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이 ‘그룹’에 커뮤니티 가치를 두는 이유

'여행에 미치다', '스타트업 여성들의 일과 삶', '클래식에 미치다' 그룹 관리자들과 함께한 '페이스북 커뮤니티 커넥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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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페이스북 개발자회의(F8)에서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페이스북의 핵심 가치는 ‘연결’이다. 이는 14년 전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가 하버드대 재학시절 서비스를 만들고 회사로 성장시키는 동안 한 번도 놓지 않은 방향성이기도 하다. 전 세계 사람들의 목소리를 연결하는 것. 페이스북은 이제 매달 20억명의 이야기를 담아내 세상을 더 가깝게 만들어내고 있다.

특히 최근 페이스북은 콘텐츠 플랫폼보다는 개인과 커뮤니티를 위한 플랫폼이 될 것을 더 강조하고 있다. 그 기점이 된 것은 지난해 6월이다. 페이스북은 창립 이래 13년간 유지해온 사명을 ‘커뮤니티를 이루고 세상을 더 가깝게 만들 수 있는 힘을 모든 이에게(Give people the power to build community and bring the world closer together)’로 변경한 바 있다. 조용범 페이스북코리아 대표는 “연결된 사회를 만들겠다는 기존 사명에서 사회적 책임에 대한 부분이 부족하다고 느껴 사명을 업데이트하고 실천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페이스북 사명(사진=페이스북 회사 소개 갈무리)

페이스북은 자사의 온라인 플랫폼 내에서 다양한 온·오프라인 커뮤니티가 발생하는 움직임에 집중할 예정이다. 이러한 의지가 가장 잘 드러나는 서비스는 ‘그룹’이다. 페이스북 그룹은 관심사에 따라 자유롭고 가볍게 형성되는 곳처럼 보이지만, 사실 그 내면엔 여러 가지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서비스의 기술적 서포트와 커뮤니티 운영자들의 운영 능력, 구성원들의 참여 의지가 있어야 그룹은 유지될 수 있다. 때문에 페이스북은 사내에서 ‘그룹 리더’란 명칭 대신 ‘커뮤니티 리더’란 명칭을 사용한다. 그만큼 페이스북 그룹에서 발생하는 커뮤니티로서의 가치를 존중한다는 의미다.

지난 5월31일 페이스북 커뮤니티 커넥트 행사가 열린 행사장 내부 전경

한국에서 페이스북 커뮤니티 리더들이 모이는 자리가 있었다. 페이스북코리아는 지난 5월31일 ‘페이스북 커뮤니티 커넥트’ 행사를 열고 국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커뮤니티 리더들이 그룹 운영에 대한 경험담과 노하우 등을 공유하고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행사에는 조용범 페이스북코리아 대표를 비롯해 행사를 위해 내한한 딥티 도시 페이스북 글로벌 커뮤니티 파트너십 총괄과 제이슨 장 페이스북 그룹 엔지니어링 매니저가 참석했다.

딥티 도시 총괄은 아시아 최초로 개최한 이번 행사에 대해 “한국이 커뮤니티를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알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커뮤니티의 가치에 대해 “자신에게 정말 의미 있는 커뮤니티를 찾아서 안정감과 소속감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커뮤니티 회원들의 지평을 넓펴주고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게 도와주는 커뮤니티 리더들의 역할이 중요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딥티 도시 페이스북 글로벌 커뮤니티 파트너십 총괄

제이슨 장 매니저 역시 “적극적인 관리자 역할 없이는 그룹이 작동할 수 없다”라며 “커뮤니티 구축과 그룹 관리를 위해 필요한 툴을 조사하고, 어떻게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지에 대해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라고 말했다. 두 사람은 모두 커뮤니티 성장을 도모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품 및 파트너십 구축을 위해 전 세계의 커뮤니티 리더들을 만나며 목소리를 듣고 있다.

제이슨 쟝 페이스북 제품 엔지니어링 매니저

커뮤니티를 운영하는 일은 어렵다. 아무리 자발적으로 애정을 갖고 운영하더라도 예상치 못한 변수들을 처리하는 등 좋은 커뮤니티로 기반을 다지기 위해서는 정말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원래 ‘총대 메기’는 어려운 법이다. 게다가 커뮤니티의 규모가 커질수록 커뮤니티 리더들은 그룹 운영을 하나의 직업으로 삼아야 할 만큼 신경 쓸 일이 많아진다. 하지만 사실 커뮤니티 리더는 공식적인 직업도 아니고, 페이스북에서 별도의 수익을 배분해주는 것도 아니니 어려움을 겪는 게 현실이다. 페이스북도 이 지점을 잘 알고 있었다. 페이스북 기반의 그룹 관리자들을 대상으로 이번 행사를 진행한 이유도 이런 고충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페이스북 커뮤니티 커넥트 행사 오후에는 한국의 커뮤니티 리더들을 위한 ‘페이스북 커뮤니티 세미나’ 행사가 마련됐다. 한국에서 실제로 페이스북 그룹을 운영하고 있는 커뮤니티 리더들을 초청해 그들의 노하우를 공유하고 교류하는 시간이었다. 자신이 겪었던 시행착오와 좋은 사례를 공유하며, 또한 참석한 페이스북 관계자들과 함께 페이스북 커뮤니티 전략을 공유하거나 요구사항을 전달하기도 했다.

페이스북 커뮤니티 세미나 패널토크에 참석한 페이스북코리아 최민선 이사, 딥티 도시 페이스북 글로벌 커뮤니티 파트너십 총괄, ‘여행에 미치다’ 조준기 씨, ‘클래식에 미치다’ 김재민 씨, ‘스타트업 여성들의 일과 삶(스여일삶)’의 김지영 씨(좌측부터)

세미나에서는 한국에서 성공적인 페이스북 커뮤니티 활동을 펼치고 있는 ‘여행에 미치다(여미)’, ‘스타트업 여성들의 일과 삶(스여일삶)’, ‘클래식에 미치다(클미)’의 그룹 관리자들과 딥티 도시 총괄이 함께 참여하는 패널 토론이 있었다. 패널 토론을 통해 우리나라의 그룹 리더들이 페이스북 플랫폼을 통해 어떻게 커뮤니티를 조성하고 성장시켰는지에 대한 경험을 깊이 있게 공유했다.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쉽게 클래식을 전달할까’에서 시작해 이제는 ‘어떻게 클래식 시장을 넓힐까’를 고민하는 그룹으로” – ‘클래식에 미치다’ 페이지 및 그룹 운영자 김재민 씨

제법 규모가 큰 페이스북 그룹 운영진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은 ‘미약한 시작’이다. 평소 관심 있었고 재밌어하던 취미 활동으로 사람들과 소통하고자 했던 마음이 점차 쌓여 커다란 하나의 커뮤니티가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클래식에 미치다’ 페이지 및 그룹을 운영하고 있는 김재민 씨 역시 비슷하게 설명했다. 그는 “친구들에게 어떻게 하면 클래식을 쉽게 전달해주고 큐레이팅을 해줄 수 있을까 하는 마음에 시작한 공간이다”라고 말했다. ‘스타트업 여성들의 일과 삶(스여일삶)’을 운영하는 김지영 씨 역시 “왜 스타트업 업계에서 일하는 여성들을 만나기 힘들까 라는 개인적인 갈증을 해소하고 싶어서 만들게 됐다”라고 밝혔다.

‘여행에 미치다’ 페이지와 그룹의 성장을 설명 중인 조준기 씨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연결되는 비공개 그룹, 서로 유대감도 생기고 인연도 생기게 돼” – ‘여행에 미치다’ 페이지 및 그룹 운영자 조준기 씨

그룹과 페이지에 대한 특성 차이에 대해서도 운영 소감을 밝혔다. ‘클래식에 미치다’와 ‘여행에 미치다’는 페이스북 페이지에 집중하다가 그룹 운영으로 커뮤니티 영역을 확장시킨 사례다. 아무나 접근할 수 있는 페이지와 달리 그룹은 가입자 기반의, 좀 더 몰입된 형태의 커뮤니티를 구성할 수 있다. ‘여행에 미치다’를 운영하는 조준기 씨는 전체 팀원 16명 중 페이스북 비공개 그룹에서 만난 사람들이 절반 이상이라며 그룹의 커뮤니티성을 소개했다. 또한 “여행자의 밤, 여행 에세이 릴레이 등 자체적인 프로젝트가 가능하게 하는 형태는 페이스북 그룹”이라고 말했다. ‘클미’ 김재민 씨 역시 “페이스북만의 장점을 살려 실명 기반의 건전한 클래식 비평 문화를 만들고 싶어서 그룹을 생성했다”라고 말했다.

이날 커뮤니티 리더들은 그룹이 조금 더 적극적인 정보 교류가 가능한 장소라는 데 모두 비슷한 의견을 냈다. ‘클미’ 김재민 씨는 “페이지는 운영진들만 콘텐츠를 올릴 수 있어서 한계가 있었는데 그룹을 시작하니 해외에 있는 분들이 공연 리뷰를 올려주시는 등 글로벌 특파원을 얻게 됐다”라며 “우리에게 굉장히 큰 자산이 됐다”고 밝혔다. 또한 “모르는 질문을 올려도 수많은 전공생분들이 답변을 줘서 그 어떤 레슨보다 좋은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 같아서 뿌듯하다”고 밝혔다.

‘여미’ 조준기 씨는 “‘여행에 미치다’는 여행을 정말 좋아하는 누구든 참여할 수 있는 공간”이라며 “특히 비공개 그룹은 이미지, 영상 등으로 서로 소통하고 영향을 끼치는 데에 집중해서 절대 상업적인 것을 올리지 않는 규칙을 뒀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스사트업 여성들의 일과 삶’ 그룹에서 공유되는 문제점들을 설명하는 김지영 씨

“프로페셔널 네트워크가 가진 공감 키워드를 풀어낼 수 있는 공간” – ‘스타트업 여성들의 일과 삶(스여일삶)’ 그룹 운영자 김지영 씨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커뮤니티를 모두 가져가는 것은 그만큼 구성원들의 신뢰가 기반돼야만 가능하다. 김지영 씨가 운영하는 스여일삶에서는 현재 한 달에 한 번씩 오프라인 점심 모임을 개최한다. 김지영 씨는 “처음에는 누가 이 모임에 참여할까 라는 의구심을 갖고 있었는데 첫 모임부터 20명이 넘는 분들이 적극적으로 참석해주셨다”라며 “오프라인에서 나오는 이야기들을 우리끼리만 공유하는 것도 아까워서 지난 4월엔 스타트업얼라이언스와 컨퍼런스를 개최하기도 했다”라고 경험을 공유했다. ‘여미’ 조준기 씨 역시 “더 유의미한 커뮤니티가 되기 위해 온라인 공간에서만이 아닌, 오프라인 공간에서도 성장하는 것이 최종 목표다”라고 말했다.

그룹 운영이 시간과 노력이 너무 많이 들어가는 반면, 수익화에 어려움을 겪는 것에 대해서도 의견을 주고받았다. 딥티 도시 페이스북 글로벌 커뮤니티 파트너십 총괄은 “커뮤니티를 풀타임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지속가능한 수익이 나야한다”라며 “글로벌리하게 사람들이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비즈니스를 만든 케이스가 있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에 참가한 패널 중에서는 ‘여행에 미치다’가 이같은 케이스였다.

페이스북 페이지와 그룹에서부터 시작해 비즈니스 모델 구축으로의 발전을 이뤄낸 ‘여미’ 조준기 씨는 “커뮤니티에서 수익을 만들기 위해서는 우리가 이 페이지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를 확실히 밝혀야 한다”라며 “운영진이 떳떳하지 못하면서 수익화를 하려는 순간 커뮤니티의 본질과 어긋난다고 생각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특히 ‘여미’는 비공개그룹의 경우 커뮤니티 특성을 위해 철저히 상업적인 것을 배제하는 규칙을 정했다고 밝혔다.

페이스북이 추구하는 의미있는 커뮤니티에 대해 설명하는 딥티 도시 페이스북 글로벌 커뮤니티 파트너십 총괄

현재 페이스북 제품 엔지니어링팀이 그룹을 위해 업데이트한 그룹 관리 제품들

마지막으로 그룹 운영을 위해 페이스북이 지원하는 기술에 대한 논의도 나왔다. 특히 ‘가짜 계정’과 ‘커뮤니티 성격에 맞지 않는 유저’에 대한 고민이 이어졌다. 이날 패널토크에서 질문을 던진 한 커뮤니티 리더는 “하루에 200-300명의 가입자를 처리해야 하다 보니 매일 최소 20-30분은 가짜 계정과 싸우는 것 같다”라며 향후 페이스북의 로드맵을 궁금해했다. 이에 페이스북 측은 “지난해 스팸 클린업 기능을 도입한 바 있긴 하지만 머신러닝 등을 통해 기능을 향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제이슨 장 페이스북 그룹 엔지니어링 매니저는 “커뮤니티 리더를 위한 교육센터를 통해 최신 기능을 확인할 수 있도록 투자와 지원을 늘려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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