG V30과 구글 픽셀 2XL의 LG OLED 패널 수급 문제로 LG는 G7부터 LCD로 다시 전환하고 있다”고 말했으나 LG전자는 LCD를 채택한 것은 G시리즈와 V시리즈, 투트랙 전략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설명대로라면 V시리즈는 OLED 패널을 탑재할 것으로 보인다.

G7 씽큐 LCD 디스플레이는 기존보다 더 밝고, 더 강해졌다. 이른바 ‘슈퍼 브라이트 디스플레이’다. 스마트폰 중 가장 밝은 약 1천니트의 휘도를 구현하고, 색재현율은 DCI-P3 기준 100%다. 여기에 전작 G6 대비 전력효율은 30% 향상됐다.

너무 밝은 디스플레이 탓에 간담회에 참석한 한 기자는 “슈퍼 브라이트 디스플레이로 시력이 저하될 수 있을 것 같은데 대안이 있냐”고 질문했다. 황정환 본부장은 “항상 켜 놓으면 시력에 안 좋다”면서 “야외에서 필요할 때 사용하는 부스트 온이라는 기능이 있는데 1000니트까지 밝아진다. 햇빛 아래서 좋다”고 설명했다.

 야외 캠핑에 딱 ‘붐박스 스피커’

LG전자는 주력 스마트폰에서 줄곧 오디오를 강조해왔다. G7 씽큐 역시 하이파이 쿼드닥으로 고음질을 지원한다. 이어폰을 꽂아야 품질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여기에 영화 및 게임 콘텐츠 몰입도를 높이기 위해 엑스페리의 입체음향 기술 ‘DTS:X’을 적용했다.

주목할 만한 기능은 ‘붐박스 스피커’다. 상자나 테이블처럼 속이 비어 있는 물체 위에 올려놓으면 스피커를 튼 것 같은 효과가 난다. LG전자 관계자는 “반찬통, 곽티슈, 심지어는 먹고 남은 치킨 포장박스 위에 올려도 붐박스 스피커로 쓸 수 있다”고 말했다.

사운드는 G6 대비 2배 이상 커졌고, 공명하는 공간 역시 10배 이상 확장됐다. 스마트폰 전체가 울림통 역할을 하게 된 셈이다. 많은 인파 속에서 테스트를 할 땐 인지하지 못했는데, 주위가 조용한 청음실에선 확연한 차이가 느껴졌다.

황정환 본부장은 “사용자가 무엇을 통해 음악을 많이 듣느냐고 조사하면 1위가 스마트폰이다. 오디오에 신경을 많이 썼다”라며 “야외에서도 음악을 공유해서 들으려는” 수요를 맞추기 위해 붐박스 기능을 내놨다고 말했다. 국내도 국내지만, 중남미에서 이런 수요가 많단다. 그럴 법하다.

G7 씽큐는 볼륨 자체가 커서, 야외에서 음악을 들으려는 이용자에겐 최적의 기기일 듯하다. 저음역대 음량은 6dB 이상 향상됐다. 책상 위에 올려놓으니 확실히 울림이 커졌다. 중저음을 강화했다고 말해도 막귀로 들으면 어떤 것이 좋아졌는지 분간하기 어렵다. 말할 수 있는 건 볼륨을 최대로 높여도 귀에 거슬리는 날카로운 소리는 거의 들리지 않았고, 확실히 ‘울림’이 느껴졌다는 정도다. 오디오에 신경 쓴 티가 났다.

LG전자는 요즘 이용자들은 더 이상 MP3나 CDP로 음악을 듣지 않는다며, 붐박스 스피커 기능을 내놓은 이유를 설명했다. 문득 요즘 1020세대가 붐박스를 아는지 궁금해졌다.

AI 카메라, 쓸 사람은 쓰고 안 쓸 사람은 안 쓴다

G7 씽큐 전면 카메라는 800만화소, 후면 카메라는 초광각과 일반각 모두 1600만화소로 업그레이드됐다. 사진 촬영시 19개의 촬영 모드를 추천하는 AI 카메라 기능과 저조도 환경에 유용한 ‘슈퍼 브라이트 카메라’가 G7 씽큐의 자랑이다. 전작 G6에 비해 4배 밝아졌단다.

최신 스마트폰, 특히 카메라 성능은 모두 비등비등하게 좋아져서 비판할 것도 딱히 칭찬할 것도 없다. 그저 스펙을 나열할 뿐이다. 슈퍼 브라이트 카메라를 보곤 좀 놀랐다.

슈퍼 브라이트 카메라 체험존은 주변 사물을 거의 분간할 수 없을 정도로 어두웠다. 컵케이크, 사과, 바나나 등이 놓여 있었지만 체험존에 드리워진 장막을 잠깐 걷어낼 때에나 육안으로 식별이 가능했다. 그런데 슈퍼 브라이트 카메라는 사물을 정말 밝게, 잘 잡아냈다.

아이폰8과 비교해봤더니, 성능 차이가 뚜렷했다. 룩스는 빛의 밝기를 나타내는 단위다. G7 씽큐는 10룩스에서 3룩스 사이 저조도 촬영 시, 그러니까 일몰 정도로 어두울 때에는 사용자에게 슈퍼 브라이트 카메라 사용을 권한다. 물론 기능을 안 써도 된다. 위 사진과 같은 3룩스 이하 극저조도에서는 자동으로 슈퍼 브라이트 카메라가 작동하도록 설정해둘 수 있다.

LG전자는 AI 카메라를 내세우고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극저조도 촬영이 가능한 슈퍼 브라이트 카메라가 마음에 들었다. 사람을 비췄을 땐 사물보다 만족도가 떨어졌지만, 일반 스마트폰에 비하면 훌륭한 수준이었다.

AI 눈에는 콜리플라워를 닮은 개였나보다.

G7 씽큐 카메라는 AI 모드를 지원한다. AI 카메라로 설정하고 강아지를 비추자 여러 텍스트가 떴다. 강아지와 동떨어진 텍스트가 보이지만 왼쪽 하단을 보면 반려동물이라는 걸 인식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G7 씽큐 카메라는 ‘아는’ 범위 내에서 피사체를 분류하고, 해당 카테고리에 적합한 필터를 추천한다. 예를 들어 음식은 맛깔스러워 보이게 높은 채도, 따뜻한 색감으로 바꿔주는 식이다. 필터는 기존 8개에서 19개로 늘었다.

필터가 항상 정답은 아니다. AI 카메라를 쓸 생각이 없다면 일반 모드로 촬영하면 된다. 아웃포커스 기능도 개선됐다는데, 이 부분은 확인하지 못했다.

G7 씽큐는 구글표 AI 음성 비서 ‘구글 어시스턴트’와 함께 LG전자의 한국어 특화 음성 비서 ‘Q보이스’를 지원한다. G7 씽큐 볼륨 키 아래에는 삼성의 ‘빅스비’ 버튼처럼 구글 어시스턴트를 부를 수 있는 ‘구글 어시스턴트 키’가 탑재됐다. 한 손에 잡았을 때 엄지손가락이 닿는 곳에 위치해 있어, 쉽게 소환할 수 있다.

LG전자는 G7 씽큐에서 구글 렌즈를 지원할 계획이라 밝혔으나 아직 사용해볼 수 없었다. 출시 시점 즈음에야 이용 가능하다고.

씽큐는 LG전자의 AI 브랜드로, ‘당신을 생각한다’는 의미의 ‘씽크 유(Think You)’와 ‘행동한다’를 연상시키는 ‘큐(Cue)’가 결합한 단어다. V30S에 이어 G7에도 ‘씽큐’라는 이름을 붙인 데서 LG전자가 AI에 방점을 찍고 나가겠다는 결의가 보인다. 황정환 본부장은 “G7 씽큐는 LG전자가 집중적으로 하고 있는 AI에 있어서 출발점이 될 수 있는” 제품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씽큐라는 이름은 낯설고, 영 입에 붙지 않는다. LG전자가 AI를 강조하고 있지만 필터를 추천해주는 AI 카메라 외에 뚜렷한 전략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도 아쉽다.

이런 면은 구글을 닮을 필요가 있다. 아웃포커스 기능은 보통 듀얼 렌즈로 구현 가능한데 구글 픽셀 폰은 AI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단일 렌즈로도 아웃포커싱 효과를 냈다. 카메라 품질을 AI로 향상시킬 수 있고, 그 결과물도 벤치마크 테스트에서 월등한 평가를 받았다는 점에서 주목 받았다.

기본에 충실한 ‘황정환 폰’, 소비자 판단은 어떨까

LG전자는 스마트폰의 기본 구성 요소인 오디오(Audio), 배터리(Battery), 카메라(Camera), 디스플레이(Display)의 앞 글자를 딴 ‘ABCD’에 주력하겠다고 말해왔다. 기본에 충실하겠다고 공언한 대로 기능 하나하나를 개선하고, 강화했다. 요란한 신기능은 없지만 신경 쓴 티가 난다. 오디오는 훌륭하고, 배터리 성능은 개선됐으며 카메라도 부족한 부분을 보완했다. 늘 그래왔듯 내구성도 보장한다.

그러나 G시리즈와 V시리즈 차별화에는 실패했다. 황정환 LG전자 MC사업본부장은 “디자인에 있어서는 아이덴티티를 어느 정도 유지해가면서 가려는 의도가 있어서 흡사하게 보일 수도 있다”며 “그렇지만 각각이 가지고 있는 특성은 차별화 돼 있고 그런 관점에서 봐주셨으면 한다”고 말했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색깔이 명확히 구분되지 않는 게 사실이다.

사용이 아닌 체험이었고, 짧은 시간 써봤지만 괜찮았다. 앞으로 고질적인 문제, 사후지원만 해결한다면야.

재미 요소가 부족하다는 지적에 LG전자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지속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재미가 부족하다 해도 삼성전자의 갤럭시S9처럼 3D 이모티콘 같은 무리수를 둘 필요는 없다. 완성도 떨어지는 재미 요소는 넣어봐야 볼품없다. LG전자만의 주특기를 갖추는 게 필요하다.

LG전자는 진정성을 강조하고 있다. 소비자가 진정성을 판단하는 기준은 가격이다. G7 씽큐의 국내 출고가는 89만8700원이다. 오는 11일부터 예약판매가 시작되며 18일 정식 출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